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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교착상태 핵심 이유…美 "韓, 3500억 달러 현금 내라"

by 무궁화9719 2025. 9. 13.

[단독] "원금 회수 전 1:9, 회수 후 9:1 수익 배분" 요구

강민우 기자2025. 9. 13. 06:24

https://tv.kakao.com/v/457921517

<앵커>

미국이 관세협상에서 우리에게 제시한 구체적인 대미 투자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었는데요. 저희가 취재해 보니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우리가 수익의 90%를 가져가고, 원금 회수가 끝나면 반대로 미국이 90%를 가져간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사실상 미국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월 말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제시한 대미 투자 펀드의 규모는 3천500억 달러입니다.
이 투자금의 수익 배분 방식과 구체적인 투자처 등을 놓고 한미 양국은 줄다리기를 벌여왔는데, SBS 취재 결과 미국 측은 우리 측에 대출이나 보증 형태가 아닌 직접 투자의 비중을 늘리고, 투자처도 미국이 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수익 배분 방식의 경우, 투자 원금이 회수되기 전까지는 발생 수익의 10%를 미국이 90%를 한국이 가져가고, 원금 회수 이후부터는 미국이 90% 우리가 10%를 가져가는 구조를 미국 측이 우리 측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투자 원금 회수 전 양국이 50대 50으로, 원금 회수 후 미국이 90% 일본이 10%를 가져가기로 한 미국과 일본의 협상 결과와 비교하면, 원금 회수 이후 '1대 9'라는 악조건은 똑같고, 다만 회수 전까지는 한국이 일본보다는 다소 나아 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기축통화국인 일본과 한국의 상황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이 일본의 1/3에도 못 미치고, 우리가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한 해 조달 가능한 금액이 200~300억 달러에 불과한 만큼,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런 점을 미국에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용범/대통령실 정책실장 (지난 9일) : (미국이 일본에 제시한 문안이) 우리에게 제시된 문안과 그렇게 차이도 나지 않고. 그 문안을 보면 우리 국민 중에 누가 그 문안 그대로 사인해야 된다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우린 절대 그런 문안대로 사인할 수 없습니다.]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서명하든지 아니면 관세 내든지'라는 한국 압박 발언은 대미 투자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남성, 영상편집 : 황지영, 디자인 : 김한길·이종정)

강민우 기자 khanpor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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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간  2025. 9 .13. 2분 읽

현장 급습으로 한국인 300명 구금

귀국일에 “관세 내라” 압박

비자·투자·안보 갈등 산적

 

한미 무역협정 / 출처: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3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진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미국이 다시 한국을 향해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벌어진 이 사건들은 양국 관계의 민낯을 드러내며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동맹국 노동자 구금, 미국의 충격적 이민 단속

지난 4일 중무장한 미 이민당국 요원들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캠퍼스 내에서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을 수갑과 족쇄로 묶어 체포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한국 내 여론은 들끓었다.
 
한미 무역협정 / 출처: 연합뉴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사태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첫 회담 이후 불과 열흘 만에 벌어졌다는 점이다.
 
구금된 노동자 대부분은 단기 상용 비자(B1), 단기 관광 비자(B2) 또는 ESTA(전자여행허가제)로 미국에 입국했으며, 이것이 ‘이민법 위반‘으로 지목됐다. 반도체나 배터리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 필요한 숙련된 노동자들을 위한 합법적 취업 비자 취득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편법 출장’ 형태로 인력을 파견해왔다.
 
한미 무역협정 / 출처: 연합뉴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 과정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비자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협상 테이블 위 관세 카드, 압박 강화하는 미국

한국인 노동자들이 겨우 석방되어 귀국길에 오르던 바로 그날, 미국은 경제적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30일 새로운 무역협정에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최종 타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협정의 핵심은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려던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한미 무역협정 / 출처: 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1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무역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유연함은 없다”는 단호한 표현까지 사용하며 협상의 여지를 차단했다. 러트닉 장관은 일본과 체결한 협정을 언급하며, 일본이 5,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수익을 50대 50으로 나누다가 투자금 회수 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조건을 한국에도 적용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안보·비자 문제까지, 풀어야 할 숙제 산적

이런 불균형한 조건들은 이미 비자 문제로 인한 인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이중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미 무역협정 / 출처: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나”라며 현재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간 무역협정 최종 타결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자 문제 해결이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방위비 분담금, 주한미군 감축 문제 등 안보 이슈까지 더해져 양국 관계의 복잡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실제 양국 관계에 매우 도전적인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와 무역 협상 갈등은 동맹을 넘어 경제 파트너로 발전해 온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도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설] “한국 보유 외화 80%를 3년 내 투자” 美 압박 과도하다

2025. 9. 13. 00:11
 
한국의 대미 투자액 3,500억 달러를 일본과 동일하게 3년 내 완료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9/11 기념관의 추모행사에 참석해 팔짱을 끼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가 한국의 대미 투자 조건에 대한 입장 차 때문이라고 한다. 총액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는 한미 정상회담 때 합의했는데, 그 투자 방법과 시기, 투자 이익 배분 조건을 놓고 미국이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는 탓이다.
 
투자액 3,500억 달러는 올해 한국 예산의 70%에 해당하는 액수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 557억 달러를 기준으로 봐도 6년 넘게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 규모다. 또 한국의 외화보유액의 80%를 넘는다. 한국 정부가 이렇게 큰돈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10~20년 장기 프로젝트로, 민간 기업 투자와 미국 현지 금융 조달 등을 동원하고 여기에 정부의 대출 보증 등을 모두 합치면 버겁더라도 이행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11일 일본과의 합의 내용을 한국도 그대로 따라야 한다며 “유연성은 없다”고 압박했다. 그 조건에 따르면 3,500억 달러를 트럼프 행정부 임기인 3년 안에 모두 투자해야 한다. 또 투자 대상도 미국이 결정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즉시 관세를 25%로 올리게 된다. 게다가 투자가 결정되면 45일 내 자금을 이체해야 한다. 투자 수익 배분도 일방적이다. 원금을 회수할 때까지는 5대 5로 나누다, 이후에는 전체 수익의 90%를 미국이 차지한다.
 
한국 정부가 이런 조건으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벗어난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한국 경제규모 등을 살펴보면 일본과 동일한 투자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무리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 무역 협상은 상호 이익을 전제로 진행하는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 사실상 0% 관세에서 일방적으로 15%의 관세를 수용한 것만 해도 상호 이익에 불합치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 보유 외화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돈을 미국에 투자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동맹 관계에 커다란 상처가 될 것이다.

관세협상 교착상태 핵심 이유…美 "韓, 3500억 달러 현금 내라"

윤지원2025. 9. 12. 21:41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있다. 202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핵심 이유가 “한국의 3500억 달러(약 486조원) 대미 투자는 현금으로 투자해야 하고, 그 수익은 원금 회수 이후 시점부터 미국 측이 90%를 가져가겠다”는 조건 때문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일본과 유사한 조건의 대미 투자 수익 회수 방식을 관세 협상 타결 과정에서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며 “이 지점이 협상을 타결하기에 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미국 현지시간) 관세 협상을 큰 틀에서 마무리했지만 이후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문제 등 각론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이견이 가장 첨예한 부분은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 비율이다. 여권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미국 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여기에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넣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금과 같은 직접 투자 방식이 아닌 보증이나 대출 형식의 투자를 원하는 한국 정부 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미국 측은 3500억 달러 투자에 따른 수익 배분 방식도 ▶투자 원금이 회수되기 전까진 10%를 미국이, 90%를 한국이 각각 가져가되 ▶원금 회수 이후부턴 미국이 90%, 한국이 10%를 각각 가져가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의 협상 결과와 비교하면, 원금 회수 이전까진 한국이 나은 조건이지만 원금 회수 이후 ‘1대 9’란 악조건은 한국과 일본이 동일하다. 지난 4일 미·일이 작성한 무역 합의문에 따르면 일본이 출연한 원금을 회수할 때까지는 미국과 일본이 이익을 50%씩 분배하지만, 원금 회수 이후에는 미국이 90%, 일본이 10%를 각각 갖는 조건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현재 한국에 요구하는 조건은) 일본과 유사한 조건이지만 기축통화국인 일본과 한국의 상황엔 큰 차이가 있어 수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이 제시한 투자 규모인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4162억9000만 달러)의 84.1%에 이른다. 반면 일본의 투자 규모 5500억 달러는 일본의 외환보유액 1조3200억 달러의 41.6%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9일 “(미국이 한국에 제시한) 그 문안을 보면 우리 국민 중에 누가 그 문안 그대로 사인해야 된다고 생각하시겠느냐”며 “우린 절대 그런 문안대로 사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협상과 관련해 “분명한 건 저는 어떤 이면 합의도 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관세 협상에 최종 서명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익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인을 왜 하는 것이냐”며 “최대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도록 해야 한다. 사인 못 했다고 비난하지 말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 발언 이후에 러트닉은 일본이 대미 관세 협상 문서에 서명한 것을 거론하며 “유연함은 없다”며 “선택지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트럼프 스톡커] 李 버티자, 구금 풀고 "무역 도장 찍으라"는 美

뉴욕=윤경환 특파원2025. 9. 13. 11:12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러트닉 "韓, 무역협정 서명 안 하면 관세 되돌릴 것"
구금 근로자 입국 날 "제발 제대로 된 비자 받으라"
"이익 안되면 사인 왜 하나" 李 발언도 의식한 듯
현대, 日·EU에 경쟁력 상실···산업장관 급히 방미
뉴욕서 후속 협의···日사례 강요시 장기 진통 예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11일(현지 시간) CNBC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한미 무역협정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한 대로 수용하든지, 관세를 합의 이전 수준으로 돌리든지 당장 선택하라는 식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이 조지아주에서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316명이 귀국한 날에 맞춰 압력을 넣은 것을 두고 한미 관계를 다시 흔들고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해당 압박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 직후 나온 점에도 주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쉽게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읽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워싱턴DC가 아닌 미국 상무부 장관의 자택이 있는 뉴욕으로 급하게 출국해 미국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 상무장관 “한국, 무역협정 서명 안 하면 관세 되돌릴 것···유연함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 시간) 한국의 무역 당국은 미국에서 전해진 상무부 장관의 한 마디에 또 다시 머리를 싸매게 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왔을 때 서명하지 않았다”며 “나는 한국이 지금 일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연함은 없다”며 “일본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한국은 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며 “관세를 내거나 협정을 수용해야 하는 것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올 7월 30일 한미가 3500억 달러(약 488조 원) 대미 투자 등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하고도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자 압박성 메시지를 낸 것이다. 러트닉 장관이 모범 사례로 든 일본의 경우는 지난 4일 미국과 무역 합의를 이미 끝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일본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자동차 관세율은 27.5%에서 15%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일본 정부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6조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라며 투자처를 자기들이 선정한다고 적시했다. 유럽연합(EU)도 관세 인하 조치를 얻기 위한 문서화 조치를 마친 상태다. 이에 반해 한국은 실무협상 대표단이 지난 8일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첫 세부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는 도출하지 못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일본과 외환보유고도 차이가 있고 기축통화국도 아니라서 (투자) 구조를 어떻게 짤지 문제가 많다”며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같이 고민하고 미국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는 해답을 달라 (요구하고 있고)는 문제가 교착 상태에 있다”고 언급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일본이 내는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금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송유관 건설 등 미국이 원하는대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이 낸 5500억 달러를 회수할 때까지 수익을 50대50으로 배분하되 이후에는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가기로 했다며 미일 협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한국도 비슷한 조건을 무작정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였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7월 한국과 미국이 무역 합의를 맺기 직전에도 산업부의 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에게 “모든 것을 다 가져오라(bring it all)”고 촉구한 바 있다. 조선업 협력 등 한국이 선제적으로 내민 카드 이상을 가져오라는 협박성 발언이었다.
구금 근로자 입국 날 “제발 제대로 된 비자 받으라”···“이익 안되면 사인 안해” 李 입장도 의식한 듯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는 동안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입국 시점과 하필 맞물렸다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한국인 316명(잔류 선택 1명 제외)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 등 총 330명은 애틀랜타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체포·구금된 지 8일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공항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더 빨리 고국으로 모시지 못해 송구하다”며 “복귀하신 분들이 일상 생활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심리 치료 지원 방안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귀국자 가운데 건강 이상자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임신부가 1명 있어 퍼스트클래스로 모셔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임산부 여성처럼 체력적으로 약한 분들이 구금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과) 협의도 있었다”며 “우선적으로 우리 기업 직원들이 발급받는 단기상용비자(B-1)와 전자여행허가(ESTA)에 대한 미국 정부의 명확한 지침을 확인해 일관되게 법을 집행하도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귀국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구금자가 (미국) 재입국 때 불이익을 받지 없도록 하는 문제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합의한 사안이라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면 러트닉 장관은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대차가 공장을 짓는 것을 좋아한다”면서도 “그들은 근로자들을 위해 적합한 근로 비자(working visa)를 받아야 했는데 관광 비자로 들어와 그냥 공장에서 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한국 쪽에 전화해 ‘제발 좀 제대로 된 비자(right visa)를 받아라, 비자를 받는 데 문제가 있으면 내게 전화해라, 내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전화해 제대로 된 비자를 받도록 돕겠다’고까지 말했다”며 “잘못된 예날 방식으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외교가에서는 또 러트닉 장관의 압력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한미 간 후속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어떠한 이면 합의도 하지 않겠다”며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다 보니 참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표면에 드러난 건 거칠고, 과격하고, 과하고,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지만 최종 결론은 합리적으로 귀결될 것이고 그렇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뭘 얻으러 (미국에) 간 게 아니고 미국의 일방적 관세 증액을 방어하러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고 반문하며 “최소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니 사인을 못 했다고 비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12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벗어난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대차, 日·EU에 가격 경쟁력 상실···산업장관 방미에도 진통 장기화 가능성
 
김정관(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7월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오른쪽) 상무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의 무역 협상이 차질을 빚자 재계에서는 미국이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다시 25%로 원상복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당장 올 8월 대미 수출액부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급감했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일본·독일 등과 치열하게 점유율 경쟁을 펼치는 현대차는 당분간 더 많은 관세 부담까지 안고 뛰어야 할 판에 몰렸다. 예컨대 미국에서 판매되는 쏘나타의 경우 경쟁 차종인 도요타 캠리 등보다 2000달러가량 저렴한 2만 6900달러로 경쟁하고 있는데, 한국이 일본보다 10%포인트 높은 관세율을 부과받으면 이 가격 경쟁력은 바로 사라지게 된다.
 
국력 차이 탓에 대등한 무역 협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 장관은 11일 급하게 미국으로 다시 떠났다. 이례적으로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가 아니라 러트닉 장관의 집이 있는 뉴욕으로 향했다. 러트닉 장관이 11일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24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이후 해당 지역에 계속 머문 까닭이다. 미국에 도착한 김 장관은 12일 뉴욕 모처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나 후속 무역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김 장관의 방미에도 한미 간 협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일본과 맺은 협정을 기준으로 한국을 압박할 경우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미일 무역 협정 논란 등 각종 비판 속에 지난 7일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아직 협상을 한참 더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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