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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과학(누리호)

30여년 사투 끝에 우주강국 입증…누리호까지의 여정

by 무궁화9719 2023. 5. 27.

30여년 사투 끝에 우주강국 입증…누리호까지의 여정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입력 2023. 5. 26. 05:51

1990년 과학로켓 개발부터 나로호까지 우여곡절
누리호 2차·3차 연이은 성공 '독자 우주 수송 능력' 증명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국내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탑재한 누리호(KSLV-Ⅱ)가 우주로 향하고 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와 큐브위성 7기 등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첫 사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실용 위성을 실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발사체 제작부터 운용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전세계에 증명했다.
 
난 1990년 과학로켓 개발을 시작으로 30여년 만에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른 것이지만, 누리호의 실용 위성 분리까지 이르는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0년 과학로켓(KSR) 개발에 착수하면서부터 우주 공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1993년 10월 KSR-Ⅰ, 1998년 6월 KSR-Ⅱ, 2003년 2월 KSR-Ⅲ 개발을 완료하면서 고체로켓 개발과 시험기술, 유도제어기술, 액체로켓 발사운용기술 등을 기본 역량을 확보했다.
 
이후 한국형 발사체 독자 개발을 위한 기술과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가 2002~2013년까지 진행된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개발이다.
 
나로호는 100kg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기술력의 한계로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통한 공동개발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2009년 8월 1차 발사와 2010년 6월 2차 발사가 연이어 실패하며 쓴맛을 봤다. 2013년 1월 3차 발사에 이르러 드디어 성공을 거뒀다.
 
나로호가 우여곡절을 겪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2010년 3월부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개발에 착수했다.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고도 600~800km)에 투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를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1단계로 7톤급 액체엔진을 개발했고, 2단계에서는 75톤급 지상용 엔진과 시험발사체를 개발했다. 3단형 발사체 시스템 기술 개발을 마치고 비행모델을 제작해 발사한 것이 3단계다.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러시아 기술협력을 통한 체계기술 확보가 큰 도움이 됐다.
 
결국, 사업을 시작한 지 11년 만인 지난해 10월 21일 누리호가 첫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목표 궤도 700km에는 이르렀으나 3단 엔진이 46초 일찍 연소되면서 위성 모사체가 안착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보완작업을 거친 뒤 실시한 지난해 2차 발사도 쉽지 않았다. 당초 발사 예정일은 지난해 6월 15일이었지만 강풍 탓에 하루 연기됐고, 다음날에도 산화제 탱크의 충전량을 측정하는 레벨 센서 이상으로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노컷브이 캡처
 
결국, 같은달 21일에 발사가 이뤄졌는데, 결과는 성공이었다.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700㎞ 목표궤도에 발사체를 쏘아 올려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킨 것이다.
 
그리고 누리호는 25일 3차 발사에 실용위성 8기라는 '진짜 손님'을 태우고 안정적으로 목적지까지 모신 뒤, 비행을 마치는 데 성공했다.
 
2·3차 발사의 연이은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보유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순수 국내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겠다는 30여년 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실히 증명한 셈이다.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과학로켓, 나로호, 누리호…우리 위성 쏘기까지 30년 여정

등록 2023-05-25 22:15수정 2023-05-26 08:21

기민도 기자 

우리 위성 탑재한 ‘실전 발사’까지의 여정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1차 발사 ‘실패’, 두차례 연기 뒤 2차 발사에서 ‘성공’, 한차례 연기 뒤 발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5일 아슬아슬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된 세번째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1993년 6월4일, 한국이 쏘아올린 첫 우주발사체인 ‘과학로켓 1호’가 충남 태안군 안흥시험장에서 하늘로 솟아오른 지 30년 만이다.
 
2차 발사에서 ‘성공’의 짜릿한 맛을 봤지만, ‘진짜 위성’ 8기를 싣고 우주로 향하는 3차 ‘실전 발사’는 계획대로 착착 이뤄지진 않았다. 전날 오후 2시,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마지막 변수로 지목되던 ‘바람’마저 발사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해 예정대로 오후 6시24분 발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시간 뒤, 발사 준비 도중 ‘저온 헬륨 공급 밸브 제어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발사에 제동이 걸렸다.
 
발사가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때도, 발사 예정일(6월15일)을 하루 앞두고 ‘강풍’이 불어 발사일을 하루 연기한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5일엔 산화제 탱크의 충전량을 측정하는 레벨 센서에 이상이 발생했다. 발사 절차를 중단하고, 발사대에 세워진 채로 조립동으로 되돌아갔다. 2차 발사는 예정보다 엿새 늦은 6월21일에야 이뤄졌지만,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며 발사에 성공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누리호에 앞서 발사된 ‘나로호’의 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로호는 러시아 안가라 로켓을 1단으로 한, 2단형 한국형 발사체다. 2009년 6월 전남 고흥에 나로우주센터가 완공되고 두달 뒤, 나로호를 쏘아올렸지만,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첫 발사부터 쓴맛을 봤다. 1년 뒤인 2010년 6월, 2차 발사 때는 1단 로켓이 폭발했다.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한 건, 2013년 1월 3차 시도에서였다.
 
누리호 3차 발사까지 한국의 30년 우주개발 여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이 온전한 우리 기술로 만드는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나선 건 2010년부터다. 이미 1997년 토종 기술로 과학로켓 2호까지 만들었지만, ‘한-미 미사일지침’에 묶인 탓에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릴 수준으로 비행고도를 높일 수 없어, 개발이 더뎌진 것이다. 이 지침은 2021년에야 폐지됐다. 2003년엔 30t급 액체엔진을 만들어놓고도, 국내 시험장이 없어 러시아에 가져가 연소시험을 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폭발사고로 부품들이 불타버리기도 했고, 러시아가 원정 시험을 더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해서 발사체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누리호의 발사가 빛나는 건,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서 발사까지 전 과정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갔다는 점이다. 누리호 1차 발사 실패 뒤 2년 만인 이날, 발사체를 실제 임무에 투입하는 3차 발사를 통해, 한국은 발사체 상용 발사 시장 진출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우리 위성 우리 기술로 쏘아올렸다…누리호 실전 발사 성공

등록 2023-05-25 19:58수정 2023-05-26 01:15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서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가 분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5일 3차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2차 ‘시험 발사’에 이어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첫 ‘실전 발사’까지 잇따라 성공함으로써 한국 우주산업의 발사체 제작과 발사 운용 능력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도 크게 높아지게 됐다. 이를 통해 한국 우주산업이 민간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이른바 ‘뉴 스페이스’ 시대로 가는 첫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5일 저녁 7시5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누리호 3차 발사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다만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6기는 정상 분리된 것을 확인했으나 도요샛 위성 4기 중 1기의 경우 사출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소식에 “우리나라가 우주강국 G7(주요 7개국 반열)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쾌거”라고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변인실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자체 제작한 위성을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탑재하여 우주 궤도에 올린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밖에 없다”며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우주과학기술과 첨단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했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와 큐브위성 7기 등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첫 사례다.
 
누리호는 2010년 시작된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계획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 아래 300여개 국내 기업이 참여해 만들었다. 누리호는 애초 24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발사 준비 자동 제어 시스템과 발사대 장비 제어 시스템 사이의 통신 이상이 발견돼 하루 늦게 발사됐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이날 오전 11시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전날 발견된 문제에 대한 조치 결과를 검토한 뒤 발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발사 주관기관인 항우연은 발사 6시간 전인 오후 12시24분부터 발사 운용 절차에 들어갔다. 전날엔 산화제 탱크 냉각 작업 과정에서 헬륨 공급 시스템에서 압력을 낮춰주는 해압 밸브 구동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견돼 운용 절차를 중단했지만, 이날 오후 2시57분 이뤄진 이 작업은 문제없이 진행됐다.
 
예정된 발사 시각인 오후 6시24분, 누리호는 1단 엔진의 추력이 300t에 도달하면서 발사체를 붙잡고 있던 고정장치가 자동 해제되며 하늘로 솟구쳤다. 나로우주센터를 이륙한 누리호는 발사 2분3초 뒤 고도 66㎞에 도달해 1단을 분리하고, 3분50초 뒤 고도 209㎞에서 발사체 탑재물을 보호하는 구실을 하는 덮개인 페어링을 분리했다. 이어 4분27초 뒤 고도 263㎞에 도달해 2단을 분리하고, 3단 엔진으로 목표 고도인 550㎞까지 올라가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 큐브위성(초소형 위성)인 져스텍 위성, 루미르 위성, 카이로스페이스 위성, 도요샛 위성 4기 순으로 분리를 진행했다.
 
고흥(나로우주센터)/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