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아듀!
등록 :2018-02-20 16:50수정 :2018-02-20 16:59
“다시 기회 된다면 또 단일팀 맡고 싶다”

머리 총감독 “북한 선수들 돌아가면 울 것 같다”
등록 :2018-02-19 15:14수정 :2018-02-19 22:32
“선수들 언제 볼지 몰라 정말 슬프다”

신소정 끌어안은 세라 머리 감독 '소정, 수고했어'

(강릉=뉴스1) 임세영 기자 -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순위결정전(7-8) 코리아 대 스웨덴의 경기를 마치고 신소정을 끌어
안고 있다. 이날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 1대6으로 패했다. 2018.2.20/뉴스1 seiyu@
눈물 흘리는 北 김은향
(강릉=뉴스1) 임세영 기자 -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김은향(북한, 오른쪽))이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순위결정전(7-8) 코리아 대 스웨덴의 경기를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 1대6으로 패했다. 2018.2.20/뉴스1 seiyu@
서로를 안아주는 南과北...다시 만나자
[한겨레 사설] 감동과 울림 준 단일팀, ‘평화’란 이런 것이다
등록 :2018-02-20 18:07수정 :2018-02-20 19:00

첫 남북 공동응원전 '환상적 케미'
북 응원단 "우리는 하나, 일본전은 꼭..."
[현장 취재] 공동응원 진행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2차전... 유연해진 북측 응원단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를 앞두고 북측 응원단이 경기장으로 들어오자 응원을
하던 남측의 응원단이 환호하며 반기고 있다.ⓒ 이희훈
[기사대체 : 13일 오전 12시 45분]
경기 시작 30분 전. 빨간색 모자를 쓴 북측 응원단이 경기장에 들어섰다. 파란색 모자를 쓴 남측 응원단이 양손에 든 한반도기를 흔들며 그들을 반겼다. 북측 응원단이 미소를 띠며 화답하자, 남측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쳤다. 휴식 시간 중 화장실을 다녀오던 북측 응원단 인솔자는 한반도기를 흔들며 반기는 남측 응원단에게 굳게 쥔 주먹을 흔들어 보였다.
12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2차전. 역대 올림픽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스웨덴과 맞붙은 강릉 관동하키센터. 남과 북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남측 응원단과 북측 응원단이 함께 모여서 공동응원을 벌였다. 사실상 평창 동계올림픽의 첫 남북 공동응원이다.
단일팀 첫 경기였던 지난 10일 스위스 전만 하더라도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에서 구성한 남측 응원단 대다수는 표를 구하지 못해 강릉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응원전을 진행했다. 경기는 물론 북측 응원단의 모습 역시 대형 스크린으로만 봐야 했다. 개별적으로 표를 구해 입장한 남측 응원단의 수는 고작 11명. 실질적인 공동응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12일 스웨덴 전은 달랐다. 재일조선총련응원단 40명과 남측 응원단 80명 등 총 12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앞서 남북 당국이 합의했던 공동응원을 성사시키기 위해 남측 응원단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였다.
이에 대해 응원단 언론홍보 담당을 맡고 있는 이하나 겨레하나 정책국장은 이날 "(응원단이) 올림픽 조직위원회나 최문순 강원지사 등을 대상으로 표가 있는지 거듭 알아봤었다"라며 "응원단은 그 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먼저 구입했지만 쓰지 않는 표나 다른 시민들이 취소한 표를 얻기 위해 개별적인 노력을 꾸준히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응원은 전체 관중 응원을 묶고,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응원단은 통일을 바라는 남측, 북측, 해외 동포 모두의 마음을 스포츠 경기를 통해 실현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남측 환호에 북측 화답남측 응원단이 12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2피리어디 종료 후
화장실에 다녀오던 북측 응원단 인솔자와 마주하자 환호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에 북측 인사도 화답하고 있다.ⓒ 소중한

▲ '남북단일팀 노벨평화상감'12일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열리기전 외국인 관중이 ‘노벨평화상감인 단일팀’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우리는 북측 응원단과 관중들의 '연결고리' 역할"
경기를 '직관'하게 된 남측 응원단은 이날 오후 7시께부터 경기장 입구에서 관중들에게 한반도기를 나눠주고 "우리는 하나다" 등의 응원구호를 알리는 등 공동응원을 준비했다.
박희진(44, 여)씨는 "단일팀 첫 경기를 보니, 북측도 우리 관중들과 응원을 함께 하려고 많은 준비를 한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관중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남측 응원단이 없어서 잘 안 된 듯했다. 아쉬웠다"라며 이번 공동응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아무래도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잘 아는 건 남측 응원단 아니겠나. 이번엔 다행히 (남측 응원단이) 들어가는 만큼 경기장 안에서 모두가 평화와 통일 등 한 목소리로 (단일팀) 응원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며 "화려하진 않더라도 함께 온 시민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구호,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응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한반도기를 나눠주고 있던 응원단원 서동현(21, 남)씨도 "1차전 때 (응원단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던 분들이 너무 부러웠는데 오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어 설레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 응원단 목소리가 정말 크다고 하던데 저희도 그쪽에 맞춰서 구호와 몸짓을 크게 하면서 응원할 예정"이라며 "(저희가 가져온) 한반도기를 보자마자 우르르 오셔서 받아가는 분들도 있고 한반도기를 받고 신기해하는 분들도 있다. (관중들) 분위기는 좋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끝났지만 응원은 계속됐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시작되기전 남-북 응원단이 함께 응원을 하고 있다.ⓒ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남측응원단이 파란색 옷을 입고
한반도기를 이용해 응원을 하고 있다.ⓒ 이희훈
기대만큼 남측 응원단과 북측 응원단은 훌륭한 '케미'를 뽐냈다. "우리는(짝짝짝) 하나다(짝짝짝)" 구호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연이은 실점엔 함께 "힘내라"고 외쳤다.
남측 응원단은 관중을 하나로 묶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관중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이어갈 땐, 남측 응원단이 관중석 앞을 달리면서 파도가 끊어지지 않도록 지원했다. 구호를 외칠 때도 일반 관중석 앞에 서서 호응을 유도했다.
북측 응원단은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1차전 때보다 비교적 유연해진 모습이었다. 경기 관전에 보다 집중하면서 응원에 임했다. 단일팀의 공격 찬스가 무산될 땐 자리에 일어나 아쉬움을 토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측 응원단 측은 경기 시작 전 남측과 함께 응원을 하게 된 것을 크게 반겼다. 북측 응원단 중 한 남성은 "100명 정도 남측 응원단이 (경기장에) 왔다"는 기자의 말에 "오, 그러냐. 힘 있게 합시다"라며 "선수도 하나고, 우리도 하나고. 어떻게 하나(한 경기)는 이겨야지. 어떻게든 꼭 이깁시다. 또 일본전은 꼭 이겨야지"라고 대답했다. "관중들이 (북측 응원단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사진까지 찍는데 어떤가"라는 질문엔 "한민족이라는 게 느껴진다"고 화답했다.
여성 응원단원들은 대체로 말을 아끼면서 미소만 지었다. 그렇지만 한 여성 응원단원은 "남측에서 (오늘 경기장에서) 같이 응원한다"는 말에 "같이 힘을 합쳐서 응원하겠다"고 답했다.
남측 응원단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경남 김해에서 온 박봉렬(51)씨는 "그동안 (경기장에) 못 들어가다가 표를 구해 왔는데, 단일팀이 열심히 하는 모습도 좋고 북측 응원단과 우리가 한 마음으로 하는 모습도 뭉클하다"라며 "우리가 서로 만날 수 있고 평화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도타기를 할 때 보면 (남과 북) 그 마음이 하나인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8-0 패배. 그러나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남과 북 모두 "우리는 하나다"라는 응원구호를 계속 외쳤다. 남측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문구와 한반도가 그려진 현수막을 넓게 펼쳤다. 그리고 이제는 남측에서도 익숙한 '다시 만납시다' 합창이 이어졌다. 남과 북은 자리를 떠나면서도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 메여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눈물 흘린 머리 감독 “우린 하나였다”…두 번째 골
입력 : 2018-02-20 18:14 ㅣ 수정 : 2018-02-20 20:27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매스컴은 우리를 두 팀으로 봤을지 모르지만, 한 팀이었습니다. 링크 위에서 하나의 팀으로 경기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공입니다. 앞으로도 북한 선수들을 돕고, 친선교류전을 논의하는 등 계속 끈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세라 머리(30·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총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버저가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고 그대로 따라줬다. 이미 버저가 울린 이상 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장을 나왔다.”
경기 직후 눈물을 보인 데 대해선 “관중들의 응원을 보고 지난 4년간 노력이 가치 있는 일이란 생각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재임 기간 가장 잘한 점을 꼽아 달라고 하자 머리 총감독은 “북측 선수 12명을 팀으로 끌어들이고 경쟁력을 갖게 한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장벽을 뛰어넘었다”고 답했다.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선 “예선 첫 두 경기에 0-8로 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 경기를 통해 우리들의 경쟁력을 찾았다”고 되돌아봤다.


▲ 한수진 선수.
연합뉴스
미국 아이스하키 명문 미네소타대 선수 출신인 머리 총감독은 2014년 9월 여자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지도자로선 ‘초짜’였으나, 백지선(51·영어 이름 짐 팩) 남자 대표팀 감독이 적극 추천했다. 평창대회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정치권의 결정으로 단일팀을 맡게 됐지만, 리더십을 발휘하며 중심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머리 총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대회 두 번째 골의 주인공 한수진(31)은 “10번 시도하면 7번은 넣는, 자신감 넘치는 공격 패턴이었다. 이전엔 아쉬운 모습이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성공해 다행”이라며 활짝 웃었다. 또 “북측 선수들이 돌아가면 많이 생각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재밌게 함께 훈련해 추억을 쌓겠다”고 덧붙였다.
대회 기간 선방 쇼를 거듭한 골리 신소정(28)은 “첫 승리를 따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 경기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즐기게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은퇴를 고려 중인 신소정은 “마음 같아선 5~6년 더 하고 싶다. 당분간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강릉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포토]북측 선수단 환영하는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신태현 입력 2018.01.25. 14:40
남북 단일팀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
도착해 남측 선수단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월 25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에 도착했다. 남북 단일팀을 지휘하게 된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새러 머리’감독이 꽃다발로 북한 선수단을 환영했다. [사진제공 =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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