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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 ICE 단속 감시하다 피살된 니콜 굿은 세 아이 엄마

by 무궁화9719 2026. 2. 1.

이틀만에 400만 조회... 트럼프 저격한 신곡에 달린 댓글들

[하성태의 사이드뷰]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미니애폴리스의 거리'가 보여준 연대의 힘

26.01.30 16:51최종업데이트26.01.30 16:51
"미네소타 주민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니 눈물이 나네요.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의 이름을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캘리포니아에 계신 키스 포터(또 다른 ICE 단속 희생자)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저희에게 힘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미네소타여, 굳건히 서기를."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이 심금을 울린다. 전 세계인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분노하고, 공감하며, 연대 중이다. 미국 노장 록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노래의 주인공이다. 그가 미국 미니애폴리스 사태를 근심하며 공개한 <미니애폴리스의 거리>(Streets of Minneapolis)에 대한 반응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미니애폴리스의 거리>는 최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사망한 미국인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를 추모하는 곡이다(기자주- 미국 애리조나주 국경 지대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지난 30대 미국인 여성 르네 굿(7일)과 30대 미국인 알렉스 프레티(24일)가 사살됐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두 번째 희생자가 사망한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곡을 쓰기 시작해 다음날인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노래를 공개했다. 영미 언론 중심으로 화제를 모았고, 급기야 29일(현지시각) 아이튠즈 17개국 1위에 올랐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신곡 'Streets of Minneapolis'Sony Music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누구인가. 1980년대 < Born in the U.S.A. >라는 곡으로 미국을 휩쓸며 대중적으로 미국 록 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중년 이상의 영화 팬들이라면 톰 행크스, 덴젤 워싱턴 주연의 <필라델피아> 속 아카데미 주제가상 수상곡인 <스트리츠 오브 필라델피아>로도 친숙하겠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브루스 스프링스틴을 '보스'라 칭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미 대통령 자유 훈장 수여 자리에서였다. 빌 게이츠, 마이클 조던이 공동 수상자였다.

그 로커가 줄기차게 트럼프와 싸우던 와중에 보다 못해 신곡을 내놓은 것이다. 이른바 미니애폴리스 사태에 대한 미국인이자 아티스트로서 내놓은 투쟁과 연대의 일환이다.

미국 '보스'가 내놓은 저항시에 쏟아진 전 세계 반응
 

자비가 있어야 할 곳에
피 묻은 발자국이 남았고
눈으로 뒤덮인 거리에
죽은 채 남겨진 두 사람
알렉스 프레티와 르네 굿(...)

오, 우리의 미니애폴리스여, 나는 너의 목소리를 듣네
핏빛 안개 속에서 울부짖네
우리가 죽은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리라
미니애폴리스의 거리에서

- <미니애폴리스의 거리> 중-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현지는 말할 것도 없다. 미 전역을 넘어 남미와 유럽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이 거장이 보내는 진심과 희망의 목소리에 감사 어린 화답을 보내는 중이다.

단 이틀 만에 유튜브에서 400만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4만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전 세계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중 앞서 소개한 댓글처럼 피해 당사자들이 겪는 생생한 공포도 유튜브를 통해 공유되는 중이다.

또 다른 댓글 하나를 소개해 볼까.

미니애폴리스 외곽의 한 교외 지역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어제 한 학생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는데, 그 학생은 집에 숨어 지내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게 물어봤습니다. 그는 아동보호국(DHS) 직원들이 집에 찾아와 겪은 일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런 어리석은 짓으로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트라우마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분노합니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니 저 자신과 학생들, 그리고 우리 주를 위한 희망이 생겼습니다. 여러분의 모든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거짓을 계속해서 폭로하고 이 억압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저는 그 학생과 그의 가족이 정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여 정당한 보상을 받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정부의 행위는 정말 잘못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학생의 이메일을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 증거로 제출할 생각입니다.


참담한 진실을 이겨내는 증언들이 실시간으로 목격되는 순간이다. 곡 자체가 직설적인 동시에 마음을 울리는 저항시라 할 만하다. 물론, 이를 애써 무시하며 적반하장으로 대응한 이들도 존재한다. 다름 아닌 트럼프 정부다.

쏟아진 희망과 연대의 고백들

20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르네 니콜 굿의 추모 공간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꽃과 피켓이 놓여 있다.연합뉴스


"사실과 무관한 의견과 부정확한 정보가 담긴 노래엔 관심이 없다."

<미니애폴리스의 거리>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자 백악관 대변인이 나섰다. 29일 미 백악관 애비게일 잭슨 대변인은 위와 같은 논평과 함께 "언론은 민주당이 행정부와 협력하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기로 한 방식을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시와 조롱은 일관적이었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지속해온 노장 로커에 대해 트럼프는 "한물간 로커"란 조롱을 일삼아왔다. 하지만 그에 아랑곳 할 '보스'가 아니었다. 지난 1월 중순 뉴저지 공연에서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르네 굿을 추모하는 헌정곡을 부르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예술의 힘은 세다. 그 중 음악이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겠다. 노장이자 '보스'인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미니애폴리스의 거리>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미니애폴리스의 참상을 알리는 중이다. 예술과 음악의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9·11 테러 때도, 이라크 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한다. 이 '보스'의 노래를 통해 치유 받았다는 고백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어쩌면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최근 행보야말로 미국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의 명징한 반영이자 그에 대한 현실적이며 절절한 응수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어느 미니애폴리스 주민이 <미니애폴리스의 거리> 유튜브 댓글에 단 감사 인사가 이를 확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저는 미니애폴리스에 살고 있는데, 말 그대로 이 모든 사건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제는 하루종일, 매일 이런 일들을 접하고 있습니다. 저는 보훈처에서 일하면서 (사망한) 알렉스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시위와 추모 행사에 참여했고,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쇼핑을 하다가 이민세관집행국(ICE)에 제지당하기도 했습니다. 폭발음도 들었고, 아이들의 비명과 울음소리도 들었습니다! 체포되어 구타당하는 친구들도 알고 있습니다. 연방 건물은 우리 집에서 1.6km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있고, 우리 모두에게 이 모든 일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도 현실입니다. 저는 이라크 라마디에서 싸웠지만, 이번 일은 훨씬 더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와 제가 읽은 댓글들을 통해, 이 작은 중서부 방직 공업 도시가 훨씬 더 크고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브루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우리와 연대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브루스의 말이 맞습니다. 이곳은 바로 "우리의 미니애폴리스"입니다! 우리 모두의 미니애폴리스입니다!!!

미 ICE 단속 감시하다 피살된 니콜 굿은 세 아이 엄마

임병선 에디터aljajira@daum.net성대 신문방송학과 석사 수료, 1990년 7월 1일 서울신문 입사, 2023년 12월 31일 정년퇴직다른 기사 보기
 
  • 국제
  • 입력 2026.01.09 09:00
  • 수정 2026.01.10 09:28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홀로 아들 돌보던 37세
미니애폴리스 ICE 요원 검문 피하려다 총격 사망
생명 위협 느낄 상황 아닌데 요원 세 차례 방아쇠
트럼프 행정부 "ICE 스토킹하던 국내 테러리스트"
유족 돕는 모금에 15시간 만에 50만 달러 모여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살해된 곳에서 1.6km
지난해 9월 조지아 한국 근로자 끌고 갔던 ICE
전쟁 같은 상태로 내몰고 무고한 생명 희생 시켜

 

미네소타주 미니에폴리스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활동을 감시하다 총격에 스러진 러네이 니콜 굿은 여섯 살 아들을 홀로 키우던 싱글맘이었다.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을 받고 숨져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촉발시킨 여성은 세 아이를 둔 서른일곱 살 싱글맘 러네이 니콜 굿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지난해 9월 조지아주 공장 건설 현장에 들이닥쳐 한국 근로자들을 마구잡이로 끌고가 형편 없는 시설에 구금하는 등 인권을 유린했던 ICE가 이번에는 자신들의 단속 활동을 감시하던 백인 여성에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굿은 수상 경력이 있는 시인이며, 취미로 기타 연주를 즐겼다. 미니애폴리스로 이사 온 지 얼마 안된 상태였다. 시 지도자들은 그녀가 ICE가 법률을 어기는지 감시하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법률 감시인(Legal Observer)은 시민단체 소속으로 활동하며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불법 행위가 있는지 감시하는 활동가를 가리키며 미국에서는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녀를 "자생적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하지만 아래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거짓된 주장으로 들통났다. 주요 도시들에서 많은 이들이 "러네이를 위한 정의"란 팻말을 들고 ICE의 지나친 불법 이민자 단속 활동을 규탄하고 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경찰국은 8일 성명을 통해 연방 요원들의 총격 때문에 베네수엘라 불법 이민자 색출에 항의하던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이 부상 당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지만, 신원도 공개되지 않았고, 정확한 상태도 알려지지 않았다. 국토안보부(DHS)는 세관 및 국경순찰대(CBP) 요원들이 총격에 연루됐다고 전했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지난 6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단속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2000여명의 ICE 요원들이 이 도시에 도착해 단속을 벌였고, 이에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7일 오전 9시 30분쯤, 4명의 ICE 요원들이 두 대의 차량에 탄 채 주행하던 중, 포틀랜드 애버뉴의 33번 거리와 34번 거리 사이의 도로를 막고 있는 혼다 파일럿 차량을 발견했다. 

https://youtu.be/N5j0lkQiVEw

운전석에 굿이 앉아 있었다. ICE 요원들이 다가가며 차에서 내리라고 말하며 차 문을 열려고 하자 그녀는 차량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이려 하다 후진해 벗어나려 했다. 한 요원이 정면에서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도주가 여의치 않자 굿은 차량을 앞으로 몰아 촬영하던 요원을 칠 것처럼 하게 됐고, 해당 요원은 권총을 꺼내 달아나는 차량 앞쪽 창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영상에는 두 차례 총성이 울리는데 현지 언론은 세 차례 총격이 가해졌다고 보도하는 곳도 있다.

 

직후 차량은 나아가더니 곧 다른 차량을 들이박고 멈춘다. 차량 옆에서 비명을 지르던 다른 여성이 연기를 내뿜는 굿의 차량 쪽으로 달려가지만, 요원들은 달려가 그녀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뒤돌아 자신들의 차량으로 걸어간다. 총격을 가한 ICE 요원 조나단 로스는 권총을 집어넣으며 느릿느릿 걸어간다. 

 

그녀의 어머니 도나 갱거는 지역 일간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 인터뷰를 통해 딸이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 "공포에 질렸을 것"이라면서 딸이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친절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그녀는 매우 자비로웠다"면서 "그녀는 평생 사람들을 돌봐왔다. 그녀는 사랑이 많고, 용서하며, 다정했다. 그녀는 놀라운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아버지 팀 갱거는 워싱턴 포스트(WP)에 "딸은 좋은 삶을 살았지만 힘든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굿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5만 달러(약 7280만 원)를 목표로 시작됐는데 15시간 만에 50만 달러 이상 모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굿의 인스타그램 포스트에는 자신을 "시인이자 작가, 아내이자 엄마"라고 묘사하며 "미니애폴리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출신으로 지난해 캔자스시티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그녀가 두 번째 남편 팀 맥클린과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맥클린과는 2023년 사별했고, 혼자서 여섯 살 아들을 돌보고 있었다. 

 

부친은 이름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그녀가 첫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하나, 딸 하나 있었다는 사실을 매체에 털어놓았다. 남편이 양육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굿은 활동가는 아니었으며, 젊었을 때 청소년 선교로 북아일랜드에 다녀온 적이 있는 헌신적인 기독교인이라고 부친은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그녀는 전에 치과 보조원과 신용조합에서 일했으나, 최근 몇 년은 전업주부로 지내왔다.

 

굿은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올드 도미니언 대학에서 창작 글쓰기를 공부했으며, 2020년 '태아 돼지 해부법에 관하여'란 작품으로 미국 시인 아카데미의 학부생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이 대학의 예술 및 문학대학에서 영어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매체들에 인용됐지만 지금은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프로필에는 "글을 쓰거나 읽거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때는 영화, 마라톤을 즐기고 딸과 두 아들과 함께 지저분한 예술을 만든다"고 전했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러네이 니콜 굿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텍사스주 피닉스에서도 추모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다니엘 로블레스 소셜미디어 캡처 
 

브라이언 햄필 올드 도미니언 대학 총장은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우리 나라에서 두려움과 폭력이 안타깝게도 일상이 된 또 하나의 명확한 사례"라고 개탄했다. "러네이의 삶이 우리를 하나로 묶는 자유, 사랑, 평화를 상기시켜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 지도자들은 굿이 미니애폴리스 남부에서 ICE 급습 현장을 찾아 경찰과 보안군을 법률적으로 감시하는 자원봉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들의 목표는 침착함을 유지하고, 부정행위를 억제하며, 법적 권리가 존중되도록 돕는 것이다.

 

굿의 어머니는 딸이 ICE 요원들에게 항의하는 집회나 시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에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을 포함한 백악관 관계자들은 굿이 단순히 감시만 한 것이 아니라 경찰관들의 업무에 간섭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굿이 하루 종일 "요원들의 일을 스토킹하고 방해했다"며 차로 "그들을 막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놈 장관은 취재진에게 굿이 "차량을 무기화"했고, "요원들을 살해하거나 신체적 상해를 입히려는 시도로 경찰관 한 명을 치려 했다, 이는 국내 테러 행위"라고 말했다. 그녀는 ICE 요원이 생명에 위협을 느껴 "방어 사격을 가했다"고 옹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루스 소셜에 "운전하는 여성이 매우 무질서하고 방해하며 저항했다"면서 그녀를 "전문 선동가"라고 부르며 "폭력적이고, 고의적이며, 잔인하게" ICE 요원을 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굿을 쏜 요원이 무모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직접 영상을 봤다. 모두에게 직접 말하고 싶다. 말도 안 된다"면서 "이건 누군가를 죽게 만든 무모한 권력 사용"이라고 단언했다.

 

굿은 살해 현장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그녀가 스러진 현장은 2020년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살해돼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시위를 촉발시킨 장소에서 1.6km 떨어진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러닝 메이트였던 팀 월즈가 주지사로 일하는 미네소타에 연방 보안군을 파견해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을 벌여 긴장을 고조시켜왔다. 미국 언론은 지지율 급락에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초조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단속을 핑계로 미네소타주와 의도적으로 충돌하고 있다고 분석해 왔다.  

차 문 열려 해 벗어나려는 여성에 ‘탕’…미국 이민단속국 과잉대응 파문

시민 수천명 “살인자는 거리서 떠나라” 시위

정유경기자
  • 수정 2026-01-08 22:59
  • 등록 2026-01-08 19:56
  •  
7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주의 주도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진 여성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니애폴리스/AP연합 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하 이민단속국) 요원이 30대 여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는 2020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가 시작된 도시로, 경찰이 짓눌러 조지 플로이드의 숨이 끊긴 곳과 2㎞도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벌어졌다.
 
미 국토안보부는 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숨진 여성이 단속 요원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차로 들이받으려 해 “테러”에 맞서 “방어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총에 맞은 여성이) 폭력적이고 악의적으로 요원들을 덮쳤다”며 요원들의 정당방위에 힘을 실었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도 “자초한 비극”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미네소타에서 소말리아계 미국 시민권자들이 연방 복지 프로그램을 횡령하는 사기를 쳤다며, 이 지역에 이민단속 요원 2천명을 투입한 바 있다.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경찰은 ‘정당방위’라는 국토안보부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연방정부의 테러 주장은 “헛소리”이고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이민단속 요원이 무모하게 무력을 써 인명 피해를 냈다”고 비난했다. 사망 순간이 찍힌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과잉 대응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영상 속 여성이 모는 차량은 눈길에 멈춰 선 차량 사이를 비스듬히 가로막고 운전석 창문을 내린 채 서 있다. 이민단속 요원이 접근해 문을 열려 하자 여성은 운전대를 돌리며 차량을 움직였다.
 
다른 요원이 운전석을 향해 총을 쏜다. 사망한 백인 여성은 미국 시민권자로, 15·12·6살 세 자녀를 둔 러네이 니콜 굿(37)으로 밝혀졌다. 조시 캠벨 전 연방수사국 요원은 영상을 분석하며 “총성이 울리기 전, 차량의 앞바퀴 방향은 (요원들이 없는) 오른쪽으로 돌았다. (운전자는) 이 장소를 벗어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을 목격했다는 주민 유진 벤틀리는 시엔엔(CNN)에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소리치며 근처에 이민단속국 요원이 있다고 알리는 행동을 했고, 이에 한 요원이 나와 해당 차량 번호판을 영상으로 찍었는데, 이후 총격이 이어졌다며 “그럴 필요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에 숨진 러네이 니콜 굿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미니애폴리스/AFP 연합뉴스
 
총격 사고 장소 인근 교차로에는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들며 시위로 번졌다. 사람들은 ‘살인자는 우리 거리에서 떠나라’ 등 손팻말을 들고 이민단속국을 규탄했다. 인파는 이날 한때 수천명 넘게 불어났으며, 밤샘 집회로까지 이어졌다. 집회는 추모 분위기 속에 찬송가를 부르는 등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연방법원 앞 등 미니애폴리스 시내 곳곳에서 시위가 열렸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시작된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됐던 과거를 돌아볼 때 이번 시위도 다시 전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프라이 시장은 이민단속국을 규탄하면서도 시민들을 향해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 대응할 구실을 찾고 있다. 미끼를 주지 말라”고 주문했다. 아직 소요 사태로 번질 조짐은 없으나,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만약에 대비해 미네소타 주경찰에 비상대기를 요청해둔 상태다. 미니애폴리스 공립학교들은 8~9일 휴교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인 진보 인사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공공연한 살인”이자 “목숨을 구하려 도망치는 여성의 머리를 쏜 잔혹 범죄”라며 규탄했다. 일리노이주 민주당 의원들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사임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 이민단속국 사무실 앞에서 이민 단속 반대 시위가 열렸고, 뉴올리언스, 마이애미, 뉴욕 등 다른 도시에서도 집회가 예고됐다.
 
7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단속 요원의 총에 맞아 러네이 니콜 굿이 숨진 장소에 임시 추모비가 놓여 있다. 미니애폴리스/EPA 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한 시민이 이민단속국 반대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미니애폴리스/EPA 연합뉴스

정유경 기자 edge@hani.c

[포토] "트럼프도, 군대도 필요 없다"…총격 사망에 거리로 나온 시민들

김혜윤 기자2026. 1. 9. 11:36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포틀랜드 애비뉴 34번가 인근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 쏜 총격으로 숨진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 공간에 8일(현지시각) 피해자를 추모하고 이민세관단속국을 규탄하는 손팻말이 붙어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뉴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30대 여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자 주 전역과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렬 및 트럼프 정부 규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각) 미니애폴리스 남부 포틀랜드 애비뉴 34번가 인근에 러네이 니콜 굿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굿이 총에 맞은 차량이 멈춰 선 자리에는 촛불과 꽃, 호루라기가 놓였다. 시민들은 “트럼프도, 군대도 필요 없다. 트윈 시티(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지역)는 권력의 부츠를 핥지 않는다” 라고 외쳤고, 굿을 쏜 요원에 대한 기소를 촉구했다. 미니애폴리스 북동부에 살고 있는 칼리 모르포드는 “같은 미네소타 주민들이 총에 맞아 죽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나 혼자 나온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오면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미네소타 현지 언론이 전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8일(현지시각) 한 시민이 피해자를 추모하는 꽃을 놓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26 페더럴 플라자에서 미니애폴리스 이민세관단속국 총격 사망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석한 한 시민이 손팻말과 하얀 장미 옆에 서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이민세관단속국이 있는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연방 청사 들머리에서 연방 요원들이 경계를 서 있는 동안 한 시위 참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시위대는 백악관이 이민세관단속국 총격에 사망한 여성을 ‘국내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자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세인트폴/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연방 청사 들머리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요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FP 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8일(현지시각) 시민들이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뉴스

 

연방 요원들이 8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 연방 청사 앞에 모인 시위대를 진압하려 하고 있다. 미네소타/EPA 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8일(현지시각) 시민들이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FP 연합뉴스

 

이민세관단속국이 있는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연방 청사 들머리에서 8일(현지시각) 한 시민이 이민세관단속국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미니애폴리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서 이민단속 요원 총격에 여성 사망

단속 피하려는 차량 안의 여성에게 사격
국토안보부, “방어 사격”…여성이 차량 충돌 시도
시 당국, 국토안보부가 “헛소리” 주장

정의길기자
  • 수정 2026-01-08 08:54
  • 등록 2026-01-0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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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이민세관단속국의 총격으로 여성이 숨진 사건 현장에 7일 희생자의 피가 아직 남아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추모의 꽃을 남기고 지나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불법 이민자 단속을 놓고 대치가 격화 중인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단속을 피하려던 30대 여성을 총으로 쏴 사망케 했다.
 
7일 미니애폴리스 일대에서 2천여명의 요원들이 투입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이 진행되던 중에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 차량 안에 있던 37세 여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국토안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숨진 여성이 단속 요원들을 차로 들이받으려 해서, 그 요원이 자신과 주변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방어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토안보부는 숨진 여성의 행위가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경찰은 국토안보부의 이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국토안보부의 설명이 "헛소리"라며 “이민관세단속국 요원이 무모하게 무력을 사용해 인명 피해를 냈다"라고 주장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도 "해당 여성이 법 집행 요원의 조사 또는 활동의 표적이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며 해당 여성이 자신의 차량으로 사건 현장의 길을 막았을뿐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와 시엔엔 등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당시 현장의 여러 영상을 분석하면, 국토안보부 해명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이런 영상들을 보면, 숨진 여성의 차량이 단속 요원 쪽으로 돌진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하려고 하는데 단속 요원이 총격을 가했다. 숨진 여성이 찬 타량은 도로를 부분적으로 막고 서있다가 단속 트럭이 가자오자 멈춰섰다. 이민세관단속국 요원 2명이 트럭에서 내려 차량에 접근해 “차에서 나오라”고 고함치며 문 손잡이를 잡아당기자, 이 차량은 요원들을 피하려는듯이 도로를 빠져나가려 했다. 이 때 차량 앞에 있던 요원이 뒤로 물러나면서 권총을 빼 들고, 차량에 다가서서 사격했다.
 
앞서, 토드 라이언스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직무대행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미네소타주에서 이 기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단속 작전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미네소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말리아 이민자들이 복지 수령 불법사기를 친 곳이라며 최근 격렬히 비난해왔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최근 이 복지 수령 사기 사건으로 주지사 3선 출마를 포기하는 선언을 했다.
 
미니애폴리스는 지난 2020년 경찰의 과도한 법 집행으로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흑인에 대한 경찰의 편파적인 법집행 및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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