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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식 (평화란 무엇인가)

이스라엘의 팔-이 전쟁 은폐 속 드러나는 충격적 진실

by 무궁화9719 2023. 12. 4.

이스라엘의 팔-이 전쟁 은폐 속 드러나는 충격적 진실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11/21 [15:04]
 
1. “이스라엘은 자국민도 학살했다”

최근 전직 이스라엘군의 ‘내부 고발’을 통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주민을 구분하지 않고 학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월 20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매체 크래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의 노프 에레즈 예비역 대령은 팔-이 전쟁이 발발한 10월 7일,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 주민들과 이스라엘 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했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군의 헬리콥터와 탱크 조종사들이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사이 장벽 주변과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주민들을 구분하지 않고 학살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매체 예디오트 아로노스가 입수해 11월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아파치 헬기 조종사들에게는 “울타리 구역에서 보이는 모든 것을 쏴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0월 7일 키부츠 음악 축제에서 헬리콥터로 자국 민간인을 무차별 폭격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이 포로를 하마스에 넘기지 않기 위해 자국민마저 학살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주민뿐만 아니라, 자국민마저 학살하는 전쟁범죄를 저질러왔다는 얘기가 된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키부츠 음악 축제 행사장에서 먼저 이스라엘 주민을 무차별 학살했다며 가자 지구에서의 무차별 학살을 정당화하려 시도해왔다.

논란이 번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음악 축제에서 (먼저) 끔찍한 학살을 저지른 것은 하마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출신 인사의 내부 고발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혹은 점점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20일 가자 지구 보건 당국은 1만 3,300여 명이 넘는 가자 지구 주민들이 희생됐고, 건물 붕괴 등으로 확인이 어려워 실제 희생자는 더욱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에 의해 살해당한 이스라엘인을 기존 1,400여 명에서 1,200명으로 축소해 정정하는 등 석연찮은 움직임을 보였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대응은 하아레츠 등 이스라엘 매체가 ‘이스라엘 당국이 하마스에 의한 이스라엘 희생자’의 수를 조작했다고 한 보도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11월 20일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약 6천 명의 팔레스타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위한 대이스라엘 국제 제재와 나아가 가자 지구에 대한 인종 말살과 전범 행위에 대한 국제전범재판소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2. 가자 지구 병원 지하 땅굴…‘하마스 군사용 땅굴’ 아닌 듯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의 최대 규모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에서 하마스가 군사용으로 쓰는 지하 땅굴을 발견했다며 무차별 폭격을 정당화한 것과 관련해 ‘가짜뉴스’ 논란도 번지고 있다. 

11월 17일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에서 촬영했다는 길이 55미터, 깊이 10미터에 이르는 땅굴 영상을 공개했다. 이틀 뒤인 11월 19일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알시파 병원 아래에서 하마스가 군사용으로 쓰는 땅굴의 갱도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을 무차별 폭격하는 등 비인도적 전쟁범죄를 벌이고 있다는 규탄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영상과 성명을 통해 ‘알시파 병원은 하마스의 군사 거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알시파 병원에 있는 창고 아래 구역에서 로켓 추진 수류탄, 폭발물,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수많은 무기가 실린 차량 등이 발견됐다는 것이 이스라엘군의 주장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지하에 군사용 땅굴을 파서 지휘 본부로 운영하고 있다며 무차별 폭격을 정당화하려 했고, 미국도 이를 지지해 왔다.

대다수 서구 언론은 앞다퉈 이스라엘군을 인용해 ‘알시파 병원에서의 하마스 군사용 땅굴 발견’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스라엘군의 주장을 반박하는 보도가 나오긴 했다.

11월 12일 영국 BBC에 따르면 마르완 아부 알시파 병원 외과과장은 병원 지하에 하마스 (군사) 지휘소가 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 “병원에는 단 한 명의 전투원도 없다”라고 증언했다.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스라엘의 주장이 가짜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군사 분석가 조란 쿠소바치 씨는 11월 20일 알자지라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군사용 땅굴이라며 공개한 영상이 사실은 서로 다른 두 개의 땅굴 영상을 붙여 만든 것이라며 ‘조작설’을 제기했다. 또 쿠소바치 씨는 이스라엘군의 영상에 나오는 땅굴은 주변을 시끄럽게 하는 토목 공학 기술이 반영된 것인데, 비밀리에 땅굴을 만들어온 하마스의 공사 방식과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CNN 등 외신은 알시파 병원의 땅굴 갱도를 방문했지만, 이 땅굴이 하마스의 군사 지휘 본부로 이어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서구 언론도 해당 땅굴이 하마스의 군사용 땅굴이 맞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에도 군사용 땅굴을 파놨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알자지라는 검증을 통해 하마드 빈 칼리파 재활 및 보철 병원 아래에 하마스의 땅굴이 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이 거짓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위성사진과 기록 사진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터널 입구라고 주장한 해치는 실제로 절단 환자를 위한 치료 수영장에 물을 채우고 땅에 물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는 저수지 체계의 일부였으며 (주민들의) 비상 수원”이라고 짚었다.

애초 가자 지구에 있는 수많은 지하 땅굴은 수십 년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봉쇄와 무차별 폭격을 피해 가자 지구 민간인들의 생필품이 오가는 통로로 만들어졌다. 땅굴의 본래 용도가 군사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알자지라는 이에 관해 가자 지구의 지하 땅굴이 하마스가 결성되기 전인 1980년대부터 건설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가자 물자차단·지상공격은 전쟁범죄·국제법 위반"

 
  • 입력 2023.10.18 10:05
  • 수정 2023.10.19 01:54

이스라엘 출신 국제법학자 고든 퀸메리대 교수
전장도 군사기지도 아닌 민간인 거주지역
민간인 대피 경고는 학살 책임 전가용에 불과
국제법이 ‘정의의 도구’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

18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의 프랑스대사관 앞에 대학생과 주민 들이 몰려와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슷한 시각 테헤란 주재 영국대사관 앞에서도 수백 명이 모여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2023.10.18 .AFP 연합뉴스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침공을 감행할 것이라는 추측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 대규모 지상공격은 실행될 수 있을까? 가자지구에 대한 전기, 물, 식품 등의 물자 반입을 차단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공격이 국제법적으로는 어떻게 해석될까.

 

국제법학자 니브 고든 “명백한 전쟁범죄요 국제법 위반”

 

이스라엘 출신의 국제법학자로 영국의 중동학회 부회장이기도 한 런던 퀸메리대학 국제법 및 인권 전문 니브 고든(58) 교수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은 말할 것도 없이 전쟁범죄이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물자 반입 금지 및 지상공격 역시 명백한 전쟁범죄요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대학에서 17년간 근무한 뒤 런던으로 간 고든 교수는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서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은 유엔 가맹국이 무력공격을 당할 경우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유엔 헌장 제51조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는 전장도 군사기지도 아닌, 200만 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고, 그곳을 침공할 경우 그들 민간인 다수가 살상당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은 북쪽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란까지 말려드는 대규모 전쟁으로 확전될 우려가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뉴욕대학교 학생들이 17일(현지시간) 밤 뉴욕에 있는 워싱턴광장 바닥 타일에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는 글씨를 쓰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일관되게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 대학가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2023.10.18. AFP 연합뉴스
 

고든 교수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물, 전기, 식품, 연료 등의 공급을 차단한 것도 “전쟁범죄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런 조치에 대해 침묵하거나 비판의 소리를 높이지 않는 서방 정치 지도자들의 차별적인 태도를, 대상에 따라 모순된 언행을 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또 하마스의 공격을 이스라엘에 대한 ‘9.11 사태’로 간주하며 보복을 정당화하려는 시각에 대해, 9.11사태 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강행한 ‘보복’조치가 아무 실익도 없이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준 결과를 상기시키면서 도대체 무엇을 위해? 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가자지구 민간인 대피 경고는 학살 책임전가용

 

고든 교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계획은 70여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난민으로 쫓아낸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대파국 때의 민족정화(인종청소)를 상기시킨다며, 가자지구 북쪽 사람들 110만명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이스라엘의 경고는 건물 옥상에 폭탄을 설치하고 “10분 이내에 건물을 떠나라”고 경고한 뒤 “경고했으니까 헙법”이라는 논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우리는 모든 민간인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하도록 권고했다”고 주장함으로써 “남아 있는 사람은 모두 인간 방패”라며 살해 가능한 존재로 간주해 버리고, 그것은 이스라엘의 문제가 아니라 하마스의 문제라며 대량학살의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그런 논법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비인간화’이며, 그것은 치명적인 폭력의 정통화, 정당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17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투바스에서 가자지구 병원 참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 알아흘리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로 최소 500명이 숨진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2023.10.18.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법이 ‘정의의 도구’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

 

국제법이 필요하기는 하나, 국제법이 정의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한 것이라는 고든 교수의 말도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국제법이 반드시 ‘정의의 도구’는 아니며 종종 ‘무서운 범죄를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거 한반도 침략과 강점을 이직도 ‘당시 국제법적으로는 합법’이었다며 정당화하고 있는 일본 우익들의 논법을 떠올리게 한다.

18일 <아사히신문>이 실은 니브 고든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 전문을 번역해서 싣는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 도심의 모습.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약 3천명이 사망하고 1만2천5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2023.10.18. UPI 연합뉴스

 

가자에 대한 지상침공, 국제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될 우려

 

하마스의 이스라에 대규모 공격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충격은 중동뿐만 아니라 세계질서에 어떤 영향을 줄까.

-10월 7일에 시작된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 명백한 전쟁범죄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침입해서 민간인에게 흉악범죄를 저질렀다. 음악 축제에서는 260명을 살해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밖에도 수십 개 마을이나 도시에 침입해 민간인을 습격했다. 나도 3명의 친구를 잃었다.

 

-그러면 그런 행위의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 침공을 감행하는 것은 국제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나?

= 유엔 헌장 제51조에서는 유엔 가맹국이 무력공격을 당할 경우에만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에 들어가는 것은 자위권 행사”라 주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제는 가자는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고, 전장도 군사기지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에 들어가면 많은 민간인들이 살해당할 것이다. (레바논의 이슬람교 시아파 조직) 헤즈볼라가 대규모 로켓 공격을 가하거나 북쪽에서 지상공격을 할지도 모른다. 이란까지 끼어든 대규모 전쟁으로 발전할 우려도 있다.

 

-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물과 식품, 연료 공급을 중단했다. 하지만 구미(유럽과 미주) 국가들의 지도자들 다수는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지는 않다.

= 객관적으로 보면 그 행위는 전쟁범죄이며, 국제법 위반이다. 구미 국가들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현실적인 정치적 접근법(어프로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어떤 사람의 전쟁범죄는 비난하면서 다른 사람의 전쟁범죄는 비난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모순된 말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의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은) “이스라엘에게는 9.11(미국의 동시다발 테러)이다”라고들 하는데, 많은 의미에서 확실히 “9.11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즉 미국의 9.11 이후의 행동은 중동 정세를 바꿨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대혼란에 빠뜨리고, 거기에 미군을 주둔시켜 20년간 몇 천명이나 되는 미군이 죽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서'라는 의문이 남는다.

 

-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에 살고 있는 110만명에 대해 피난 권고를 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 (1949년의) 제네바 조약에서는 피점령지역 주민의 강제이동이 금지돼 있는데, 거기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새장(과 같은 가자지구) 속에서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가라고 했다. 물과 전기도 없는데.

 

이번 일은 1948년의 ‘나크바’(이스라엘 건국에 따라 약 70만명이나 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주변국 등에 난민으로 쫓겨난 ‘대파국’)를 상기시킨다. 민족정화(인종청소) 행위다. 가자지구 북부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 다수는 난민의 아들과 손자들일 것이다. 그들이 남쪽으로 가면 (다시는) 북쪽으로의 귀환이 허용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 하지만 가지 않고 있으면 ‘하마스의 인간방패’로 간주돼 죽임을 당하게 된다.

 

아파서 이동할 수 없는 환자도, 70~90대의 고령자도 있다. 이스라엘은 도대체 무엇을 추구하겠다는 것인가.

 

이란의 대학생과 시위대가 18일(현지시간) 새벽 테헤란 영국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병원 시설을 공습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분노했다. 2023.10.18. AFP 연합뉴스
 

- 교수님의 한 논고 중에 ‘이스라엘의 국제법 조작’이라는 말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 일례를 들자면, 이스라엘군이 어떤 건물을 폭파하려고 할 때 옥상에 폭탄을 설치하고 “10분 이내에 건물을 떠나라”고 경고를 한다. “경고했으니까 헙법”이라는 논법이다. 제네바 조약에서는 ‘예비조치’로서 연루된 민간인의 사망을 최소한으로 억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을 자신들 좋을 대로 해석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인간 방패’를 예로 설명한다. ‘인간 방패’를 사용해서 자신들을 지키는 것은 국제법상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인간 방패’를 빼앗긴 상대방(이스라엘)의 교전규정은 느슨해진다.

 

바꿔 말하면 이스라엘은 “우리는 모든 민간인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하도록 권고했다”고 주장함으로써 “남아 있는 사람은 모두 인간 방패”라며 살해 가능한 존재로 간주해 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문제가 아니라 하마스의 문제다, 라며.

거기에서 일어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비인간화’이며, 그것이 치명적인 폭력의 정통화 정당화로 연결된다.

 

- 이런 국면에서 국제사회에 요구되는 것은 무엇일까.

= 어떻게든 긴장완화를 위해 이스라엘 정부에 작용을 가하는 것이다. 또 하마스에 대해 납치한 이스라엘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이다.

 

- 국제법이 없는 것과 같은 현실상황 속에서도 국제법이 과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국제법을 포기할 수는 없잖은가. 다만 국제법이 정의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 국제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다만 나는 그것이 반드시 ‘정의의 도구’라고 생각하진 않으며, 종종 무서운 범죄를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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