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합뉴스

'손 王자'도 그의 작품? '尹 비선 의혹' 건진법사의 정체는

by 무궁화9719 2024. 12. 8.

'손 王자'도 그의 작품? '尹 비선 의혹' 건진법사의 정체는

입력 2024.12.22 07:00

일광조계종 소속 무속인 건진법사
尹 선거캠프서 인재영입 관여 의혹
민원청탁 등 각종 이권 개입 정황도
이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

이미지 확대보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2022년 대선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다시 호명됐다.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무속인은 당시 대선을 앞두고 역술인 '천공'과 함께 윤 대통령 부부의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받았다. 윤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각종 이권·인사에 개입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당선 후 대통령 부부에게 내쳐졌다고 알려지면서 세간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그렇게 잊힌 전씨가 최근 2년여 만에 다시 소환됐다. 윤 대통령 내외의 '선거 공천 개입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지난달 건진법사를 언급하면서부터다. 또 검찰은 지역 정치인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7일 전씨를 체포했다.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기각됐으나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도 유튜브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천공과 달리, 2년여 동안 사실상 잊히다가 검찰 수사로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전씨의 정체를 들여다봤다.

일광조계종 소속 무속인

전씨는 '일광조계종' 소속 승려로 충북 충주 일광사를 본산으로 두고 혜우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 혜우스님이 창종한 일광조계종은 대한불교조계종과는 무관한 종파로, 불교와는 거리가 먼 무속 관련 종파로 알려져 있다. 일광조계종은 지난 2018년 9월 충주 중앙탑공원에서 '수륙대재 및 국태민안 등불축제'를 개최하며 가죽을 벗긴 소 사체를 제물로 올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씨의 존재가 세상에 처음 드러난 건 2021년 10월쯤부터다.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이 시기 "전씨가 윤 후보자, 김 여사 부부와 매우 가깝게 지내고 선거 캠프에서 활동 중"이라는 제보를 받고 충주 일광사로 향했다. 그곳에서 혜우스님은 "전씨는 신내림을 받고 나한테서 자랐다"면서 "전씨에게 윤석열을 지키라 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전씨는 당시 김 여사, 대선 캠프 등에 대해서 "모른다"고 함구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건진법사와 윤석열 대통령. 세계일보 유튜브 캡처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전씨가 윤석열 대선 캠프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추가로 발견됐다. 2022년 1월 세계일보는 전씨가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하부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인재 영입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전씨는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부터 대권 도전을 결심하도록 도왔으며, 자신을 과거 왕에게 자문하는 직책인 '국사'와 같은 역할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지인에게 소개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선대본부에 합류하기 전 서울 역삼동 지하철 9호선 언주역 인근 한 단독주택 2층에 법당을 차리고 신점, 누름굿(신내림을 막는 굿) 등 무속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장은 컸다. 보도가 나오자 윤 대통령은 "우리 당 관계자한테 그분 소개받아서 인사한 적은 있는데, 스님으로 전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며 수습했다. 국민의힘도 전씨에 대해 "무속인이 아니며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과거 TV토론에서 손에 '왕(王) 자'를 쓰고 출연한 데 대한 논란 및 천공과의 관계 등이 재조명되면서 윤 대통령을 향한 '무속 꼬리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일보 측은 같은 날 추가 보도로 '전씨는 무속인이 아니다'라는 국민의힘 주장도 반박했다.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전씨는 선거 캠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월 1일 전씨는 윤 후보의 팔을 붙잡은 채 본부 내 팀도 차례로 호명하여 사진 촬영을 재촉하는 등 친근감을 표시하며 선대위 관계자들을 지휘했다. 직원들은 물론 김형준 네트워크본부 수석부위원장에게도 거리낌없이 대했다. 결국 첫 보도 후 이튿날, 선대본 산하 '네트워크본부'는 해체됐다.

 

"尹 손바닥 왕(王) 자, 건진법사 작품"

이미지 확대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2021년 10월, TV 토론회 도중 윤 대통령의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王)' 자가 그려진 장면이 포착되며 무속 논란이 일었다. MBN 유튜브 캡처

 

전씨 관련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씨의 처남 김모(54)씨와 전씨의 딸(38)도 선대위 업무에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TV토론에 나올 때 손바닥에 적은 '왕(王) 자'도 전씨가 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는 세계일보의 보도가 나오기 일주일 전 조선일보 칼럼을 통해 "윤석열 캠프에 J도사가 있는데 손바닥의 王 자도 이 도사 작품"이라며 "J도사는 가끔 면접도 보는데, 어떤 면접에서 '당신은 의리가 있는 관상이니까 윤 후보를 도와도 되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조 교수는 "J도사와 전씨가 동일인물"이라고 한 언론에 밝혔다.

 

전씨와 김 여사가 친분 관계로 판단된다는 내용도 추가로 확인됐다. 김의겸 당시 열린민주당 의원은 전씨와 스승 혜우스님이 2015년 김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주관 행사에 참석한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며 "전씨가 최소한 7년 전부터 김건희씨와 잘 아는 사이였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전씨의 코바나컨텐츠 고문 직함 명함이 공개되기도 했다. 전씨는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췄다.

 

한동안 잠잠하던 전씨는 윤 대통령 당선 이후인 같은 해 8월 다시금 언론에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이 전모(62)씨로부터 민원을 청탁받은 것으로 알려진 고위공무원에 대해 진상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또 전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인연을 과시하며 이권에 개입하려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대기업들에 "윤 대통령 부부와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전씨가 윤 대통령 내외로부터 사실상 절연당했다고 알려지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없어졌다.

다시 등장한 건진법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이미지 확대보기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린 19일 전성배씨의 법당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단독주택. 연합뉴스

 

2024년 11월 전씨는 2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엔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에 엮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사태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는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명태균 덕분이 아니라 건진법사 때문'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며 분노했다. 김 전 의원의 공천에 전씨가 영향력을 끼쳤다는 주장이 명씨의 입을 통해 전해진 것이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이달 17일, 전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에 출마하려는 복수의 후보자에게서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배우 배용준씨의 투자 참여 사실을 앞세워 '욘사마 코인'으로 불렸던 스캠 코인(사기 가상화폐)인 '퀸비 코인'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전씨의 혐의점을 포착했다고 한다.

 

전씨는 윤 대통령 최측근 의원으로 분류되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을 내세워 공천 장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그러나 '전씨가 자신의 이름을 팔고 다녔던 것 같다'며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후보자가 당선에 실패하면 돈을 돌려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법은 19일 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피의자가 금원(금전)을 받은 날짜, 금액, 방법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며 전씨에 대한 검찰의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법사(法師)] [‘지리산 도사’ 명태균 이어 이번엔 건진법사 체포] ....

뚝섬 2024. 12. 19. 13:46
 

[법사(法師)]

[‘지리산 도사’ 명태균 이어 이번엔 건진법사 체포]

[건진·명태균·천공 같은 인물들이 정권 주변에]

 

법사(法師)

 

석가모니 부처의 생전 제자 중에 유마힐이라는 부유한 상인이 있었다. 유마힐은 부처를 따라 탈속하지 않았지만 재가(在家) 제자로 지내며 승려를 후원하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했다. 어느 날 문수보살이 그에게 “어떻게 하면 불도에 통달할 수 있는가” 물었다. 유마힐은 “도가 아닌 길을 가더라도 그것에 구애되거나 빠져들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들이 기피하는 유곽과 노름방까지 찾아갔다. 유혹을 경계하며 밑바닥 사람들을 돕고 부처의 자비를 설법했다. 불가에서는 유마힐을 오늘날 법사(法師)의 원형으로 본다.

 

▶법사는 승려와 신도를 모두 아우르는 용어로 오래 쓰였다. 아무나 얻을 수 있는 호칭이 아니었다. 절 내에선 스님을 대상으로 불법(佛法)을 가르치는 학식 있는 스님이란 뜻이었고, 속세에선 해박한 불교 지식으로 포교하는 이를 뜻했다. 오늘날에도 종단이 시행하는 자격증 시험을 통과해야만 재가 법사가 될 수 있다. 태고종은 재가 법사를 승려의 일종으로 보지만 조계종은 포교사로 한정하고 스님을 보좌해 일반 신도를 가르치게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법사가 남자 무속인이란 의미로 쓰이고 있다. 무속인들이 굿을 하며 각종 경문을 읽는 것조차 불교를 흉내 내 독경(讀經)이라고 한다. 이런 경문이 중국 송나라 때 도교 경전인 ‘옥추경’을 비롯해 수십 종에 이른다. 조선 중기 허균이 쓴 소설 ‘장산인전’에 ‘옥추경을 수만번 읽어 통달한 뒤 귀신을 부리고 요괴를 물리치는 신통력을 얻었다’고 서술된 걸 보면 그 뿌리도 깊다.

 

▶일명 ‘건진 법사’ 전모씨가 불법 정치 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됐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다면서 자신을 국사(國師)가 될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다녔다는 보도도 있었다. 전씨는 일광조계종 소속이라 하는데 정식 불교 종파가 아니다. 일광조계종은 몇 해 전 제사상에 가죽 벗긴 소를 올린 적도 있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 가르침과 거리가 먼 무속 의식이다.

 

▶종교인은 근대 이전엔 최고의 지식인이었다. 학식 있는 법사 중에도 경전과 계율, 불교 논문에 두루 조예가 깊으면 삼장(三藏)법사라 했다. 서기 7세기 인도를 다녀와 대당서역기를 쓴 당나라 고승 현장이 대표적인 삼장법사다. 국사도 그런 호칭 중 하나다. 고려 시대 백성의 존경을 받았던 지눌과 의천은 입적 후 왕실에서 보조국사와 대각국사 시호를 받았다. 어느 불교 종단도 소속 법사에게 굿을 하거나 점을 치게 하는 경우는 없다. 불교와 상관도 없는 무속이 활개 치는 일은 그만 보고 싶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4-12-19)-

_______________

 

‘지리산 도사’ 명태균 이어 이번엔 건진법사 체포

 

어느 정권이든 임기 후반 무렵이면 ‘게이트’가 열리곤 했다. 김현철 게이트, 최규선 게이트, 박연차 게이트, 최순실 게이트 등 게이트의 주인공은 달라도 대통령과의 친분을 악용해 부당한 잇속을 챙기다 정권에 치명타를 안기는 구조는 같았다. 윤석열 정부에선 법사와 도사들이 비리 의혹의 주역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도사와 얘기하기 좋아하는 영적인” 김건희 여사의 비선으로 지목된 이들이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했던 ‘건진법사’ 전성배 씨(64)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2018년 경북 영천시장 선거 출마자에게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한 기도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다. 김 여사 전시기획사의 고문 명함을 들고 다녔고, 대통령의 입당 전 외곽 단체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캠프 산하 조직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다 무속인 논란이 불거지자 조직이 해산됐으나 막후에선 역할을 했다고 한다. 법사가 이권을 챙긴다는 의혹이 정권 초기부터 나왔으나 경찰은 “풍문만으론 수사할 수 없다”고 했었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54)도 ‘지리산 도사’로 불린다. 김 여사와는 ‘영적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졌다고 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청와대 가면 죽는다’고 조언한 사람이다. 유튜브 방송에 나와선 “김 여사가 처음 만났을 때 ‘우리 오빠 당선되느냐’고 물어봤고, ‘대선이 3월 9일이라 당선된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꽃이 피어야 당선되는데 3월 9일이면 꽃이 피기 전이라는 것이다.

 

건진법사와 명도사는 천공과 함께 대통령 부부의 ‘3대 비선’으로 꼽히는데 이들 간 비선 경쟁도 치열했다. 명도사는 “(김영선 전 의원이) 건진법사가 공천 줬다더라. … 나를 쫓아내려고”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공천받은 게 건진법사 덕분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며 화낸 것이다. 또 “천공 같은 사람은 우리가 볼 때는 어린애”라고도 했다. 도사와 법사가 구속되고 체포되자 천공은 18일 윤 대통령에 대해 “지금은 실패한 게 아니다” “희생이 되더라도 국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검찰은 명 씨의 ‘황금폰’에 이어 전 씨의 ‘법사폰’까지 확보해 분석 중이다. 황금폰은 명 씨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각종 선거가 있었던 시기에 사용한 폰이고, 법사폰엔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이권 개입 의혹을 규명할 단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 부부와의 통화 녹음도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게이트가 열리면 계엄 못지않은 ‘험한 것’들이 튀어나올 수 있다. 전문가의 조언과 민심엔 귀 닫은 채 자신의 미래도 내다보지 못한 삿된 도인들에게 휘둘렸으니 전근대적 리더의 행로가 편할 리 없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4-12-19)-

______________

 

건진·명태균·천공 같은 인물들이 정권 주변에 

‘건진법사’ 전성배씨(왼쪽)가 2022년 1월 1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네트워크본부를 방문한 당시 윤석열 후보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는 모습. 검찰은 전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이력과 정체가 불분명한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 주변에서 활동하며 각종 이권·공천에 관여하거나 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건진 법사’로 알려진 전모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출마 희망자들에게 1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라고 한다.

 

전씨는 윤석열 대선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고,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대선 도전을 조언했고 스스로 국사(國師)가 될 인물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윤 후보를 안내하며 등과 어깨에 손을 얹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후엔 전씨와 교류가 없었다고 했지만 전씨가 공천·이권에 개입한다는 의혹은 계속돼 왔다.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명태균씨가 “건진 법사가 공천 줬다더라”고 말한 통화 녹취록도 공개됐다.

 

역술인 천공을 두고도 무속 논란이 컸다. 윤 대통령이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대선 토론회에 나온 것이 그의 조언에 따른 것이란 주장 때문이었다.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에 관여하고, 외교와 국정에도 개입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천공의 관저 방문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 부부 주변에 있으니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정치 브로커 명씨와도 수시로 통화하거나 만났다. 윤 대통령은 당직도 공직도 없는 명씨에게 공천 관련 대화를 나누며 “(공천) 좀 해주라 그랬는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고 했다. 김 여사는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명씨는 “총리를 천거했고 대선 단일화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내가 감옥 가면 한 달 안에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협박도 했다. 그래도 대통령실은 제대로 해명을 못 했다.

 

이뿐 아니다. 김 여사는 목사라며 접근한 친북 인사와 만나 명품 가방을 받았다. 인터넷 매체 기자와 통화한 7시간 녹취 내용이 그대로 보도됐다. 이 기자를 사무실로 초청해 손금을 봐주고 민망한 얘기를 주고받은 영상도 공개됐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팬클럽 인사에게 보냈고 대통령 대외비 일정도 외부로 유출됐다. 대통령 부부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자랑하듯 보여주는 유튜버와 평론가 등도 많다. 비상식적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24-12-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