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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김정은 "핵사찰 받겠다".. 이제 남은 것은 北美 담판

by 무궁화9719 2022. 9. 29.

[평화, 새로운 여정]김정은 "핵사찰 받겠다".. 이제 남은 것은 北美 담판

 조은효 입력 2018.09.19. 17:40 수정 2018.09.19. 18:21  

 

남북정상 9.19 평양공동선언
北, 전문가 참관하에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
美 '상응조치' 따라 영변 핵시설도 추가폐기
김정은, 연내 서울 답방..사실상 종전선언 추진
文대통령, 24일 트럼프 만나 北美 대화 중재할듯
 
 

남북 정상이 연내 서울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이 달린 미국 중간선거가 11월 초로 예정돼 있어 북.미 비핵화 협상 전개에 따라 이르면 10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정상들 간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다. 향후 40여일간이 북한 비핵화 진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북 이틀째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날에 이어 추가 정상회담을 한 뒤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공동 언론발표를 했다.

합의서(5조1항)에 따르면 북측은 동창리 미사일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또 미국이 이에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미국의 '상응 조치'란 종전선언을 의미한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김 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영구 폐쇄와 핵시설 사찰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는 미국의 검증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이 평양공동선언 합의서를 공개한 지 약 1시간 만인 19일 0시께(미국 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매우 흥분된다"고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회담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며 "한반도의 영구 비핵화가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또 "남북은 앞으로도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하기로 했다"며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 시점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답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남북은 10월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에 합의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 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나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서울에 모이는 '서울 종전선언'이 청와대가 그리는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다만,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북관계, 동북아지역 안보 상황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의의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방문 뒤 종전선언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합의뿐만 아니라 연내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조건 마련에 따라', 즉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했다. 오는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도 추진키로 했다.

 
남북공동선언 원본

남북 군사당국은 두 정상 임석하에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 지상과 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 등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방북 마지막날인 20일 김정은 위원장과 백두산을 방문하는 '깜짝 일정'을 공개했다.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김 위원장 “조선반도를 핵무기 없는 땅으로” 첫 육성

등록 :2018-09-19 21:26수정 :2018-09-20 00:52

 
둘쨋날 회담 뒤 선언문 서명

문 대통령 “남과 북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 합의했다” 회견

백화원영빈관서 70분 짧은 회담
10분 뒤 합의문 서명까지 신속

남북 수행원들 중간중간 큰 박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을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왼쪽 둘째)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오른쪽 둘째)이 교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매우 의미있는 성과입니다.”(문재인 대통령)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하였습니다.”(김정은 국무위원장)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19일 백화원영빈관에서 추가 남북정상회담을 연 시간은 70분이었다. 전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120분간 남북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두 정상은 합의문의 최종 서명을 백화원영빈관에서 마쳤다. 이곳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6·15 선언, 10·4 선언을 끌어낸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이날 회담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배석했다.
 
북한은 이날 평양에서 열린 두번째 정상회담을 위해서도 각별히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정상회담장이 있는 복도 끝에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때 두 정상이 판문점선언에 서명한 직후 함께 찍은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
 
회담이 끝나고 10분 남짓 지난 오전 11시23분 두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하려고 회의실로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펜을 건네받아 서명했고, 김 위원장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한테서 펜을 받아 서명을 마쳤다. 두 정상은 일어나 책상 앞으로 걸어 나와 합의문을 교환하며 악수했고, 합의문을 든 채 사진을 찍은 뒤 또 한번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은 북쪽 인사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건넸고, 김 위원장은 우리 쪽 수행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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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지대로 만들어감으로써 우리는 이제 우리의 삶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전쟁의 위협과 이념의 대결이 만들어온 특권과 부패, 반인권으로부터 벗어나 우리 사회를 온전히 국민의 나라로 복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 “(김 위원장이) 온 겨레와 세계의 여망에 부응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과 실행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지난봄 한반도에는 평화와 번영의 씨앗이 뿌려졌다. 오늘 가을의 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열매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과 북은 앞으로도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의 역할도 막중해졌다.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의 봄날에 뿌린 화합과 평화의 씨앗들이 싹트고 자라 가을과 더불어 알찬 열매가 되었다.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라고 판문점에서 썼던 글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련을 이길수록 우리의 힘은 더 커지고 강해지며 다져지고, 뭉쳐진 민족의 힘은 하나된 강대한 조국의 기틀이 될 것”이라며 “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 힘으로 자기 앞날을 똑똑히 당겨오는가를 똑똑히 보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을 약속하며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겨레의 가슴속에 쌓인 분열의 한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지금처럼 두 손을 굳게 잡고 앞장서서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 정상이 연설하는 동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송영무(국방부)·조명균(통일부)·강경화(외교부)·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등 남쪽 수행원들과 노광철 인민무력상,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쪽 지도부는 연설 중간중간에 큰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서영지 기자 yj@hani.co.k

 

트럼프, 평양공동선언에 일단 반색…2차 북-미 정상회담 파란불

등록 :2018-09-19 16:58수정 :2018-09-19 17:59

 

한밤 트위터에서 “아주 흥미롭다”며 긍정적 반응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진전에 진지한 검토 할듯
미국이 결단 내리면 폼페이오 장관 4차 방북 이후
11월 중간선거 전에 2차 북-미 회담 열릴 수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진전된 ‘비핵화 조처’에 합의함에 따라, 공은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고 검증 가능한 조처’를 요구해온 미국으로 넘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단 트위터를 통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발표했는데, 이 회담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급진전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한시간 남짓 뒤인 오후 1시(미국시각 자정)께 트위터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정은이 최종 협상에 부쳐질 핵 사찰을 허용하기로 합의했으며, (핵)실험장과 로켓 발사대를 국제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구히 해체하기로 했다. 그러는 동안 로켓 발사나 핵실험이 없을 것이다. 영웅(한국전쟁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미국으로 계속 돌아올 것이다. 또 북한과 남한은 2032년 올림픽의 공동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주 흥미롭다!”고 적었다. 자정을 넘긴 시간에 글을 올린 것으로 봐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핵 사찰”(nuclear inspections)이라는 표현을 썼다. 공동선언에 담긴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 폐기”한다는 조처를 ‘핵 사찰’로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내막은 확인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밤 트위터’는 남북 합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이기엔 아직 이르다. 하지만 그가 분위기를 띄운 만큼, 북-미 협상이 다시 궤도에 올라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북한이 핵 개발의 상징이자 핵심인 영변 핵시설에 대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이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밝힌 점이 협상에 동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과거 정부들과 달리 역사적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미국 내 여론을 설득해가며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을 만한 ‘중요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결단한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재개되고, 이르면 중간선거(11월6일) 전인 10월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

 

미국 언론에서도 긍정적 측면을 짚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발표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돌파구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동창리 미사일 시설 영구 폐기에 대해 “참관단을 허용하겠다는 게 진전이기는 하지만, 시설 해체는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이미 약속한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언급하며 상응조처를 요구한 것은 북한에 핵 신고 등 비핵화 행동을 먼저 취하라고 요구해온 미국의 입장과 거리가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처가 무엇인지를 놓고도 미국 행정부 내부는 물론 남-북-미 간에 긴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담보됐어야 할 비핵화 관련 아이템들을 테이블 위에 올림으로써 멋진 세이브를 했다”며 “하지만 최종 요구 가격이 얼마인가?”라고 적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평양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응조처에 종전선언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종전선언을 포함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검토될 수 있다”고 답했다. 북-미 간에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김 위원장의 구체적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평양공동선언] 김정은 서울 답방 땐 ‘획기적 전기’… 북미관계 본 뒤 시기 정할 듯

 

입력 : 2018-09-19 17:54 ㅣ 수정 : 2018-09-19 18:49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北지도자 첫 방한 성사될까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 명시…2000년 ‘적절한 시기’ 보다 진전
金 파격 스타일·남북관계 급물살…김정일 때보다 가능성 훨씬 높아
한국 내 보수강경층 반응이 변수

 

      

▲ 대화하는 정의용·김여정
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여정(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북 정상회담 프레스센터 대형 모니터에 잡힌 영상 촬영.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서울 답방을 공식화하면서 실제로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 6항에는 “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김 위원장도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나는 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구두로 확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서울 답방 시기를 연내로 못 박았다. 이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합의했으나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6·15 남북공동선언에는 “김 국방위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적절한 시기’로 합의한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로 명시해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 셈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 방문을 감행하고 미국 워싱턴 방문까지 거론되는 등 파격적이고 거침없는 모습을 보인 데다 남북 정상회담이 지난 5개월 사이에 3번이나 열리는 등 남북 관계도 급속히 진전되고 있어 김정일 위원장에 비해 서울 답방 가능성은 훨씬 높아 보인다. 남한 대통령은 벌써 3명이나 평양을 방문했는데, 북한 정상은 한번도 서울에 오지 않은 불비례성도 답방을 촉진하는 명분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된다면 분단 이후 북측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남측 땅(판문점 제외)을 밟는 ‘획기적 뉴스’가 된다. 답방 시기는 비핵화와 종전선언 문제 등 북미관계 진척상황과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잘되면 잘되는 대로 분위기가 좋아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답방할 가능성은 양쪽으로 다 열려 있다. 

문제는 한국 내 보수 강경층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다. 답방에 강력 반발하며 시위에 나서는 상황이 남북 정상 모두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그런 상황을 뚫고 서울에서 두 정상이 극적으로 만날 경우 남북 관계 개선은 불가역적인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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