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연구자 702명 “헌재, 상식 저버렸다…당장 파면하라”
“내란=위헌 판단이 그렇게 어렵나” 4차 시국선언
박고은기자
- 수정 2025-03-31 20:26
- 등록 2025-03-31 15:44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교수·연구자 702명이 모여 헌재를 향해 조속한 탄핵 선고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서울대 교수·연구자들은 31일 낮 12시께 서울대 대학본부 행정관 앞에서 ‘윤석열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판단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라고 일갈하며,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정질서에 대한 중대한 파괴행위임이 자명하고, 탄핵 심판의 지연이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심화시키고 있음이 명백한데도 헌재는 절대다수 국민들의 상식과 기대를 저버리고 선고를 지연하고 있다”고 헌재를 비판했다. 이번 시국선언은 12·3 내란사태 뒤 네 번째 나온 서울대 교수·연구자들의 시국선언으로, 702명의 교수·연구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교수들은 헌재 선고가 지연될수록 국가적 손실과 국민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은 “헌재의 심판 지연으로 비정상적인 ‘대행 정부’ 체제가 장기화돼 대한민국은 정치·외교·사회·경제 전 부문에 걸쳐 점점 더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위기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며 “헌재는 민생고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아우성과 생계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중소상공인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등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정부가 부재한 지금, 미국과의 협상 창구는 마비된 상태이며 위기 대응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선고 지연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음모론과 극단적 주장이 난무하는 상황도 우려했다. 교수들은 “극우 단체들은 재판관, 정치인, 시민사회, 특정 국가와 민족을 향해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고, 헌정기관과 그 구성원을 ‘공산세력’, ‘간첩’,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는 망상을 사실인 양 확산시키고 있다”며 “석방된 윤석열과 내란 관련자들은 수사에 개입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고 있으며, 사법 정의가 훼손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이 왜곡되고 책임이 회피될 위험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헌정질서 수호의 최후 보루라고 믿어 온 헌재가 이토록 명백하고도 확실한 위헌행위조차 심판하기를 주저한다면, 국민들은 이 나라의 사법체제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게 될 것이며, 이 나라의 법치는 뿌리부터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헌재의 신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했다. 이어 “헌법재판관은 정치적 고려나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헌법의 명령과 양심에 따라 정의롭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헌재는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을 더 이상 관망하지 말고 절대다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신속한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시국선언문 전문.
서울대학교 교수·연구자 4차 시국선언
윤석열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한다!
힘들고 참혹한 나날들이다. 남도 산하를 뒤덮은 산불로 인해 애써 가꾼 금수강산의 허파가 하루아침에 시커먼 재가 되고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재해 극복 노력에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가공할 화마의 엄습만큼이나 고통스럽고 끔찍한 악몽과도 같은 현실이 작년 12월 3일 이래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몇 달째 헌재의 파면 선고만을 하염없이 기다려온 국민들의 가슴 속은 하루하루 시커멓게 타들어가 잿더미가 되어가고 있다.
이 판단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전시나 사변이 아님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군대를 투입하여 국민의 주권기관인 국회를 침탈했으며, 계엄포고령 1호로 국회와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하나하나가 모두 헌법과 계엄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며, 어느 것 하나만으로도 즉각 파면되어야 할 헌정질서에 대한 파괴행위임이 명약관화하다.이 판단이 그렇게나 오래 끌 일인가? 헌재의 선고가 지연될수록 국가 리더십의 총체적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초래되는 국가적 손실과 국민적 고통은 점점 더 가중되고 있다. 헌재는 민생고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아우성과 생계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는가?
헌재의 심판이 지연되고 비정상적인 ‘대행’ 정부 체제가 장기화되면서 대한민국은 정치·외교·사회·경제 전 부문에 걸쳐 점점 더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위기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무역정책과 관세 인상으로 인해 한국의 수출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고, 국내 공급망과 지역경제는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상적인 정부가 부재한 지금, 미국과의 협상 창구는 마비된 상태이며 위기 대응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지연되면서 국민 간의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고, 공동체의 연대가 근본부터 위협받고 있다. 극우 단체들은 재판관, 정치인, 시민사회, 특정 국가와 민족을 향해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고, 헌정기관과 그 구성원을 ‘공산세력’, ‘간첩’,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는 망상을 사실인 양 확산시키고 있다. 각종 극단주의, 음모론, 선동을 키우며 사회를 분열시키고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석방된 윤석열과 내란 관련자들은 수사에 개입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고 있으며, 사법 정의가 훼손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이 왜곡되고 책임이 회피될 위험은 커지고 있다. 권력자에게 한없이 관대한 법 집행을 눈앞에서 목격하면서 법치주의와 법의 형평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있으며, 사법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의혹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정질서에 대한 중대한 파괴행위임이 자명하고, 탄핵 심판의 지연이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심화시키고 있음이 명백함에도, 헌법재판소는 절대다수 국민들의 상식과 기대를 저버리고 선고를 지연하고 있다. 작년 12월 이래 혼돈의 사회상과 피폐해진 일상을 어렵사리 견뎌온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 많은 국민들은 헌재가 이러한 국가위기 상황을 신속히 해소하지 않고 불필요하게 장기화시키는 중대한 직무유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부 헌법재판관이 치졸한 정치적 술수로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을 무시하고 내란세력에 동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헌정을 수호해야 할 기구가 오히려 내란을 연장하는 데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 헌정질서 수호의 최후 보루라고 믿어 온 헌법재판소가 이토록 명백하고도 확실한 위헌행위조차 심판하기를 주저한다면, 국민들은 이 나라의 사법체제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게 될 것이며, 이 나라의 법치는 뿌리부터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것이다. 정녕 헌재는 대한민국의 법치질서를 하루아침에 불쏘시개로 만들고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망동을 자행하고자 하는가?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파면선고가 내려질 것임에 대해 한 치도 의심하지 않는다. 상상하는 것조차 끔찍한 일이지만, 만약 일부 헌법재판관들이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민 절대다수의 상식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궤변으로 윤석열을 대통령 직위에 복귀시킨다면 국민 절대다수는 이 나라 법비들의 전횡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배신감과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도 헌법재판관도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 만일 헌법재판관들이 헌법과 주권자를 능멸한다면 주권자들이 직접 나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의 정의롭고 준엄한 판단과 신속하고 단호한 선고는 그동안 누적되어 온 국민의 불안과 근심, 사회적 갈등과 혼란, 국가의 총체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오남용하지 말고, 헌법에 의해 부여된 본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헌법재판관은 정치적 고려나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헌법의 명령과 양심에 따라 정의롭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을 더 이상 관망하지 말고 절대다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신속한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주권자인 국민 모두의 염원을 담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2025. 3. 31.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서울대학교 교수·연구자 일동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천주교 신부·수도자 3462명 “교만한 헌재, 국민에게 승복하라”
윤석열 탄핵심판 촉구 시국선언
신동욱기자
- 수정 2025-03-31 19:25
- 등록 2025-03-31 14:06

독재정권에 저항하며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024년 9월23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창립 50주년 기념미사를 마친 뒤 성당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복음 5장37절)
30일 고위성직자인 교구장 5명을 포함한 천주교 사제·수도자 3462명이 함께 발표한 ‘시국선언문’은 성경을 인용해 헌법재판관들에게 조속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요구했다. 한국 민주주의에 어둠이 깃들 때마다 촛불을 밝혀온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이 인류 공동의 죄와 악을 생각하는 때인 사순절 주간을 맞아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에게 승복하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은 “한참 늦었으나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라.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이라고 촉구했다.
선언문은 “헌법재판소의 교만에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이 난다”며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기다렸던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화재를 진압해야 할 소방관이 도리어 방화에 가담하는 꼴”이라고도 했다.

선언문은 “공직의 타락”과 “헌재의 교만”을 비판했다. “작년 그날 마음에서 지운 윤석열씨”라고 표현한 선언문은 “여전히 살아서 움직이는 대통령의 수족들이 우리 역사에 무서운 죄를 짓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선언문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헌재를 동시에 비판했다. “총리의 이중적 처신은 헌재가 초래한 것”이라며 “죄를 지었지만 죄인으로 볼 수 없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라고 물은 것이다. 한 권한대행이 헌법을 위반하였지만, 국민의 신임을 배반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 헌재 결정이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선언문은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헌법재판관들에게 직접 묻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선언문은 산불 등 최근 발생한 대형 재난을 언급하며 “화마도 태울 수 없고, 내란 세력도 빼앗을 수 없는 귀한 마음으로 약한 존재들을 보살피자”며 “미력한 사제, 수도자들이지만 저희도 불의의 문을 부수고 거짓의 빗장을 깨뜨리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아래는 시국선언문 전문.
천주교 사제·수도자 3,462인 시국선언문
헌법재판소는 국민에게 승복하라!
1. 어두울 때마다 빛이 되어 주시는 분들의 수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치유와 회복이 절실한 모든 분에게, 특히 산불로 쓰라린 아픔을 겪고 계신 많은 분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있기를 빕니다. 불안과 불면의 혹한을 견디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기다렸던 봄에 이런 재앙을 당하고 보니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2. 울창했던 숲과 집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어 사라진 것처럼 일제와 싸우고 독재에 맞서 쟁취했던 도의와 가치들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작년 그날 마음에서 지운 윤석열 씨를 새삼 거론할 필요가 있겠습니까마는 여전히 살아서 움직이는 대통령의 수족들이 우리 역사에 무서운 죄를 짓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3. 먼저 공직의 타락입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는 “국회가 선출한 3인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은 것은 헌법상의 의무 위반”이라는 헌재의 결정을 듣고도 애써 공석을 채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헌재의 결정은 민주적 절차를 거쳐 내려진 법적 판단이니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민을 훈계합니다. 총리의 이중적 처신은 헌법재판소가 초래한 것이기도 합니다. “피소추인이 헌법수호와 법령을 성실히 준수해야 할 의무(헌법 제66조, 제111조.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했다”고 말한 뒤, 그렇다고 “파면할 만한 잘못”, 곧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직무에 복귀시켰기 때문입니다. 죄를 지었지만 죄인으로 볼 수 없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서울중앙지법이 내란수괴를 풀어주고, 검찰총장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맞장구치는 자신감이 대체 어디서 생겨났겠습니까? 대한민국을 통째로 태우려던 불길은 군을 동원한 쿠데타를 넘어 사법 쿠데타로 번졌으며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4. 그 다음은 헌법재판소의 교만입니다.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이 납니다.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기다렸던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입니다.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임계점을 넘어섰습니다. 화재를 진압해야할 소방관이 도리어 방화에 가담하는 꼴입니다. 여덟 명 재판관에게 묻겠습니다.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가타부타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재판관들에게 성경의 단순한 원칙을 전합니다.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 한참 늦었으나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십시오.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입니다.
5. 주권자인 국민은 법의 일점일획조차 무겁고 무섭게 여기는데 법을 관장하고 법리를 해석하는 기술 관료들이 마치 법의 지배자인 듯 짓뭉개고 있습니다. 서부지법에 난입했던 폭도들 이상으로 법의 뿌리를 흔들어대기도 합니다. 아무도 “이처럼 올바른 규정과 법규들을 가진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신명 4,4)고 자부할 수 없습니다. 잠자리에 들어도 대부분 잠들지 못하는 날, 듣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 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악마를 대적하십시오.”(1베드 5,8-9) 정의 없는 국가란 ‘강도떼’나 다름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만도 못한 ‘사자들’이 우리 미래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6. 머리 위에 포탄이 떨어졌고, 땅이 꺼졌고, 새싹이 움트던 나무들은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 멀지 않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많은 분들이 밤낮 낮은 데서 궂은일 도맡아 주고 계시므로 올해 민주 농사는 원만하고 풍요로울 것입니다. 화마도 태울 수 없고, 내란 세력도 빼앗을 수 없는 귀한 마음으로 약한 존재들을 보살핍시다. 미력한 사제, 수도자들이지만 저희도 불의의 문을 부수고 거짓의 빗장을 깨뜨리는 일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2025년 3월30일
아름다운 하느님 나라를 꿈꾸며
사순절 제4주일에
천주교 사제·수도자 3,462인
노벨상 한강 “윤석열 파면하라”…작가 414명 이례적 공동성명
김초엽·김혜순·나희덕·백희나·신형철 등
주도 단체 없이 공동성명에 ‘한 줄 성명’
임인택기자
- 수정 2025-03-28 18:28
- 등록 2025-03-25 16:36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한강 작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가운데, 한강을 비롯해 시·소설·평론·아동청소년·극작·만화 부문을 망라한 작가 414명이 ‘윤석열의 즉각적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25일 공동 성명을 통해 “피소추인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 2024년 12월3일 불법 비상계엄 이후 100일이 넘는 동안 시민의 일상은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피소추인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은 당연한 일이다. 더는 지체되어서는 안 되며 파면 외 다른 결정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작가회의나 동인·단체의 주도 없이, 여러 장르를 아울러 자신만의 창작 세계 바깥을 향해 이처럼 한목소리로 작가들이 결집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강 작가는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첫 대외 발언(국내)이며, 전체 414명 작가 가운데엔 1990년대~2000년대생 작가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공동 성명 말고도 각자 한줄 성명을 냈다. 1970년대 말 계엄의 만행을 몸소 경험했던 김혜순 시인은 “우리가 전세계인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해다오, 제발”이라고 썼고, 한국인 최초로 안데르센상을 수상(2022)한 이수지 그림책 작가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이 무도한 시절을 조용히 견디고 있습니다. 매일 되뇝니다. 이 마당에 책이 뭐람, 작업이 뭐람, 예술이 뭐람! 온 마음으로 지켜온 민주주의, 상식적인 매일의 삶,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 피소추인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을 즉각 촉구합니다!”라고 했다.

414개의 개별 성명은 절망, 분노, 그러나 희망으로 분류될 만하다. 나희덕 시인은 “무도한 윤석열과 검찰 권력에게 더 이상 이 나라를 맡겨둘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내란 수괴를 즉시 파면하라!”, 김연수 작가는 “늦어도 다음 주 이맘때에는, 정의와 평화로 충만한 밤이기를”, 김초엽 작가는 “제발 빠른 파면을 촉구합니다. 진심 스트레스 받아서 이 한 줄도 못 쓰겠어요. 빨리 파면 좀!”, 한국 작가 최초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2020)을 받은 백희나 그림책 작가는 “헌법재판소에 요구합니다.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라’”, 미깡 만화가는 “헌재의 선고 지연으로 하루하루 국민 불안은 커지고 극우 폭력이 심화되고 있다. 지금 당장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파면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오성인 시인은 “우리가 넘어서고자 하는 것은 겨우 알량한 권력 따위가 아니라, 야만이라는 이름의 빛바랜 담장이다”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소포클레스의 작품 ‘안티고네’를 인용해 “친구들 중에서 당신을 견뎌낼 수 있는 자들 앞에서나 날뛰세요”라고 촉구했고, 2000년대생 송희지 시인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정신이, 헌법의 중함과 올바름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믿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합니다”라고 썼다.
작가들은 헌재의 선고 지연과 맞물린 극우·폭력 세력의 준동을 우려하며 “극심한 사회 혼란에 따른 정신적, 경제적 피해 또한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었다”며 “이에 민주주의의 회복과 내란 종식을 바라는 작가들이 뜻을 모아 각자의 목소리를 낸다.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들’이라는 기치 아래 414명의 작가가 모였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문학인 2487명은 이날 송경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의 윤석열 파면 촉구 단식농성 해제와 함께 “지금은 속도가 정의다!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라는 제목의 긴급 시국선언을 내놓았다.
성명 낸 414명 작가 명단
강경아 강계숙 강기원 강동호 강벼리 강성은 강유정 강인송 강지혜 강지희 강혜빈 고명재 고선주 고영서 고운기 고재귀 고찬규 공현진 곽문영 구병모 구선아 구윤재 구현우 권민경 권 박 권창섭 권희진 기원석 길상호 김개영 김건영 김경욱 김경윤 김경은 김경인 김경후 김 근 김기형 김나영 김남숙 김남일 김뉘연 김다연 김덕희 김 도 김동균 김동하 김리윤 김멜라 김물 김미령 김민재 김민정 김보나 김복희 김사인 김상혁 김서령 김선영 김선오 김선일 김선정 김성대 김성중 김소연 김소영 김소이 김소형 김 솔 김수목 김수이 김승일 김신식 김신지 김아나 김 안 김안녕 김애란 김 언 김엄지 김연경 김연수 김영미 김영임 김영진 김은지 김이설 김이섬 김이정 김인숙 김잔디 김재복 김종연 김중일 김중혁 김지녀 김지연 김지은(아동문학) 김지은(시) 김진희 김초엽 김태용 김태형 김하나 김학중 김행숙 김 현 김현우 김현진 김형중 김혜빈 김혜순 김호성 김호연 김혼비 김황흠 김효은 나종영 나희덕 남현지 도수영 도재경 돌기민 마 루 마윤지 맹문재 문 봄 문이소 문지혁 미 깡 민 구 민병훈 민선혜 박규현 박다래 박덕희 박산호 박상영 박서련 박서형 박선우 박성우 박세랑 박세미 박소란 박소민 박소희 박솔뫼 박순원 박승우 박시하 박 연 박연준 박용하 박은율 박은정 박인성 박장호 박정대 박지웅 박지일 박진규 박춘석 박하빈 박해람 박현옥 박형숙 박혜경 배미주 배수연 백민석 백수린 백수인 백온유 백우선 백은선 백희나 변윤제 부희령 서고운 서윤후 서이제 서정원 서호준 서효인 설재인 성기완 성윤석 성현아 성현정 소유정 손보미 송수연 송승언 송재학 송종원 송지현 송희지 신동옥 신미나 신샛별 신이인 신재섭 신종호 신해욱 신형철 심민아 심보선 심진규 안덕희 안미옥 안웅선 안유선 안인수 안태운 안현미 양경언 양선형 양선희 양안다 양연주 양윤의 엄지혜 여태천 예소연 오성인 오세란 오연경 오 은 오은경 오정연 우다영 우은주 원종국 위수정 위해준 유계영 유순예 유영은 유이우 유재영 유진목 유하정 유현아 유형진 유희경 육호수 윤경희 윤성희 윤슬빛 윤유나 윤은성 윤지양 윤초롬 윤해서 은 경 은모든 은 유 은희경 이갑수 이경수 이규석 이근화 이기리 이기성 이기호 이동욱 이 레 이민하 이병률 이상호 이새해 이서수 이서하 이선영 이설빈 이성아 이 소 이소연(시) 이소연(평론) 이소호 이수지 이숙현 이승은 이영주 이용임 이우성 이 원 이은송 이은주 이장욱 이재연 이재훈 이정연 이정호 이제니 이주란 이주빈 이주혜 이지혜 이지호 이진양 이채원 이 퐁 이하나 이하진 이현승 이현호 이혜인 임혜미 이효림 이후경 임경섭 임선우 임솔아 임수정 임승유 임유영 임재정 임정민 임지은(에세이) 임지은(시) 임 현 장강명 장류진 장미도 장석남 장세정 장승리 장시우 장안아 장이지 재 수 전성진 전승민 전영규 전욱진 전하영 전혜진 정미래 정보라 정성은 정여울 정영수 정용준 정재율 정재은 정종배 정한아 조남주 조말선 조병완 조성국 조성래 조수일 조시현 조예은 조용미 조은영 조인숙 조 정 조해주 조해진 조현옥 조형래 조혜은 주민현 주연오 진은영 진하리 차상훈 채길우 채영선 채희윤 천희란 최규승 최명진 최미래 최민우 최민지 최배은 최예슬 최유안 최은영 최인호 최정호 최종천 최주연 최지은 최지인 최진영 최 휘 하 린 하아무 하재연 하재영 하혁진 한 강 한세정 한여진 한연희 한영인 한영희 한정현 함정임 허유나 허유미 허은실 홍관희 홍성희 홍인혜 홍일표 황인찬 황정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종합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4·2 재보선 민주당 압승…기초단체장 5곳 중 3곳 당선 (0) | 2025.04.03 |
---|---|
[속보] 헌재, 4월4일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0) | 2025.04.03 |
[포토] 시민 100만명, 꽃샘추위에도 ‘윤석열 탄핵’ 대행진 (0) | 2025.03.31 |
헌재에 분노한 시민들 하루 파업 "내란 115일째, 우리 사회와 삶 파괴" (0) | 2025.03.31 |
"대전 민주화 원로들도 단식 결의,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0) | 2025.03.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