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여행지'가 어쩌다가…가족 여행 준비하던 직장인 '멘붕' [트래블톡]
ESTA 신청자 대상 최근 5년간 SNS 정보 제출 의무화
SNS 글, 좋아요 때문에 美입국거부 불안 커져
환율 상승에 보안 검열로 여행 장벽 더 높아져
한국인 미국 여행 감소세…"유럽보다 예약 더뎌"

'꿈의 여행지'였던 미국이 최근 들어 '가장 어려운 여행지'로 바뀌는 추세다. 환율 급등으로 여행 비용이 늘어나고 심사 강화로 입국 장벽도 높아졌는데, 여기에 더해 지난 5년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까지 검증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됐다.
ESTA 심사 강화…관광객 5년치 SNS 들여다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현지시간) 연방관보에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무비자 입국하는 단기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의 SNS 사용 내역 제출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예고했다.
CBP는 "2025년 1월 행정명령 14161호(외국 테러리스트 및 기타 국가안보 공공 안전 위협으로부터의 미국 보호) 준수를 위해 소셜미디어를 ESTA 신청 시 '필수 데이터 요소'로 추가한다"며 "ESTA 신청자는 지난 5년간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청자 개인의 온라인 표현까지 심사 대상이 되면 특정 글이나 '좋아요' 하나가 입국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는 ESTA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면 수수료 40달러(약 5만8000원)를 내고 이메일·자택 주소, 전화번호, 비상 연락처 등을 제출하면 된다. 앞으로는 SNS 계정 정보는 물론 지난 5년간의 전화번호, 10년간의 이메일 주소, 가족 구성원 정보, 지문·DNA·홍채 등 생체 정보 등도 요구할 계획이다. 관광 목적으로 체류하려는 여행객에게 요구하는 정보량으로는 이례적. "여행을 가는 건지, 조사 받으러 가는 건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4인가족 미국 여행 가려면 1000만원은 든다

여행 비용도 매년 치솟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의 체감도가 크다. 스카이스캐너에서 다음 달 19일~24일 인천-뉴욕 왕복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 최소 금액은 1인 약 207만원. 미성년 자녀 2명 포함 4인 기준 830만원이다. 비교적 저렴한 금액대 일정(1월12~17일)으로 변경해봐도 1인당 163만원으로 총 650만원이 든다.
여기에 30만원대부터 100만원대까지 다양한 숙박비, 식비, 교통비를 모두 합하면 4인 가족 기준 6일간 뉴욕 여행 경비는 1000만원대가 기본선이 됐다. 특히 환율 상승에 따라 외식 물가 역시 많이 올랐다는 점도 부담이다. 팁 문화까지 감안하면 체감 비용은 더 늘어난다.
최근 4인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는 A씨는 "초등학생 자녀 둘과 함께 한 여행에서 하루 평균 식대만 30만원 이상 나왔다"고 했다. 지난 10월 뉴욕에 다녀왔다는 B씨는 "두 명이 조각 피자 4조각과 햄버거를 먹었는데 약 5만원가량 나왔다. 팁까지 더해지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에 입국 장벽까지 美여행 '감소 조짐'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미국행 여행 수요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국민해외관광객 주요 목적지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미국 방문 규모는 170만명을 넘어섰지만, 올해 들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10월 136만418명이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44만3872명) 대비 약 5.8% 줄었다.
여행업계는 환율 상승에 이은 입국 심사 강화 조치로 미국 여행 수요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여행 수요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설 연휴처럼 장거리 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도 유럽 지역은 좌석 소진 속도가 빠르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더디다"고 말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심사 절차가 강화되면서 미국 여행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번거로움·불확실성이 증가한 만큼 예약 전 심리적 고려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15억 내면 미국인, SNS 숨기면 거절”…트럼프의 이민정책 두 얼굴 [핫이슈]
윤태희2025. 12. 11. 17:11
‘골드카드’로 부자이민 문 열고 일반여행자는 SNS 심사 강화…“이중잣대 논란”
[서울신문 나우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5억 원을 내면 미국 영주권이나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부자 이민 프로그램, 이른바 ‘트럼프 골드 카드’ 신청을 공식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 날 미 정부는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자에게 5년간의 소셜미디어(SNS) 정보를 의무 제출하도록 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일반 여행자에겐 문턱을 높이고 자본가에겐 길을 여는 ‘두 얼굴의 이민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SNS·전화번호·DNA까지 요구…“여행자 사생활 침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현지시간) ESTA 신청자에게 SNS 계정, 10년간 이메일 주소, 5년간 사용한 전화번호를 제출하도록 하는 심사 강화 방안을 예고했다.
한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호주 등 미국과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42개국 국민이 모두 대상이다.
신청자 가족의 이름과 생년월일, 거주지 등도 요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지문·홍채·DNA 등 생체 정보 제출도 가능하다.
파르샤드 오지 미국이민변호사협회 전 회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 조치는 여행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디지털 검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CBP는 보안 강화를 이유로 웹사이트 대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ESTA 신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 “돈 내면 미국인”…‘골드 카드’로 부자 이민 문 연 트럼프

미국 백악관 산맥을 배경으로 ‘트럼프 골드카드’ 홍보 이미지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중앙에는 ‘지금 신청’ 버튼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금빛 카드가 보인다. 더트럼프골드카드닷컴 화면 갈무리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골드 카드가 출시됐다”며 공식 사이트를 직접 소개했다.
개인은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 기업은 직원용으로 200만 달러를 내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수수료는 1만 5000달러로 같다. 신원 조사를 통과하면 수주 내에 미국 영주권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또 500만 달러를 내는 ‘플래티넘 카드’ 대기 신청도 병행한다. 이 카드는 영주권은 아니지만 해외 소득에 대한 미국 세금 면제 혜택과 최대 270일 체류 허용을 포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기존 투자 이민 제도인 EB-5를 폐지하고 골드 카드 제도를 새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4월에 금색 카드 실물을 공개했고 이번에 정식 신청 사이트를 개설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유층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EB-5를 대체하는 새로운 통로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이민 절차를 ‘금전화’(goldenize)하며 엘리트 전용의 문을 열었다”고 전했고 악시오스는 “일반인은 SNS를 제출해야 입국할 수 있는데 부자는 돈으로 영주권을 산다”며 ‘역설적인 이민 정책’이라고 평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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