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4년 뒤 다시 만나요”…2024 파리패럴림픽 폐막
기자김혜윤
- 수정 2024-09-09 10:49
- 등록 2024-09-09 10:44
프랑스 파리 튈르리 정원에 두둥실 떠있던 ‘열기구 성화대’의 불이 꺼지며 2024 파리패럴림픽도 막을 내렸다.
9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파리는 날마다 축제’를 주제로 패럴림픽 폐막식이 열렸다. 이번 패럴림픽은 역대 대회 중 가장 많은 선수들(4400명)이 참가해 완전히 개방된 대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축하공연이 끝나고 참가국 기수들은 편안한 옷차림으로 폐막식장에 입장하며 국기를 높이 들어올렸다. 대한민국 기수로는 장애인 카누 종목에 출전한 최용범이 참석했다.
한국은 이번 패럴림픽에서 목표였던 금메달 5개를 넘어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를 수확해 종합 22위를 기록했다. 캐나다에서 귀화한 장애인 귀화 1호 패럴림픽 국가대표 원유민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에 선출됐다. 한국 최초의 IPC 선수위원 ‘육상 레전드’ 홍성만에 이어 두번째다. 그는 대회 기간 동안 참가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총 296표를 받아 25명 입후보 선수 중 4위를 차지했다.
파리에서 패럴림픽 기를 이양받은 차기 개최지 미국 로스앤젤러스(LA)는 4년 뒤 성공 개최를 약속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두 팔 없어도’ 김황태는 ‘철인’이다…트라이애슬론 완주 성공! 센강 수영, 전혀 문제 없었다 [파리2024]
김동영2024. 9. 2. 21:38
트라이애슬론 대표팀 김황태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부근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장애 등급 PTS3)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패럴림픽은 꿈이라 했다. 완주를 목표로 잡았다. 다 해냈다. 센강을 헤엄쳤고, 파리 길 위에서 페달을 밟았으며, 두 발로 힘차게 뛰었다. 패럴림픽을 향한 10년의 노력은 ‘해피엔딩’이었다. ‘기적의 철인’ 김황태(47·포스코퓨처엠)가 마침내 해냈다.
김황태는 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부근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장애 등급 PTS3)에서 1시간24분01초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10위다.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750m, 사이클 20㎞, 달리기 5㎞ 코스 합산 기록으로 최종 순위를 정한다.
트라이애슬론 대표팀 김황태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부근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장애 등급 PTS3) 사이클 종목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경기를 앞두고 “목표는 완주다. 내가 수영에서 불리하다. 원래 10명 나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목표 순위는 10위라 했다. 와일드카드로 1명이 추가됐다. 목표 순위 11위다. 완주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목표를 이뤘다. 원래 1일 열리기로 되어 있었다. 이틀간 비가 오면서 센강 수질이 나빠졌다. 하루 미루기로 했다. 선수에게 좋은 것은 없는 상황. 그러나 김황태는 흔들리지 않았다.
트라이애슬론 대표팀 김황태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부근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장애 등급 PTS3) 수영 종목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건은 역시나 수영이다. 두 팔이 없는 김황태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센강 유속 또한 심해서 70% 정도는 배영을 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종아리에 무리가 가면서 사이클, 달리기에 지장이 있었다.
이날 김황태는 수영을 24분58초 기록으로 마쳤다. 바로 앞 선수와 7분여 차이가 나는 꼴찌(11위)다. 가장 빨리 사이클 종목에 임했으나 이번에는 사이클 손잡이와 연결된 보조 의수가 문제였다.
코스에 울퉁불퉁한 곳이 많아서 전날 고쳤는데도 여전히 말썽이었다. 사이클 기록은 35분29초(7위). 달리기는 21분19초 기록(5위)으로 끊었는데 수영에서 벌어진 격차가 너무 커서 10위에 만족해야 했다.
트라이애슬론 대표팀 김황태(오른쪽)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부근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장애 등급 PTS3) 레이스를 마친 후 배동현 선수단장(왼쪽), 아내 김진희 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김황태는 2000년 8월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양팔을 잃었다. 그의 나이 23살 때 일이었다. 절망이 그를 집어삼켰고, 한동안 술에 빠져 지냈다. 60㎏대이던 몸무게가 1년 만에 87㎏까지 불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2001년 겨울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2002년 마라톤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패럴림픽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한 해는 2015년이었다. 전국장애인체전 육상 10㎞ 마라톤 종목에 출전한 게 계기가 돼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노르딕스키 대표팀 상비군에 발탁됐다.
트라이애슬론 대표팀 김황태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부근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장애 등급 PTS3) 레이스를 마친 후 아내 김진희 씨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그러나 2016년 12월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재활을 하던 2017년 말, 2020 도쿄 패럴림픽에 태권도 종목이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번 더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김황태의 장애등급(PTS3:중대한 근육 손상 및 절단) 분야가 채택되지 않으며 출전이 또 무산됐다.
김황태는 “패럴림픽이란 게 내 인생엔 없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운동하던 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 오상미가 철인3종 입문을 권했다.
트라이애슬론 대표팀 김황태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부근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장애 등급 PTS3)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그리고 수영에서 사이클, 사이클에서 달리기로 종목을 변환할 때 ‘핸들러’(경기보조원) 역할을 한 아내 김진희씨의 도움을 받으며 차근차근 도전을 이어왔다. 기어이 파리패럴림픽 출전을 이뤄냈다.
김황태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물을 흘리면서 “김진희 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한 이유다. 김진희 씨도 “완주해줘서 고맙다”라며 울먹였다.
김황태는 “나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에) 200점을 줄 것”이라면서 완주를 자축하기도 했다. 그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그것이 철인 3종이어도 말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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