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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고승우 칼럼]미국의 오래된 '윽박' 한때는 중국에도… 진실은 한번도 가려지지 않았다

by 무궁화9719 2021. 8. 8.

[고승우 칼럼]미국의 오래된 '윽박' 한때는 중국에도… 진실은 한번도 가려지지 않았다

 한·미 두 나라는 북한에 대해 천안함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달러 위폐 제조 유통에 대해 인정하라고 다그치면서 제재 조치를 집행하고 있다.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서 북한을 표적으로 삼아 해상군사훈련이 연이어 전개되고 있다. 북한의 달러 위폐 제조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미국의 구체적인 제재 조치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한·미 두 나라가 북한에 대해 천안함 사고와 달러 위폐 혐의를 인정하라고 윽박지르지만 거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것은 북한이 저질렀다는 결정적 증거가 제시되거나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의 공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한·미 두 나라가 북한 책임이 분명하다면서 군사적,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국제법상 문제가 심각하다. 북한은 천안함 사고와 달러 위폐에 대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천안함 사고에 대한 한·미 두 정부의 군사적 조치에 대해 북한은 아직 구체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달러 위폐 혐의에 대해서는 수년전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대응한 바 있다.

 

대북 제재 원인으로 꼽히는 천안함·슈퍼노트, 증거도 공인도 없다 

 

  로버트 아이혼 미국 대북
대란 
제재 전담 조정관
 
 
 
 

천안함 사고와 달러 위폐 혐의 주장에는 미국이 직접 개입되어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미국은 천안함 사고 직후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부인하다가 아무런 구체적인 물증 등의 제시도 없이 북한 소행으로 단정 지은 한국정부와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대북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천안함 사고는 사고지점에서 대형 선박이 발견되는 등 새로운 사실이 제기되면서 의혹의 먹구름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이 천안함 사고에 대한 대북 제재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적 경제 제재를 취하면서 북한의 달러 위폐문제를 다시 꺼내든 것은 궁색해 보인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2005년 북한이 달러 위폐를 제조 유통 했다면서 BDA사태를 유발했다. 하지만 그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2년 만에 BDA 사고를 종결지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동일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한이 100달러짜리 가짜 슈퍼노트를 제작 유통해 막대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미 재무부가 2003년 3월 의회에 제출한 ‘해외에서 미국 위폐의 제조와 이용에 대한 보고서’(The Use and Counterfeiting of United States Currency Abroad, Part 2 The second report to the Congress by the Secretary of the Treasury)에는 북한은 달러 위폐와 관련해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당시 미국이 파악한 주요 위폐 관련 국가는 컬럼비아, 불가리아, 중국 등이었다. 달러 위폐문제는 미국이 2차 대전이후 끊임없이 많은 나라를 상대로 혐의를 제기했지만 한 번도 확실한 ‘범행 국가’를 가려내지 못했다.


미, 적대적 국가에 슈퍼노트 연루설 … 오히려 CIA 개입설 등 부작용도

 

미국 위조달러를 만들고 있을지 모른다고 미국에 의해 지목된 국가는 지난 20년 동안 계속 변해왔다.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이 그런 국가다. 지난 2002년에는 이라크가 달러 위조 국으로 지목되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1년 전이다. 그러다가 미국은 2005년부터 결정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북한을 표적삼아 위폐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보복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 행동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혹을 키우는 부분이다. 미 재무부의 자료를 검토하면, 미국이 달러 위폐문제를 꺼내는 것은 제국주의적 위세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미국이 자국에 대해 적대적인 국가들을 위폐 국으로 지목해왔다는 것은 그것의 선전효과 때문이다. 상대국이 자국의 위폐를 만들어 유통시키는 등 범죄행위를 벌인다는 것은 자국민을 분노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가짜 슈퍼노트는 진짜보다 너무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 때문에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개입되어 있다는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일부 언론은 달러 위폐 문제는 물론 천안함 사고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면서 북한에 대해 공세적 보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 언론은 미국의 일방적 움직임 앵무새처럼 보도할 뿐이다. 북한의 달러 위폐제조, 유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뿐 위폐에 대한 탐사보도 등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한편 진보성향의 언론은 천안함 사고와 달리 위폐문제에 대해 가급적 침묵하면서 비켜가는 추세다. 미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는 달러 위폐문제의 실상을 파헤치는 것은 국제사회의 정의 구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북경에서 보는 ‘천안함 침몰사건’ - 정기열 (중국 청화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http://upman4u.egloos.com/10475258

북경에서 보는 ‘천안함 침몰사건’
<기고> 비판소고① 주장과 분석, 의문제기들 -정기열
 

정기열 (중국 청화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최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하여 보수언론과 이명박 정권, 군부, 한나라당이 앞서거니 뒤서며 과학적 타당성여부 및 객관적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북 관련설"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반세기를 넘기도록 한국사회를 지배, 규정하고 있는 분단망령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과 상식에 기초해 풀어야 할 침몰사건 원인규명을 망국적인 외눈박이 분단논리가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등장한 분단귀신(‘북풍’)이 한국사회를 다시 극심한 분열과 갈등, 좌절로 마치 ‘침몰’시켜가고 있는 것만 같아 염려스럽다. 3월 26일 서해안 북방한계선(NLL) 근처 백령도 인근에서 ‘원인불명’의 이유로 침몰한 천안함 사건은 분단논리와 만나면서 급기야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들인 남과 북을 마치 일촉즉발의 군사대결도 불사할 듯싶은 극심한 대결과 혼란, 내부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

먼저 이 소고는 환갑을 넘기도록 한국사회가 아직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집단증세인 분단고질병에 대한 분석적 비판이다. 지난 60년 한국사회의 망국병이랄 수 있는 분단고질병이 발병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합리적 사고와 논리, 판단, 상식이 뒤집히는 집단증세가 나타난다. 이어 주로 보수언론과 보수정치.군사.종교세력이 앞서거니 뒤서며 극단적이고 맹목적인 반북대결의식을 고취하기 시작한다. 무책임하고 비현실적인 억지주장과 구호가 뒤따름은 물론이다. 물론 필요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거짓과 조작, 은폐시도도 불사한다. 진실을 덮기 위해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억압과 정치탄압이 동원됨은 불문가지다. 정권차원의 조작과 은폐를 뒷받침하는 마녀사냥 식의 여론몰이가 동원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정권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한 기상천외한 억지주장과 이론, 가설도 남발한다.

천안함 사건 직후 재발하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분단고질병증세는 오늘 자신의 모든 진면목을 온 세상에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웃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세상은 한국사회의 비극적인 사회정치적 질병으로서의 분단고질병증세가 도대체 얼마나 유치하고 파렴치하며 상황에 따라 얼마나 악의적일 수 있는지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다. 침몰 당시 인근현장에 있던 최신예 이지스함을 비롯한 미국과 한국의 최첨단 군사첩보위성장비들에 의해 이미 침몰원인과 배경, 상황 등이 명명백백하게 파악되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거짓과 조작, 은폐에 이어 기상천외한 주장과 억지, 가설이 난무하는 한국사회의 분단귀신춤판을 보며 세상은 더욱 놀라는 것 같다. 한편 누군가는 혹 어떤 세력들은 한국사회에 재발한 분단고질병을 회심을 미소를 갖고 바라볼지 모른다. 우리들의 분단고질병이 한반도대결구도를 더욱 고착화시켜 동북아지역의 군사긴장이 한층 더 높아지는 것이 굳이 나쁠 것이 없는 분단외세의 경우 더욱 그럴 것이다. 한국사회의 치부이자 망국병인 분단고질병이 그들의 이해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한 분단대결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그들에게 굳이 나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결구도의 지속으로 갈기갈기 찢기고 영혼 깊이까지의 상처로 서로 피 흘리고 있는 한반도의 비극적인 분단자화상을 보는 것만 같아 가슴이 저리도록 아프다. ‘G-20정상회의’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상회의’ 등을 서울에서 주최하게 되고, 입만 열면 ‘선진’과 ‘국격’을 부르짖는 한국사회의 실제모습이 상식과 이성으로 도저히 믿기 어려운 낡은 냉전적 대결사고에 얽매인 정치후진국가라는 부끄러운 현실 앞에 얼굴을 들기가 민망스러울 정도다. 도대체 한국사회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비역사적이며 몰상식하고 비현실적인 낡은 정치후진사회로 전락하고 말았을까?

글쎄? 우리는 어쩌면 60년을 넘긴 분단과 전쟁, 대결구도의 유지를 통해 결국 언젠가 압록강.두만강까지 한반도전역에 대한 지배통치전략을 관철시켜 미국의 오랜 숙원인 중국과 유라시아대륙 전체를 겨냥한 중장기세계지배통치전략을 무서우리만치 교묘히 그리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세계제국’ 미국을 아직도 마치 하늘처럼 모시고 구세주처럼 생각하는 ‘한국사회의 철저한 미국화’에서 먼저 그 답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

섬뜩하리만치 ‘미국화된 한국사회’에서 가장 우려되는 모습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모든 가치기준과 정치.경제.역사.교육.군사적 판단의 모범적 사례들로, 지어는 문화와 종교, 도덕, 윤리문제들에 이르기까지 온 세상이 욕하고 경멸하는 미국을 본받고 따라 배워야 할 대상이자 대표적 기준으로 내세우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양해마지 않는 친미사대주의문제일 것이다. 적지 않은 수의 한국사람들 의식 속 깊이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골수에까지 박힌 망국병의 본체인 친미사대주의문제다.

한 예로, ‘3월 26일 서해상에서 비밀리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하다 작전 중 침몰한 천안함’ 사건의 진상조사위원회구성이 그렇다. 침몰사건 당시 작전지휘권을 갖고 있던 미국이 사건의 지휘책임공방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사건의 핵심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미국을 사건조사에 참가시키게 되어 이제 마치 진상조사가 국제적으로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지게 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보수언론과 한국보수정치권의 모습에 이르러서는 차라리 말을 잃는다.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겠다는 꼴이다. 더욱 가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침략전쟁의 성격이 농후했던’ 몇몇 전쟁들(대표적으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그리고 오늘 이라크전쟁 등)에서 영국과 함께 ‘미국의 충실한 2중대 역할을 수행했다’는 비난을 수도 없이 듣고 있는 호주의 참가를 놓고 이제 마치 대단한 ‘국제진상조사단’이 꾸려진 것처럼 광고하고 선전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그렇다.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저리도 요란할까 싶다. ‘빈 수레, 빈 깡통이 소리가 많이 난다’는 속담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21세기 초 벽두 이라크침략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국민과 유엔, 그리고 온 세상을 상대로 거짓과 조작, 은폐, 사기행각을 벌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을 세상은 잊지 않고 있다.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과 영국 중심의 석유자원 확보전쟁을 놓고 20세기를 ‘전쟁의 세기’라고 정의한 윌리암 엥달의 『A Century of War: Anglo-American Oil Politics and the New World Order』라는 책 제목이 아니라도 부시 임기 8년 동안 인류사회와 온 세상이 겪고 있는 주요전쟁들의 근본원인과 배경에 미국이 대표적으로 존재한다는 국제사회의 엄연한 정치.경제.군사.역사적 사실은 이제 따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온 세상이 잘 아는 사실이 됐다. 물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로다. 미국의 어제와 오늘 역사가 실제 무엇이었는가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만들었던 공은 ‘부시-체니-럼스펠드 주식회사’로 불렸던 부시 행정부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이라는 나라가 도대체 어떤 나라였는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온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데는 역설이지만 ‘군사력을 앞세워 온 세상에 대한 제국적 지배’를 노골적으로 주장하며 극우적 사고와 주장을 펼쳤던 유태계 중심의 신보수주의자들(네오콘)의 역할 또한 지대했다. 부시를 앞세워 제국적 정치.경제.군사 이해를 관철시키려 했던 그들은 미 국방성의 내부문서표현처럼 ‘세상에 대한 전면적 지배’를 시도하다 부시-체니-럼스펠드와 함께 몰락했다. 그런데 한 가지 특기할 사실이 있다. 부-체-럼의 몰락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잠시 사라졌던 것 같은 미국의 신보수주의 세력이 놀랍게도 친미사대주의는 물론 반공사상과 극단적인 반북대결의식으로 무장한 대단한 우군을 만난 것이다. 한국에서 보수정권의 탄생과 함께 이름도 영어표현을 그대로 단체이름에 쓰는 ‘뉴라이트’(New Right)라는 한국판 네오콘 세력으로 부활한 것이다. 한국사회의 미국화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 수 있는 좋은 예 가운데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가공할 군사력을 앞세워 온 세상을 상대로 위협과 공갈, 침략을 서슴지 않는 대표적인 지구촌깡패국가’라고 비판하는 노암 촘스키 교수의 지적(America’s Quest for Global Dominance)이 없더라도 세상은 오늘 미국의 진면목을 익히 잘 알게 됐다. 그런데 스스로를 ‘제국’이라고 부르기 주저하지 않았던 부시 행정부가 소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하에 ‘인권신장과 종교자유, 민주주의’ 카드를 앞세워 ‘세계경찰’ 행세를 하며 실제로는 ‘국가테러’를 일삼는 대표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온 세상이 알고 있음에도 한국과 일본의 친미사대보수세력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정치경제이해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나라와 집단, 개인들에 대해 불법적인 고문과 테러, 폭력, 살인, 도청, 암살, 강간, 침략, 대량학살을 식은 죽 먹듯 하는 대표적인 ‘테러국가’가 다름 아닌 미국이라는 사실을 온 세상이 다 알고 있음에도 아랑곳없어 하는 (근본에서 뿌리가 같은 영국 같은 서유럽나라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들을 보면 안타까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부시 8년의 제국시대’를 거치고 이제는 경제까지 무너지면서 더욱 썩은 동아줄처럼 되어가는 미국을 여전히 하늘처럼 모시며 살고 있는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 앞에서 말을 잃게 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경제에서는 ‘세계대국’인 일본이 정치에서는 ‘소국’ 혹은 ‘난장이’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반면 전후 독일은 국가차원에서 나치파쇼정권의 끔찍한 범죄에 대해 이웃과 인류, 역사 앞에 정직하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스스로 먼저 나서 피해자들을 찾아내어 보상했을 뿐 아니라 교육에서도 선대가 저지른 끔찍한 범죄행각들을 낱낱이 밝혀내 후대들에게 역사의 교훈으로 가르치고 나아가서는 희생자.피해자들의 후손들까지 찾아내 보상하며 과거역사의 죄를 참회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다. 하여 독일은 오늘 (최소한 과거청산문제와 관련하여) ‘정치경제대국’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자신의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일본은 독일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그들은 6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서도 군국주의일제가 저지른 끔찍한 온갖 전쟁범죄와 인류범죄, 집단성범죄(군대위안부) 등에 대해 이웃과 역사 앞에 진정한 사죄와 보상은커녕 어떻게든 과거사를 은폐하고 조작하고 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일제 만행에서 살아남은 희생자.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사죄하지 않고 보상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끝없이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고 부정하며 이제는 국가차원에서 과거사에 대한 교과서 왜곡까지 주도하고 있을 정도다. 심지어는 이웃나라의 영토(독도)까지 자기 땅이라 우기며 막무가내로 역사를 왜곡, 날조하는 그들이다. 세계경제대국임에도 아직 미국에 예속된 채 ‘정치소국’ 혹은 ‘난장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오늘 OECD회원국이요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했고 G-20 정상회의와 핵정상회의 등을 주최하게 될 중요한 정치.경제.군사.과학강국이라 자화자찬하는 한국사회가 상식과 도리에 있어 상상키 어려울 정도로 미국에 예속적인 낡은 정치후진국가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절감하게 되면서 부끄러운 이웃국가 일본을 생각하게 되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천안함 침몰사건을 대하는 오늘 한국정부의 모습에서 이웃에 대한 예의와 도리도 없고 상식도 내던진 채 조작과 은폐를 서슴지 않는 이성을 잃은 일본정부의 지난 60년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과 함께 재발한 한국사회고질병으로서의 분단망국병은 바로 다름 아닌 친미사대주의문제다. 즉 분단망국병과 친미사대주의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일제에 의해 반세기를 ‘나라 잃은 노예’로 살고 오늘은 ‘분단국가’가 되어 사고와 판단, 기준, 의식에 있어 외눈박이와 절름발이로 살아가는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친일.친미사대주의문제가 침몰사건을 놓고 상상을 초월하는 거짓과 조작, 은폐, 그리고 기상천외한 억지주장과 가설이 난무하게 만든 근본배경이자 주요원인이라고 주장해서 크게 틀릴 것 같지 않다.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이미 ‘원인불명’과 ‘영구미제’ 이야기가 미국과 한국정부 관계자들에게서 솔솔 나오고 있다. 왤까? 근세사에는 소위 원인불명의 이유로 역사의 기억 속에서 영구미제라는 딱지가 붙은 채 사라져갔던 사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가 하면 주로 제국주의 침략국가들이 그들의 불의한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 은폐하여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했던 역사 또한 존재한다.

20세기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조작사건들 가운데 (최근 ‘북 관련설’을 음으로 양으로 기정사실화해가고 있는 한국정부의 소행을 ‘조작과 날조!’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며 반론을 제기한 북녘기사에서도 조작, 날조사건의 대표적인 역사적 예들로 인용됐던) △1933년 2월 27일 일주일 뒤 열릴 총선거(3.5)를 앞두고 발생한 ‘국회의사당방화사건을 공산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몰아 히틀러 파쇼세력이 나치정권을 확립’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조작사건 △1937년 ‘중국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날조했던 일제의 노구교사건’ 그리고 △1968년 ‘미국이 베트남 침략과정에서 날조했던 통킹만 조작사건’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정부의 대표적인 국제사기범죄사건을 꼽으라면 물론 이라크침략전쟁이 있다. 전쟁을 정당화하고 침략구실을 만들기 위해 미국이 무슨 짓을 했으며 어떤 사기범죄를 자국민과 유엔조직 그리고 온 세상을 상대로 벌였음은 이제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세상이 익히 다 아는 사실이다.

현대사에서 정치경제군사이해관계에 기초해 온 세상을 상대로 거짓과 조작, 은폐, 고문, 침략전쟁, 국가테러폭력을 불사했던 대표적 인물을 꼽으라 하면 아마도 가장 최근의 경우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을 능가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부시 대통령에게 임기 내내 따라다녔던 대표적인 수식어는 아마도 ‘후안무치하고 독선과 오만이 가득한 것도 모자라 종교적 위선까지 겹쳐 더욱 가관’이라는 표현이었을 것이다. ‘이라크(침략)전쟁을 하느님의 계시요 섭리’라며 ‘현대판 십자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표적인 보수기독교신자 부시 대통령을 오늘 다시 생각하게 된 것 또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천안함 침몰과 함께 심한 분단고질병을 다시 앓고 있는 오늘의 한국사회를 돌아보며 갖게 되는 쓸쓸한 단상이다.

20세기 후반 역대 미국 행정부역사를 살펴보면 ‘국가안보’라는 이름의 귀신이 있다. 냉전시기 내내 국가안보귀신이 나타날 때마다 미국사회는 물론이고 미국지배하의 거의 모든 나라들 특히 제3세계국가들에서 덩달아 재발하곤 했던 집단고질병이다. 미국에서 발병한 국가안보집단고질병의 대표적인 경우는 17세기 말의 ‘마녀사냥’ 때처럼 ‘빨갱이 사냥’을 즐겼던 1950년대의 ‘매카시즘’ 역사일 것이다. 물론 한국을 비롯해 미국 지배 하에 있던 제3세계국가들에서는 더욱 극심한 ‘빨갱이 사냥’이 존재했었다는 사실 또한 불문가지다. 수도 셀 수 없이 많은 수천 수백만의 무고한 생명들이 ‘반공’의 이름으로 무참히 희생당한 역사는 지구촌 곳곳에 있다. 물론 한국사회의 분단고질병은 미국이 일종의 개발특허권을 갖고 있는 국가안보고질병과 근본에서 같은 성격의 사회정치적 질병이다.

미국사회의 정치사회적 질병인 국가안보고질병을 이해하기 위해 근본에서 같은 성격의 문제인 다른 역사적 예를 잠깐 살펴보자. 인종차별사회인 미국에는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또 다른 ‘사회적 질병’이 있다. ‘인종차별주의’다. ‘백인인종차별주의’라고도 불리는 이 못된 질병은 모든 것의 기준을 소위 ‘백인인종이 우월하다’는 사고에 기초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일종의 집단정신병이다. 미국역사에서 특정백인집단들에게 백인우월주의증세가 발병했을 때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범죄가 벌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문과 강간, 살인, 테러, 폭력, 약탈, 수탈, 착취, 노예무역, 노예노동, 인종차별 등은 물론이고 역사왜곡과 거짓, 조작, 은폐 등 모든 형태의 지능범죄와 인류범죄, 전쟁범죄 등이 ‘우월한 백인인종’의 이름으로 저질러졌다. 물론 거의 모든 백인우월주의자집단에 의해 예외 없이 저질러진 인종범죄역사는 과거에만 존재했던 질병이 아니다. 오늘까지도 이 집단고질병은 고쳐지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 인종차별주의문제는 근본에서 같은 정치사회질병인 국가안보병과 더불어 미국사회의 일종의 양대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사회의 ‘인종차별주의문제’를 ‘국가안보문제’와 함께 다루는 이유는 ‘인종’ 자리에 ‘국가안보’를 옮겨다 놓을 때 목적과 과정, 결과에서 나타나는 사회정치적 집단병증세가 거의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미국역사에서 인종카드와 이념카드 즉 국가안보카드는 거의 영구적 상품가치를 갖고 있는 일종의 지배전략카드였음을 알 수 있다. 두 카드가 다 특정이해집단의 정권안위와 경제이윤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음은 불문가지다. 이 논리와 분석을 한국사회에 적용시켜 보면 미국의 인종차별카드는 우리의 ‘지역차별카드’로, 이념(국가안보)카드는 한국사회의 ‘분단카드’로 이해해서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천안함 침몰사건이 한국사회의 영구적 상품가치를 갖는 카드가운데 하나인 국가안보.분단카드에 의해 북풍소설로 뒤바뀌고 있는 현실이 바로 좋은 예다. 물론 이 모든 이념.국가안보.분단 소설쓰기의 출발은 미국이다.

서로 공생관계로 얽혀있는 한국사회 안팎의 다양한 분단세력들이 국가안보카드와 분단고질병을 재발시킬 수 있는 천안함 침몰 같은 사건을 두 손 들어 환영할 것이라는 분석은 억지주장이요 지나친 상상일까?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구분할통치구도, 즉 ‘영구분단과 준전시체제’가 한반도에 지속되기 위해 ‘주적’ 북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라는 지적이다. ‘북의 위협이 상존한다!’고 주장하고 또 믿도록 만들어야 하는 배경에는 예를 들면 천문학적 액수의 대표적 군사판매품목 가운데 하나인 미사일방어망(MD)체제도 있다.

MD체제를 생산하는 미국정부와 군산복합체의 입장에서는 자국을 포함해서 소위 우방국가들인 유럽, 일본, 한국 등은 물론이고 어디든 MD를 많이 팔아야 이문이 크게 남겠기에 자국을 포함한 온 세상에 끝없는 정치.사회.군사위기가 조성해야 함은 자명한 이치다. 위기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분위기를 조성해야, 즉 사기를 쳐서라도 장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럴 경우 위기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대상이 현대사에서 오래 ‘악마’로 낙인찍힌 북이나 이란, 쿠바, 중국, 러시아, 최근에 합류한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들이라면 물론 더욱 장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즉 끝없이 가상의 적을 만들어야 내야 한다는 말이다. 한반도와 일본 등 주변국가들에 북으로부터의 미사일과 핵위협이 상존한다고 믿어야 동북아에서의 MD장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다. 미국군사복합체의 입장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은 중동과 함께 아마도 세계 최고.최대시장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무기판매에 한반도 및 동북아와 중동지역 만한 시장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군사긴장과 대결구도가 지속되어 자자손손 절대적 이득을 챙겨온 안팎의 분단기득권세력이 고질병의 재발을 학수고대할 것인지 말지를 묻는 것은 어쩌면 우문에 속하는 일일지 모른다.

여하튼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한국사회는 과거에 수없이 그랬듯 오늘 또 다시 (미국을 포함한 안팎의 분단기득권세력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망국적인 좌우대결구도로 급격히 빠져 들어가고 있다. 하여, 이 글은 과거 소위 ‘국가안보위기’ 때마다 무소불위의 시퍼런 공안대도(公安大刀)를 빼 들고 춤판을 벌였던 분단귀신이 오늘 또 다시 나타나 우리 모두를 슬프게 만들고 있는 망국적 분단현실에 대한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의 토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글은 동시에 침몰사건에 대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원인규명노력과 한국사회전체가 참가할 수 있는 정상적이고 투명한 공동진상조사과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정권차원의 상상을 초월하는 은폐시도와 조작에서부터 보수언론과 분단정치세력이 음으로 양으로 조장하고 있는 의도적인 남북대결의식과 좌우논쟁구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즉 ‘3월 26일 당시 서해상에서 비밀리에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진행 중이었던’, 즉 ‘미군지휘하의 합동군사작전에 참여한 천안함이 작전 中 침몰한 사건’의 근본원인과 전후 사정, 배경을 (기존의 남북간 대결구도와 민족내부갈등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한국군대의 전시작전지휘통제권을 모두 한 손에 쥐고 있는 합동군사작전지휘 총책임자인 미국’과의 관계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사건 또한 해방 직후 당시 2천만을 겨우 넘긴 남북전체인구에서 약 3~4백만 명의 동족이 살상되고 삼천리금수강산이 초토화된 결과를 낳았던 참혹한 한국전쟁처럼 ‘영구미제사건’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국전쟁은 그 원인과 배경을 놓고 반세기가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누가 먼저 도발했다, 침략했다, 그렇다, 아니다!’ 등의 논쟁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기존의 남북대결구도에서가 아니라 분단 반세기 우리 민족의 운명과 관련하여 여전히 절대적 위치에 놓여있는 미국을 이번 사건의 근본배경이자 원인제공의 핵심당사자라는 구도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이유다. 어느 경우에도 천안함 침몰 당시 작전지휘책임을 갖고 있던 미국은 이번 사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지난 60년 분단역사에서 끝없이 계속되고 있는 대동소이한 온갖 문제들 가운데 하나로 천안함 사건을 보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과거처럼 외세가 바라는 대로 지극히 민족내부소모적인 망국적 분단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 비판소고에서 오히려 천안함 침몰사건의 뒤에 숨어 마치 제3자나 되는 것처럼(!) 훈수나 두고 있는 미국, 즉 3월 26일 당시 남북이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즉 소위 ‘주적’의 바로 코밑에서 북을 상대로 비밀리(?)에 ‘핵선제공격을 기본골격으로 한 불법적인 해상기습침투(침략)훈련을 총지휘했던 미국’에 주목하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고의 주목적과 주장, 의문제기는 미국이 이번 천안함 사건의 제3자가 아니라 어쩌면 핵심당사자라는 시각에서 그들이 이번 사건에 어떻게 관계되어 있으며, 만약 관계되었을 경우 그들은 그 사건에서 무엇을 숨기려 하며, 동시에 이번 사건으로부터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혹은 노리고 있는지 등을 미국의 유라시아전략, 동북아전략, 특히 중국전략과 대북전략과의 상호연관 속에서 살펴보려는데 있다. 먼저 3월 26일 천안함 침몰 당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번 사건에 보인 미국의 반응은 크게 셋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초기에 그들은 일단 조심하는 것 같았다. 한 예를 들면, 국무부 대변인이 “침몰원인으로 ‘천안함 자체’ 이외에 다른 원인을 알고 있지 않다”고 발표할 정도로 그들은 사건초기에 일련의 공식발언들에서 일단 객관성을 유지하며 신중한 듯 했다. 물론 미국은 (그들의 공식발언들에 의하면) 이미 침몰사건원인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파악을 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를 하나 소개한다. 4월 22일 <MBC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의 대담내용이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지낸 (현재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초빙연구원) 박선원 박사는 손 교수와의 전화대담에서 “미국정부가 한국정부가 공개 안 한 자료들을 다 갖고 있다. 미국이 천안함 사태 발발 당시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미공개 정보를 다 갖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미국이 이미 사건에 대한 전체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기사가 아닐 수 없다. 박 박사는 나아가 “확실한 것은 한국 정부가 갖고 있으면서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자료, 이것은 미국이 다 갖고 있는 것”이라며 “사고가 났다고 하는 9시 15분부터 22분 사이에 천안함이 어디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속도는 얼마였는지 하는 정확한 정보, 항적정보 등을 (한국정부가) 공개하고 있지 않는데” 그런 건 “군사기밀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까지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교신기록에 대해서도 많이 공개하라고 요구하지 않나? 적어도 사고 직전 30분, 직후 30분이면 이미 이 사건의 성격이 다 드러난다. 그런데 (한국정부가 이 모든 것을 공개) 안 하고 있다. 이 모든 게 미국은 알고 있는 정보”라고까지 덧붙이기도 했다.

둘째, 그러나 한국정부의 은폐와 조작시도가 진행되면서 이와 관련하여 한국과 이웃, 국제사회에 조성되고 있는 꼭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을 파악한 미국정부의 태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보수언론을 필두로 정권과 군부가 침몰원인과 관련하여 마치 합창이나 하듯 같은 내용의 북풍소설쓰기를 시작하는 과정에 은연중 힘을 보태는 듯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왤까? 글쎄, 천안함 침몰 당시의 지휘책임을 추궁 당할 수 있는 자신들을 조사대상자 명단에서 아예 제외시켜주고 있는 한국정부의 가상한 노력(조작.은폐범죄)에 감동을 받아서일까? 아니면 오히려 전체상황을 큰 틀에서 관리하며 사건의 근본원인은 여전히 은폐한 채 단지 한반도상황이 겉잡을 수 없는 남북간의 군사충돌상황으로만 치닫지 않도록 조절하고 관리하겠다는 심사에서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앞에서 이미 지적한 것처럼, 이번 사건 또한 (이와 비슷한 과거의 숱한 사건들처럼!) 그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에 한반도의 분단이 자리 잡고 있음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사건의 근본배경이자 원인제공의 실질적인 이유가 되는 한반도분단구도에로 관심을 돌려야 할 것이다. 특히 60년을 넘기도록 우리에게 분단체제를 강제하고 있는 미국에게 당연히 의문의 화살을 돌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건배경의 핵심당사자인 미국은 빠진 채 지난 60년 그랬듯 우리끼리의 (한국사회 내부와 남북 간에) 극단적 감정싸움과 좌우논쟁으로만 치달아갈 것이다. 즉 본말이 전도될 것이다. 그럴 경우 좋아할 사람.세력.외세가 따로 있을 것이란 사실 또한 불문가지다. 결국 이번 사건 또한 6.2 지방선거 이후 십중팔구 결국 남북갈등과 대결의 골만 더 깊게 만든 채 ‘영구미제사건’으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미 한국정부(김태영 국방장관)의 입에서 사건원인의 ‘영구미제 가능성’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배경이자 이유일 것이다.

셋째, 그러다 최근 미국 특히 워싱턴의 보수언론군부정치세력들은 한국보수언론과 정권, 군부의 상상을 초월하는 원인조작과 은폐시도가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으면서 안팎의 상황과 여론이 악화되어가자 과거 분단세력들이 (국가의 위기가 아니라!) 정권위기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빼든 ‘북 도발설’(북풍)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보다 적극적인 일종의 태도(전략)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어는 ‘북이 연루되었을 경우 천안함 침몰사건을 유엔안보리에 제소할 수 있다’고까지 거들어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군부와 CNN도 적극 거들고 나섰다. 그들 또한 ‘북 관련설’을 기정사실화하며 침몰사건조작에 합류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앞으로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뒤에 숨어 있으면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침몰사건의 근본배경이자 원인이랄 수 있는 미국의 행보를 눈에 불을 키고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앞에서 지적했듯, 천안함 침몰 당시 작전지휘책임을 갖고 있던 미국이 이번 사건의 핵심배경이자 근본원인제공자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시각에서 문제를 더 깊이 구체적으로 논하기 전에 먼저 한국사회의 비극적인 분단현실을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명박 정권은 이번 사건으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일련의 대형정치사건들, △MBC 김재철 사장 ‘큰집 불려가 쪼인트 까졌다’는 사건 △안상수 대표의 ‘봉은사 좌파스님 제거시도’ 사건 △이를 유야무야 시키려 했던 ‘청와대 개입, 이동관 홍보수석’사건 △한명숙 전 총리 무죄사건 △4대강 죽이기 사건 △세종시 수정안 사건 등을 일단 잠시라도 덮을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은 어쩌면 이번 침몰사건을 정권의 위기상황을 넘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뿐 아니라 (좀 더 솔직히 표현하여, 무고하게 희생된 46명의 목숨을 담보로!) 상황을 오히려 앞에서 지적한 국가안보위기상황으로 둔갑시켜 공안정국을 조성한 채 6.2지방선거를 분단카드(‘북풍’)로 몰아치려는 심산인 것 같다. 십중팔구 바로 이것이 온 국민과 세상을 상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조작과 은폐시도를 결의하게 만든 배경은 아닐까 싶다. 앞에서 인용한 역사, 즉 1933년 3월 총선직전 ‘나치정권을 확립하기 위해 독일국회방화사건을 공산당 소행이라고 조작해 선거에서 승리’했던 독일의 부끄러운 과거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이유다.

반세기를 넘긴 남과 북의 첨예한 군사대치상황은 물론이고 대만문제로 중-미간에 항시적인 군사대결긴장구도가 상존하고 있는 서해상에서의 모든 군사활동은 거의 모든 경우 소위 아무리 ‘비밀리’에 이루어져도 미국과 한국은 물론 주변 인근의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의 최첨단 군사첩보위성기기들에 의해 마치 손금 보듯 파악되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세상이 다 아는 비밀 아닌 비밀일 것이다. 특히 천안함 침몰 당시 미국이 세상에 소위 ‘세계최첨단무기체계’라며 자랑하는 ‘최신예 이지스함을 비롯 최첨단군사정보통신기재들을 갖춘 수십 척의 한미해군함정들과 핵잠수함들이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이루어졌던 서해상 인근해역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 또한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더더욱 침몰한 천안함의 함장을 비롯 모든 장교들과 사병생존자들 또한 시퍼렇게 살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비록 오늘 모두 마치 벙어리처럼 강제로 입막음이 되어 있어(?) 아무도 사건의 진실(혹은 사실)을 있었던 그대로 말하고 있지는 못하지만(또는 않지만) 그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들의 양심은 언젠가 마치 시한폭탄처럼 터지면서 언젠가는 그들 가운데 누군가로 하여금 진실을 고백하게 할 것이다. 또한 한 달이 다 되도록 온갖 이유를 들어가며 미루고 또 미루었던 두 동간 난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도 결국 인양됐다. 이런대도 미국과 한국은 도대체 어떻게 또 어떤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침몰사건의 원인과 진상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도 인용했듯 “미국이 침몰사건과 관련한 모든 상황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한 것 같다. 물론 한국정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언가를 숨기려 하고 조작하고 은폐하려 한다는 자체가 이미 핵심당사자들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는 하나의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한국과 미국정부는 여전히 사건원인에 대한 은폐와 조작을 시도하며 ‘북 관련설’만을 주장하고 있다. 마치 사냥꾼에 쫓기던 꿩이 눈 속에 머리만 처박고 몸통은 다 내놓은 채 "이제 살았다!"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이제는 어이없는 것도 모자라 실소할 뿐이다. 현 정권이 도대체 얼마나 상황이 급하고 위급했으면 또 스스로 자초한 정권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이렇게까지 저질의 유치한 어처구니없는 쇼를, 그것도 머지않아 실체적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날 명명백백한 사건을 갖고 그 누구도 감당 못할 초대형 국제사기범죄를 벌이고 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이라크 침략 구실을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온 세상을 상대로 온갖 거짓과 조작, 은폐, 날조를 서슴지 않았던 ‘부시-체니 주식회사’가 다시 생각나는 이유다. 급기야 요 며칠 한국정부는 미국(특히 군부와 군산복합체, 보수언론, 네오콘 등)의 적극적인 사주 하에 이번 사건을 ‘유엔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 같다. 글쎄 이제 더는 뒤로 물러설 수 없을 정도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으니 하는 일종의 공범의식의 발로라고나 할까?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다.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이라며 4월 28일 언론에 소개된 표현이다. 잘못 읽었나 싶을 정도로 기상천외한 내용이다. ‘북의 소행이라는 100% 증거가 없더라도 일단 유엔에 제소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라크 침공 직전 국무장관까지 UN에 보내 온 세상을 상대로 증거조작과 날조, 거짓을 서슴지 않았던 부시 정권의 재판을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 할 말을 잃는다. 그들은 당시 얼마나 다급하고 욕심에 눈이 멀었으면 자국의 CIA비밀요원 이름까지 언론에 흘려 폭로할 정도로 그들의 이라크 침략 기도를 막아나서는 모두를 적으로 돌렸을 정도다.

그러면 이명박 정권은 이번 침몰사건에서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으며 무엇을 조작하고 은폐하여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고 노리고 있을까? 글쎄? 먼저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듯 첫째 이유는 무엇보다도 눈앞에 다가온 6. 2지방선거가 아닐까 싶다. 침몰원인과 관련한 그 모든 불가사의한 조작과 은폐가 지방선거에서 정권까지 ‘침몰’시킬 수 있는 가능성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지적은 그래서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여하튼 오늘 그들은 급기야 한 목소리로 천안함 침몰원인을 ‘북의 도발’ 때문이었다며 노골적으로 ‘북 관련설’을 기정사실화해가고 있다. 결국 안팎으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권 또한 지난 60년 분단기득권세력들이 ‘정권위기’ 때마다 그랬듯 분단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풍귀신놀음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오늘 어떤 이유에서든 또 다른 하나의 ‘분단공안정국’을 목적의식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상황은 한국보수언론뿐만 아니라 이제는 미국보수언론까지 물론 한국군부뿐만 아니라 미국군부와 군산복합체도 나아가서는 미국 공화당과 한국 한나라당까지 합세하고 미국의 네오콘 세력과 그들의 하수인격인 한국의 뉴라이트가 앞서거니 뒤서며 ‘북에 대한 군사보복’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분단시기 내내 한반도의 운명을 때로 풍전등화처럼 만들었던 한국의 분단귀신과 미국의 국가안보귀신이 두 나라에 또 다시 나타난 것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어쩌면 이제 공동보조를 맞추어가며 한반도를 넘어 일종의 동북아판 ‘북풍’을 다시 일으키려는지 모른다. 임기 3년도 못 채운 채 총체적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한국보수정권과 부시 8년을 거치면서 본색이 드러나게 되며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도 잃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수렁에서는 헤어날 길이 요원하고 이제는 경제까지 망가지면서 안팎으로 진짜 ‘국가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전쟁 혹은 전쟁위기 직전의 최고조의 군사위기조성 말고는 다른 카드가 없었기 때문일까?

그러니까 미국군부와 군산복합체, 보수언론, 네오콘 등의 적극적 지원과 엄호 하에 대통령을 위시로 정권과 보수언론, 한나라당, 국방부는 오늘 어쩌면 국민과 온 세상을 상대로 일종의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자문을 구한답시고 최근 주요정당대표들과 7대 종단대표들, 소위 군원로들, 두 명의 전직 대통령들(전두환, 김영삼)을 청와대로 초청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물론 초청된 그들 대부분은 각본대로 정권의 희망사항인 ‘북 관련설’의 기정사실화와 북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는 쇼를 충실히 연출했음 또한 불문가지다. 여러 쇼들 가운데 아마도 압권은 전직 두 대통령의 ‘100% 북 관련설’(김영삼)과 ‘단호한 대응을 위한 대통령의 중대한 결단을 주문한’(전두환) 쇼일 것이다.

그들은 이번 쇼에서 특히 이중플레이 카드를 주로 쓰는 것 같다. 어떻게? 한편으론 ‘북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아직은 없다!’ ‘철저히 원인규명을 하라!’ ‘최종결론이 나올 때까지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론 보수언론의 지원 하에 대통령자신과 국방부장관, 외교통상부장관, 통일부장관, 한나라당 대표에 이르기까지 모두 나서 하나같이 침몰사건을 북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식으로! 그러다 최근 몇 일 어떤 이유에서든 그들은 아예 드러내놓고 ‘북에 대한 보복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선회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보자. 4월 28일 한 언론기사를 인용하면, 한국의 해군참모총장이라는 이도 나서 ‘더 큰 대가 치를 것!’이라며 군사대결을 부추기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한 발 더 나가 사설제목을 아예 ‘북 지도부 간담 서늘하게 해야 제2, 제3의 도발 막는다!’라고 할 정도다. 하루가 다르게 한미는 서로 보조를 맞추어가며 공동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양국의 대표적인 보수언론매체들 또한 적극 거들어 나서며 남북간의 군사긴장을 더욱 조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최근 미국의 소위 교수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견해라며 대문짝만하게 선정적인 제목과 기사를 내놓느라 경쟁이 심하다. 그런데 그 소위 교수요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실은 거의 모두 다 미국의 대표적인 신보수주의 논객들 아니면 그들과 오십보백보인 극우정객들이다.

한두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먼저 중앙일보의 경우 공화당의 대표적인 보수연구소 해리티지 재단의 단골논객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을 인용하며 그를 ‘교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보수언론매체의 단골손님 가운데 하나다. 그가 발언한 내용들은 2부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소개할 것이다. 또한 연합통신이 소개한 기사에서 ‘천안함, 과거 北도발 행태와 4개 유사점’라는 주장을 펼친 소위 ‘전문가’라는 이는 브루스 벡톨이라는 이름의 미국해병참모대학 교수다. 그가 미국 네오콘세력의 대표적 극우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제안한 핵심내용은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정도면 요즈음 ‘북 관련설’을 기정사실화하며 급격히 한반도의 군사긴장을 높여가는 쪽으로 천안함 침몰사건을 몰아가고 있는 소위 ‘한미공동보조’가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4월 21일 자 기사 가운데 하나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은 원인을 두고 갈등과 분열이 있는데 국가안보에는 하나의 목소리여야 한다”면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정파도 이념도 들어설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 대통령 자신 또한 분단카드로서의 국가안보문제, 즉 북풍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심증만 갖고 원인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 연관성에 대해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예단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했다. 전형적인 이중플레이다! 이것은 국방장관도 대통령 비서실장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중에서도 대통령의 이중플레이는 단연 돋보이는 것 같다. 대통령은 정당대표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내가 북풍을 원했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자신은 ‘북풍’이 아니라 진심으로 “국가의 안보를 염려”해서라는 발언에 이르러서 특히 그렇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가 또 다시 생각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경우만은 아닐 것 같다.

그렇다. 바로 이것이다. 그들의 이중플레이(쇼)라는 것이! 물론 그들은 십중팔구 6.2지방선거에서 목표한 것을 이루면 언제 그랬냐는 듯 ‘침몰사건원인으로서의 북 관련설’을 뒤로 멀리하려 들 것이다. 아예 침몰사건 자체를 잊으려 할지도 모른다. 오히려 꿈에 나타날까 보아 두려워할지도 모른다. 오늘 무언가를 숨기고 조작, 은폐하려 했듯이 선거가 지나면 침몰사건자체를 덮기 위해 또 다시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방법들을 다 동원할지 모른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표가 희생자 유가족들을 일일이 위로하며 말했다는 “얼마나 억울하시겠어요?”라는 표현은 백 번 천 번 옳은 말이 아닐 수 없다.

앞에서 지적했듯 마치 집단분열증세를 보이는 것 같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분단고질병 증세에 대한 비판적 진단은 이 정도에서 멈추자. 2부에서는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미국의 대중전략과 대북전략의 변화라는 시각에서, 특히 미국이 (아직 공개는 못하나 이제 쓸모가 없게 됐다고 내심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는) 6자회담구도의 폐기를 목적으로 이번 사건을 이용하려는 미국의 동북아전략변화라는 시각에서, 또한 천안함 침몰사건 당시 미국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작전지휘책임을 갖고 있었기에 이번 사건의 주요원인제공자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미국문제를 중심으로 짚어보려고 한다.

출처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9935

북경에서 보는 천안함 침몰사고 비판소고 II: 주장, 분석, 의문제기

기사승인 2010.05.14  21:47:33

정기열 jokuk1korea@yahoo.com

 

* 감리교 출신의 북한관련 전문가인 정기열 교수가 최근의 정세와 관련, 천안함 침몰사건 정세와 관련하여 한국사회와 세상의 현실을 바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긴 글을 보내왔다. 오랜동안 통일운동가로 미주에서 활동하다 귀국하여 감신 등에서 가르치기도 했던 정 교수는 2006년 가을학기부터 북경의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초빙교수로 있다가 작년 2009년 가을학기부터는 청화대학에서서 국제정치와 국제관계를 가르치고 있다. 전문을 싣는다. 이 기사는 통일뉴스(www.tongilnews.com)에도 실렸다.

 

북경에서 보는 천안함 침몰사고 비판소고 II: 주장, 분석, 의문제기

2010년 5월

정기열 (중국청화대학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들어가는 말

 
 
 

이 글은 천안함 사건의 법적, 정치적, 군사적,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미국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특별히 이 소고는 경제위기를 포함한 안팎의 도전과 문제들로 국가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의 “실패한 동북아전략”이라는 차원에서 천안함 사건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다. 천안함 사건조사과정을 통해 작년 10월 원자바오 중국총리의 평양방문 이후 미국의 대북, 대중전략에서 예상됐던 변화의 조짐들이 조금씩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그 변화의 조짐이란 6자회담구도에 대한 미국의 기존의 대북, 대중전략에 수정이 가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북핵카드를 이용해 북과 중국을 이간시키고 서로 적대관계에 빠지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동북아지역을 분할통치/지배하려던 전략이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30년 지속된 미국의 대북, 대중전략은 오늘 중대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고는 대북전략의 실패로 동시에 급격히 침몰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전략 즉 동북아전략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다.
I
먼저 천안함 사건의 지휘책임논쟁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은 미국문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 과거처럼 2010년 키 리졸브/독수리 합동군사훈련 또한 한국군의 작전지휘통제권이 미국에게 있었음은 물론이다. 즉 천안함은 미군(주한미군사령관) 지휘하의 군사작전(military operation)에 참가했다 원인불명의 이유로 침몰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어느 경우에도 천안함 사건의 법적, 정치적, 군사적, 도의적 지휘책임이 미국에게 있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 경우다.

그러므로 미국정부는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작전지시를 받고 임무 수행 중 전사한 한국군 사병전원”에게 총지휘관으로서의 도의적 책임에서 먼저 공식으로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양국의 군사동맹체제가 규정한 법에 따라 작전 중 희생당한 전사자들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미국정부는 누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 나서 천안함 사건의 모든 진상을 한 점의 의혹 없이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천안함 침몰 당시 작전지휘통제권을 행사한 미국정부가 당시 파악하고 있는 사실 모두를 있는 그대로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에서부터 합동군사작전을 책임졌던 총지휘관으로서의 법적, 정치적, 군사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될 것이다. 부디 양심과 이성, 상식, 정의에 기초해 미국정부가 이번 사건의 전모를 하루 속히 온 세상에 낱낱이 밝힐 수 있기를 적극 권고한다. 하여, 오늘 한국사회내부는 물론이고 남북관계와 동북아지역에까지 점증하고 있는 불안과 갈등, 혼란, 불신, 군사긴장 등의 모든 불필요하고 소모적이며 불합리한 사건의 정치사회군사적 후유증을 일소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3대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엘에이타임즈(The LA Times) 4월 28일자 기사도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해역에서 군사작전 중 “임무를 띠고” 항해하다 침몰했다는 뜻으로 영어의 “on a miss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자국의 주요언론매체도 미국이 천안함 사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밝히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미국은 처음부터 천안함 사건조사대상에서 아예 제외되었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물론 미국정부는 사건의 작전지휘책임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을 당연히 제일 꺼려할 것이다. 그래서 가능한 사건의 전면에 나서는 것을 극구 피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드러나서 도움될 것이 전혀 없는 미국의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왜 한국정부마저 미국의 지휘책임부분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가?

반면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은 온갖 가설에 기초해 아직 원인규명도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북관련설”과 “북도발설”을 그리도 열심히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60년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미국의 명백한 지휘책임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거론조차 못하는가? 무슨 이유에서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은 미국의 작전지휘책임문제에 대해서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왜?

이유는 아마도 세상이 익히 다 아는 우리 모두의 부끄러운 역사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군의 작전지휘통제권을 한국대통령이 아니라 60년이 다된 아직도 미국(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하고 있는 정치군사적 현실 때문일 것이다. 한미관계역사가 주종관계 혹은 예속관계에 놓여있는 역사라는 사실과 현실을 빼놓고 한국정부가 미국의 지휘책임에 대해 왜 입다물고 있는지를 설명할 길이 없을 것 같다.

반세기를 넘긴 한미예속史에서 하위동맹국 한국의 지위가 한번도 바뀐 적이 없던 현실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별히 군사문제에서 그렇다. 한국이 미국의 지시와 동의, 묵인 없이 군사문제에서 혼자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현실이 아마도 십중팔구 한국정부가 입다물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오늘 21세기의 현실이 과거와 똑같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비록 아직도 여러 측면에서 주종관계에 놓여있긴 하지만 오늘의 한미관계는 과거와 같지 않다. 특히 오늘의 한국이 옛날의 한국이 이미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많은 것이 변했고 오늘도 또 내일도 변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착오하지 않아야 한다. 임기를 마치면 떠나는 현 정부도 절대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끝없이 변하고 있는 한국사회에 대해서! 이번에도 과거 2002년 “효순이 미선이” 때처럼 대강 때우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효순이 미선이” 사건 때 미군대표는 유가족들에게 "그 누구도 힐책해야 할만한 죄가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는 천만번 부당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주한미군2사단을 대표한 공보실장 겸 대변인 브라이언 메이커 소령의 발언이었다. 그의 일종의 사건종결통보는 상상할 수 없으리만치 오만불손하고 인종차별적이었다. 그런 식으로 미국은 백주대낮의 여아살해사건을 눈 하나 깜짝 않고 훌쩍 덮으려 했었다.

지난 60년 지구촌 최대최악의 불평등조약으로 “소파”라고 더 잘 알려진 소위 “주둔군지위협정”(SOFA) 때문이다. 한미동맹예속歷史 기간 그와 비슷한 사건만 “십만 건을 넘는다”는 소파관련 조사자료는 이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그 누구의 과실도 아니다!”라고 내뱉듯 말했다는 메이커 소령은 “우리 유가족뿐 아니라 한국사람 모두를 조롱한 것!”이라며 울부짖던 효순이 부모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다.

당시 효순이 아버지는 사건을 겪으면서 “미군 측이 유가족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밥 먹듯 했다"는 사실에 더욱 분개했다. “현장조사 때 참석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족 몰래 현장조사를 따로 진행했고 브리핑 시간도 아무런 연락 없이 변경하는 등 유가족과의 약속을 거의 지키지 않았다”고 절규했던 것도 기억에 선명하다.

당시 한국정부는 과거에 수도 없이 그랬듯 미국눈치를 보며 사건의 근본문제에 대해 입다물고 있어야 했다. 오히려 효순이 미선이 부모들이 그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던 처지가 불행히도 오늘 또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 참담하기 그지없다. 효순이 아버지의 절규다: “당시 사건은 미군지휘체계의 문제였다. 지휘체계문제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2002년 효순이 미선이 부모의 절규는 2010년 천안함 시대를 사는 오늘 우리 모두에게도 또 다시 귀중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효순이 미선이 때와 똑 같은 문제가 2010년 또 다시 발생했기 때문이다. 2002년 때 사건처럼 2010년 천안함 사건도 근본문제는 미군지휘체계의 문제다. 그런데 2002년에 그랬듯 2010년 오늘도 아무도 그 문제를 건드리지 못한 채 진실이 땅에 묻혀가고 있다. 미군작전에서 임무 수행 중 원인불명의 이유로 46명의 목숨이 어이없이 유명을 달리했는데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미국 한국 모두에서 말이다. 특히 사건의 지휘체계문제를 물어 제일 먼저 책임을 물었어야 할 미국은 무대 뒤로 사라져 숨어있다. “지휘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호소했던 효순이 미선이 부모의 절규가 교훈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이유다.

당시 효순이 아버지는,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고 이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제2의 효순이 미선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고를 낸 일개 사병을 처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유가족과 세상에 지휘자들이 어떻게 지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왜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달라는 것이다. 미군 측의 책임 있는 사람이 대국민사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이 호소와 절규는 오늘 또 다시 한국사회는 물론이고 이제는 온 세상이 한미양국정부에 하는 호소와 절규가 되고 있다.

한미관계역사에서 미국은 자신의 군사지휘체계를 벗어나면 그것이 설혹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마저도 핵무기개발을 미국 동의 없이 비밀리에 추진하다 목숨을 잃은 역사가 좋은 예다. 명목상으로는 비록 국군통수권자이지만 한국대통령은 주한미군사령관 동의 없이 국군소대병력하나 혼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 60년의 현실인 것이다. 바로 이 현실이 한국정부가 천안함 사건의 지휘책임을 물었어야 할 미국을 조사대상에서 아예 처음부터 왜 제외주지 않으면 안되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II
사건 이해를 돕기 위해 천안함이 참가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의 규모를 먼저 잠깐 살펴보자. 당시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은 비밀리에 진행되어 언론에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해군2함대 사령부와 경기일보, 뉴시스 등이 공개한 자료가 있다. 일부를 인용한다: “한미합동군사훈련에는 미국 제 7함대 전함들 가운데 9,600톤 급 미사일순양함 샤일로호(USS Shiloh), 9,200톤 급 미사일구축함 래슨호(USS Lassen), 8,300톤 급 미사일구축함 커티스 윌버호(USS Curtis Wilbur), 3,300톤 급 구난함 샐버호(USS Salvor) 등이 참가했다. …. 한국군 전함들은 8,500톤 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호와 4,400톤 급 구축함 최영호, 그리고 440톤 급 고속정 윤영하호 등도 참가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밝혀진 자료들을 조금 더 인용한다: “고속정은 물론 1,000 톤 이상 가는 천안함, 속초함 등도 참가했고 초계함에는 하픈 미사일까지 장착하고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진출하여 미국이 공공연히 밝힌 대로 ‘북의 핵시설 파괴와 평양점령을 목표로 훈련을 전개했다’고 한다.”

당시의 훈련참가규모를 보면 작전을 총지휘했던 미국이 사건의 진상을 이미 소상히 파악하고도 남았을 함정규모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미 모든 상황을 처음부터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기에 미국이 이번 사건에서 이상하리만치 처음부터 일관되게 말조심을 하며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는지 모른다. 마치 모두 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말이다! 물론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는 있지만!

반면 한국정부는 처음부터 미국과 그 반대였다. 사건이 발생한 3월 26일 이후 벌써 한 달 반이 되고 있다. 6.2 지방선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여, 전체 돌아가는 상황과 진행과정을 살펴보니 이번 사건은 아무래도 다음과 같이 비유해서 설명해야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즉, 국가안보분단추리소설로 둔갑하고 있는 이번 사건에서 한국은 결국 악역을 한 셈이고 미국은 무대 뒤에서 총감독과 연출을 한 것이다. 무슨 근거에서 이렇게 주장할 수 있는가?

지난 60년 한미관계사가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기에 그렇다. 과거에도 무대에 올라 북치고 장구친 것은 결국 한국이었고 무대 뒤에 숨어(?) 마치 제3자처럼 훈수나 둔 것은 주로 미국이었기에 그렇다. 결국 이번에도 단순해상事故일 수 있었던 사건이 급기야 동북아군사정치事態로 급변하게 된 중요한 이유와 배경에 미국이 있다는 말이다. 지나친 상상일까? 글쎄, 아닐 것이다. 총감독과 연출을 맡은 미국과 주로 악역을 맡은 한국정부와 조선일보 같은 보수언론이 공동으로 집필하고 있는 기상천외한 분단소설에 비하면 상상력에 있어서 견줄 바가 못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모든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아직 아무도 미국의 지휘책임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양국정부 그 어디에서도 이 문제는 공론화되지 않고 있다. 양국 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단순한 실수에서였을까? 아니면 어떤 숨은 전략적 의도와 배경에서였을까?

천안함 사건 직후 돌아가고 있는 상황과 “북도발설”과 관련한 진실공방을 거듭하는 한미양국정부의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답은 아무래도 후자 같다. 특별히 수면 아래로 침몰한 한국해군의 천안함과 동시에 서서히 수면 위로 솟아오르고 있는 미국의 새로운 전략카드 때문일 것이다. 바로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다! 답을 후자라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적절한 실례가 아닐 수 없다.

“先 천안함 後 6자회담”이라는 새로운 전략카드를 기획한 인물들은 아마도 한국정부사람들이 아닐 것이다. 6자회담구도와 관련하여 한국정부가 먼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처음부터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북미직접대화를 피하고 클린턴 행정부의 “북미기본합의서”를 파기할 목적으로 6자회담구도가 만들어졌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6자카드를 기획한 부시 행정부의 장본인들은 당시 백악관과 펜타곤을 장악한 네오콘 계열의 군사전략가들이다.

어제나 그제나 세계지배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키신저(전 국무장관)나 브레제진스키(전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미국의 전략가들이라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목적이 애초부터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니었음은 불문가지다. 그들에게 미국이 주창하는 “비핵화”라는 구호가 얼마나 허구인가를 묻는 것 자체가 오히려 우문에 속한다! 1945년 8월과 9월을 거치며 시작된 한반도의 분단과 이어진 한국전쟁,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미국전략가들의 대북적대전략은 한번도 그 목적이 바뀐 적이 없다. 오늘까지 계속되는 60년 북미적대역사가 그리 증언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어쩌면 가장 “반제자주”(反帝自主)적인 국가를 붕괴시키려는 미국전략가들의 목적이 바뀔 것이란 바램은 너무 순진하다. “북핵문제”라는 카드자체가 미국지배를 한반도전체로 확장하기 위해 고안된 전략으로 궁극적으로 북의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권교체를 궁극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 사전에 북중관계를 이간시키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었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 미국의 전략적 속임수가 드러나 실패하고 말았지만!

천안함 사건과정에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라는 새로운 대북, 대중전략이 태어나고 있음을 알린 사건이 하나 있다. “진상조사 끝날 때까지 북미접촉 거부하라!”는 한국정부의 압력을 보스워스 특별대표와 성 김 대사가 반대했다는 사건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들을 (보스워스 표현대로) “찍어 눌러 입다물게 했다!” 물론 그들은 “백악관의 대북파트를 새롭게 접수했다는 대북매파 게리 시모어(백악관 대량살상무기담당관)를 비롯한 오바마 시대의 새로운 네오콘들이다.

촘스키 교수의 표현처럼, 세계에 대한 미국의 제국적 지배(Global Imperial Ambitions)를 노골적으로 주장했던 네오콘세력은 여전히 미국행정부와 연구기관, 보수언론매체 등 곳곳에 포진해있다. 그들이 한국정부로 하여금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를 새롭게 꺼내 들게 한 장본인들이라고 추정해서 틀리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천안함 사태는 미국의 새로운 동북아전략이 자리잡기까지 꽤 오랜 시간 동북아지역에 국가안보분단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 것 같다. 분열된 우리민족 모두의 불행과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들 네오콘세력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부시 때의 그것과 대동소이하게 만들고 있는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안팎의 보수극우세력들에 의해 손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마치 포로가 된 형국이라고 평가해야 할까? 클린턴 대통령과 보스워스 대표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했어도 북미간의 단순한 예비접촉마저도 실천에 옮기지 못할 정도로 오바마 행정부는 역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허약체질상태는 아마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어려운 미국경제 또한 그의 어깨를 내리누르고 있다. 반면 불확실한 미래와 무너진 자존심, 수치, 궁핍해져 가는 경제생활 등으로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일종의 미국 版 반정부운동은 마치 들 불처럼 퍼져가고 있다. 주로 백인서민중심의 (직역하여) “茶黨애국운동”(Tea Party Patriotic Movement)이라 불리는 전국차원의 반정부(武裝)세력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그들은 오늘 “제2의 내전”(The Second Civil War)을 공개적으로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그들은 워싱턴의 보수공화당도 부족하다고 비판할 정도로 극우적이다. 인종차별주의적 사고를 하며 기독교근본주의신앙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주다. 오바마 대통령을 “하와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고 국제테러단체가 파견한 테러리스트”라는 억지주장(political propaganda)을 믿을 정도로 단순하다. 그들의 역사의식과 세상에 대한 이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얕고 단선적이며 보수적이다.

그래서 그들의 정치지도자로 떠오르는 사람의 역사의식과 세상이해 또한 그들과 대동소이하다. 지난 대선 공화당 부통령후보였던 알래스카의 새라 페일린(Sarah Palin) 전 주지사다. 그가 지극히 단선적이고 극우적 사고를 하는 기독교근본주의자라는 배경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티파티운동의 정신적 지주가 된 인물은 아마도 현존하는 인사 가운데 정치적으로 가장 극우적이며 인종차별주의자인 러쉬 림바(Rush Limbaugh)다. 그는 전국에 생방송되는 대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방송인이다. 그의 대담을 듣는 사람들의 수가 고정적으로 약 3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영향력을 짐작할만하다.

페일린과 림바를 보면 오늘 들불처럼 퍼져가는 소위 “新애국주의운동”이라는 미국의 티파티운동의 성격과 목적, 미래, 전망이 어떨까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 같다.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미국의 국가위기문제를 좀 더 깊게 다루는 과제는 다음으로 미루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그들 오바마 시대의 새로운 네오콘 실세들이 동북아지역에서 6자회담구도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핵카드가 실패한 것이 명백해지는 마당에 6자구도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중심의 6자회담이 오늘 중국중심의 새로운 동북아다자간협력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 언젠가 미국에게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런 모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그들에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여기저기 있다. 언젠가 6자카드를 버리고 새로운 전략대안을 만들고자 할 때 필요한 것 하나가 6자회담 폐기명분이었을 것이다. 바로 그 때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다. 6자구도를 제안하고 추진해온 핵심주체로서 폐기명분이 딱히 없던 차제에 46명의 목숨이 만들어준 호재였다고나 할까?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전략가들은 이것만으론 만족한 것 같지 않다. 과거에 썼던 낡아빠진 카드를 또 다시 꺼내는 것을 보니 말이다. 부시 행정부 때 결국 폐기했던 소위 “테러지원국가” 딱지를 또 다시 갖다 붙이겠다는 심보다. 천안함 사건에서 잘하면 이미 뗀 딱지조차 다시 갖다 붙일 구실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에 흥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벌써 미의회와 펜타곤 주변의 네오콘계 인사들이 바빠지기 시작한 것 같다. 국무성 대변인의 공식발언 가운데 “북이 도발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는 대목이 있다. 즉 그 또한 “도발”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우연이 아니라는 말이다!

미국전략가들에게는 천안함 상황이 이전 카드를 버릴 명분뿐만 아니라 잘하면 이 기회에 아예 한두 개 더 새로운 전략카드들을 만들 수도 있겠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 그들이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에 빠질 만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단순좌초사고였을 침몰사건은 이제 한반도의 군사긴장은 물론이고 동북아국가들 특히 중국과의 사이에서 갈등과 불신, 불협화음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무슨 근거에서? 왜?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첫째, 이 모든 상황을 동북아지역에 한꺼번에 조성시킬 수 있는 정치군사역량은 미국 외에는 없다. 둘째,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상황은 미국의 주도적 개입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바로 이 제반 상황들이 흔히 발생 가능한 단순해상사고였던 천안함 침몰사건이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국가안보분단事態로 둔갑하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이자 직접적인 정치군사적 동인(動因)이 아닐까 싶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주장할 수 있나? 한반도에서의 군사문제는 아직 절대적으로 미국 소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동의와 지지가 없이 한국정부 단독으로 단순좌초사고일 수 있는 천안함 사건을 이리도 기상천외한 은폐와 조작과정을 거쳐 북도발설로 둔갑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북에 대한 군사적 응징이 현실화될 경우 그것은 곧 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즉 한국정부가 군사행동도 불사하는 도발적 발언을 남발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상황은 미국의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미국전략가들은 실패한 기존의 대북, 대중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새로운 동북아분할통치지배전략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어쩌면 이번에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전쟁과 군사분쟁을 밥 먹듯 하는 그들에게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46명의 목숨” 쯤 눈 하나 깜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텐마 기지문제로 시끄러운 일본도 “찍어 내리눌러” 계속 미국의 동북아전략구도에 묶어두기 위해서도 동북아의 군사긴장은 어쩌면 더 일찍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전략가들은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문제, 즉 “지속적인 고도의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최고의 전략카드가 대만문제와 티베트, 그리고 동북아 즉 한반도에서의 군사긴장임을 잘 알고 있다. 지역의 상존하는 군사긴장은 한편으론 북을 옥죄고 동시에 중국을 압박하며 괴롭힐 수 있는 카드다. 동시에 불안한 하위동맹국 일본과 한국을 더욱 확실하게 미-일-한 동맹체제에 묶어둘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장사가 어려운 미국군산복합체를 위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항시적 군사긴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군사긴장이 없으면 MD(미사일방어망)를 팔 수 있는 시장여건이 조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 와중에 미국군부와 군산복합체가 한국에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탄도미사일방어망체제) 배치의 필요성을 새롭게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 또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미국군사전략가들은 여하튼 이 모든 전략적 목적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 천안함 사건 만큼 활용가치가 높은 호재가 또 다시 차려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들이 더욱 유혹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다.
III
이제부터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김태영 국방장관을 비롯 국방부는 침몰사고 직후부터 “좌초” 혹은 “충돌” 가능성을 강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부인했다. 반면 한반도 안팎의 대부분 국제해상전문가들은 “좌초” 혹은 무엇과의 “충돌”에 의해서 침몰했다 혹은 침몰이 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좌초”와 “충돌”을 A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상한 일이란 도대체 어떻게 침몰사건 직후부터 오늘 이 시간까지 국방장관은 “A는 분명히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부인할 수 있었을까다. 당시 아무런 구체적인 조사가 전무했던 상태에서 말이다. 그때는 심지어 함수와 함미위치도 제대로 찾지 못했던 때가 아닌가? 당시 유일하게 진상파악을 도울 수 있었던 사람들은 천안함에서 생존한 함장과 장교전원, 그리고 살아남은 수병들뿐이었다.

그런데 그들마저도 “충격 때문에 국군통합병원에 모두 갇혀 (일종의 감금된 상태에서?) 외부와의 모든 접촉이 차단되었던 상황”이 아니었던가?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서 국방장관은 당시 다른 아무런 객관적 자료와 과학적으로 타당한 근거도 없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A는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었던 이유와 배경에는 혹시 세상은 모르는 무슨 다른 확실한 사건진상자료가 따로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의문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좌초”나 “충돌”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부정하는 사람은 김 장관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주요정부인사들도 그랬다. 정부 측 소위 군사안보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좌초” 혹은 “충돌”은 아니라고 일관되게 부인했다. 물론 보수언론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마치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일관되게 “좌초”나 “충돌”은 결코 아니라고 부정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이상하다. 그들 모두는 도대체 어떻게 무엇에 근거해서 그리도 일관되게 처음부터 모두가 마치 합창할 때 같은 악보를 보며 “A는 침몰원인이 아니다!”라고 노래할 수 있었을까? 당시 아직 아무런 타당한 객관적 자료나 조사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때에!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그것은 곧 역으로 그들이 사건의 내막 즉 구체적 진상을 이미 처음부터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하나의 반증이 아닐까? 그렇기에 무엇이 아니라고 처음부터 강력하게 부정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일단 사건의 진상은 덮자며 은폐와 조작을 시도했던 것은 아닐까?

한미양국정부에 치명적일 수 있는 사건을 역으로 누군가에게 뒤집어 씌워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없을까를 솔직하게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 세상은 이 질문과 의문들을 기상천외한 가설에 기초해 20세기 동남아 통킹만 사건을 21세기 동북아 판으로 새롭게 각색하여 영화를 찍고 있는 총감독 미국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영화에서 주로 악역을 맡는 단역배우 한국정부만이 아니라!

이제 한미정부와 군산복합체, 펜타곤과 국방부, 양국의 보수언론매체들, 네오콘과 뉴라이트 등이 쏟아내는 가설에 기초한 억지주장이 아닌 과학, 이성, 상식에 기초한 일반 세상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자. 상식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타당한 그래서 누구나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침몰사고원인을 찾기 위해서다. 스스로 찾아내지 않으면 상상을 초월하는 은폐과정을 거쳐 조작된 기상천외한 소설내용이 마치 정설처럼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의 대표적인 해난구조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인 이종인 선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알파잠수기술공사>라는 이름의 국제해난구조사업체 대표다. 언론과의 대담에서 직업에 대한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나는 배 건지는 게 직업이다. 어뢰 맞은 배도 여럿 봤고 좌초한 배도 여럿 건져 봤다. (중국) 진잉호 좌초 때는 ‘이 배 몇 시간 뒤 부러진다, 다 대피하라’고 말한 뒤 21시간 만에 부러져 가라앉았다. 나는 대학만 나오고 석사도 박사도 아니지만, 이 일을 30년이나 했다. 이라크에 가서는 어뢰 맞고 가라앉은 군함을 11척이나 조사했다. 전문가라고 떠드는 사람들 중에 나만큼 경험 있는 사람이 있나 모르겠다. 외국 전문가들도 많이 들어왔다는데 과연 그 사람들이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지켜볼 계획이다.”

이어진 “[한국정부와] 군이 사고의 실체를 은폐하고 있다고 보는 건가? 민간전문가들도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그 자신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보자: “제대로 된 전문가라면 절단면을 잠깐 들여다보기만 해도 폭발이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배 좀 타본 사람들도 보면 금방 안다. 내부폭발이든 외부폭발이든 폭발은 절대 절대 아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실체를 숨기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사고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고다. 크게 잘못한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해상전문가 가운데 이번 사건과 관련 아마도 제일 바쁘게 일하는 민간인은 신상철 선생일 것 같다. 그는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야당 추천 민간조사위원으로 꾸준히 언론매체를 통해 일반 보통사람들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상식적으로 사건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는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 대표이기도 하다.

KBS TV는 4월 5일 <추적 60분>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를 방영했다. KBS가 신 대표와 한 대담이 포함되어 있는 프로그램이다. 사고 다음날인 3월 27일의 상황이 담긴 사진 한 장도 소개했다. 사진에는 손으로 “최초 좌초”라고 쓰여진 지점이 보인다. 아래에 첨부한 사진에는 “최초 좌초”라고 쓴 바로 밑에 또한 손으로 “4m”라고 쓴 표시도 있다. 진상조사 기간 내내 꾸준히 “좌초설”을 주장하고 있는 신 대표는 그것에 기초해서 “최초 좌초”가 있었던 바다의 수심을 4m라고 판단하고 있다.

신 대표는 해양대학을 졸업한 뒤 해군장교로 서해안에서 근무를 한 배경을 갖고 있는 해상전문가다. 그는 특히 천안함 사건이 났던 백령도 지역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나아가 해군제대 후에는 해운회사에서 항해사 생활을 하는 동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네 곳 조선회사에서 신조선 감독으로 7년 정도 배를 만들었던 경력도 갖고 있다고 한다. 그 또한 모든 “지식과 경험을 통해 판단했을 때 [이번 사건은 먼저] 저수심(해군작전지도에 쓰여진 것처럼 약 4m 정도)에서의 좌초에서” 침몰이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대표는 백령도 인근 해역이 일종의 “해안 단구”라고 설명한다. 그곳은 거의 “육지에 붙을 정도로 수심이 얕은 지대”라며 “수심이 가장 얕은 곳에는 암초나 여(수면 아래 존재하는 암초)”들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천안함이 수심이 극히 얕아진 순간 바다 밑의 암초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국방부는 왠 일인지 3월 27일 사고 바로 다음 날 해군이 실종자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려고 (아마도 실수로?) 보여준 “해군작전상황도”(아래 첨부)에 손으로 쓰여진 “최초 좌초” 지점을 한번도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언급한 적이 없다. 오히려 최초 자초 지점을 비롯해서 한주호 준위가 의식을 잃고 결국 사망한 제3의 부표지점에 대해서도 일체 언급이 없다. 한국사회와 이웃국가들 중국과 러시아 등 온 세상사람들은 한미양국정부에게 물어야 한다.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하여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갖고 심각한 의문제기를 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사고 직후인 3월 26일의 첫 공식발표에서 천안함이 “북위 37도 55분, 동경 124도 37분, 백령도 남서쪽 1마일(1.6km)” 지점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해경 발표와도 거의 일치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지난 5월 7일 민군합동조사단의 첫 공식발표에서는 사고지점이 수정됐다. 합조단은 당시 사고지점이 “북위 37도 55분, 동경 124도 36분 해점, 백령도 남서쪽 2.5km해상”이라고 본래와 다르게 수정해서 발표한 것이다.

이것은 국방부와 해경이 발표한 최초사고지점과 약 700m의 차이가 난다. 이 차이에 대해 합조단은 당시 국방부가 "사고 초기 함수와 함미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아 대략적으로 1마일이라고 한 것"이라며 그러나 "각종 증거를 통해 사고지점을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군이 발표한 사고지점(지도의 아래 오른쪽에 “38”이라고 쓰여있는 곳)은 작전상황도에 표기된 '최초 좌초' 지점에서는 여전히 2.3km정도 남쪽에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신 대표가 언론과 대담한 기사내용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천안함 진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참고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서프라이즈에 들어가면 물론 전문을 볼 수 있다:

질문 1: “저수심, 낮은 수심 쪽에서 좌초”라고 보시는 것인가요?

신상철: “네, 백령도 주변을 보면 자연적 환경이 참 묘합니다. 20년 전에 몇 번 가봤습니다만, 백령도 주변은 대동강으로부터 조류에 실려 온 토사들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백령도, 대청도 주변에 저수심 지대가 매우 넓게 분포해 있어요. 그런데 천안함이 지나치게 연안에 근접하여 항해한 것이 첫 번째 화근입니다.

그리고 보통 좌초했다 하면 영화 타이태닉처럼 찢어지고 부서지는 걸로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는데, 조용히 모래톱 위에 얹히는 것도 좌초고, 뻘에 얹힌 것도 좌초입니다. 하부에 아무런 손상이 없어도 선박이 육지에 얹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선박은 기본적으로 물 위에 떠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육지에 닿게 되면 거대한 중량이 어느 부위에서든 응력의 문제가 생긴다든지,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좌초 자체를 매우 위험하게 보는 것입니다.

암초와 부딪쳐서 깨진 것이 아니고, 바닥이 깨끗하다 하더라도 좌초인데, 이번에 함미를 인양할 때 좌우에 쭉쭉 스크래치가 간 것을 보지 않았습니까? 그것 자체가 ‘나는 좌초되었다!’고 배가 스스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 사고는 충돌입니다.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놀랄만한 사실 하나가 말이죠, 백령도, 대청도 주변의 해상교통 상황이 아주 열악하다는 겁니다. 이 두 섬 한가운데에는 상당히 넓은 암초 지대가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수심이 매우 얕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배가 다닐 수 있는 항로를 그려놓고 보면, 너무나 좁은 협수로와 교차 지점이 몇 군데나 존재합니다.

일반 우리 차량 같으면 갑자기 급정지도 할 수 있고 좌우로 꺾는 것도 편하지만, 선박은 정지할 수 없이 그냥 가야 합니다. 그래서 알아서 판단해서 가야 되기 때문에 우리가 선박에서 사고라고 하면 거의 90퍼센트 이상이 좌초 아니면 충돌인데, 이번 천안함의 경우 두 번의 일련(거듭)된 사건이 연속 발생했다는 것이 큰 문제인 것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것은 해난사고입니다. 그리고 군함이었을 뿐이지 일반적인 일련의 해난사고와 다름없는 사고입니다.

질문 2: “그러니까 함미에 분명히 긁힌 자국이 있다는 말씀이고, 그걸로 첫 번째 좌초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암초에 충돌했다는 말씀이십니까?”

신상철: “충돌의 대상이 수상인지 수중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다른 선체와의 충돌을 하게 된 것이 직접적으로 절단이 되고 가라앉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우리가 두 번째 사건을 놓고 봤을 때, 정부에서는 ‘이것이 어뢰다.’ 쪽으로 얘기하는 것이지만, 저는 충돌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차이는, 폭발에 의한 것이냐 아니면 물리적인 충돌에 의한 것이냐 그런 차이거든요. 그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질문 3: “그런데 ‘그것이 폭발이 아니고 물리적인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어떤 면을 보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신상철: “우리가 폭발이라고 하면 사실상 엄청난 힘으로 선박을 절반으로 쪼갤 정도의 폭발력 아닙니까? 그러면 그 힘이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그럼 그 폭발이 일어났을 때에 증세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선 폭발에 의해서 찌그러진 정도라든지, 그 다음에 수많은 파편이 튀어야 한다든지, 그리고 또 함미 절단부에서 시신이 안타깝게 처음 발견됐을 때도 아무런 손상이 없었단 말입니다. 절단면 바로 옆에서 발견되었는데도요. 두 번째 시신도 마찬가지 이지요. 생존하신 분이나, 희생당하신 분이나 육체적인 데미지(damage)는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나 선박 자체가 거대한 공명체이기 때문에 하부에서 그런 큰 폭발이 일어나면 거의 대부분 이비인후과적인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귀가 고막이 터지든지, 계속 소리가 난다든지. 하다못해 말이죠, 이번에 사고가 났던 시각이 21시 22분 아닙니까? 그런데 21시 47분, 불과 25분 뒤가 저조 시간대입니다. 가장 저수심인 것이지요.

그럼 조류 흐름이 멈추게 되는데, 배를 반 토막 낼 수 있는 폭발이 배 밑에서 터졌으면, 지금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쪽에는 까나리 어장이 1년 중 가장 크게 형성될 거거든요, 그러면 수많은 까나리들이 다 죽어서 바다에 떠야 하는 것입니다. 그 조류 따라 아마 백령도 일대를 까나리 일대로 덮어놨을 겁니다. 그런데 그야말로 까나리 하나 봤다 하는 사람 없거든요. 이런 것을 가지고 폭발의 징후를 배제하기 때문에 그러면 이 큰 데미지는 뭐냐, 충돌밖에 유추할 수 없는 겁니다.”

국내외 많은 해상전문가들 가운데 먼저 어쩌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내 두 명의 전문가들을 이 글을 통해 참고로 소개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정부와 국방부, 보수언론이 발표한 진상조사내용보다 민간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분석하고 조사한 발표내용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상식적이며 과학적 타당성과 객관성을 갖고 있다. 비극적 분단현실이란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때로 참담할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해주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천안함 사건 관련해서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기사논조를 유지하는 매체 가운데 주요3대신문인 The New York Times와 The Washington Post, The LA Times가 있다. 그들은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의 천안함 사건조사과정에 다소 회의적인 것 같다. 그들 미국보수매체와 한국보수언론의 논조는 최소한 천안함 사건 관련 적지 않은 차이를 노출시키고 있다. 그들은 한국보수언론의 기상천외한 소설쓰기에 조롱 섞인 질문도 던진다.

대표적인 예로 4월 28일 자 엘에이타임즈 기사가 있다. 조선일보의 “인간어뢰”(human torpedo) 기사에 대한 비평기사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상조사과정을 빗대어 한 표현이다. “제임스 본드 수준(James Bond quality)의 [007 영화를 보는 듯한]!” 상황이라고 일종의 조롱조 비평기사를 실은 것이다.

그래도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은 마이동풍인듯싶다. 그냥 무조건(마치 고스톱에서 “못 먹어도” 즉 누가 뭐래도) “Go!”이다. 이제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엘에이타임즈까지 고소할 판인가?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 초빙연구원으로 가있는 박선빈 박사까지 고소했으니 말이다. 그는 알려진 대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통일안보비서관을 지낸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여하튼 미운 털이 많이 박힌 것 같다. 일반적으로 “명예훼손” 정도에 불과한 사건이 공안검사들 손으로 넘어가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조선일보도 자신을 감히 조롱하고 명예를 훼손한 죄를 물어 엘에이타임즈도 고소해야 하지 않을까? 공안검사들 또한 “신성한 국가안보”문제를 “007영화의 제임스 본드” 정도로 조롱한 미국의 The LA Times도 “유언비어” 죄목으로 잡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속히 인터폴(InterPol)에 연락을 취해야 할 것이다! 죄 없는 국민들을 단지 아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진실을 찾는다는 이유만으로 잡아넣는 오늘의 현실은 마치 무슨 희극영화(comedy show)을 보는 것 같다. 마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과거군사독재시대가 재현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그렇다.

그런데 만약 반대로 김 국방장관이 국민과 세상을 상대로 이제껏 한말들이 모두 거짓이라면 그는 도대체 누구 손에 의해 조사를 받고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할까? 먼저 그는 대한민국의 국가명예를 크게 실추시킨 죄를 물어야 할 것이다. 둘째, 그는 자신의 거짓증언이 남북 8천만 겨레와 삼천리금수강산을 단숨에 잿더미로 만들 핵전쟁을 야기할 수 있었던 대역죄를 물어야 할 것이다. 그 죄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진정한 대역죄가 아닐 수 없다. 셋째,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온갖 거짓과 조작으로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 죄를 물어 공안사범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여하튼 요즈음 한국정부는 온통 무슨 “告訴공화국” 같다. 이놈 저놈 모두 툭하면 告訴하겠다고 한다. 나라가 온통 이런저런 告訴로 난리다. 돈 없고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은 告訴도 못한다는 세상인데! 告訴와 관련 아마도 단연 으뜸은 청와대 홍보수석인 것 같다. 봉은사 주지스님을 告訴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자신과 직접 통화한 사실을 폭로한 한나라당 불교계 인사마저도 告訴했으니! 告訴에서 둘째가라면 아마 문화관광부장관도 물러설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무명의 네티즌을 告訴했던 사건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런데 그 일도 이젠 옛일처럼 들릴 정도다. 하루가 멀다고 告訴가 이어지니 말이다!
IV
자, 이제 언론에서 사라진 천안함 사건 당시의 “제3부표지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제3부표지점 바다 밑에는 “잠수정으로 추정되는 검은 구조 물체가 가라앉아 있었다”는 증언이 있다. 고 한주호 준위와 함께 그곳에서 나흘씩 잠수했던 한국UDT대원들의 입에서 나온 증언이다. 사건조사 초기 특히 4월 5일 KBS TV를 비롯한 몇몇 언론매체들이 동시에 보도한 내용이기도 하다.

물론 그때 이후 KBS TV를 비롯한 모든 언론매체들은 어떤 이유에선지 더 이상 제3부표자리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모두 일체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UDT대원들 또한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그들이 공개적으로 했던 일 하나는 바로 그 “제3부표지점”에 가서 유명을 달리한 선배 고 한 준위의 위령제를 지냈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세상사람들이 제3부표자리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런데 제3부표자리 밑에 가라앉아 있는 것이 무엇이던지 간에 그 밑에 한국의 무엇이 아니라 미국의 무엇이 가라앉아 있었던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천안함 사건 직후의 여러 정황들이 스스로 그렇다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라앉은 것이 무엇이었던 간에 무언가 미군의 중요한 무기였던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언론에 발표된 보도자료들을 아래에 소개한다. 주로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에 “독고탁”이라는 筆名으로 천안함 관련 기사를 계속 올리는 사람이 있다. 아래 요약은 주로 독 선생의 글을 많이 인용했음을 먼저 밝힌다:

1. 고 한주호 준위는 제3부표자리가 있던 바다 밑에서 나흘씩 무리하게 잠수작업을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인근 미군함정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그런데 한 준위는 실은 침몰한 천안함 선체와 실종된 46명의 한국동료해군사병들을 구하려다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

 

2. 당시 제3의 부표자리 바다에는 한 준위 등 한국UDT대원들과 함께 미군 USS대원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당시 수온과 빠른 조류 속에서 잠수 작업은 미친 짓이라며 절대로 그런 조건에서는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해 부득이 한 준위일행만 무리하게 나흘씩 잠수를 반복하게 됐다. 당시 한 준위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3. 한 준위와 함께 제3 부표지점 바다 밑에 들어가 수중탐색작업을 진행한 한국UDT대원들의 증언은 어쩌면 이번 사건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핵심자료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그들은 “수중[바다 밑]에는 대형구조물이 [가라앉아]있었고 해치를 열고 5m 이상 들어가 작업했는데 [내부에는] 소방호스 등이 매우 복잡하게 매달려있었다”며 당시 “들어가 본 [검은 구조 물체의] 내부구조는 잠수함과 유사했다”고 증언한 언론과의 대담기록이 있다;


4. 당시 미군은 한 준위 등 한국UDT대원들에게 제3부표 바다 밑에 침몰한 물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라는 임무를 맡겼다. 미국은 자신들의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검은 구조의 물체”가 가라앉아 있는 사실을 한국UDT대원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5. 당시 워싱턴 상원청문회 참석차 미국에 가있던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함정(혹은 잠수함?)이 아니라 한국함정 천안함이 침몰한 사건 직후 모든 것을 접고 급거 서울로 되돌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그런데 만약 당시 천안함 상황이 한국군 함정 만의 침몰상황이었다면 주한미군사령관이 단지 그 사건만으로 워싱턴에서의 모든 것을 접고 급히 한국으로 되돌아왔을까? 그럴 리가 없을 것 같다;


7. 더더욱 그는 급거 뒤 주한미국대사까지 동행해 직접 사건현장과 輕함모인 독도함에 나타나 희생된 “한주호 준위를 용감한 해군”이라고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들은 수색작업에 열심인 미군USS와 한국UDT 특수요원들에게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며 격려까지 하고 돌아갔다.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8. 만약 제3의 부표자리 밑에 한국함정 혹은 잠수함이 가라앉아 있던 것이라면 주로 미군함정들과 미군USS대원들이 한국대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인양작업과 구조를 위한 잠수활동을 계속 벌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9. 특히 만약 가라앉아 있는 것이 한국함정이었다면 미국함정들이 제3의 부표자리 사고해역주위를 지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0. 또한 그곳 제3의 부표자리 바다 밑에 있는 것이 무언가 대단히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해역을 지키고 있던 미군함정들이 그곳에 한국어선들은 얼씬도 못하게 접근을 막았을 이유가 굳이 없었다는 것이다;


11. 당시 KBS뉴스는 “제3부표지점 바다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가는 헬기는 미국해군이 운용하는 씨호크(Seahawk)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당시 한 준위가 희생되었던 “바다 속에서 끌어올린 것은 모양새로 보아 시신이 맞다”는 보도도 나갔다;


12. 무슨 이유에서건 4월 5일 언론보도가 나간 직후 국방부는 모든 언론매체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UDT대원들에게는 물론이었다. 이후 한국언론에서 제3부표지점에 대한 보도는 일체 차단됐다. 서프라이즈 같은 일부 인터넷매체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보수언론매체들에서 제3의 부표자리 이야기가 사라졌다;


13. 당시 이런 상황전개에 한 준위 동료들은 분노했다고 한다. 이후 주한미군사령관까지 직접 장례식장에까지 나타나 한 준위 가족들을 위로하고 성금을 전달했다는 일종의 사건이 발생했다;


14. 이를 “사건”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60년의 주한미군주둔역사에서 주한미군사령관과 주한미국대사가 한국군 병사가 하나가 죽었다고 조문을 가고 위로금을 직접 전달한 예는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15. 이 것은 미국이 한 준위의 죽음에 어떤 이유에서건 일종의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되는 무슨 말 못할 상황/곡절이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반증하는 하나의 중요한 단서가 아닐 수 없다;


16. 그 뒤 한 준위의 동료들은 그의 위령제를 바로 제3부표지점에 가서 진행했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 그것이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간에;


17. 당시 미군은 제3부표자리 바다 밑에 가라앉은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검은 물체의 인양작업을 위해 씨호크 헬기 등을 동원하고 잠수부들을 계속 훈련시켰다고 한다. 미군은 제3부표지점에서 당시 인양작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18. 미군은 천안함 침몰사건 당시/초기 민간어선의 구조활동참여를 막았다고 한다. 무엇인가 대단히 중요한 무엇을 숨겨야 할 것이 없었다면 그랬을 리가 만무하다. 때문에 당시 한국에 의한 직접적인 구조작업은 거의 정지상태에 머물 정도였다고 한다. 도대체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해야 할까;


19. 천안함의 함수 함미 위치가 명백히 밝혀지고 나서 제3부표지점에서의 미군탐색활동은 일단 한편으론 진상을 숨기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 침몰한 자국 잠수함(?)의 위치확인이 한시가 급했던 것 같다. 아마도 바로 그 위치확인작업 끝난 후에야 침몰한 천안함의 구조활동도 비로소 본격화된 것 같다;


20. 침몰한 천안함의 위치를 찾고 실종자들을 구조하는 데서부터 두 조각난 선체의 실질적인 인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런저런 이유들에 의해 늦어졌던 이유도 아마 이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1. 천안함 함수와 함미 수색작업은 당시 바지선에 본부를 두고 있었는데 제3부표지점에서의 수색작업은 최신 輕항모인 독도함을 따로 본부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 제3의 부표지점 바다 밑에 어느 정도 중요한 물체가 가라앉아 있는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단서가 아닐 수 없다;


22. 그 지점에서 건져 올려 헬기로 실어간 미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하나의 결정적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KBS TV는 씨호크 헬기가 제3부표지점 수중에서 줄로 끌어올린 물건을 싣고 가는 장면을 포착하여 언론에 소개했다. 그것들 중 하나는 “시신을 담가에 싼 모양으로 상체부위는 도톰하고 다리부위는 날씬했다”는 보도도 나갔다;


23. 당시 KBS와 대담한 한국UDT대원은 제3부표지점 바다 밑 “대형구조물에 들어가 보고 천안함과 달라서 당황했다”고 증언하면서, “들어가기 전까지는 천안함 함수부에서 떨어져 나온 무언가를 탐색하는 것으로 지시를 받았는데 들어가보니 대형구조물이었다”고 했다;


24. 천안함은 이제 인양작전이 끝났기 때문에 천안함 구조활동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해서, 민간잠수부들이 인양작업을 대신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


25. 제3부표자리에 아직도 미군USS와 한국UDT대원들이 합동으로 본격적인 수중작전을 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당시 그들은 무엇인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첨단잠수장비들을 동원하여 인양훈련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국내외 해상전문가들은 천안함 침몰이 암초투성이의 수심 낮고 해역이 좁은 백령도 주변 해역에서 작전명령을 하달 받고 임무 수행 도중 사고로 “좌초”해 침몰하기 시작한 단순한 좌초사고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들은 같은 해역에서 훈련에 참가한 수십 척 군함들 중(혹은 잠수함/정들) 어느 하나와 사고로 “충돌”해 침몰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도 인정한다.

천안함 침몰원인규명은 만약 사건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투명하고 객관적인 사건조사가 이루어졌다면 이미 사건에 대한 결론을 쉽게 얻을 수 있었던 단순좌초사고 혹은 단순충돌사고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전국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천안함은 단순한 사고로 침몰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진의는 무엇일까? 그 발언이 사건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객관적 표현이었을지 분명치 않다.

오히려 이렇게 표현해야 옳지 않을까 싶다: “먼저 천안함 사건은 단순사고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단순사고사건이 결코 어떤 이유에서건 “단순치 않은 과정”을 거치면서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전체와 이제는 유엔과 국제사회로까지 대단히 복잡한 문제로 둔갑하여 확산되어가고 있다. 결국 천안함 사태는 오늘 한국사회의 내부갈등은 물론 최악의 상태로 몰려가는 남북관계 나아가서는 이웃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도 갈등과 불신의 벽이 높아지는 단순하지 않은 대단히 복잡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이다.

(다음 III부에 계속됩니다)

 

정기열 jokuk1korea@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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