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포토 스퀘어
이스라엘-하마스 추가 휴전 협상 깨져
재회한 가족의 웃음과 눈물 이어지기를

2023년 11월28일 팔레스타인 땅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조촐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목말을 탄 루바 아씨(23)가 희미하게 웃고 있다.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이날 아씨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석방했다. 같은 날 팔레스타인 쪽도 타이 국적자 2명과 함께 지난 10월7일 납치한 이스라엘 인질 10명을 풀어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일시적 교전 중단’에 합의한 뒤 이뤄진 다섯 번째 맞교환이다.


“잠재 위협이라며 무기한 갇히는 팔레스타인인 한달 2200명”



전세계를 울린 생환...가슴에 묻은 9살 딸이 살아 돌아왔다
(서울=뉴스1) 신성철 기자 | 2023-11-26 18:38 송고 | 2023-11-27 07:53 최종수정
"차라리 죽은 게 다행" 아빠의 눈물… 이스라엘 소녀 무사귀환
지난달 하마스에 납치돼 사망설… 49일 만에 아빠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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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소녀 에밀리 핸드가 49일 만에 아빠 품으로 돌아왔다. BBC 보도화면 갈무리. | |
ⓒ BBC | 관련사진보기 |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가느니 차라리 숨진 게…."
9살 딸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가 숨졌다는 얘기를 듣고 고통과 공포를 겪을 바에야 차라리 살해된 게 다행일수도 있다며 피말리는 심정을 털어놓던 아빠.
전세계를 울린 아빠의 인터뷰 속 이스라엘 소녀가 49일 만에 극적으로 아빠 품으로 돌아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BBC,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일시휴전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석방한 이스라엘 인질 13명 중에 에밀리 핸드가 포함됐다.
에밀리는 지난달 7일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비에리 키부츠에 있는 친구 집에서 잠을 자던 중 하마스에 납치됐다.
TOI는 에밀리가 2차 석방된 인질 중 한명으로 이집트 라파 국경을 거쳐 이스라엘에 도착, 그의 아버지 토머스 핸드와 재회했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에밀리의 사연은 그동안 토머스의 인터뷰 등으로 여러 차례 알려졌다.
애초 에밀리는 하마스의 기습 직후 살해됐다며 사망자 명단에 올라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뒤늦게 인질로 잡혀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지난달 말 공개됐다.
당초 딸의 사망설을 접한 토머스는 인질로 끌려가느니 차라리 고통 없이 숨진 게 다행일수도 있다며 하염없는 눈물로 비통한 심정을 털어놓으면서 전세계에 전쟁의 비극을 일깨웠다.
토머스는 지난달 11일 방송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에밀리를 찾았다. 사망했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저 '네(yes)'라고 했다. 그리고 미소 지었다"며 "왜냐하면 그게 내가 아는 가능성 중 가장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그는 "그들(하마스)이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지 안다면, 그게 죽음보다 나쁜 것"이라며 "그러니까 죽음은 축복이다. 절대적인 축복"이라고 했다.
그리고 에밀리의 장례식을 열어 앞서 몇 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옆에 묻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또 한 번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딸이 아직 살아있으며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있다는 것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참사 현장에서 에밀리의 시신이나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고, 함께 있던 친구 가족의 휴대전화가 가자지구 내에서 신호가 잡혔다고 통보했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토머스는 이달 22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머리를 굴려 이 새로운 정보를 소화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말했을 때 나는 그냥 '안돼, 안돼, 안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달 7일 CNN과의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이제 에밀리가 견뎌야 할 일이 괴롭다면서도, 딸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다시 한번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딸이 너무 걱정된다"며 "어떤 환경에서 지내고 있을지…끔찍한 상상"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출신인 토머스는 약 30년 전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인질로 잡혀있는 동안 에밀리는 지난 17일 생일을 맞았고 9살이 됐다. 납치 50일째인 25일 돌아오게 된 에밀리는 늦게나마 아빠와 함께 생일을 축하할 수 있게 됐다.
토머스는 "에밀리가 돌아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BBC에 "힘들고 복잡한 심경의 50일이 지나고, 이 감정을 표현할 만한 말을 찾을 수 없다"며 에밀리의 구출에 도움을 주고 그동안 가족들을 위로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밀리를 다시 안아 행복하지만, 동시에 아직 돌아오지 못한 모든 인질을 기억한다며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49일 만에 포성 멈춘 가자지구, 집으로 향하는 피난민들
등록 2023-11-24 19:00수정 2023-11-25 02:30
이스라엘-하마스 ‘나흘간 짧게 불안한 평화’


휴전 중재 카타르 외무부 발표…휴전과 함께 이스라엘 인질 13명 석방


가족 시신 찾으러 귀향하는 가자 난민에 발포한 이스라엘..."말 뿐인 휴전"
“가족 시신·부서진 집이라도 보고파”
일시휴전 소식에 가자 피란민들 북부로
이 군, 북향 난민에 총격...사망 소식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일시 휴전에 들어간 24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임시 거처에 머물던 한 팔레스타인 피란민 여성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를 안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일시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귀향에 나섰다. 두고 온 가족들의 시신을 수습하거나 떠나온 집의 잔해라도 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스라엘군이 임시휴전 중임에도 이들에게 총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목격담이 나오고 있다.
24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목격자들을 인용해 휴전 이후 가자 북부로 돌아가려는 피란민들에게 이스라엘군이 총을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시작 전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남부로 피란을 온 가자 주민들의 북향을 금지했다.
그러나 북부에 고향 집, 친지와 가족들의 시신을 두고 온 일부 피란민은 휴전 소식에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가자 중부 데이르 알 발라 난민 수용소에 머물던 북부 주민 카림 알 나시르는 이날 오전 피란민 수천 명과 함께 귀향길에 올랐다. 그런데 이스라엘군이 이동행렬에 총을 쐈고, 이때 다리에 총을 맞은 알 나시르는 현재 걸을 수 없게 됐다. 알 나시르는 “이게 무슨 휴전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익명을 요구한 이집트 관리도 이스라엘 탱크가 이날 오전 가자시티 남부의 검문소에서 한 무리의 팔레스타인인들에 총격을 가해 2명이 사망했다고 NYT에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이러한 총격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이스라엘 병력이 휴전 합의 내용에 따라 “지정된 휴전선을 따라 배치돼 있다”고만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포격을 피해 가자 북부의 집을 떠나 남부로 대피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4일 일시휴전을 맞아 나귀가 끄는 달구지에 몸을 싣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이날 남부 칸유니스의 길거리는 잠시나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가방, 침구를 들고 떠나는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기자시티 출신의 작가 나이루즈 카르무트는 “(임시휴전에 들어가자) 많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집의 잔해나 두고 온 친척들을 보려고 하고 있다. 대부분 피란을 오며 연락이 끊긴 친지들의 안부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휴전 기간 도중 이스라엘군이 민간인들의 가자 북부 이동을 금지한 것은 사실상 ‘추방’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오마르 샤키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담당 국장은 NYT에 “가자 민간인 중 일부를 살던 곳에서 추방하는 건 긴급한 안보나 군사상의 이유로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된다”며 “영구적인 추방은 전쟁 범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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