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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손 뻗으면 닿을 듯'... 남측 답가에 눈물 흘린 북측 응원단

by 무궁화9719 2022. 9. 28.

손 뻗으면 닿을 듯'... 남측 답가에 눈물 흘린 북측 응원단

[현장] 전농 회원 수백 명 함께 한 취주악단 정동진 공연... "우리는 하나다" 함께 외쳐

 
18.02.22 20:17최종업데이트18.02.22 22:20
 

▲ 북측응원단 정동진 공연 '눈물바다'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펼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성호

 

 

북측 응원단이 눈물을 흘렸다.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열린 취주악단 공연 뒤였다. 몇몇 응원단원들은 손을 들어 눈가에 맺힌 눈물을 찍어내고 뺨을 닦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 손을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이 눈물을 보인 까닭은 폴리스라인을 친 경찰들 너머에서 단일기(한반도기)를 열심히 흔들던 이들 때문이었다. 어느 때처럼 <다시 만납시다>를 끝으로 공연은 끝났지만 누구도 흩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하나다"를 먼저 외쳐, 결국엔 응원단의 선창 "우리는", 관중의 후창 "하나다"로 만들어냈다. 퇴장 순서를 기다리던 응원단에게 '답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들려주기도 했다.

방남 후 다섯 번째 공연이었다. (관련 기사 : 3중창 업그레이드하니 '구름관중'... 북 취주악단, 마성의 무대) 그러나 앞서의 공연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 시작부터 시민들이 응원단과 호흡을 함께 했다. 시민들은 응원단이 입장할 때부터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면서 맞았다. 응원단은 그들과 시선을 맞추면서 오랫동안 손을 흔들었다. 두 번째 곡 <아리랑>이 연주될 땐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했다.

매번 새로운 공연을 추가했던 응원단은 이번엔 부채춤을 새로 선보였다. 파란 저고리에 흰 치마를 입은 응원단원들이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분홍색 부채와 연두색 천을 휘날렸다. 시민들은 탄성을 보내면서 박수를 쳤다. 전북 김제에서 온 장일순(78, 여)씨는 "애기들이 너무 이뻐, 너무 잘해"라고 감탄했다.

공연 1시간 전인 오후 3시께만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분위기였다.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 내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일부 관광객들이 북측 응원단 공연 소식을 듣고 자리를 잡았지만 10여 명 남짓 정도였다. 공원 측 관계자는 "주말엔 그래도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평일이라 한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응원단보다 먼저 공연 장소에 도착한 북측 기자단 쪽에서도 사람이 너무 없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하던 행사 단축하고 온 농민들, 북측 응원단과 어우러지다

 

▲ 북측 응원단, 정동진 공연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만나서 반갑습니다"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유성호

 

▲ 전농 회원들, 북측 응원단 공연에 맞춰 '통일 기차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펼치자, 수많은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화답하고 있다.ⓒ 유성호

 

분위기를 반전시킨 주인공은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이었다. 원래 전농 측은 이날부터 23일까지 강릉, 고성 등에서 '전국농민 통일문화제'를 열 예정이었다. 이날 오후에도 강릉 대학로에서 농민통일문화제를 하던 터였다. 그러나 북측 응원단 공연 소식을 듣고선 원래 행사 일정을 단축시키고 정동진으로 이동했다.

덕분에 한산했던 공원은 삽시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중삼중 서있는 사람들 탓에 응원단을 볼 수 없던 이들은 국기게양대와 박물관으로 쓰이는 열차 위에 올라가 공연을 지켜봤다. 흥도 이들이 돋우었다. 공연 중 "잘 한다", "우리는 하나다" 외치면서 추임새를 넣고, 농민 10여 명은 단일기를 쥐고 원을 그리면서 기차놀이를 했다. 그간 응원단의 공연 모습을 담던 북측 기자단은 이날 시민들 반응에 더 민감하게 응하면서 취재 활동에 나섰다.

뜨거웠던 분위기는 공연장이 좁았던 덕도 있었다. 앞서 공연이 열린 강릉 오죽헌이나 평창 올림픽 플라자는 장소가 넓어 응원단과 시민 간의 거리 역시 멀었다. 이 사이에 경찰의 폴리스라인까지 겹쳐져 시민들 입장에선 '즐긴다'보다 '본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하지만 이번엔 손을 뻗어 닿을 만한 거리에서 공연이 열렸다.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몰렸던 응원단 뒤편에 있던 시민들 일부는 응원단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시민들이 휴대폰을 들고 "하나, 둘"이라고 신호를 주면 가까이 있던 응원단원이 얼굴을 돌려 시선을 맞추기도 했다.

전농은 마지막까지 북측 응원단과 함께 했다. 응원단을 실은 버스가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 양쪽으로 서서 단일기를 흔들면서 배웅했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 뒤엔 "꼭 다시 만납시다"란 말이 덧붙었다.

공연을 즐긴 건 전농 회원들만이 아니었다. 공원 내 벤치에 앉아 남편과 함께 공연을 기다렸던 정미경(46, 여)씨는 "(공연이 있는지) 모르고 왔는데, (보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도 있는 춤이나 웃고 있지만 긴장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앳된 애들인데"라며 "감동적이었다.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자녀들과 함께 울산에서 온 한경이씨는 공연 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응원단과 시민 사이에) 경계선이 있으니깐, 경계선 밖에서 봐야 하니깐. 그게 마음이 안 좋았다"라며 "어린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선) 사이에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박행덕 전농 의장 "함께 춤추며 즐기자, 다들 흔쾌히 왔다"

특별했던 북측 응원단 취주악단의 다섯 번째 공연. 정동진 공연에 함께 한 박행덕 전농 의장은 "아주 좋다.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북측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전농에서 기획했던 '통일밥상' 계획을 정부 당국에서 반대했던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정부 당국은) 남과 북이 서로 만날 수 있게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의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북측 응원단 공연을 본 소감이 어떤가.
"아주 좋다. 감개무량하다. 내가 60 넘게 살았는데 이런 공연은 처음 본 것 같다."

- 앞서 하고 있던 행사(전국농민 통일문화제)를 단축시키고 공연을 보러 왔는데. 회원들의 의사는 어땠나?
"흔쾌히 (행사 단축 등에) 동의했다. 본래 그게 우리 행사 취지였다. 북측 동포가 공연하고 있는데 거기 가서 응원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 함께 춤추면서 즐겨보자. 그렇게 동의했다. 행사 단축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행사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북측 동포들과) 같이 즐기는 게 예의다 생각한다. 전부 다 이에 호응하고 흔쾌히 왔다."

- 전농은 앞서 북측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통일밥상'을 준비했던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북측에서 올림픽에 선수단 등을 파견한다고 했을 때, 남과 북이 마주쳐서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정서가 그렇지 않나. 귀한 손님이 우리 집에 오면 배 부르게 먹여서 보내는 게 우리 정서이고 문화다. 그래서 북에서 온 손님들을 정성껏 대접해서 따뜻한 동포애를 보이고자 했다. 그리고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데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전농에서 나선 것이다."

- 결과적으론 무산된 것 아닌가.
"정부 당국이 왜 농민들이 통일밥상을 차려서 북측 손님을 대접하는 걸 반대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남북 농민이나 국민이 같이 만나서 소통하고, (동시에) 남북 당국도 만나서 소통해야 평화가 정착되고 민족이 하나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텐데. (민간도) 만날 수 있는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

- 오늘 공연 역시 경찰이 북측 응원단과 시민 사이에 서 있었다.
"경찰이 먼저 공연장에 와서 (시민들을) 통제하는 건 상당히 좋지 못하다고 본다. 오히려 개방해서, 남쪽의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 북측은 현재 상당히 자신감을 갖고 나서는 것 같은데. 문재인 정부가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 것에 있어서 자신감 없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 북측 응원단 "다시 만나요"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 한반도기 흔들며 북측 응원단 배웅하는 시민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이동하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배웅하고 있다.ⓒ 유성호

 

세시간 전부터 줄서기... 북측 응원단 마지막 공연에 몰려든 '구름 관중'

[현장] 역대 최다 관객 기록한 원주 특별공연... 마지막 곡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18.02.24 20:26최종업데이트18.02.24 23:30
 

▲ 북측 응원단 "우리 다시 만나요"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배웅하는 원주 시민들 "다시 만나요"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공연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배웅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배웅하는 원주 시민들 "다시 만나요"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공연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배웅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배웅하는 원주 시민들 "다시 만나요"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공연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배웅하고 있다.ⓒ 유성호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24일 오후 강원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을 채웠다. 공연을 마친 북측 응원단원 한 명이 고개를 살짝 돌리고 손으로 눈가에 맺힌 눈물을 찍어냈다. 응원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마지막 공연이었다. 올림픽 관계자만이 볼 수 있었던 지난 8일 선수단 입촌식 공연을 제외하면 이번 공연은 시민과 마주하는 일곱 번째 공연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공연 중 가장 많은 시민이 모였다. 응원단의 공연이 하루 전 알려졌는데도 공연 1시간 전인 오후 3시께부터 원주종합체육관 앞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선착순 무료 입장"이라고 부착된 2층 관중 출입구부터 주차장까지 구불구불 줄이 이어졌다. 가장 첫 머리에 있던 시민들은 3시간 가까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4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은 금세 찼다. 안전·보안 등을 이유로 비워놓은 1층 쪽 관중석을 제외하고 2, 3층 관중석을 모두 채웠고 자리를 찾지 못한 시민들은 서서 공연을 지켜봐야 했다.

파란색 후드티와 털모자로 복장을 통일한 남북공동응원단 100여 명도 공연에 함께 했다. 이들은 onE KOREA", "우리는 하나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체육관 곳곳에 걸었다. 북측 응원단 입장 전에는 "우리는 하나다", "조국 통일" 등의 구호를 연호하고, 파도타기 응원을 유도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시민들은 북측 취주악단에 이어 응원단이 단일기(한반도기)를 흔들면서 입장할 땐, 다 함께 단일기를 흔들면서 함성으로 맞았다. 오영철 북측 응원단장은 공연에 앞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지만 아무리 세월이 변해도 변할 수 없는 것이 민족의 피이고 한 핏줄을 나눈 혈육의 정"이라며 "우리는 민족 분열의 굴욕을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다, 조국 통일 시간표는 북과 남이, 우리 민족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북측 기자, 통일에 대한 남측 생각 어떤지 물어봤다"

 

▲ 북측 응원단, 원주 시민 위한 감사공연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원주 시민 위한 감사공연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원주 시민 위한 감사공연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원주 시민 위한 감사공연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원주 시민 위한 감사공연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우리 다시 만나요"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마친 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유성호


취주악단은 <아리랑>을 피리와 작은 북으로 연주하면서 대형을 맞췄다. 이들이 대형을 맞추는 동안 시민들은 박수로 박자를 함께 탔다. 북측 응원단은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반갑습니다>를 합창하면서 공연을 열었다.

시민들은 한 곡씩 공연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내고 환호하면서 응원단에 호응했다. 앞서 공연들과 달리, 위에서 공연을 내려다볼 수 있는 체육관의 장점이 발휘됐다. 취주악단이 연주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대형을 바꿀 때마다 시민들 사이에선 탄성이 터졌다.

북측 응원단은 <다시 만납시다>로 마쳤던 공연 순서를 바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마지막 곡으로 택했다. 1절이 끝났을 땐 북측 응원단에서 먼저 "다 같이 부릅시다"라고 시민들에게 제안했다. 북측 응원단의 청랑한 목소리에 시민들의 목소리가 얹어졌다. 2층 관중석에 있던 일부 시민들은 서로 옆 사람과 어깨를 겯고 노래를 불렀다. 북측 응원단은 "통일의 날, 다시 만납시다"라며 합창을 마쳤다.

북측 기자단은 공연에 나선 응원단만큼이나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부 북측 기자들은 시민들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적극적으로 취재에 나섰다. 북측 기자와 인터뷰한 조상숙(46, 여)씨는 "통일에 대한 남측의 생각이 어떤지, 동계올림픽을 통해서 (북측과) 응원을 함께 했는데 그 느낌이 어떤지, 남측에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지 등을 (북측 기자가) 물어봤다"고 전했다.

조씨는 그러면서, "마지막에 북측 기자라고 밝혔지만 기쁘게 응했다"면서 "역시 같은 말과 글을 사용하는 민족, '남측이다, 북측이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마음으로 서로 많이 교감할 수 있는 것이 있구나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뷰 때도) 기자 분이다는 생각보단 '우리는 하나다'는 느낌으로 대화했다"며 "(인터뷰 중) 우리 정부 쪽 분이 계속 옆에 계셔서 좀 불편했다. 아무래도 안전 문제 때문일 텐데 그런 부분은 앞으로 통일이 되면 없어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공연 끝난 후 이어진 뜨거운 배웅, "가까이서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 눈물 바다된 북측 응원단 마지막 공연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유성호


시민들은 공연을 마친 후 체육관 밖에서 북측 응원단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북측 응원단이 버스에 오르는 길 양 옆과 2층 관중 출입구 위쪽에 서서 "반갑습니다", "잘 가세요", "다시 만납시다"라면서 손을 흔들었다. 북측 응원단은 단일기를 흔들면서 화답했다. 응원단의 남성 인솔자들도 시민들을 향해 양 손을 높게 들어 올렸다.

3살 난 아들을 안고 있던 성아무개(32, 남)씨는 "가까이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배웅)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남쪽에선) 많이 사라진, 보기 힘든 공연 아닌가 싶다. 그래도 역시 한민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이재덕(41, 남)씨는 "응원단이 오는 모습도 보고 싶어서 낮 12시 30분부터 왔다"라면서 "(응원단과) 대화는 못했지만 눈빛도 주고받고 손도 같이 흔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을 보니) 확실히 준비를 많이 해서 온 것 같다. 한 시간 채 안 되는 공연이었지만 내내 감격적이었다"며 "체육관에서 한 공연이라 거리가 가깝지 않아서 (외부 공연 때보다) 같이 한다는 느낌, 그런 분위기가 덜했던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선경 남북공동응원단 운영위원장은 올림픽 기간 중 펼쳐진 북측 응원단 공연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렸던 까닭에 대해서 "(공연이 결정된 후) 하루 동안 남북공동응원단에 참여했던 분들이 지인들에게 주변에 전화로, 구전으로 열심히 알려서 많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남북공동응원단 조직할 때 1020명 정도가 이 지역, 원주 사람들이었다"면서 "이 분들이 올림픽 기간 중 열과 성을 다해서 강릉과 평창으로 원정 가서 목이 터져라 응원했고, 그런 측면에서 이번 공연은 북측에서 그에 보답하는 이벤트가 아니었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평창 올림픽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동안 '남과 북의 모든 사람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전쟁없이 평화로운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요구가 분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올림픽이 끝나도 평창에서 약속했던 평화가 이어지고, 평화를 지키는 운동에도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 기대한다."

▲ 북측 응원단 "우리 다시 만나요"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공동응원단 응원에 참여한 원주시민에게 보답하는 공연을 마친 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공연에 펼쳐진 '통일 파도타기'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 공연에 참석한 시민들이

통일을 염원하며 파도파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 북측 응원단 공연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원주 시민들2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 공연에 참석한 시민들이

통일을 염원하며 파도파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북 응원단 깜짝 공연 “다시 만납시다”

 

등록 :2018-02-22 23:22수정 :2018-02-23 00:11

 

북 마지막 경기 응원 뒤 정동진 찾아
시민 300여명과 ‘우리의 소원’ 합창
23일 인제군민 대상 무료공연 예정
 
북한응원단이 22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파인스키장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평창/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열린 북한 응원단의 깜짝 야외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 ‘우리의 소원’ 노래가 울려 퍼졌다. 공연장을 떠날 준비를 하던 200여명의 북쪽 응원단은 감동한 듯 함께 노래를 부르며 화답했다. 북쪽 응원단은 공연장을 떠나기 직전까지 “조국 통일!” “우리는 하나다!” “다시 만납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공연을 찾아준 300여명의 시민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22일로 방남 16일째를 맞은 북한 응원단이 이날 정동진을 찾아 30여분간 야외 공연을 벌였다. 20일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치른 야외 공연에 이어 5번째 외부 공연이다. ‘반갑습니다’로 공연을 시작한 응원단은 ‘아리랑’ ‘쾌지나 칭칭 나네’ 등의 곡을 잇달아 연주했다. 공연 도중엔 푸른색 저고리, 흰색 치마 한복을 차려입은 응원단 6명이 무대 앞으로 나와 부채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응원단의 야외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잘한다” “예쁘다”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손을 흔들었다.
 
북쪽 응원단은 이날 오전에는 알파인스키 회전 경기에 참가한 북쪽 선수들을 응원했다. 평창 용평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남자 회전 경기는 북쪽 선수단의 이번 올림픽 마지막 출전 경기다. 최명광, 강성일 선수가 차례로 슬로프를 질주하자 북한 응원단은 “장하다 최명광” “장하다 강성일” 등 구호를 외치며 응원했다. 응원단은 ‘배우자’ ‘달려가자 미래로’ 등 북한 대중가요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는가 하면, 빨간색 막대풍선과 종이로 만든 눈꽃 모양 응원도구를 흔들며 마지막 응원을 마무리했다. 강성일 선수는 슬로프를 내려온 뒤 “우리 응원단이 와서 응원해주니까 아주 힘이 생긴다”며 “앞으로 북남이 통일이 된다면, 하나로 합쳐지면 더 좋겠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응원단은 이날 저녁 7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경기도 찾아 남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23일에는 숙소가 있는 인제군 남북리 다목적구장에서 인제 군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공연을 할 예정이다.
강릉/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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