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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아듀!

by 무궁화9719 2022. 9. 28.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아듀!

등록 :2018-02-20 16:50수정 :2018-02-20 16:59

 

머리 총감독 마지막 경기 뒤 끝내 눈물
“다시 기회 된다면 또 단일팀 맡고 싶다”
     
남북 선수들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슬프다.”
 
세라 머리(30)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총감독은 2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웨덴과의 7~8위 순위결정전(1-6패) 뒤 끝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올림픽 폐막 뒤 헤어져야 할 때 어떻게 말할지 모르겠다. 슬픈 굿바이가 될 것이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또 단일팀을 맡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북한 선수 12명이 합류하면서 35명으로 구성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올림픽 본선 여정이 끝났다. 성적은 5경기 전패(2득점 28실점)로 8위. 하지만 순위가 전부는 아니다.
 
단일팀은 거의 매경기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팬몰이를 했고, 랜디희수 그리핀은 일본전에서 올림픽 데뷔골을 터뜨렸다. 단일팀 덕분에 평창올림픽의 다른 경기는 흥행 외부효과를 누렸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단일팀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이라고 칭송했고,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출신의 앤젤라 루제로 아이오시 위원은 “단일팀은 노벨평화상감”이라고 했다.
 
경기도 연천에서 온 김학용(64)씨는 이날 “단일팀 선수들이 힘과 기술이 모자라지만 악착같이 뛴다. 단일팀 경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면 남북 교류전이라도 열었으면 좋겠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단일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날 1피리어드에서 박종아의 패스를 받은 한수진이 득점하자 일부 팬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환호했다.
 
새러 머리 총감독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마지막 경기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박철호 북한 감독.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머리 총감독은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정치적으로 결정된 단일팀을 맡았을 때는 어떻게 팀을 하나로 만들지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남북의 선수들을 똑같이 대했고,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따라주었다. 선수들이 일등공신”이라고 칭찬했다. 북한의 박철호 감독도 머리 총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팀 융합을 도왔다. 대표팀의 주전 수문장 신소정은 “단일팀의 압박감이 컸지만 북한 선수들이 함께 어울리려고 했고 잘 따라왔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총감독은 이날 이연정과 후보 골리 한도희를 투입하면서 세번째 예비 골리만 빼고 남한의 모든 선수가 올림픽 무대를 밟도록 배려했다. 북한 선수 12명 중 정수현, 려송희, 김은향, 황충금, 진옥, 김향미 등 6명은 최소 한 경기라도 출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스웨덴전에서 4분여를 뛴 북한의 김향미는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단일팀 선수들은 이제 이별을 고해야 한다. 10일 평창올림픽 개막식 때 남한의 박종아와 북한의 정수현이 성화를 들고 계단을 올랐을 때의 감동은 추억으로 남았다. 경기에 나서기 전 라커룸에서 춤추고 노래부르고, 좋은 플레이에 서로를 안아주고, 생일파티를 열거나 경포 해변을 거닐며 ‘한팀’이 됐던 일들은 영화의 소재가 될지도 모른다.
 
이날 마지막 경기에 오전 8시부터 나와 표를 구하려는 관중들은 단일팀 경기여서 평화에 대한 희망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충북 청주에서 엄마와 함께 하키경기장을 찾은 대학원생 유보름(27)씨는 “승패보다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경기를 펼치는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단일팀 선수들은 경기 뒤 링크 중앙에 모여 “하나, 둘, 셋, 팀 코리아!”를 외쳤다. 선수들한테 코리아는 하나였다. 강릉/김창금 황금비 기자 kimck@hani.co.kr

 

머리 총감독 “북한 선수들 돌아가면 울 것 같다”

등록 :2018-02-19 15:14수정 :2018-02-19 22:32

 

19일 마지막 공식 훈련 마치고 인터뷰
“선수들 언제 볼지 몰라 정말 슬프다”
 
세라 머리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총감독이 19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세라 머리(30)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총감독이 19일 관동하키센터에서 마지막 공식훈련 뒤 북한 선수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머리 총감독은 이날 훈련 뒤 기자회견에서 “정말 슬프다. 난 잘 안 우는 편인데 북한 선수단이 돌아가면 울 것 같다. 그 선수들을 계속 챙겼는데 그들이 돌아가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른다. 친선경기 등이 있으면 좋겠다. 그 선수들을 계속 돕고 싶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매우 솔직하면서도 냉정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1월초 남북 단일팀 논의가 전격적으로 진행되자 “충격적”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면서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 선수 2~3명은 기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며 현실적인 해법도 제시했다. 1월25일 북한 선수 12명이 내려오자 라커룸의 배치나 전술노트 배포 등 세심한 부분에서 북한 선수들을 배려했다. 북한 선수들의 생일파티에는 직접 참석해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 머리 총감독은 “함께 훈련한 뒤 한 주쯤 됐을 때 이미 우리는 한팀이 됐다고 느꼈다. 박 감독이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고, 나도 동의한다 말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단일팀 출전 명단을 짤 때는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편성했고, 북한의 박철호 감독과는 매우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단일팀을 빨리 안정화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선수들과 애정도 돈독해진 것으로 보인다. 머리 총감독은 “북한은 보통 (한국 스포츠의) 경쟁자였는데 경쟁 팀의 선수들을 한 팀에 넣어서 경기를 같이 뛴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머리 총감독은 훈련 뒤 박 감독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는 “우리가 언제 다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찍었다. 박 감독이 기억할 수 있도록 사진을 출력해서 줄 것”이라고 했다.
 
머리 총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20일 스웨덴과 7~8위 결정전을 벌인다. 올림픽 마지막 경기다. 이번엔 조별리그 참패(0-8)를 갚기 위해 선수들이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머리 총감독은 “스웨덴전이 끝나도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는 26일까지 그들을 계속 가르칠 것이다. 도울 수 있는 만큼 돕고 싶다”고 했다.
강릉/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신소정 끌어안은 세라 머리 감독 '소정, 수고했어'

기사입력 2018-02-20 15:02:01 | 최종수정 2018-02-20 15:02:01
 

(강릉=뉴스1) 임세영 기자 -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순위결정전(7-8) 코리아 대 스웨덴의 경기를 마치고 신소정을 끌어

                         안고 있다. 이날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 1대6으로 패했다. 2018.2.20/뉴스1 seiyu@

                        

눈물 흘리는 北 김은향

기사입력 2018-02-20 15:00:15 | 최종수정 2018-02-20 15:00:15
 

(강릉=뉴스1) 임세영 기자 -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김은향(북한, 오른쪽))이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순위결정전(7-8) 코리아 대 스웨덴의 경기를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 1대6으로 패했다. 2018.2.20/뉴스1 seiyu@

 

서로를 안아주는 南과北...다시 만나자

기사입력 2018-02-20 14:46:30 | 최종수정 2018-02-20 14:46:30
 

 

[한겨레 사설] 감동과 울림 준 단일팀, ‘평화’란 이런 것이다

등록 :2018-02-20 18:07수정 :2018-02-20 19:00

 

남북 선수들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사상 최초의 올림픽 남북 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세계인들 앞에 큰 감동을 전해주며 20일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스웨덴과의 7~8위 결정전에서 단일팀은 14일 일본전에 이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등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북쪽 황충금 선수가 남쪽 최지연 선수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관중석엔 한반도기가 나부꼈다. 선수들은 링크 중앙에 함께 둘러서 “하나 둘 셋, 팀 코리아”라는 구호를 외치며, 짧았지만 큰 울림을 준 ‘팀 코리아’ 일정을 모두 마쳤다. 돌아보면, 숨가쁜 순간의 연속이었다. 대회를 한 달 남겨두고 급작스레 단일팀이 결정돼 선수들은 당혹스러워했다. 여론도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남북 선수들은 함께 훈련하며 금세 ‘언니, 동생’이 되어 서로 돕고 감싸안았다. ‘승리’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질주하며 울고 웃었다. 여기에는 세라 머리 감독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논란 초반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며 선수들을 다독이는 한편, “선수를 고르는 건 내 권한”이라며 중심을 잡아 남북 선수들이 모두 믿고 따를 수 있게끔 했다.
 
단일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우리는 하나다’라는 외침 속에 ‘작은 통일’의 감격을 누렸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정치와 이념을 떠나 젊은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하나 되어 땀 흘리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을 수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남북 단일팀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앞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다시 만들어질지는 알 수 없다. 애초 단일팀을 제안했던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단일팀이 출전할 수 있다면 돕겠다”고 말했다. 2021년 겨울 아시아경기대회의 남북 공동개최가 성사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는지 모른다. 그러나 만일 단일팀 논의가 다시 이뤄진다면, 이번 사례를 본보기 삼아 관계 당사자들과 일찍부터 깊이 있게 논의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한 ‘팀 코리아’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들이 안긴 감동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첫 남북 공동응원전 '환상적 케미'
북 응원단 "우리는 하나, 일본전은 꼭..."

[현장 취재] 공동응원 진행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2차전... 유연해진 북측 응원단

 

18.02.12 21:03최종업데이트18.02.13 10:11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를 앞두고 북측 응원단이 경기장으로 들어오자 응원을

하던 남측의 응원단이 환호하며 반기고 있다.ⓒ 이희훈


[기사대체 : 13일 오전 12시 45분]

경기 시작 30분 전. 빨간색 모자를 쓴 북측 응원단이 경기장에 들어섰다. 파란색 모자를 쓴 남측 응원단이 양손에 든 한반도기를 흔들며 그들을 반겼다. 북측 응원단이 미소를 띠며 화답하자, 남측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쳤다. 휴식 시간 중 화장실을 다녀오던 북측 응원단 인솔자는 한반도기를 흔들며 반기는 남측 응원단에게 굳게 쥔 주먹을 흔들어 보였다.

12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2차전. 역대 올림픽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스웨덴과 맞붙은 강릉 관동하키센터. 남과 북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남측 응원단과 북측 응원단이 함께 모여서 공동응원을 벌였다. 사실상 평창 동계올림픽의 첫 남북 공동응원이다.

단일팀 첫 경기였던 지난 10일 스위스 전만 하더라도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에서 구성한 남측 응원단 대다수는 표를 구하지 못해 강릉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응원전을 진행했다. 경기는 물론 북측 응원단의 모습 역시 대형 스크린으로만 봐야 했다. 개별적으로 표를 구해 입장한 남측 응원단의 수는 고작 11명. 실질적인 공동응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12일 스웨덴 전은 달랐다. 재일조선총련응원단 40명과 남측 응원단 80명 등 총 12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앞서 남북 당국이 합의했던 공동응원을 성사시키기 위해 남측 응원단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였다.

이에 대해 응원단 언론홍보 담당을 맡고 있는 이하나 겨레하나 정책국장은 이날 "(응원단이) 올림픽 조직위원회나 최문순 강원지사 등을 대상으로 표가 있는지 거듭 알아봤었다"라며 "응원단은 그 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먼저 구입했지만 쓰지 않는 표나 다른 시민들이 취소한 표를 얻기 위해 개별적인 노력을 꾸준히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응원은 전체 관중 응원을 묶고,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응원단은 통일을 바라는 남측, 북측, 해외 동포 모두의 마음을 스포츠 경기를 통해 실현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남측 환호에 북측 화답남측 응원단이 12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2피리어디 종료 후

화장실에 다녀오던 북측 응원단 인솔자와 마주하자 환호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에 북측 인사도 화답하고 있다.ⓒ 소중한

 

▲ '남북단일팀 노벨평화상감'12일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열리기전 외국인 관중이 ‘노벨평화상감인 단일팀’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우리는 북측 응원단과 관중들의 '연결고리' 역할"

경기를 '직관'하게 된 남측 응원단은 이날 오후 7시께부터 경기장 입구에서 관중들에게 한반도기를 나눠주고 "우리는 하나다" 등의 응원구호를 알리는 등 공동응원을 준비했다.

박희진(44, 여)씨는 "단일팀 첫 경기를 보니, 북측도 우리 관중들과 응원을 함께 하려고 많은 준비를 한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관중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남측 응원단이 없어서 잘 안 된 듯했다. 아쉬웠다"라며 이번 공동응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아무래도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잘 아는 건 남측 응원단 아니겠나. 이번엔 다행히 (남측 응원단이) 들어가는 만큼 경기장 안에서 모두가 평화와 통일 등 한 목소리로 (단일팀) 응원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며 "화려하진 않더라도 함께 온 시민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구호,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응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한반도기를 나눠주고 있던 응원단원 서동현(21, 남)씨도 "1차전 때 (응원단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던 분들이 너무 부러웠는데 오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어 설레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 응원단 목소리가 정말 크다고 하던데 저희도 그쪽에 맞춰서 구호와 몸짓을 크게 하면서 응원할 예정"이라며 "(저희가 가져온) 한반도기를 보자마자 우르르 오셔서 받아가는 분들도 있고 한반도기를 받고 신기해하는 분들도 있다. (관중들) 분위기는 좋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끝났지만 응원은 계속됐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시작되기전 남-북 응원단이 함께 응원을 하고 있다.ⓒ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남측응원단이 파란색 옷을 입고

한반도기를 이용해 응원을 하고 있다.ⓒ 이희훈


기대만큼 남측 응원단과 북측 응원단은 훌륭한 '케미'를 뽐냈다. "우리는(짝짝짝) 하나다(짝짝짝)" 구호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연이은 실점엔 함께 "힘내라"고 외쳤다.

남측 응원단은 관중을 하나로 묶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관중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이어갈 땐, 남측 응원단이 관중석 앞을 달리면서 파도가 끊어지지 않도록 지원했다. 구호를 외칠 때도 일반 관중석 앞에 서서 호응을 유도했다.

북측 응원단은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1차전 때보다 비교적 유연해진 모습이었다. 경기 관전에 보다 집중하면서 응원에 임했다. 단일팀의 공격 찬스가 무산될 땐 자리에 일어나 아쉬움을 토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측 응원단 측은 경기 시작 전 남측과 함께 응원을 하게 된 것을 크게 반겼다. 북측 응원단 중 한 남성은 "100명 정도 남측 응원단이 (경기장에) 왔다"는 기자의 말에 "오, 그러냐. 힘 있게 합시다"라며 "선수도 하나고, 우리도 하나고. 어떻게 하나(한 경기)는 이겨야지. 어떻게든 꼭 이깁시다. 또 일본전은 꼭 이겨야지"라고 대답했다. "관중들이 (북측 응원단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사진까지 찍는데 어떤가"라는 질문엔 "한민족이라는 게 느껴진다"고 화답했다.

여성 응원단원들은 대체로 말을 아끼면서 미소만 지었다. 그렇지만 한 여성 응원단원은 "남측에서 (오늘 경기장에서) 같이 응원한다"는 말에 "같이 힘을 합쳐서 응원하겠다"고 답했다.

남측 응원단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경남 김해에서 온 박봉렬(51)씨는 "그동안 (경기장에) 못 들어가다가 표를 구해 왔는데, 단일팀이 열심히 하는 모습도 좋고 북측 응원단과 우리가 한 마음으로 하는 모습도 뭉클하다"라며 "우리가 서로 만날 수 있고 평화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도타기를 할 때 보면 (남과 북) 그 마음이 하나인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8-0 패배. 그러나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남과 북 모두 "우리는 하나다"라는 응원구호를 계속 외쳤다. 남측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문구와 한반도가 그려진 현수막을 넓게 펼쳤다. 그리고 이제는 남측에서도 익숙한 '다시 만납시다' 합창이 이어졌다. 남과 북은 자리를 떠나면서도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 메여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눈물 흘린 머리 감독 “우린 하나였다”…두 번째 골

한수진 “北선수 생각날 것”

 

입력 : 2018-02-20 18:14 ㅣ 수정 : 2018-02-20 20:27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매스컴은 우리를 두 팀으로 봤을지 모르지만, 한 팀이었습니다. 링크 위에서 하나의 팀으로 경기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공입니다. 앞으로도 북한 선수들을 돕고, 친선교류전을 논의하는 등 계속 끈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세라 머리(30·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총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버저가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고 그대로 따라줬다. 이미 버저가 울린 이상 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장을 나왔다.”

경기 직후 눈물을 보인 데 대해선 “관중들의 응원을 보고 지난 4년간 노력이 가치 있는 일이란 생각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재임 기간 가장 잘한 점을 꼽아 달라고 하자 머리 총감독은 “북측 선수 12명을 팀으로 끌어들이고 경쟁력을 갖게 한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장벽을 뛰어넘었다”고 답했다.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선 “예선 첫 두 경기에 0-8로 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 경기를 통해 우리들의 경쟁력을 찾았다”고 되돌아봤다.

      

▲ 한수진 선수.
연합뉴스

 

미국 아이스하키 명문 미네소타대 선수 출신인 머리 총감독은 2014년 9월 여자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지도자로선 ‘초짜’였으나, 백지선(51·영어 이름 짐 팩) 남자 대표팀 감독이 적극 추천했다. 평창대회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정치권의 결정으로 단일팀을 맡게 됐지만, 리더십을 발휘하며 중심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머리 총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대회 두 번째 골의 주인공 한수진(31)은 “10번 시도하면 7번은 넣는, 자신감 넘치는 공격 패턴이었다. 이전엔 아쉬운 모습이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성공해 다행”이라며 활짝 웃었다. 또 “북측 선수들이 돌아가면 많이 생각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재밌게 함께 훈련해 추억을 쌓겠다”고 덧붙였다. 

 

대회 기간 선방 쇼를 거듭한 골리 신소정(28)은 “첫 승리를 따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 경기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즐기게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은퇴를 고려 중인 신소정은 “마음 같아선 5~6년 더 하고 싶다. 당분간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강릉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포토]북측 선수단 환영하는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신태현 입력 2018.01.25. 14:40

 

     남북 단일팀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

     도착해 남측 선수단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8일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할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북한 선수의 생일을 함께 축하해주고 있다. ⓒ대한체육회

 

        <포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입소식

 

 

1월 25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에 도착했다. 남북 단일팀을 지휘하게 된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새러 머리’감독이 꽃다발로 북한 선수단을 환영했다. [사진제공 =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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