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쟁계획 유출' 파문 일파만파… 후티 타격 시간 등 기밀도 공유
박지영2025. 3. 27. 00:20
타격 시간·무기·전투기 기종 등 언급"
적에게 누설됐다면 조종사 위험했다"
"심각한 일 아냐" 트럼프 해명도 역풍

전쟁계획을 민간 채팅방에서 논의하다 유출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해당 채팅방에 실수로 초대됐던 언론인이 대화 전문을 공개했는데, 국방장관이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 타격 시간 등을 언급하는 등 군사 기밀이 적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각한 일이 아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해명도 역풍을 맞았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시사 주간지 애틀랜틱은 제프리 골드버그 애틀랜틱 편집장이 확인한 미국 외교안보라인의 대화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지난 15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민간 메신저 '시그널'에 후티 반군 공습 관련 사항을 논의하는 채팅방을 개설했다. 이 과정에서 골드버그 편집장이 실수로 초대됐고, 그는 외교안보라인의 실수로 민간인인 자신에게 군사 관련 내용이 공유됐다고 24일 폭로했다.
메신저에선 전투기의 출격 시간 등 군사 기밀로 간주될 수 있는 사안이 줄곧 언급됐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오후 12시 15분에 F-18 전투기가 첫 타격을 위해 출격'하고, 오후 1시 45분에 F-18의 타격, 공격용 드론 출격 등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2시 10분 2차 타격을 위한 F-18의 출격' '오후 2시15분 목표물에 대한 드론 공격'도 공유했다. "오후 3시36분 F-18에 의한 2차 공격과 해상에서의 토마호크 미사일 첫 발사가 이뤄진다"고도 전했다.
채팅방에 기밀 사항은 올리지 않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날 해명에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은 심각하지 않다"며 골드버그 편집장을 초대한 왈츠 보좌관을 옹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공격 시간과 공격수단에 대해 언급한 것은 문제"라며 "내용이 누설 됐다면 후티 반군들이 도피하거나, 반격으로 조종사들이 위험에 빠질 뻔했다"고 비판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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