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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영상] 백기완 “촛불로 선 문대통령, 그 배짱 믿고 가보시오”

by 무궁화9719 2022. 9. 28.

[영상] 백기완 “촛불로 선 문대통령, 그 배짱 믿고 가보시오”

등록 :2018-04-26 14:28수정 :2018-04-27 01:38

 

‘심장 수술’ 백기완 남북정상회담 환영 메시지

“남북 만남은 평화 위한 시민들 노력의 결실
한반도 문제 다가서는 정부의 태도·방법 지지
민중이 주도한 한반도 평화운동과 같은 방향
평화·민주·해방 위해 소신껏 한번 일해보시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노동자들의 병문안 받으며 남북 평화에 대한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심장질환으로 투병 중인 ‘재야의 거목’ 백기완(86·사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영상을 26일 <한겨레>에 보내왔다. 백 소장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태도, 방법을 모두 환영한다”며 “민중적인 자부심과 배짱으로 소신대로 (정상회담에 임)하라”고 문재인 정부에 힘을 보탰다. 백 소장은 지난 23일 심장 수술을 앞두고 촬영한 동영상에서 “요즘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 다가서는 그 태도, 방법, 다 환영하고 싶다. 생각대로 잘되길 바란다”고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서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서있다는 깨우침을 가지길 바란다”고도 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민들의 노력이 문재인 정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된다는 뜻이다.
 
백 소장은 또 현재 한반도에 불어온 평화의 훈풍이 2016년 말 한국을 달궜던 ‘촛불’로부터 비롯된 결실이라고도 짚었다. 그는 “(지난 촛불시위는) 우리 한반도의 참된 평화요, 민주요, 자주통일, 민중이 주도하는 해방통일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그 맥락 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 민중적인 자부심과 민중적인 배짱을 가지고 소신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심장 혈관이식 대수술 뒤 중환자실 입원
“역사의 진보 위해 부딪치는 강물로 만나자
그게 진짜 만남 아니겠나. 우리 또 다시 만나자”
 
백 소장은 현재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4월초부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겪은 백 소장은 병원을 찾아 심장에 있는 총 3개의 관상동맥 중 2개가 막혔다는 진단을 받았다. 백 소장은 12일께 응급 시술을 받은 뒤 23일 9시간에 걸쳐 5개의 혈관을 심장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이미 앓고 있던 호흡기 질환이 악화돼 우려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병문안을 받은 노동자들에게 둘러쌓여 있다. 이정아 기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이정아 기자
 
 
이날 백 소장이 <한겨레>에 보내온 영상은 대수술을 앞두고 병실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는 이 영상에서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하지만 나처럼 살아온 사람은 짓밟힐수록 불씨가 이는 불꽃 ‘서덜’(불씨의 우리말)이 있다고 했다”라며 “나도 그 ‘서덜’로 캄캄한 어둠을 헤쳐볼까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여러분 다시 만날 날, 반드시 살아서 만난다는 것은 아니다. 역사의 진보를 위해서 부딪치는 강물로 만나는 것이 진짜 만나는 것이 아니겠나. 우리 또다시 만나자”라고도 덧붙였다.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인 백 소장은 이날 채원희 통일연구소 상근활동가를 통해 <한겨레>에 “그동안 건강 문제를 별도로 생각한 적 없다. 나는 비칠대는(몸을 가누지 못하는) 민중과 함께 찔뚝거리는 민중과 함께 계속 앞으로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27일 만나는 남북 정상에게는 “남쪽의 높은 사람이 됐든 북쪽의 높은 사람이 됐든 자기를 놓으시오. 붙들 생각 말고 역사의 진보만 꼭 손에 쥐시오”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백 소장은 시민들에겐 “우리는 한번도 부패한 권력에 굴복한 적이 없다. 우리에게 일대 기회가 왔다. 미국을 올바로 이끌어내야 한다. 미국에 또다시 질질 끌려만 다닐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3일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신유아 문화연대 활동가와 악수하며 격려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남북정상회담을 누구보다 기다렸을 백 소장은 아직 거동이 힘든 상황이다. 백 소장의 딸인 백원담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장은 “지금은 움직이기 힘들어 텔레비전을 보시기도 어렵다. 오늘(26일) 밤 조금 나아지면 많이 기다리셨던 만큼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현장을 지켜보실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1932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지원하던 할아버지 백태주 선생을 통해 김구 선생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해방 이후 월남한 백 소장은 1960년대 한일협정반대운동 등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1974년 고 장준하 선생과 함께 유신헌법 철폐 100만명 서명운동을 주도하다 ‘대통령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등 두 차례 투옥돼 고문을 받았다. 그는 최근까지도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촛불 집회 등 소외된 민중, 고통받는 시민이 있는 자리에 늘 함께했다.
 
‘투사’보다 ‘시인’으로 불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정환봉 bonge@hani.co.kr
 

병상의 백기완 선생 "손잡고 분단선 넘는 남북 정상 보자 눈물"

박주연 기자 입력 2018.04.27. 22:08 수정 2018.04.27. 23:04

 

“남북 최고 권력자가 손을 맞잡고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로 시원하게 분단선을 넘어서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어요. 70년 넘게 이어져온 강요된 비극을 깬 새뚝이(기존 장벽을 허물고 새 장을 여는 사람) 같은 사건이에요.”

 

지난 23일 심장수술 후 서울대병원에서 투병 중인 ‘재야의 거목’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86·사진)이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소감을 경향신문에 밝혔다. 백 소장은 “오늘 만남 자체만으로도 감격이었다”며 “남북한 최고 지도자가 서로 웃으며 악수한 것은 한민족이 택한 평화와 통일의 아우성을 깃발처럼 날린 장면이었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선 “지금껏 신문·방송에서 보고 듣던 것하곤 달라 보이더라”며 “북한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규정돼 있지만 그런 현실을 단 한순간에 극복하고 오간다는 것은 분단현실을 뛰어넘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백 소장은 “이번 회담이 미국과 구소련의 강요로 생긴 분단에 의해 지난 70년간 암담했던 세월을 말끔히 씻겨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당장 분단을 뛰어넘는 평화체제를 만들고 모든 사람이 새로운 정치·경제·문화로 통일을 이룩하는 데 이번 회담이 기초가 되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백 소장은 4월 초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증세로 병원에 갔다가 심장 관상동맥 3개 중 2개가 막혔다는 진단을 받았다. 23일 9시간 동안 심장에 5개 혈관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폐렴으로 인해 현재 일반인 면회는 불가능하다. 백 소장의 소회는 병상을 지키는 채원희 통일문제연구소 상근활동가가 백 소장의 구술을 받아 경향신문에 전달했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남북정상회담]“내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해도, 간절히 응원합니다”

이유진·유설희·김찬호·이삭 기자 yjleee@kyunghyang.com

입력 : 2018.04.26 22:10:00 수정 : 2018.04.26 22:56:12

 

ㆍ정상회담에 바란다

 

박선재(17·고교 2학년)

 

“강대국의 파워게임에 이용되지 말아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색채가 달라지는 교육과정 때문에 중립적인 통일교육을 받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 때 통일교육이라고 받은 강연은 김정은이 뚱뚱한 이유, 북한 주민들의 무식함같이 매우 부정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사실 나도 통일이 반드시 돼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남북 대치 상태는) 국방비 등 분단으로 인한 국가의 비용 손실이 매우 크기 때문에 통일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통일의 기초가 되기를 바란다. 강대국의 파워게임에 말려들거나 남북 양국 지도자들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경협으로 이어져 청년 일자리 늘었으면” 

 

최세종(26·대학생)

 

“올해 초만 해도 전운이 짙었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어 다행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선언에 이어 남북교류의 마당이 활짝 열려 청년들에게도 따뜻한 ‘봄소식’이 왔으면 좋겠다. 대학생들은 최악의 청년실업난을 겪고 있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남북교류와 남북 경제협력으로 이어져 일자리가 많아지고 청년들이 ‘할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 하지만 북핵 문제만 해결한다고 통일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천안함 폭침 등을 보고 자란 만큼 마음 한구석엔 북한에 대한 반감이나 불안감도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화해, 협력도 함께 이뤄가길 바란다.” 

 

“가짜평화 우려 없앨 확실한 대가 얻기를” 

 

차승철(30·회사원)

 

“학창시절에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며 자란 세대로서 이번 회담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6·15 남북공동선언, 10·4 선언 등 과거 정상회담 이후 여러 합의들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러 차례 안보를 위협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분명히 명시해 남북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했으면 한다. 또 한반도 평화는 불가역적인 핵폐기가 선행돼야만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으면 한다. 남북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평화를 향해 조금씩 전진한다는 신중한 태도로 임했으면 좋겠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작은 평화에 머무르지 말고 전진해야” 

 

임지희(29·취업준비생)

 

“남북정상회담 성사 소식을 듣고 역사적인 순간을 내가 볼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 측이 진정한 평화를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헌법이 대통령의 의무를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직무를 유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대화를 묵묵히 해 나아가야 한다. 독일의 통일이 계산 밖의 사건으로 이루어졌듯이 좋은 의지와 의도는 어느 순간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 겁먹은 아이처럼 지금의 작은 평화에만 머무른다면 결국 아무것도 변할 수 없을 것이다. 열 걸음을 갔다가 아홉 걸음을 되돌아오더라도 앞으로 가는 그 단 한걸음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주시길 바란다.” 

 

“화약고였던 서해, 평화수역으로 바뀌길” 

 

박태원(58·어민)

 

“서해 어민들은 이달 초부터 서해 5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조업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 등으로 그동안 한반도의 ‘화약고’나 다름없었던 서해가 평화수역으로 바뀌길 간절히 염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어장도 넓힐 수 있고, 북한 어민이 잡은 고기를 서해 5도 어민이 파는 ‘해상 파시’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꽃게철만 되면 중국어선들이 남과 북을 넘나들면서 싹쓸이 조업을 해 서해에 고기가 사라지고 있다. 어민들은 눈앞에서 중국 어선들이 불법조업을 해도 바라만 볼 뿐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서해 어민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것이 모든 어민들의 바람이다. 나는 실항민이다. 6·25 때 피란 온 부모님 고향은 뱃길로 9㎞ 떨어진 황해도 벽성군이다. 어머니는 눈을 감기 전에 꼭 고향 땅을 밟아 보는 것이 소원이다.” 

 

“후손이 잘살 수 있는 토대 만들어달라” 

 

이인목(61·자영업자)

 

“단일민족인 남과 북은 당연히 통일이 돼야 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통일로 가는 길목이라고 본다. 북한도 나름의 속셈이 있겠지만 우리 세대는 다들 통일을 좋게 보는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남북 통일로 인구 1억명이 되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 그 인적자원, 지하자원, 넓은 땅으로 우리 후손들이 잘살게 되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이 끝이어서는 안된다. 이산가족 상봉뿐만 아니라 남북한 관광교류는 물론 휴전선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 등도 함께 추진돼야 할 것이다. 당장 통일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어업 등 경제적인 부문에서 서로 많이 협력했으면 좋겠다. 설령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좋지 않아도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지금까지 북한을 주적으로 알고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지금으로선 정상회담이 잘되길 바랄 뿐이다.” 

 

“조금씩 양보해서 무조건 통일로 가자” 

 

이기석(83·무직)

 

“우리가 외세에 의해 분열되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나. 나는 무조건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달 전만 해도 어렵다고 봤는데, 통일이 갑자기 가까이 온 것 같다.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고 흐뭇하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상회담을 해 본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를 계승했기 때문에 해내리라 믿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 6·25전쟁을 겪어봤기 때문에 전쟁이 얼마나 처참하고 피해가 큰지 안다. 우리 입장만 고집하면 안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더라도 무조건 통일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정부가 남북대화의 ‘운전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아주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남북이 갈등 없이 통일되면 좋겠고, (북한과의 관계를 둘러싼) 남남 갈등도 해소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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