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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과학(누리호)

누리호 발사 성공…7대 우주강국 반열에(종합2보)

by 무궁화9719 2022. 6. 22.

누리호 발사 성공…7대 우주강국 반열에(종합2보)

2022-06-21 19:55

 

문다영 기자기자 페이지
 
 

"원하는 속도·고도에 정확히 투입…위성도 안정적"

향후 누리호 고도화 사업 등 통해 민간 우주시대 기대

우주 향해 날아가는 누리호

(고흥=연합뉴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이번 2차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에 실제 기능을 지닌 독자 개발 인공위성을 실어서 쏘는 첫 사례다. 2022.6.2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나로우주센터[고흥]=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두번째 도전에서 성공을 거뒀다.

 

우주를 향한 30년의 땀방울이 우리나라를 '7대 우주강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후 3시 59분 59.9초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이륙해 우주로 향했다. 오후 4시 정각보다 0.1초 앞선 시각이었다.

 

이후 약 16분간 계획대로 정상 비행한 끝에 700km 고도에 인공위성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5t급의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으며, 앞으로 독자적 우주탐사와 민간 우주개발 시대로 가는 디딤돌을 놓았다.

 

1993년 6월에 한국 최초의 과학로켓인 관측로켓 KSR-I(Korean Sounding Rocket-I)이 발사된 지 30년 만이다. 자체 기술로 발사체를 쏘아올려 성공한 국가로는 7번째다.

 

발사되는 누리호

(고흥=연합뉴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이번 2차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에 실제 기능을 지닌 독자 개발 인공위성을 실어서 쏘는 첫 사례다. 2022.6.2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누리호는 이날 발사 직후 정해진 비행 시퀀스를 따라 이륙후 123초(2분3초)께 고도 62㎞에서 1단을 분리한데 이어 이륙후 227초(3분 47초)에 고도 202㎞에서 발사 위성 덮개(페어링)를, 269초(4분 29초)에는 고도 273㎞에서 2단을 각각 분리했다.

 

이후 오후 4시 13분께 3단 엔진이 정지되며 목표 궤도에 도달했고 이륙 후 875초(14분 35초)만에 질량 162.5㎏짜리 성능검증위성(큐브위성 포함)을, 945초(15분 45초)만에 1.3t짜리 위성 모사체를 각각 분리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발사 1시간여 후인 오후 5시 10분께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에 섰다"며 누리호 발사의 성공을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누리호 발사 성공을 확인한 직후 연구진과 가진 화상 연결에서 "이제 우리 대한민국 땅에서 우주로 가는 길이 열렸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안상일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 책임연구원은 성능검증위성이 목표한 대로 궤도에 안착했다며 "발사체에서 분리할때 안정적으로 분리해준 덕분인지 위성 자세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전에 위치한 항우연 지상국은 이르면 22일 오전 위성의 GPS 수신기를 통해 정확한 궤도 데이터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가 이뤄졌다. 당시에는 3단부 엔진 연소시간이 계획보다 모자라면서 이른바 '통한의 46초'의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누리호 날아오르다

(여수=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이번 2차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에 실제 기능을 지닌 독자 개발 인공위성을 실어서 쏘는 첫 사례다. 2022.6.21 yatoya@yna.co.kr

 

정부는 앞으로 누리호 고도화 사업에 착수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2027년까지 위성을 탑재한 누리호를 4차례 더 발사해 발사 신뢰도를 확보한다. 이어 2030년에 차세대 발사체를 활용한 달 착륙 검증선에 이어 2031년에 달착륙선을 발사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또 첫 심우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8월 한국의 첫 우주탐사선인 '다누리'(달 궤도선·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KPLO)를 미국에서 발사한다.

 

누리호 프로젝트는 2010년 3월 시작될 때부터 국내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전제로 진행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중공업 등 300여곳이 각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엔진 제작부터 체계 조립, 발사대 건설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에 동참하며 누리호의 성공을 이끌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민간 주도 우주산업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복직 한국연구재단 우주기술단장은 "이제는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할 준비가 된 것"이라며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될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서 누리호를 4차례 더 반복해 발사하게 될 텐데, 민간이 이어받아 발사체 체계를 종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내년부터 5년간 4번 더 쏜다

등록 2022.06.21 18:34:32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지난 5월부터 가동…2027년까지 6874억 배정
누리호 신뢰성 강화 및 고도화…우주개발 독립 시대 문 더 활짝 연다

[고흥=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2022.06.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순수 독자 기술만으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 2차 발사 경험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5년간 4번 더 우주로 향한다.

반복 발사로 발사체 신뢰성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고도화해 우주개발 독립 시대의 문을 더 활짝 연다는 목표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발사체 기술력을 민간으로 이전해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 견인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비전이다.

2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6년간 6873억8000억원의 사업비가 배정된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지난 5월부터 가동됐다. 제작하고 있는 누리호 3호기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1호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21일 이뤄진 1차 발사가 '미완의 성공'에 그쳤지만 고도 700km까지 진입하는 등 발사체 핵심 기술력을 증명함에 따라 자신감을 가지고 2차 발사 전부터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돌입한 것이다.

 특히 이번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함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업 계획에 따르면 당장 내년부터 누리호를 4차례 더 발사해 누리호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도화·우주수송능력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2023년에는 차세 차세대소형위성 2호 ▲2024년에는 초소형위성 1호 등 ▲2026년에는 초소형위성 2~6호 ▲2027년에는 초소형위성 7~11호 등을 발사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정부는 이번 고도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사체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체계적으로 발사체 종합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2027년까지 4번의 추가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기술적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면서 "그리고 오는 8월에는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를 발사하고 국제 유인우주탐사사업 아르테미스에도 참여하면서 대한민국의 우주 개발 역량을 계속해서 키워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2022년, 한국은 우주로 무엇이든 보낼 수 있는 나라가 됐다

등록 :2022-06-21 19:16수정 :2022-06-22 02:39

이근영 기자

누리호 발사 성공 의미와 전망
설계·제작·발사 모두 독자기술
발사체 독자기술 세계10번째
우주개발 경쟁 본격 뛰어들어

“무엇이든 실어나를 수단 확보”
국내 우주산업 급가속 가능성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이번 2차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에 실제 기능을 지닌 독자 개발 인공위성을 실어서 쏘는 첫 사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누리호 발사 성공은 1990년대 초 시작한 한국의 30년 우주발사체 연구개발의 총결산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한 앞으로 30년의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9년 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가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의 새 장을 열었다면, 21일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는 한국이 발사체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했음은 물론, 우주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리호 발사 성공이 빛나는 이유는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독자 기술로 수행했기 때문이다. 2013년 1월30일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경우, 1단 로켓을 러시아에서 구입해 썼다. 또 나로호는 100㎏의 소형위성을 탑재하는 데 그쳤다. 누리호는 국내 기술로 나로호 탑재 위성보다 15배 무거운 1.5t의 위성을 700㎞ 상공에 올려놓았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우주 전략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한 10번째 발사국이 됐다. 특히 75t 액체엔진을 개발해 중대형 액체로켓엔진을 보유한 세계 7번째 국가로 발돋움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우주기술은 국제적으로 기술 이전이나 정보 공유가 제한된다. 발사체 기술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보면, 미사일 개발에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발사체라는 안보자산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안보자산인 위성의 발사·운용 능력도 확보하게 됐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발사체개발본부장은 누리호 발사 성공을 두고 “무엇보다도 우주발사체가 하나 생겼다는 것, 무엇이든지 우주에 실어나를 수 있는 운송수단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1993년 1단형 고체추진 과학로켓을 처음 개발한 이래 꾸준히 기술력을 키워왔다. 2013년 추력(밀어올리는 힘) 140t급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고 9년 만에 300t급 누리호 발사를 이뤄낸 것이다. 우주 선진국들이 300t급 발사체를 개발하는 데 평균 7년 정도 걸렸던 것에 견주면 우리 기술 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 셈이다. 주요국 외에 파키스탄 등 몇몇 국가들이 우주발사체 개발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서 국내 우주산업의 변화도 예상된다. 한국 우주산업은 1992년 8월11일(한국시각)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발사장에서 발사된 국내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 이후 위성 위주로 발달했지만, 누리호를 계기로 발사체 관련 산업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누리호는 국가의 과학기술 능력, 경제적 역량을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 있는 호재다. 하지만 우주발사체의 경제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경제성이 없다면 발사체 기술 개발을 어떤 논리로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제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국가 차원에서 우주개발 육성을 주도한다면, 그 주체가 누가 돼야 하는지 등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고민도 따라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 발표에서 ‘항공우주청’을 경남 사천에 설치하는 안을 내놓았다. 체격이 커졌으면 유아용 옷은 벗어야 한다는 우주 분야 과학계와 산업계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모양새이지만, 중차대한 국정과제를 단순한 지역 분권과 안배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비판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누리호를 통해 우리 발사체의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알려 발사체 시장에 진출하고, 세계적 추세인 소형위성 발사를 위한 소형발사체 개발도 민간 우주기업을 중심으로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는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도 누리호 이후에 모색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고흥(나로우주센터)/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누리호 성공]'우주강국'에 치여 발사체 동냥하던 한국…'우주독립' 쾌거

세계 7번째 실용급 위성 수송 능력 확보
한국형 발사체 개발 30여년 만에 이룬 쾌거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2022-06-21 17:58 송고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기상 문제와 기체 이상 발견으로 두 차례 미뤄진 누리호 2차 발사는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만을 실었던 1차 발사 때와 달리, 실제 성능 검증 위성과 큐브 위성을 싣고 발사된다. 2022.6.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두 번째 시도 끝에 성공하며 우주를 날았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현재 자력 발사 능력 보유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 등 9개 국가다. 이 중에서도 실용급(무게 1000㎏ 이상) 위성 발사가 가능한 국가는 이스라엘, 이란, 북한을 제외한 6개국뿐이다.

이날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우주를 날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실용급 위성 발사 가능 국가' 7번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990년부터 시작된 발사체 개발…30여년만에 '꿈' 이뤄

누리호의 성공 뒤에는 30여년의 설움이 담긴 발사체 자체 개발 노력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1990년 KSR-1호 개발을 시작으로 '우주 진출의 문'을 꾸준히 두드렸지만 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기술이전이 제한돼 많은 시간과 개발 비용, 시행착오를 겪었다.

2013년 발사된 '나로호' 역시 러시아의 기술협력을 바탕으로 해 온전한 우리 기술로 쏘아 올린 것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세계 6~7위권의 인공위성 개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발사 일정은 우주 강국에게 끌려다녀야 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러시아 발사체 '로콧'에 실려 러시아 플레체스크 발사장에서 쏘아 올려진 '아리랑 2호' 위성은 당초 중국 창정 로켓을 이용하려 했으나 기술 유출 우려를 표한 미국에 의해 러시아 로켓으로 노선을 틀게 됐다.

이후 발사된 아리랑 5호, 과학기술위성 3호 등도 발사체 계약을 맺고 발사를 대행하기로 했던 러시아가 당초 계약보다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면서 예정 발사일이 줄줄이 밀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누리호 성공…독자 기술로 '우주 독립' 속도 낸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국가 우주개발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게 됐다. 누리호의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로 진행해 발사체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게 되면서 '우주 독립'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날 오후 4시에 발사된 누리호는 함께 싣고 나간 인공위성 5기 중 'AP위성'에서 개발한 '성능 검증 위성'을 목표궤도(700㎞)에 올려 놓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는 국내 4개 대학(조선대학교,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카이스트)이 개발한 '큐브 위성' 4기가 지구 궤도를 돌며 첨단 우주 기술을 시험한다.

4개 대학에서 개발한 큐브 위성은 성능검증위성에 실려 우주로 나갔다가 23일부터 29일까지 4차례에 걸쳐 성능검증위성에서 분리돼 제각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와 연구진은 이번에 증명한 인공위성 궤도 수송 능력을 고도화하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4차례의 추가 발사에 나설 계획이다.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기상 문제와 기체 이상 발견으로 두 차례 미뤄진 누리호 2차 발사는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만을 실었던 1차 발사 때와 달리, 실제 성능 검증 위성과 큐브 위성을 싣고 발사된다. 2022.6.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leejh@news1.kr
 
 

韓우주로켓 아이러니..정작 도움준 건 美 아닌 러시아였다

최준호 입력 2022. 06. 21. 17:22 수정 2022. 06. 21. 18:04 

누리호 개발 비망록-러시아와 협력 속에 성장한 한국형발사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이번 2차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에 실제 기능을 지닌 독자 개발 인공위성을 실어서 쏘는 첫 사례다. [사진공동취재단]

 

대전 항공우주연구원 조립동 1층에 보관 중인 나로호 1단 로켓엔진. 러시아어로 모형이라고 적혀있지만, 러시아 우주기업 흐루니체프의 추력 210t 첨단 다단연소사이클엔진 그대로다. [사진 항공우주연구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수장고에는 한ㆍ러 우주개발협력을 상징하는 붉은색 돌 하나가 보관돼 있다. 2007년 러시아 연방우주청 장관이 한ㆍ러 우주장관 회담을 위해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했을 때 가져온 ‘기념품 돌’이다. 러시아 우주개발의 장을 연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의 가가린 발사대 아래에서 채석했다고 한다.
 
 
한국 우주발사체 개발의 역사 속에는 열강의 정치외교적 변혁과 이로 인한 우연ㆍ아이러니가 얽혀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0년 가까이 ‘한미동맹’(同盟)이란 긴밀한 관계로 묶여 지내왔지만, 정작 한국의 우주로켓 개발에 도움을 준 곳은 러시아 등 과거 미국과 냉전(冷戰)을 벌여왔던 옛 소련권 국가였다. 미국은 1987년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MTCR)를 창설한 이래 미사일 완성품은 물론 관련 기술과 부품의 국가간 거래를 막아왔다. 동맹국인 한국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미국의 적성국가였던 옛 소련권 국가들이 한국에 우주기술을 한국에 사실상 전수해 줄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 말 공산권 붕괴와 1998년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대혼란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현재 ‘피의 전쟁’을 벌이고 있고, 한국은 서방국가와 함께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는 건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과학관에서 보관 중인 한ㆍ러 우주개발협력 상징 암석. 2007년 러시아 연방우주청 장관이 한ㆍ러 우주장관 회담을 위해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했을 때 가져온 ‘기념품 돌’이다. 러시아 우주개발의 장을 연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의 가가린 발사대 아래에서 채석했다고 한다. 최준호 기자

 

한국 로켓 개발의 역사는 멀리는 이승만ㆍ박정희 대통령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인 1958년 인천 고잔동 해안에서 한국 최초의 국산로켓이 시험발사됐고, 박정희 대통령 때인 1978년엔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본 딴 ‘백곰’(NHK-1)이 200㎞ 거리를 날았다. 우주를 목표로 한 본격적인 로켓 개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족 이후부터다. 1993년 발사된 KSR-I(Korean Sounding Rocket-I)이 그 시작이다. KSR-I는 1단짜리 과학로켓에 불과했다. 우주개발용이라는 목표는 있었지만, 실제 우주까지 올라가진 못했다. 고체연료를 쓴 로켓이었던 KSR-1은 관측용 장비를 탑재하고 최고 고도 39㎞에 77㎞의 거리를 190초 동안 비행했다. 1997년 발사에 성공한 KSR-2는 2단이었지만, 역시 고체로켓이었다. 추력이 KSR-I의 2배였던 KSR-2는 당시 151㎞ 고도까지 올라가 국내 최초로 우주 X선을 관측했다. 하지만 고체로켓은 사거리를 제한하는 한ㆍ미 미사일 지침 때문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만한 우주로켓으로 발전할 수 없었다.

 

2002년 발사에 성공한 KSR-3은 1단에 불과했지만, 한국 최초의 액체연료 추진 과학로켓이었다. 추력 13t의 가압식 액체엔진을 달고 고도 43㎞, 거리 80㎞를 비행했다. 이때부터 러시아와 우주기술 협력이 시작됐다. 당시 항우연은 미국ㆍ프랑스 등 여러 나라와 협력을 추진했지만, 러시아 외엔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당시 러시아는 국가 핵심기술을 일부 팔아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조광래 항우연 전 원장은 “당시엔 액체로켓 엔진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러시아 켈디시연구소를 찾아 액체로켓 설계 기술을 자문받고, 또 완성한 13t 엔진을 러시아 니히마시연구소까지 가지고 가서 연소실험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KSR-3 다음이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KSLV-1) 나로호다. 1단엔 러시아에서 들여온 추력 180t의 최신형 안가라 엔진을, 2단엔 고체 킥모터를 달았다. 자력으로 액체로켓 엔진을 개발해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당시 기술력으로서는 이루기 어려운 목표였다. 우선 우주 선진국의 로켓엔진을 이용해 발사체를 쏘아올려 관련 노하우를 쌓는 편이 지름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대신 항우연은 국가 프로젝트인 나로호와 별도로 30t급 엑체로켓 개발에 나섰다. 우주로켓 엔진의 핵심인 터보펌프와 연소실까지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하나의 완성된 엔진으로 개발할 수는 없었다. 당시 터보펌프 개발을 주도했던 김진한 항우연 책임연구원은“2007년엔 개발한 터보펌프를 시험하기 위해 러시아 니히마시연구소에 가져갔다가 폭발사고가 발생해 현지의 시험설비까지 타버리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21일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75t 로켓엔진은 러시아의 액체로켓을 사실상 리버스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ㆍ역공학)한 결과였다. 누리호에 들어간 헬륨탱크는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조 전 원장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75t 액체로켓 엔진 개발에 들어가 3년여만인 2018년 11월 누리호 시험발사체(KSLV-2 TLV)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릴 수 있었다”며“짧은 기간 안에 독자 액체로켓과 발사체 체계종합 기술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항우연 연구원들의 피와 땀의 결과이긴 하지만 러시아 우주기술의 기여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흥=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논설위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