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북

북,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파견

by 무궁화9719 2022. 9. 28.

북,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파견

등록 :2018-02-22 13:52수정 :2018-02-22 17:25

 

김영철·리선권 등 대표단 6명 파견 통보
25일부터 2박3일 방남 예정
 
북한이 25일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에 북쪽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
 
22일 오전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북쪽 단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평창겨울올림픽 폐막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김영철 단장을 비롯해 단원으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통일부는 북한 대표단이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방남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북쪽의 제안을 받아들일 방침이다. 통일부는 “우리측은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폐회식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이러한 입장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수용할 예정”이라며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체류일정 등 실무적 문제들은 앞으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김정은 특사’ 김영철 방남…남·북·미 ‘2차 평창 외교’

등록 :2018-02-22 22:13수정 :2018-02-23 09:17

 

북, 올림픽 폐막식에 대표단 파견
이방카도 23일 나흘 일정 방한
남한 중재 북-미 접촉 성사 주목
 
지난 1월9일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 북측 대표단이 판문각을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25일) 참석을 위해 25일부터 2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을 만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고문 겸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도 23일부터 나흘간 방한할 예정이어서, 북-미 접촉 여부도 주목된다.
통일부는 22일 북한이 이런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발표했다. 북한 대표단은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되며, 경의선 육로로 방남한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평창올림픽 폐막행사가 끝난 뒤에도 이틀을 더 남쪽에 머무는 만큼,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비롯한 다각도의 고위급 남북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자연스러운 기회에 북쪽 방남단을 만나게 될 것으로 안다”며 “이왕 내려온 만큼 (폐막식 참석 이외에)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여러 가지 논의들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 대표단을 25일 폐막식에서 만날 예정이며, 26일에는 청와대에서 이들을 접견하고 오찬이나 만찬을 함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북한의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는 김 부위원장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도 함께 방남한다는 점에서, 우리 쪽 카운터파트인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나서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의 방남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특사(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를 통해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초청하며 친서를 전달한 뒤 2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방남 기간에 이들 사안의 후속조치 및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방카 고문도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23~26일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할 예정이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특사의 접촉 불발 이후 또 다른 북-미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북한 고위급대표단 방남 관련 조치사항 및 ‘국가안보전략지침’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이다. 미국은 2010년 8월, 천안함 사건의 배후로 당시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총국장이던 김 부위원장 등을 지목하며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폐회식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을 진전시켜나가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제재와 관련해)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천안함 폭침 주범이 대한민국 땅을 밟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김보협 기자 suh@hani.co.kr

 

박근혜 시절은 괜찮고, 문재인 정부는 안 된다?

[주장] 김영철 방남을 대하는 한국당의 이율배반... 2014년 남북군사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

 
18.02.23 13:50l최종 업데이트 18.02.23 13:59l
 

북한이 22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해오자 이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범여권은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표명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보수야당은 특히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사건 등을 주도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과거 이력을 문제삼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천안함 폭침 이후 당시 이명박 정부 주도로 꾸려진 진상조사단과 보수언론은 사건을 주도한 배후 인물로 당시 정찰총국장이었던 김영철을 지목해온 터였다.

천안함 폭침 주도한 핵심 인물?

 
김영철이 천안암 폭침을 주도한 핵심인물이라는 직접적 증거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이와 관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천안함 도발 당시 국방부가 구체적인 사람에 대한 책임소재에 대해 구체적인 확인을 하기 어렵다고 답변한 바 있다"며 김영철 '폭침 주도설'에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보수야당은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다고 확신하는 모양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김영철의 방남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영철은 당시 대남 정찰총국 책임자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국내 목함지뢰 도발을 주도했다"며 "김영철이 한국땅을 밟는다면 긴급체포하거나 사살시킬 대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 역시 김영철의 방남을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육해공 대북제재를 무력화하고 김여정에게 굽실거리며 3대 세습독재왕조 정통성까지 떠받들어줬다"면서 "이제는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을 맞이하겠다고 나섰는데 김영철은 감히 대한민국 땅을 밟을 수 없다"고 맹렬히 성토했다.

바른미래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굳이 대북제재를 훼손하면서까지 김영철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 방문을 수용하는 정부의 태도는 극히 우려스럽기만 하다"고 지적한 뒤,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면 정부는 제재 대상인 김영철이 아닌 평화 정착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단을 선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바른 수순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철 방남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 이처럼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범여권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의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 보수야당은 천안함 폭침 등의 배후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김영철의 방남을 결코 묵인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정파적 입장에 따라 대북정책과 기조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이 다시 한번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김영철의 방남이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켠에서는 보수야당의 과거 행태가 드러나며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10월 15일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다던 김영철이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군사회담의 북측 협상대표였던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보수야당의 김영철 방남 반대 논리를 반박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영철은 지난 2014년 10월 남북군사회담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박근혜 시절에는 만나도 되는 사람을 지금은 만날 수 없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권은희 대변인의 논평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권 대변인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즈음해 열린 남북장성급 군사회담과 관련한 논평에서 "비록 현재 남북대화가 대화와 도발의 국면을 오가는 상황이긴 하지만 대화의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매우 바람직하다. 남북대화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영철 방남을 결사 반대하는 보수야당의 행태가 얼마나 이율배반적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수야당의 이중성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보수야당의 이중적 행태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2011년 공개된 이명박 정부의 대북비밀 접촉이야말로 그들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대북비밀 접촉을 가졌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을 만들어달라"고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돈봉투까지 건넸다고 폭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비밀 접촉이 남남갈등을 증폭시켜 대북정책 기조를 흔들어보려는 북한의 전략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해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 이후 대북 강경기조를 천명하던 이명박 정부가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인 어설픈 외교는 국내 뿐 아니라 외신에서도 비중있게 보도될 만큼 국제적 망신을 샀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폭침 등에 북한 북한의 진성성 있는 사과 없이는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혀온 터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됐다.

이런 행태는 한두번이 아니다. 보수야당의 김영철 방남 반대는 결국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끝없이 지속되고 있는 '내로남불'의 재판일 뿐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구애에 전력을 다했으면서 정작 평창동계올림픽은 '평양올림픽'이라 공세를 펴고 있는 것 같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세웠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벌떼처럼 달려드는 것과 같이, 민주당의 사드 방중 외교를 매국행위라 맹비난하더니 미국에 핵 구걸단을 보낸 것과 같이, 언론의 공정성을 무너트린 장본인이면서 공영방송 정상화 움직임에 거품을 무는 것 같이 말이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의문시되던 상황이었음을 기억한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올림픽은 고사하고 일각에서는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기화로 극적으로 화해 무드가 형성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남북 단일팀 선수 입장에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내외. 뒤는 손 흔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북한은 개막식에 김영남과 김여정 등 최고위급 인사를 파견함으로써 대화와 소통의 간절한 의지를 드러냈고,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나타냈다. 북한은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서도 최대의 성의와 양보를 보이면서 모처럼 조성된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외신들도 이와 같은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에 주목하며 평창올림픽이 남북 대화와 화해의 물꼬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김영철 방문도 이와 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개막식에 이어 폐막식에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올림픽 이후에도 남북 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피력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발판으로 북미대화까지 이끌어가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우리 정부 역시 남북 화해 분위기를 통해 상호존중과 호혜의 정신을 되살리고 한반도 평화정착에 다다르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해야 마땅할 터다. 이번 기회가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변곡점인 것이다.

그러나 유독 보수야당과 보수언론만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올림픽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특유의 색깔론과 억지 주장으로 물을 흐려 놓더니 끝까지 분탕질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그것도 앞뒤 말이 전혀 맞지 않는 황당한 논리를 펴면서 말이다.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만 할 뿐 정치적으로 풀어볼 생각은 아예 없는 모양이다. 국익보다, 남북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더 중요해 보이는 저들의 후안무치한 자가당착이 그 방증이다.
 

[사설]새누리당은 2014년에 왜 김영철을 환영했나

입력 : 2018.02.23 21:12:02 수정 : 2018.02.23 21:13:44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대표단 파견에 대한 보수세력의 반발이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22일 논평을 내 “문재인 정부의 김영철 방문 허가는 대한민국을 배신한 이적행위”라고 비난한 데 이어 23일엔 청와대 앞에서 항의시위를 했다. “김영철을 긴급체포해 사살해야 한다”(김성태 원내대표), “무뇌아적 문재인 정부” 등 건전한 비판으로 보기 어려운 막말도 쏟아냈다.

 

보수 세력은 김 부위원장이 천안함 사건의 주범이므로 방남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김 부위원장이 천안함 사건 때 북한의 대남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장이었지만 이 사건을 주도했다는 증거는 없다. 이명박 정부의 민군합동조사단 역시 천안함 사건을 누가 주도했는지 적시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확인되지 않은 ‘김영철 주도설’을 들어 그의 방남을 반대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이런 태도는 자기 부정이나 다름없다. 김 부위원장이 2014년 남북군사당국회담의 북측 대표로 남측을 방문했을 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남북 간에 대화 시도가 이뤄지는 일련의 상황들은 매우 바람직하다”는 논평을 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부가 바뀌었다고 180도 입장을 선회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볼 수밖에 없다. 2014년 “전범인 인물까지 상대해야 하는 것이 남북회담의 현실”이라는 사설로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묵인했던 조선일보가 23일에는 “김영철이 대한민국 영토를 밟게 해서는 안된다”고 정반대 입장을 보인 것도 모순적이다. 김 부위원장과의 대화는 오직 보수 정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보수 야당의 논리라면 남북 간에 대화는 금물이고 오직 전쟁밖에 할 게 없다. 북한의 역대 지도자는 대한항공기 폭파범이거나 목함지뢰 도발범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거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박정희 정부의 7·4공동성명,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도 이적행위로 문제 삼는 게 맞다. 그럼에도 보수 진영이 진보 정권의 대북 정책만 콕 집어 비난하는 것은 나라의 운명이야 어찌 되든 당파적 이득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위험한 이기주의일 뿐이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언제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를 만큼 엄중하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찾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쓸 수 있는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문제를 협상할 수 있는 김 부위원장이 온다. 이런 기회를 차버릴 수는 없다. 정쟁에 눈이 멀어 평화를 내팽개치지 않기 바란다. 

                          

김영철, 북 고위급 대표단 이끌고 경의선 육로로 방남

등록 :2018-02-25 10:25수정 :2018-02-25 11:05

 
오전 10시11분께 출입사무소 통해
자유한국당 쪽 통일대교 점거농성
     
평창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 두번째)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25일 오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 천해성 통일부 차관(왼쪽)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오전 방남했다. 이들은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꾸려졌으며,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이어 북한에서 두번째로 내려보낸 고위급 대표단이다.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8명은 이날 아침 9시49분께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10시11분께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남쪽 지역으로 내려왔다. 이들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나가 맞이했다.
 
김 부위원장은 방남 소감, 천안함 사건에 대한 생각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다소 굳은 표정으로 준비된 차량에 탔다. 이들이 탄 차량은 이동을 시작했으나,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전날부터 김 부위원장 등의 방남을 막겠다며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어 실랑이가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27일까지 2박3일 동안 남쪽에 머무르며 문재인 대통령,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향후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반대하며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차량을 이용해 통일대교 앞에서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방남 北대표단 '대남·대미' 협상팀으로 구성..핵협상 실무자도

공동취재단,조규희 기자 입력 2018.02.25. 12:01 수정 2018.02.25. 14:40

 
대표적 미국 접촉·협상 실무자 '최강일' 대표단 포함 눈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고 있다. 2018. 2. 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도라산·서울=뉴스1) 공동취재단,조규희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차 경의선 육로를 넘어 25일 방남(訪南)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단원으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지원인력으로 최강일 부국장을 포함시키면서 탄탄한 '대남·대미' 실무 협상팀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북한 내에서 통일 의제를 비롯한 대남 핵심 실무자다.

 

최강일 부국장의 경우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과 함께 대미 협상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최강일 부국장은 지난해 9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국제회의에서 미국 측 참석자와 비공식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최강일 부국장이 대표단에 공식적으로 포함되면서 '북·미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기대된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방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금후 북남관계 개선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시고 해당 부문에서 이를 위한 실무적 대책들을 세울 데 대한 강령적인 지시를 주시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조중통은 일반적 지시보다 더욱 강력한 의미로 사용되는 '강령적 지시'와 관련해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강일 부국장의 대표단 포함은 관련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지난 23일 미국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을 단장으로 공화당 소속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폐회식 참석차 한국에 파견한 상태다.

한편 북한은 이날 김영철 부위원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최강일 부국장 외에 리현, 김성혜, 김명국, 김주성, 조봄순 등 5명을 지원인력으로 내려보냈다. 통일부는 이들의 정확한 소속, 부서를 확인 중이다.

playingjo@

 

북 “미국과 대화” 전향적 변화…‘탐색적 대화’ 길 열렸다

등록 :2018-02-26 05:01수정 :2018-02-26 07:15

 

문 대통령, 북 김영철 1시간 면담
문, 남북-북미 대화 ‘선순환’ 강조에
북 대표단 “생각 같다” 이례적 화답
‘북핵·미사일’ 논의 가능성 비친셈
전문가들 “북한 성의…좋은 신호”

북-미 초보적 수준 대화 ‘파란불’
미, 북 메시지 수용여부 촉각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미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힌 것은 북·미가 지금처럼 최악의 대결 구도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관계의 질적인 도약도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대화에 나선다면 북 핵·미사일 문제가 의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비춰, 적극적으로 해석하자면 북이 핵·미사일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날 면담에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전면 복원에 시동을 건 남북관계를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에선 남과 북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폐막식에도 대표단을 보내 축하해줘 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특히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공동입장을 해서 전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다”며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자, 북쪽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하며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조속한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간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등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선 남북 대화와 함께 북-미 대화가 ‘선순환’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파견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북 초청에 대해 “여건을 조성해 성사시키자”고 화답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날 면담에서 북 대표단이 북-미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다. 그간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지속되는 한 북-미 대화는 없다거나,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등의 주장을 앞세우며 북-미 대화를 거부해왔다. 특히 북쪽 대표단은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생각이 같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북이 화답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메시지에 대해 북-미 간 초보적인 수준에서 탐색적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일단 북-미 간 탐색적 대화는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북-미 관계에 정통한 외교소식통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그렇게 말했으면 좋은 사인(신호)으로 보인다. 북쪽이 나름대로 성의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북쪽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이 소식통은 “사실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으면 뉴욕 채널을 통해서 말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북-미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 안팎에선 미국이 김 부위원장 등이 남은 방한 기간 동안 내놓을 발언에 주목하며, 이후 뉴욕 채널 등을 통해서 협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청와대는 이날 면담이 평창 현지에서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쪽 대표단 8명 전원과 접견을 한 뒤,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따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남쪽에선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만 배석했으며, 면담 장면을 담은 사진 등도 공개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 방남에 대한 보수 진영의 반발을 의식한 조심스러운 행보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5일 강원 평창겨울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외빈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문 대통령, 김 여사,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 류옌둥 중국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통역관, 김명수 대법원장. 이방카 보좌관과 김 위원장은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평창/사진공동취재단
정인환 성연철 김지은 기자 inhwan@hani.co.kr

 

김영철과 함께 온 인물들, 남북 ‘통큰 협의’ 포석

등록 :2018-02-26 04:59수정 :2018-02-26 07:32

 

북 대표단 면면과 일정은
김영철, 당·군·정 두루 요직 맡아
비핵화 등 선 굵은 논의 가능성
리선권 위원장 두번째 평창행
조명균과 남북대화 협의할 듯

눈길 끄는 지원인력
김여정 밀착 수행한 김성혜 실장
DJ 조문단 온 리현 참사도 내려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앞줄 왼쪽 둘째)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앞줄 왼쪽)의 안내를 받으며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고 있다. 도라산/사진공동취재단
 
25일 평창겨울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을 위해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단장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포함해 모두 8명으로 구성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들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북쪽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입을 굳게 닫았지만, 2박3일 방남 기간 동안 남북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밀도 높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온 김영철 부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당 정치국원과 중앙군사위원, 국무위원회 위원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등 당·군·정을 아우르는 북 통치체제 전반의 핵심 요직을 두루 맡고 있다. 청와대가 김 부위원장의 상대역(카운터파트)으로 서훈 국정원장을 지목한 만큼, 남북관계는 물론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현안에 대해 선 굵은 협의가 폭넓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의 통일전선부장은 일반적으로 남북대화에 나서는 장관급 회담 대표가 아니다. 남북대화의 현안을 다루는 것보다 좀더 포괄적인 논의가 가능한 인물”이라며 “전반적으로 ‘평창 이후’에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원으로 방남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달 들어서만 두번째 남쪽을 찾았다. 평창올림픽 개막에 맞춰 내려온 1차 고위급 대표단에도 참여했던 리 위원장은 지난달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의 북쪽 수석대표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마주앉았다. 따라서 리 위원장과 조 장관이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후속 남북대화의 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원인력으로 내려온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전책략실장도 지난 1차 고위급 대표단 방남 때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 김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등 단순한 수행원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방남 기간 내내 김 부부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
 
역시 지원인력에 포함된 리현 통전부 참사도 남쪽에 얼굴이 잘 알려져 있다. 리 참사는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쪽 고위급 조문단을 수행해 방남했다. 또 2007년 1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할 때도 배석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리 참사와 함께 지원인력으로 내려온 김명국·김주성 등도 통전부 소속으로 과거 남북대화 때 실무를 맡았던 낯익은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에선 전례없이 등장한 최강일 외무성 대미외교 담당 부국장은 북-미 접촉에 대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북쪽은 통역요원까지 함께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인력 가운데 낯선 인물인 조봄순이 통역사일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차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정상회담의 ‘여건 조성’과 북-미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김여정 특사가 가감없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했을 것”이라며 “최강일 부국장의 방남은 북-미 접촉 대비와 함께, 북이 그간의 태도를 바꿔 남북 간에도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정인환 김지은 기자 inhwan@hani.co.kr
 

문 대통령 만난 김영철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

등록 :2018-02-25 22:40수정 :2018-02-25 22:54

 
평창 폐막식 전 1시간 별도 회동
문 “남북관계 확대·진전 이뤄야”
김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조속한 북-미 대화를 촉구했다. 김 부위원장도 “북-미 대화에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 전인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한 시간 동안 평창의 모처에서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접견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만나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쪽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 등 북쪽 대표단 8명 전원과 접견한 뒤 장소를 옮겨 김 부위원장, 리 위원장과 대화했고, 남쪽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북 대표단도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10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사이의 회동에 합의했지만 회동 2시간 전 불발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쪽이 북-미 대화나 남북대화를 이어갈 동력을 마련했다. 특히 북쪽이 김정은 위원장의 뜻을 언급한 것은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 직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과 만찬을 함께 했다.
 
이날 밤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김 부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큰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뒤편에 앉았으나, 서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11분께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방남했다. 김 부위원장 등은 27일까지 남쪽에 머무르면서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장관 등과 추가 접촉하며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한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연철 김지은 기자 sychee@hani.co.kr
 

조명균·서훈, 김영철과 조찬회동…“한반도 평화정착 계속 노력”

등록 :2018-02-27 11:04수정 :2018-02-27 11:13

 

북 대표단 8명 전원 참석
“평창올림픽 성공 평가…남북관계 개선 노력”
오늘 경의선 육로로 귀환 예정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27일 오전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숙소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7일 오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쪽 고위급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조찬회동을 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양쪽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한시간 가량 열린 공동조찬에서 남북 협력을 통해 평창겨울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데 대해 평가하고,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날 공동 조찬에는 조명균 장관과 서훈 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참석했고, 북쪽에선 김영철 단장을 비롯해 대표단 8명 전원이 참석했다. 남북은 전날 낮에 서훈 원장과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 천해성 차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회동을 열어 한반도 주변 정세, 특히 미·중·일·러 4국과의 관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청와대가 밝힌 바 있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29분께 숙소였던 서울의 한 호텔을 떠났다. 대표단 일행은 2박3일 간의 방남 일정을 마치고 오후 12시께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북쪽 대표단은 북-미 대화 시점, 비핵화 등과 관련한 남쪽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포토> 자유한국당 '북 김영철 방남 규탄대회'

홍금표 기자 입력 2018.02.26. 17:06

 

[데일리안 = 홍금표 기자]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자유한국당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규탄대회'를 갖고 있다.

 

김영철 방한 반대 장외투쟁 한국당, '보수결집' 통할까

이충재 기자 입력 2018.02.24. 12:55 수정 2018.02.24. 13:23    

     

 

한국당은 24일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위원장 김무성 의원)를 구성하고 오후 4시 의원총회가 열리는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날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영철을 처단하라"고 외쳤다.

 

청와대 앞 규탄대회에는 소속 의원 70여명이 참여했고, 항의 서한까지 전달했다. 한국당 입장에선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계기로 조성된 보수층 분노·반발을 달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당 총공세 돌입

 

한국당은 "김영철이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인물"이라며 대여 총공세에 돌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영철을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들인다면 친북 정권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라고 했고, 김무성 의원은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이 대한민국 땅을 밟고 대통령과 악수를 한다면 우린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김영철을 두고 "천안함 폭침의 원흉", "긴급체포해 사살해야 한다", "쳐 죽일 작자"라고도 했다.

 

한국당은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여는 것은 물론 김영철이 문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오는 2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또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를 출범하고 김영철이 방남하는 길목을 지켜 육탄 저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 '장외투쟁-국회보이콧'은 부담…'이중잣대' 통할지 관건

 

그렇다고 한국당이 장기적으로 '장외투쟁과 국회 보이콧'까지 택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김영철의 방남 논란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질수록 정국도 깊은 격랑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모처럼 정상화된 국회의 파행에 대한 여론의 향배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야당은 올림픽 마지막까지 훼방에 여념이 없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여론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 공세가 평화올림픽을 외면한 자신들 이익만을 위한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김영철이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남북군사당국회담 북측 대표로 남측을 방문했을 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환영했었다는 '이중잣대' 논리가 통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정부는 김영철의 방남 논란을 정면 돌파할 태세다. 통일부 명의의 설명자료 등을 쏟아내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인 것은 분명하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김영철의 방남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사설] 자유한국당의 ‘막가파식’ 김영철 방남 반대, 도 넘었다

 등록 :2018-02-25 18:31수정 :2018-02-25 20:42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막무가내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의 평창행을 막겠다며 1박2일 밤샘 농성을 하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이적행위” “연방제 통일 추진” 등등 마구잡이 색깔론을 서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은 24일 오후부터 경기 파주 통일대교 들머리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25일 오전에는 홍준표 대표 등 의원 수십명이 가세해 차량을 동원한 ‘육탄 저지’에 나섰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통일대교 동쪽 우회로를 통해 서울로 들어왔다. 자유한국당은 26일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규탄대회까지 계획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 부위원장 방남을 비판하는 것은 과거 입장을 뒤집는 ‘내로남불’에 해당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비판 행태가 제1야당의 수준을 의심하게 할 정도라는 점이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종북 주사파 참모들이 국정을 농단하며 반대한민국적 이적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북한이 보낸 대표단을 맞은 게 ‘이적행위’이고 ‘주사파의 농단’이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연방제 통일을 시험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가 불가결한 의제가 될 것이고, 국가보안법은 폐지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야말로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펴는 수준이다. 자유한국당 처지가 옹색해서 어떻게든 정부 여당과 각을 세워보겠다는 것일 테지만, 참으로 딱하기 짝이 없다.  

 

제1야당이 국가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사안을 이렇게 무책임하고 가벼운 언동으로 다뤄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은 언제까지 극우의 길로만 빠져들 것인가. 몰락한 보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안쓰러울 따름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