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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식 (평화란 무엇인가)

'낮은 곳을 향한' 새 교황 레오 14세…첫인사는 "평화"

by 무궁화9719 2025. 4. 26.

'낮은 곳을 향한' 새 교황 레오 14세…첫인사는 "평화"

 
  • 국제
  • 입력 2025.05.09 10:40
  • 수정 2025.05.09 11:04

267대 교황에 미국인 프레보스트 추기경
페루 빈민가서 오랜 사목 활동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 각별
교회 '개혁과 통합' 이끌 인물
트럼프 "미국인 교황 정말 영광"
이재명 "고통받는 이웃의 방파제 되시길"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제267대 교황인 레오 14세는 8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로지아(발코니)에서 교황으로서 군중들을 향해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 이렇게 첫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첫인사였다"며 "대화와 만남을 통해 늘 평화롭게 하나의 백성이 될 수 있게 하는 다리를 건설하자"라고 당부했다.

 

새 교황 레오 14세가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25. 05. 08 [UPI=연합뉴스]

 

267대 교황에 프레보스트 추기경
콘클라베 이틀째 4번 만에 선출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일주일 후인 지난달 28일 장례미사를 치른 뒤 7일 바티칸에선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이 참가한 가운데 콘클라베가 진행됐으며, 이틀째이자 네 번째 투표 만에 새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을 선출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1955년생인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다. 교리교사로 활동한 프랑스·이탈리아 혈통 아버지를 따라 성당을 다니면서 복사로 활동했다. 어머니는 스페인계 도서관 직원이었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신학교에 들어간 그는 교황청립 안젤리쿰 대학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따고 198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첫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의 약력. 2025. 05. 09 연합뉴스

 

페루 빈민가서 오랜 사목 활동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 각별

 

2001년부터 12년간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장으로 활동하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에 따라 2014년 페루 북서부 치클라요 교구로 파견돼 빈민가에서 오랜 기간 사목활동을 했다. 2015년 이를 위해 페루 시민권을 따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빈자와 이주민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관심이 각별하다.

 

'낮은 곳을 향한' 레오 14세의 자세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지난달 당시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자신의 SNS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주자 추방정책에 대한 비판 논평을 공유한 뒤 이를 옹호하고자 JD 밴스 부통령이 들고나온 가톨릭 교리 해석에 "틀렸다"라고 반박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듬해인 2014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평화와 위로 그리고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교회 '개혁과 통합' 이끌 인물
뉴욕타임스 "균형 잡힌 중도파"

 

이런 그를 2023년 바티칸으로 불러 추기경으로 임명한 사람도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주교 선출 등 인사를 총괄하는 요직인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맡았고, 2022년에는 주교부 위원에 여성 3명 추가와 평신도 역할 확대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 개혁 작업을 돕기도 했다.

 

이렇듯 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개혁적이면서도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에 BBC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정책을 이어가면서도 교회 내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며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선출과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용적 의제를 이어갈 교황과 보수적 교리의 길로 돌아갈 교황을 놓고 실랑이하다가 '균형 잡힌 중도파'가 대안이 됐다고 전했다. 캐슬린 스패로스 커밍스 미국 노트르담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스타일 그대로"라며 "사목적 열정, 경영 경험, 글로벌 비전까지 교황의 자질을 모두 갖췄다"라고 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월 1일 앨라배마주 터스컬루사에 있는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졸업식 축사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는 학생들이 소속된 대학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자신의 정책에 따르지 않는 대학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2025.5.1. AP 연합뉴스

 

세계 정상들 축하 메시지 잇따라
트럼프 "미국인 교황, 정말 영광"

 

세계 각국 정상의 축하 메시지도 잇따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로 영광"이라며 "아주 흥분되는 일이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고 썼다. 2000년이 넘는 가톨릭 역사에서 미국인이 교황으로 선출된 일은 처음이다.

 

축하 메시지나 성명을 낸 정상 중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유럽연합(EU) 지도부,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로 경북지역 방문에 나선 9일 경북 경주시의 한 문방구를 방문해 가게 상인과 악수하고 있다. 2025.5.9 연합뉴스

 

이재명 "고통받는 이웃 지키는 방파제 되시길"
"역대 교황들 처럼 한반도 평화 큰 역할 기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9일 페북 글에서 "이웃에 대한 사랑과 사회 정의에 대한 헌신으로 한결같은 사목활동을 펼쳐온 레오 14세 교황의 선출을 모든 가톨릭 신자와 함께 축하드린다"면서 "앞으로 교황님과 함께 교회가 전쟁과 분열이 있는 곳에 평화와 화해의 길을 내고, 고통받는 이웃을 지키는 진정한 관용과 용기의 든든한 방파제가 되길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역대 교황님들은 모두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고, 남북 화해와 전쟁 종식을 위한 활동에 애써주셨다. 새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에 큰 역할을 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의 탄생 소식이 전해진 8일 시카고 대교구의 '거룩한 이름 대성당'에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다. 2025. 05. 08 [EPA=연합뉴스]

 

고향 시카고, 기쁨에 휩싸여
2년 후 교황 방한 기대감도

 

레오 14세 교황의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놀라움과 기쁨에 휩싸였다. 시카고 대교구의 '거룩한 이름 대성당'(Holy Name Cathedral)에선 낮 미사 도중 교황 선출 소식이 전해지자 축하 종소리가 울렸다. 현장학습 중이던 가톨릭 학교 학생들은 "교황 만세"라며 환호했다.

 

레오 14세의 방한 얘기도 벌써 나온다. 2년 후인 2027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세계청년대회((WYD)의 개최지가 서울이어서다. 그렇게 되면, 레오 10세는 요한 바오로 2세(1984년, 1989년)와 프란치스코(2014년)에 이어 방한하는 역대 3번째 교황이 된다.

[포토] 새 교황 레오 14세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김태형기자
  • 수정 2025-05-09 10:28
  • 등록 2025-05-09 10:25
새로 선출된 교황 레오 14세, 미국 출신 추기경 로버트 프레보스트가 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카톨릭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 4차 투표만에 이탈리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설치된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교황을 뽑는 선거인단은 8일 저녁6시(현지시각)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맡고 있는 미국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했다.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뒤 17일 만이다. 새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며 광장에 모여있던 카톨린 신자들에게 평화의 메시지,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외치며 첫 인사를 건넸다. 교황청은 곧 새 교황의 공식 취임식 날짜를 발표할 예정이다.
 
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며 바티칸에서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카톨릭 신자들이 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바티칸에서 새 교황 레오 14세가 발표된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새 교황 레오 14세가 선출된 8일(현지시각) 추기경들이 이탈리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교황 레오 14세가 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카톨릭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카톨릭 신자들이 8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 멕시코시티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에서 한 신자가 새 교황의 사진을 찍고 있다. 멕시코시티/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미 뉴욕의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서 한 신도가 기도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케냐 나이로비 인쇄소에 교황 레오 14세 사진이 전면에 배치된 신문이 놓여 있다. 나이로비/로이터 연합뉴스
 
새로 선출된 교황 레오 14세, 미국 추기경 로버트 프레보스트가 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카톨릭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첫 美출신 교황, 레오 14세 누구?…페루 빈민가서 20년 사목

"교회 내 보수·개혁파 사이 균형 잡을 수 있는 인물"

제267대 교황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연합뉴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이다. 그는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지만, 사제 서품 이후 페루 시민권을 얻고 빈민가에서 20년 넘게 사목활동을 해왔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개혁파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분류되지만, 신학적으로는 중도적 성향으로 알려져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시카고에서 프랑스·이탈리아계 교리교사였던 아버지와 스페인계 도서관 직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성당 복사로 활동하며 교회와 가까운 환경에서 자랐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입회한 뒤 교황청립 안젤리쿰 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82년 로마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신학 외에도 그는 펜실베이니아주의 빌라노바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이후 남미 페루 북서부의 추루카나스 교구에서 10년간 사목했다. 2001년부터는 12년간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직을 맡으며 국제적인 교회 운영 경험을 쌓았다.
 
프란치스코 당시 교황은 2014년 그를 페루 치클라요 교구의 주교로 임명했고, 2023년에는 바티칸으로 불러 추기경 서임과 함께 교황청 라틴아메리카 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주교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주교부 장관에 임명했다. 레오 14세는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5개 언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267대 교황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연합뉴스

온건한 성품과 가난한 이웃에 대한 헌신은 전임 교황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0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교는 자신만의 왕국에 머무는 작은 왕자가 되어선 안 된다"며 "사람들에게 다가가 함께 걷고,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교 선출 심사기구에 여성 위원을 추가하는 등 교황청 개혁에도 적극 참여한 인물로 꼽힌다.
 
과거 가톨릭 교회에서는 미국 출신 교황의 선출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레오 14세는 유력한 교황 후보로는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페루 등 남미를 거점으로 활동한 점, 국제적인 경험에 더해 그의 온화한 성품 등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BBC는 그에 대해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 평가하며 "단 4번의 투표로 선출됐다는 점은 추기경단이 그 가능성에 공감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한편 레오 14세는 2027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될 경우, 그는 역대 세 번째로 한국을 찾는 교황이자, 교황의 네 번째 방한이 된다.

전임 교황이 피했던 붉은 제의…레오 14세 행보의 세 가지 시그널

이영민 기자2025. 5. 9. 11:52

노동권 옹호한 레오 13세 이름 따… 미국 출신 불구 이탈리아어 연설
붉은색 장식 올린 교황복, '새로운 교황' 시사…"모든 이에게 평화를"

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새 교황이 8일(현지시간) 첫 미국인 출신으로 제267대 교황에 선출된 뒤 즉위 명 '레오 14세'로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의 발코니에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어떤 교황이 될지 보여주는 세 가지 단서를 제시했다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첫 번째 단서는 그가 선택한 즉위명이다. 교황들은 즉위명을 선택할 때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기에 교황의 차기 행보를 암시하는 중요한 시그널로 읽힌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명은 부를 거부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돌봤던 12~13세기 이탈리아의 수도자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서 따왔다.
 
레오 14세 교황은 1878년부터 1903년까지 재임한 256대 교황 레오 13세의 이름을 선택했다. 레오 13세는 재임 기간 대부분을 노동자의 권리 옹호에 쏟았으며 공정한 임금, 안전한 근무조건, 노동조합 가입권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예수회 주석가 토마스 리스 목사는 로이터에 "새 교황이 레오 14세라는 이름을 선택함으로써 교회의 사회 교육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두 번째 단서는 그가 선택한 언어와 단어다. 미국 출신인 그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에게 한 첫 연설에서 영어가 아닌 교황청 언어인 이탈리아어로 말했다. 페루에서 함께 지낸 공동체에 인사를 건네기 위해 잠시 스페인어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미국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첫 연설 일성은 "모든 이에게 평화를"이었다. 로이터는 그의 첫 메시지가 "가톨릭 신자들에게 축복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갈등으로 갈라진 세상에 평화를 기원하는 즉각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무장해제된 평화"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종식을 기도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던 3월3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기원 묵주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AP=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은 연설에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용감한 목소리가 아직도 우리 귀에 들린다"며 "제가 몇 주 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했던 것과 똑같은 축복을 드려도 되겠냐"고 군중에게 허락을 구했다. 이어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니 악은 이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손안에 있다"라는 전임 교황의 마지막 연설 일부 내용을 반복해서 말했다.
 
세 번째 단서는 그의 옷차림이다. 그는 교황을 상징하는 흰색 수단 위에 전통적인 붉은색 장식을 올린 교황복을 입었다.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된 첫날을 포함해 임기 내내 모든 장식을 거부했던 프란치스코 교황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로이터는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통을 따르지만, 자신이 새롭고 다른 교황임을 시사했다"고 해석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이었으며, 지난달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계자를 뽑는 콘클라베 둘째날인 8일 전 세계 추기경들에 의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미국 출신 최초 교황이지만, 페루 빈민가에서 20년 동안 사목활동을 해 페루 시민권도 얻었다.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활동하며 일부 사회 문제에 진보적 입장을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중도·온건 성향으로 알려졌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사상 첫 교황 배출한 美, 놀람·환호…"시카고 출신 자랑스러워"

김난영 기자2025. 5. 9. 14:14

"딥디시 피자로 성체" 온라인에 농담도 퍼져

[바티칸=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강복의 발코니'에서 연설하고 있다. 새 교황의 즉위명은 '레오 14세'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2025.05.09.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선출되며 미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고향인 시카고의 명물 딥디시 피자가 성체(성찬용 빵)가 되리라는 농담도 나온다.
 
시카고 세인트 트리뷰스 교구 소속 윌리엄 리고 목사는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좋은 사람을 뽑았다"라고 평가했다. 미시간에서 신학대에 다니던 시절 레오 14세를 알았다는 그는 "내 급우가 선출됐다"라고 기뻐했다.
 
교황 선출 결과 발표를 들으러 바티칸시티를 방문한 시카고 출신 대학생 콜 세라볼로는 CBS에 "시카고와 시카고 시민의 문화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라며 "내가 시카고 시민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이날 X(구 트위터)에 "시카고에 신의 은총을, 레오 14세에게 은총을"이라고 썼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역사적 순간"이라고 환영을 표했다.
 
열광적인 분위기는 스포츠계로도 번지고 있다. 시카고 현지 프로야구팀인 시카고컵스와 화이트삭스가 서로 교황이 그들 구단의 팬이라며 신경전에 나선 것이다.
 
화이트삭스는 전광판에 "헤이 시카고, 그(교황)는 삭스 팬이다"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X 계정에 게시했고, 컵스도 "헤이 시카고, 그는 컵스 팬"이라는 문구를 전광판에 띄운 사진을 올렸다.
 
일부 네티즌은 SNS에 시카고 딥디시 피자 사진을 올린 뒤 "신임 교황이 미사에서 성체를 나누는 모습"이라고 농담하거나, "시카고 교황이 이탈리아인에게 피자를 자르는 적절한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환영의 분위기는 시카고를 넘어 미국 전역에서 감지된다. 애틀랜타 출신 이벤트 플래너인 앨릭스 프리먼은 NYT에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나왔다는 사실은 새롭고 신선하다"라고 밝혔다.
 
샌안토니오 출신 보험 전문가 대니엘 찰스는 "미국 출신 추기경이 (교황 후보로) 나섰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라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교황 선출을 보러 바티칸시티를 찾은 뉴욕 출신 베티 델리토는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에 신의 은총을"이라고 기쁨을 표했다.
 
레오 14세는 1955년 시카고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냈다. 본명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로,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페루에서 장기간 사목 활동을 해 페루 시민권도 보유했다. 중도 온건파로 알려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왕국에 앉아있는 어린왕자 돼선 안돼”…페루 빈민가의 성자

이진구 기자2025. 5. 9. 15:09 

새 교황 ‘레오 14세’는 누구?
미국 출신이지만 페루 빈민-이주민과 20년을 함께
온건하지만 단호한 카리스마…프란치스코 개혁 이어갈 듯
“균형잡힌 중도…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 놓을 인물” 평가

 

8일(현지 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
로 대성당 중앙 ‘강복의 발코니’에서 인사하고 있다. 새 교황의 즉위명은 ‘레오 14세’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2025.05.09. 바티칸=AP/뉴시스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이 말씀은 하느님의 양 떼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주신 착한 목자이며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하신 첫 번째 인사였습니다.”
 
8일(현지 시간) 선출된 교황 레오 14세는 이날 전 세계에 보내는 첫 강복(降福) 메세지에서 ‘평화’를 앞세웠다. 그는 “이는 무기를 내려놓은 평화,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라며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악은 결코 지배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바티칸 안팎에서는 교황이 첫 강복 메시지에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전 인류의 염원인 ‘평화’를 앞세움으로써 교황청이 앞으로 맡을 역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본다. 왜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지 않던 그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참가한 추기경들의 선택을 받게 됐는지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온건하지만 단호한 카리스마
 
콘클라베를 앞두고 각종 언론에 오르는 유력 교황 후보는 대체로 직위와 성품, 대중적인 이미지 등이 고려되는 면이 많다. 하지만 추기경들은 이런 기준으로 표를 던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가톨릭계 등에 따르면 드러내고 말하지는 않지만 콘클라베 참가하는 추기경들이 중요하게 보는 자질이 세 가지 정도 있다. △선교적·신앙적으로 존경받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 각국 정상과 함께 세계 무대에 나설 수 있는 정치력을 가졌는지 △가톨릭교회와 바티칸 앞에 닥친 위기를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지 등이다. 특히 뒤 두 가지 자질을 바티칸에서는 ‘타이어를 걷어차야 할 때를 아는 자질’로 부른다고 한다.
 
그동안 언론 등 대중매체에 유력한 교황 후보로 꼽히지 않은 그가 새 교황으로 선출된 데는 추기경들의 이런 내부적인 기준에 가장 부합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과거보다 추기경 수와 분포 대륙이 다양해 콘클라베가 오래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단 네 번째 투표 만에 일찌감치 새 교황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온건하지만 확고한 판단력과 탁월한 업무 능력, 단호한 카리스마를 지닌 그를 대부분 추기경이 평소 높게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 낮은 곳에 임한 ‘페루의 프란치스코’
 
미국 출신이지만 페루에서 20여 년이 넘게 사목 활동한 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빈민과 이주민 등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 ‘페루의 프란치스코’로 불린다. 주교가 돼서도 늘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했는데 “주교는 자신의 왕국에 앉아 있는 어린 왕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유럽의 시각에서 볼 때 ‘미국식 오만함’이라는 이미지가 없다는 것은 그가 선출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초강대국에서 교황까지 배출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 존재하는 교황청 내부에서 이런 이미지는 그가 새 교황에 선출되는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그는 지난 2월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미 부통령이 ‘오르도 아모리스(Ordo Amoris·사랑의 순서)’라는 가톨릭 개념을 빌려 “그리스도교는 우선 가족을 사랑하고, 그다음 이웃, 공동체, 같은 나라 사람들, 그다음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가르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하자 이를 비판했다. X(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JD 밴스는 틀렸다. 예수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을 위한 우리의 사랑에 순서를 매기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한 것.
 
며칠 후 프란치스코 교황도 미국 주교단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은 가장 소외되고 가장 가난한 자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나와 가까운 데에서부터 동심원처럼 확장되는 사랑은 그리스도교적이지 않습니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 교회 분열 속 ‘개혁 이어갈 중도파’ 선택
 
레오14세 교황은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추기경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그를 추기경에 서임하며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주교부는 전 세계 주교 선출 등의 인사를 총괄하는 교황청 내 핵심 부서. 주교부 장관은 주교 후보를 검증하고 교황에게 주교 선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조언하는 책임을 맡고 있어, 교황청은 물론 전 세계 가톨릭 고위직과 인맥을 쌓기에 가장 좋은 자리로 알려졌다.
 
여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임이 더해져 일각에서는 그가 재임한 2년간의 주교부 앞에 ‘초강력’이란 수식어를 붙여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신학적으로는 온건 중도 성향이지만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은 대체로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교부 장관 시절 그는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처음으로 여성을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여러 이념 진영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용적 의제를 이어갈 교황과 보수적 교리로 돌아갈 교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균형 잡힌 중도파’가 대안으로 지지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교회의 분열을 화합으로 이끌 교황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트럼프, 美출신 새 교황 선출되자 "나라에 큰 영광, 만나길 고대"

김형구2025. 5. 9. 03: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군인 어머니 축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새 교황에 미국 출신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ㆍ레오 14세)이 선출되자 “이 나라에 큰 영광”이라며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조금 전 교황으로 선출된 프레보스트 추기경께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며 “그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흥분되는 일이고 우리 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며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게 되기를 고대한다. 매우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인 출신 첫 교황 선출에 미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태어난 시카고 시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신학생 시절부터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알고 지냈다는 시카고 투리비우스 성당의 윌리엄 레고 신부는 “좋은 사람이 선출됐다. 그(새 교황)는 항상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NYT에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전 세계 애도 속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 엄수…영면하소서

신소영기자
  • 수정 2025-04-26 21:55
  • 등록 2025-04-26 19:02
26일 오전(현지시각)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대성당 파비스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서 교황의 관이 이동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부활절에 88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한국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미사는 교황의 목관을 성 베드로 성전에서 야외 제단으로 운구하며 시작했다. 장례 미사는 레 추기경이 주례하고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과 주교, 사제들이 공동으로 집전했다. 신자들은 미사 후 “즉시 성인으로!”(Santo Subito!)를 외쳤다.
 
이번 장례식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따라 삼중관 대신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소박한 목관 하나만 사용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을 장지로 택했다.
 
장례 미사에 앞서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일반 조문에는 약 25만명이 성 베드로 성전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세계 정상들도 참석해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오전 7시 35분 뇌졸중과 심부전으로 선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14일부터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폐렴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 지난달 23일 퇴원했다. 교황은 선종 전날인 2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야외 미사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로, 1969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빈민 사목을 하며 가난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축구를 즐겼다. 교황의 이름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이들의 벗’으로 알려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인’에게서 따왔다. 서민적인 소탈한 모습으로 많은 신자가 따랐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을 지낼 당시 일상적으로 버스를 타고 다녔고, 대주교 관저 대신 작은 아파트에서 살며 직접 음식을 해 먹는 등 청빈한 삶을 살았다.
 
26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신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서 신자들이 휴대폰으로 장례식을 촬영하고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수녀들이 26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왼쪽부터)브리짓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알렉산더 스텁 핀란드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 등 세계 각국의 정상 등이 장례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복음서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위에 놓여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각)아크라 가나의 성령 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촛불과 함께 놓인 프란치스코 교황 초상화. 바티칸/AP 연합뉴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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