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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주권이 있는 건가?

by 무궁화9719 2025. 12. 17.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주권이 있는 건가?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mindle@mindlenews.com다른 기사 보기
 

주한미군사령관 브런슨, 전작권 조건 불충족 시비

전작권 “조건 충족” 여부, 미군이 이래라 저래라 판정관?

 

주한미군이 우리의 주권 사안인 전시작전 통제권(전작권)에 시비를 걸고 있다. 이는 명백한 주권침해이자 주권침탈체제를 지속시키겠다는 식민지 총독수준의 발언이다. 주한미군 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은 지난 12일, 이른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내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건 충족의 판정관은 미군이라는 주장이자, “전환”의 시기도 미군이 결정하겠다는 거다. 이에 대한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의 대응은 아직 없다.

 

조건은 (1)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한 군사적 능력 (2)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3)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세 가지가 기둥이다. 총괄적으로 말하자면 미군의 군사역량에 맞먹는 수준에 도달해야 안심하고 전작권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며, 한반도를 비롯해 그 영역이 불투명하게 되어 있는 이른바 “역내 안보 환경”이 미국이 원하는 내용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논지다. 불가능한 걸 내걸고 있다. “영구적인 전작권 소유” 의지를 밝힌 셈이다. 

 

 

8월 27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에서 열린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한국군 K200 장갑차가 부교 도하를 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육군 제7공병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제11공병대대 등이 참여했다. 2025.8.27. 연합뉴스


 주권발동에 미국이 규정하는 “조건”이 있다니

무엇보다도 주권 사안에 대해 외세가 조건을 걸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당치 않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노예적 상황에 놓인 한국을 “(기한도 없는) 일정한 경과를 거친 뒤(in due course)” 독립의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전승국 패권체제의 지침이나 다름이 없다. 독립은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주권자 인민의 고유한 독자적 권한이자 존엄한 권력이다. 이걸 다른 나라가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이미 형태만 바꾼 식민지 체제 유지의 제국주의 기획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시 미국의 루즈벨트는 자신들이 점령, 식민지로 삼은 필리핀의 경우를 봐도 한국의 신탁통치는 40~50년이 필요하다는 망발을 쏟아낸 장본인이다. 이 역사는 지금껏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들이 판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수준이 되어야 주권을 돌려주겠다는 건데, 그렇다면 그게 어디 주권인가? 식민통치권이 되는 것이지 않은가. 

주한미군은 그 기본위상이 이로써 식민지 점령군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됐다. 주한미군을 일본군으로 대체해 생각해보면 답은 분명해진다. “보이지 않는 식민지”의 비통한 현실이다. 아직 군사주권의 독자성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논지로 일본군이 주둔군으로서 정당성을 확보하고 군사주권을 행사하는 주체가 된다면 그런 상황의 한국은 어떤 나라로 규정될 것인가. 김석범의 <화산도>에서 나오는 구절 하나, 해방 후 “일본의 후임자 미국이 왔다”는 탄식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 시대의 분노다. 

일개 주한미군사령관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경고”

브런슨은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전작권 전환을 원하지만 조건 충족이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거기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할 의지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되지도 않을 걸 자꾸 거론하지 말고 애초 될 걸 바라라는 것이나 다름없고, 한국은 이 문제에 관한 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목표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는 논지다. 

따라서 전작권은 이와 같은 미국의 전략구조 안에 존재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자, 한국의 독자적인 주권 사안으로 판단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내보냈다고 봐야 한다. 일개 주한미군 사령관이 대통령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 이래도 괜찮은가? 

이 사안을 다룰 때 우선 “전작권 회수”, 또는 “전작권 전환”이라는 용어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한다. 전작권은 주권의 핵심인 군사주권에 속하는 것이며 군통수권자 대통령의 헌법적 고유 권한이다. 따라서 이는 회수 내지 전환의 대상이 아니라 주권국가 자신의 단독적 발동 권한이며 본질적으로 주권에 귀속되어 있는 주권자 국민의 권리다. “전작권 독자발동”이 맞은 용어다. 

“전작권 발동”, 일방적이고 독자적인 천명으로 집행해야 

따라서 주권을 협의 내지 협상 또는 외국 군대의 지침에 따라 작동하고 있다면 그건 주권국가가 아니라 식민지체제임을 부인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동맹의 차원을 넘는 주권침해로 규정해야 옳고, 다른 나라가 판정관이 되는 조건 충족 여부를 넘어 독자적 천명으로 끝날 사안이다. 주권국가의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모월 모일 전작권 발동권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에 귀속됨을 일방적으로 천명하고 그대로 집행하면 되는 것이다. 

군사동맹이 주권을 넘긴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 동맹의 본질을 드러낸다. 그것은 동맹이 아니라 주인과 종으로 구성되는 “종주(從主)체제”다. 주권국가라면 당연히 이를 거부해야 하며, 그에 기초한 주권행사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는 기초적 원론이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있다면 미국의 허락이 주권발동의 원칙이 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국민주권 정부”로서 면이 서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미군은 내란 수사과정에서 우리 기지인 오산공군 기지 출입통제권을 일방적으로 발동했으며 DMZ 지역 출입통제도 이른바 “한미워킹그룹”이라는 미군 지휘체계를 통해 실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염두에 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조정의지도 문제삼는 정치적 내정간섭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는 판국이다. 이 나라의 운명을 일개 미군 사령관 하나가 좌지우지 하고 있는 현실은 이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격파의 대상이다.

이런 주한미군, 계속 필요한가? 주권발동해 브런슨 퇴출시켜야

윤석열의 내란은 외환유치죄까지 포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역할도 엄중히 검증해야 한다. 군사주권이 미군에게 귀속되어 있는 상황에서 군대를 움직인 윤석열 내란세력과 주한미군의 관계는 당연히 따져봐야 하는 대상이다. 내란 수사로 압수수색이 된 오산공군기지 출입통제를 미군이 한 까닭도 주권침해와 함께 외환유치죄 진상을 밝히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제기는 우리의 지난 역사적 경험으로만 봐도 타당하다.

대통령의 대선공약까지 제동을 걸고, 주권사안인 전작권에 조건 시비를 하면서 대통령의 상왕 노릇을 하는 주한미군의 지휘자는 이 땅에서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이런 사령관의 존재와 발언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따른 것임은 숙지의 사실이다. 그건 전쟁으로 우리를 끌어들이는 “지옥의 수렁”이다. 여기서 멈추게 하지 않으면 주권 상실의 지속상태는 물론이고 전쟁의 불길이 우리를 삼키게 될 것이다. 자신의 주권도 못챙기는 판에, 남이 벌이는 전쟁에 끌려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동맹관계 고려, 외교적 관계 운운, 군사적 민감성 운운 따위의 말은 걷어치워야 한다. 주권자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다. 

주한미군 사령관 브런슨을 내정간섭으로 퇴출시켜야 한다. 이는 엄중한 “주권발동”이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 

대형무기 도입과 함께 더 멀어지는 자주국방의 역설

 

독자 작전능력 의심 핵추진 잠수함에 천문학적 비용

 

김종대 국방전문가·전 국회의원


대형 무기 체계 도입에 20년간 225조 ‘협력적 자주국방’

 

서글프게도 민주·진보 정부에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하면 믿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항상 정부의 말과 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와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담론이 “임기 내에 전시작전권을 회복하겠다”는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로 문재인 대통령도 늘 했던 말이다. 그런데 그 과정과 결과는 어땠나?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려면 한국군의 독자적인 능력이 보강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국방비를 늘려서 더 많은 무기를 사와야 한다. 첨단 무기를 사 오니까 자주국방이 달성되는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그 첨단보다 더 첨단의 무기가 필요하고, 그 첨단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동맹국에 더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거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떨까?

 

노무현 대통령 초기에 “10년 이내 독자적 전쟁수행 능력을 갖추겠다”며 추진한 ‘협력적 자주국방’ 정책은 올해로 20년째다. 그 당시에는 아무리 늦어도 2015년이면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2005년 협력적 자주국방 정책이 본격 추진된 이래 20년 간 국방비 총액은 750조 원이다. 2005년 20조 원 국방비는 2026년 67조 원으로 330% 상승했다. 이중 전력을 현대화하는 방위력개선비는 225조 원 투자되어, 대형 플랫폼인 조기경보기, 스텔스 전투기, 이지스급 구축함 등이 줄줄이 도입되었다. 결국 진보 정부의 자주국방 정책은 해외 무기체계 도입에 하염없이 돈을 쏟아 붓는 정책으로 변질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한국군 독자적 작전능력이 성숙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반대로 이제 겨우 1단계(기본임무수행 능력)만 갖추었고, 2단계(완전임무수행능력)는 미지수이며, 3단계(최종 임무수행능력)는 언제 이루어질지 모른다. 내년도 국방예산은 8% 증액된 67조 원에 육박하며, 정부는 미국에 35조 원 규모의 추가 무기 도입 목록을 제시했다. 미국은 2단계와 3단계 능력을 평가하는 데 듣지도 보지도 못한 150여 개 항목의 목록을 제시하며, 이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냉철하게 말하자면 국방비를 쏟아 부을수록 자주국방의 꿈은 더 멀어지고 있다. 이게 냉혹한 진실이다.

 

괌에 입항한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 트위터] 연합뉴스
 

대형 무기 플랫폼은 진짜 게임 체인저인가

 

대형 플랫폼에 대한 군의 집착은 그칠 줄을 모른다. 더 큰 무기, 더 센 무기를 향한 그들의 열망은 더 많은 국방예산을 요구한다. 사실 경항공모함이나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지금보다 국방예산을 더 늘린다 해도 한국군이 감당하기에 벅찬 무기체계다. 주지하다시피 우리가 건조하겠다는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미국이 호주에 제공하기로 한 핵추진 잠수함과는 급이 다르다. 미국은 AUKUS(미·영·호 안보협정)에 따라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설계와 운영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 이 잠수함에는 순도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하는 데 반해, 한국은 순도 20%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LEU)을 원료로 한 원자력추진 잠수함이다. HEU의 경우는 연료 교체가 필요 없이 영구적으로 가동하는 원자로지만 LEU의 경우는 5~10년 주기로 연료를 교체하고, 수시로 운영 실태를 국제기구로부터 감시받으며, 핵폐기물도 발생한다. 애초 잠수함은 외국의 그 누구에도 공개될 수 없는 은밀한 무기체계인데, 국제 감시와 원료 공급을 이유로 다 까발려지는 셈이다. 이런 잠수함은 척당 건조 비용이 2조 원 이상이지만 연료 교체와 운영 과정에서도 급격히 비용이 상승하여 작전 중일 때는 하루 운영비가 23억 원, 1년에 7천억 원을 상회한다. 반면 작전 성능은 고농축 우라늄 잠수함에 한참 미달되고 단지 재래식 디젤 잠수함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이런 잠수함을 4척 건조한다고 할 때 건조와 진수에만 10조 원에다가 매년 2조 원 이상의 운영비가 소요된다.

 

이런 잠수함이 있다고 해서 독자적인 작전 능력이 확보된다는 것 역시 착각이다. 수중 작전에서 미국의 압도적인 우위는 잠수함 숫자가 아니라 수중 탐지와 식별 능력에 있다. 수중에서의 소음과 잠수함 엔진의 특성을 분석하여 판단하는 노하우는 미 해군이 동맹국과도 절대 공유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성역이다. 미국이 냉전 이래 해양에서의 패권을 장악하는 핵심 능력이기 때문에 이를 동맹국에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잠수함과 해상전력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입체적인 작전을 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길이가 100미터가 넘는 강철 덩어리를 바닷 속에 보유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결국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하고도 이상하게도 자주국방과는 멀어지는 이전의 역설이 이번에도 적용될 수밖에 없다. 한국 잠수함이 제대로 작전하려면 미국의 핵연료 주기에 종속되며, 미국의 정보분석과 작전 노하우와 연합이 불가피하고, 결국 전작권 회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허세만 부리는 셈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전작권 전환은 공염불이 된다.

 

국방부가 2024년부터 GP/GOP, 함정, 방공, 해안 등 경계부대 군인의 시간외 근무수당 인정시간을 1일 8시간, 월 100시간으로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육군 7사단 5여단 소속 GOP 소초장 안성진 중위가 전방 철책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2024.1.25. 연합뉴스
 

하드웨어에만 열광하는 세계 6위 군사대국의 현실

 

대형 플랫폼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은 ‘거대한 상징’에 대한 끊임없는 유혹이다. 군 조직은 새로운 무기를 통해 조직의 몸집과 자원을 늘리고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하드웨어에 대한 열망만큼 군의 시스템과 사고가 혁신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러한 대형 무기도입에 몰입하는 동안 한국군 야전의 실상은 세계 6위의 군사대국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초급간부 충원율이 계속 저하되어 육군 부사관의 경우 충원율은 5년 전에 92%였는데, 지금은 48% 수준으로 추락했다. 군의 허리가 붕괴된 것이다. 게다가 장교의 경우도 매년 수급에 결함이 발생하고 있고,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도 힘들다. 300만 예비군은 무장조차 되어 있지 않다. 육군의 경우 기본 화기조차 엉망이다. 수류탄 비축량은 50만 발로 겨우 1인당 한 발 수준이다. 그 많은 국방예산이 어디로 샜는지 아리송한 일이다. 심지어 군인 주택수당은 20년째 동결되어 있고, 야간 당직 수당은 공무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무슨 기능사령부와 직속부대들은 깨진 유리창처럼 널려 있고, 부대는 이중삼중 중복되어 비효율적인 군 구조와 지휘 체계를 그저 안고 갈 뿐이다. 골프장, 학교, 교회, 병원, 교도소, 체육부대 등 모든 걸 다 갖추느라고 또 재정을 투입하지만 누구 하나 개혁을 말하지 않는다. 대형 무기를 도입하는 데 돈을 쓰는 동안 인간과 조직의 시스템에는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전방 경계는 여전히 병력 밀집형의 재래식 진용이며, 아직도 1980년대식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던 예전의 해안경계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분명 몸집은 커졌는데,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비를 GDP 3% 수준인 100조 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미국에 약속을 했다. 나는 솔직히 이 군대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그 비전과 목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우리의 산업과 기술의 생태계를 고려한 한국형 국방전략이 모호한 채로, 그저 외국의 대형 플랫폼을 추종한 결과가 이것이다. 그런데 어느 시절에 전시작전권을 전환하겠는가. 그 말을 과연 누가 믿겠느냐는 말이다.

전현직 '군복 관료'들 이번에도 전작권 환수 난색?

 
  • 외교안보
  • 입력 2025.08.15 21:00
  • 수정 2025.09.03 00:39

정보·감시·정찰 타령…20년 전 반대논리와 판박이
"지휘권도 없는 군대서 별 달고 거들먹거릴 것인가"
새 정부 '임기 내 환수' 다짐, 단호한 의지엔 온도차
안보 환경·미국 전략 변화·환수 준비 3박자 갖춰
ISR 강화도 완숙 단계, 기왕의 계획대로 하면 될 일

"참여정부 초기 국방부를 찾아 협력적 자주국방을 설명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의지를 강조하자 고위급 장성들이 깜짝 놀랐다. 일제히 우려를 표하며 말 그대로 사시나무 떨 듯했다. 그런데 몇 달 뒤 다시 국방부를 찾아가 보니 같은 인물들이 이번엔 일제히 '가능하다'고 하더라. 두 번 놀랐다."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모임'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이 25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남북군사합의서 위헌 헌법소원 제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6.25
 

노무현 정부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당국자의 전언이다. 군복을 입었을 뿐 '하던 대로' 일하면서 밥을 버는 데 익숙한 관료적 사고의 단면이 엿보인다. '국가'를 중심에 놓고 국익을 따지기보다 '관행'에 푹 젖어 있다. 그러다가도 권력의 의지가 분명한 것 같으면 슬쩍 줄을 바꿔 선다. 오래전에 접한 말이 다시 떠오른 것은 20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기획위원회가 13일 발표한 외교안보 국정과제의 하나로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명토박았다. 국정기획위가 건의하고, 정부가 국민께 보고하는 형식을 빌었다. 수십 년 동안 '지체된 정상화'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국산 '군복 관료'들은 이번에도 어슷비슷한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12.3 내란 수괴 피의자 정부가 임명한 국방부 고위직들이 대부분 남아 있는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이들의 유전자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학습효과를 새삼 확인하게 한다. 반대 또는 우려의 근거도 2006년과 거의 비슷하다. 바로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ISR)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군의 전투 역량이 부족하다는 말은 하지 못했고, 지금도 못한다. "미군 사령관의 지휘 아래서 계속 머물고 싶다"는 속내도 차마 드러내지 못한다. 유사시 전장에서 '눈'에 해당하는 ISR이 약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노무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2024.5.23
 

20년 가까이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 국민이 높여준 '시력'을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그동안 북한 전역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를 4기 도입했고, 군사 정찰위성을 4기 운용하고 있다. 올해 안에 쏘아올릴 5호기가 운용되면 북한 주요 지점을 2시간 마다 감시가 가능해진다. 2030년까지 50~60기의 초소형 위성을 발사, 한반도 재방문 주기를 30분으로 단축할 계획도 장전돼 있다. ISR은 미사일방어·킬체인·대량응징보복의 3축방어체계에도 필요하기에 진보·보수 정부를 막론하고 능력을 키워왔다. 앞으로도 투자와 대비가 필요하겠지만 ISR를 중심으로 전작권 이행 초기 미국의 보완전력(bridging capability)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과거의 국군이 아닌 건 분명하다.

 

안보 전문가 사이에서도 "국방부가 기밀에 붙이고 있지만 이미 마련해놓은 ISR 역량 강화 일정대로 필요한 무기·장비·시설을 도입하면 이재명 정부 임기 내 필요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전에 이미 준비 작업이 완숙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말해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7월 15일 인사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 시 예상되는 국방비 증가액을 "21조(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헌화하고 있다. 2025.5.23 연합뉴스
 

전·현직 '군복 관료'들은 국군이 미군 망토 안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퇴행적 강박관념에 포획된 기성 언론의 엄호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언론과 함께 공포를 유포하는 정황이 포착된다. "위험천만한 주장"이라거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전작권 전환은 곧 한미동맹의 와해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군사주권 회복 염원을 '감정의 문제'라고 폄하하면서 자신들의 '의존 근성'이 과학인 양 우긴다. "(한국군을 포함해) 75만 명의 병력이 내 휘하에 있다"라는 미군 사령관의 말이 이들에겐 지극히 편안한 자장가로 들리는 듯하다.

 

2006년과 2025년은 환경이 다르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미국의 국방전략 변화가 주한미군 역할 변경(전략적 유연성) 및 전작권 전환의 계기를 제공했다. 전작권 문제가 국방주권 확보를 위한 정신적 승리 차원에서 돌출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미국 또는 주한미군의 변화에 맞서는 방안의 하나로 한미가 합의한 사안이다. "미국이 한국처럼 부자나라를 그동안 공짜로 지켜주었다"라고 우기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조지 부시 행정부보다 훨씬 현상 변경 의지가 강하다. 구조조정 대상이 된 주한미군 사령관이나 미육군 입장에선 '고정된 항공모함'에 지상군 전력과 지위를 유지하는 게 좋겠지만, 백악관 차원의 의지를 뒤집지 못한다. 주한미군은 상징적인 인원만 남아도 미국의 국익에 충분히 봉사할 수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를 시작하며 신임 국무위원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7.29. 연합뉴스
 

최근엔 군복관료와 보수언론의 견고한 동맹에도 균열이 보인다. 주한미군 무용론 또는 현실론을 인정하고 나서는 조짐이 포착되는 것.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여단은 순환근무로 반 주둔·반 철수 상태이며 한국 공군의 화력이 미7공군에 비해 5~10배의 화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한다.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미국이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 안에 있는 한국 기지에 육군 병력이나 최첨단 전투기를 둘 이유가 없음도 짚었다. 북 도발은 우리가 막는 수밖에 없으며 그게 현실임을 인정했다. 물론 객관적 상황 변화를 짚으면서도 한계는 뚜렷했다. 한미가 함께 중국과 싸우자는 말인지, 주한미군의 전력 약화가 아쉽다는 말인지 당최 종잡을 수 없는 결론에서 '이른바 보수'의 고민을 대변한다.

 

모두에 소개한 전작권 환수에 대한 군복관료들이 입장을 바꾼 건 권력의 풍향에 민감한 속성을 말해준다. 그들도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넘지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광복절 축사에서 처음 발표한 뒤 기회 있을 때마다 전작권 환수를 다짐했고, 끝내 미국과 합의를 이뤄냈다. 이재명 정부 역시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국정과제로 보고했지만, 대통령의 의지는 다소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

 

안 장관이 인사 청문회에서 환수 시기를 '정부 임기 내'로 밝히자 대통령실은 "시한을 대통령실이 정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보고대회에서 "국정위 계획안은 확정된 정책이 아니다. 다양한 경로로 국민과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구체적인 안보 현안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려는 조심성으로 읽힌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4월 10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김정은이 남침할 것으로 보나"라는 앵거스 킹 상원의원의 질문에 "그러지 않을 것 같다"라고 답하고 있다.  2025.4.10. [미상원 군사위 누리집] 시민언론 민들레 
 

안보환경의 변화와 미국의 국방전략 전환, 우리 군의 준비 태세 등 전작권 환수 조건이 무르익었다. 한국군이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미군에 의존하려는 걸 두고 '유치원에 다니는 대학원생(미 군사전문가, 랄프 코사)'이라는 비아냥이 나온지도 오래다. '빛의 혁명'으로 12.3 내란이 차단된 덕분에 출범한 국민주권정부다. 미국과의 협의는 조용히 진행하더라도 적절한 계기에 보다 확고한 환수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12월 27일 국방부·군 수뇌부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이에 반대하는 예비역 장성들의 태도를 비판하며 내놓은 일갈은 여전히 유효하다.

 

"자기 나라 군대 작전통제 한 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놓고, 나 국방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얘기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주한미군 역할 변경은 진정한 자주국방의 기회

 

북 위협 남한에 맡기려면 전작권 환수는 기본전제
우리 안보 강화하고 국익 확대 계기 적극 활용해야
위기마다 방산 육성-평작권 환수로 활용해 온 한국
미 국방전략 핵심은 동맹국의 국방예산·역할 증대
미군 감축 카드로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
유엔사 일본 이전, 자위대 포함 여부에 관심 집중

https://youtu.be/_x5ThWUO984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재건(MAGA)’을 내세우며 국방전략의 전면 재조정에 나섰다. 3월 말 ‘잠정국방전략지침’에서 미 본토 방어와 대중국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러시아·이란·북한의 위협은 동맹국이 담당하도록 했다. 8월 말까지 작성돼 공개될 예정인 국방전략보고서(NDS)에서는 △미 본토방어 강화, △중국과의 군사충돌 대비, △동맹 및 파트너의 역할 확대 요구, △미 방위산업 혁신, △미 지역통합전투사령부 조정·개편 등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전략보고서(NDS)에서 주한미군과 관련되는 쟁점은 동맹의 부담 증대와 역할 확대, 인도·태평양 지역 통합전투사령부의 조정·개편이다. 동맹의 부담 증대는 지난 6월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것처럼 한국도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증액할 것, 그리고 한미 방위비분담금을 지금보다 9배 가량 증액된 100억 달러(13조 7000억 원)를 부담하라는 미국 측 요구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와 사령부 조정·재편은 주한미군 4,500명 감축설 및 전략적 유연성 강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연합사·유엔사 개편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이 20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연합사 사령관, 유엔사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2.20. AP 연합뉴스 


협박과 흥정, 트럼프의 단골메뉴

현행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은 2026년에 적용되기 시작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30년까지 유효하다. 한미 SMA는 미국에선 행정협정이지만 한국에선 국회 동의가 필요한 조약이다. 문제는 미국이 기존 SMA를 파기하고 재협상을 요구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 협상팀은 50억 달러라는 목표를 맞추기 위해 기존 3개 항목(한국인 근로자 임금, 비전투군사시설 건설비, 군수지원비) 외 ‘전략자산운용비’ 항목의 추가를 요구했다. 한미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장기화하다가 미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협상은 우리 측 안에 가깝게 타결되었다.

미국은 아직 우리 정부에 공식적으로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만약 새롭게 SMA 협상이 진행된다면, 미국은 2023년 4월 26일 ‘한미 워싱턴선언’에서 약속한 핵전략자산 방문의 정례화에 따라 핵미사일 탑재 원자력잠수함(SSBN)의 한국 전개비용을 포함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일은 SMA 협상에서 ‘미·일 공동훈련에 사용하는 기자재 조달비’를 이미 포함시켰으며, 신규협상에서 미국은 ‘미 함정의 일본 내 정비비용’을 추가로 포함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SMA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을 위한 압박용으로 주한미군 감축카드를 쓸 가능성이다. 지난 5월 2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 4,500명을 감축해 괌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이를 즉각 부인했지만,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위한 압박용이든 해외미군재편 차원이든 주한미군 감축론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 감축론의 배경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의 경험이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은 독일이 국방비를 GDP 2% 이하로 지출하는 데 불만을 토로하며 주독 미군을 34,500명에서 25,000명으로 감축한다고 발표했다가 바이든 행정부가 백지화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20년 10월 한미 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내용을 삭제하면서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이 때문에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협상카드로 쓰는 것을 막기 위해 2019~2022 회계년도 국방수권법(NDAA)에 주한미군을 28,500명으로 유지하며, 그 이하로 줄이면 관련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미 의회가 재의결해 통과시켰다. 그 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주한미군의 일방적 감축 가능성이 사라지자 2022~2025 회계년도 NDAA에서 ‘주한미군 병력을 28,500명 이하로 줄이면 예산 사용 불가’라는 항목을 삭제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아시아 안보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5.31. AP 연합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으로 다시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자국의 국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계 미군사령부를 조정·재편하는 한편, 동맹국에 국방비와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을 카드로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압박할 가능성이 다시 생긴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미 상·하원은 또다시 미 행정부가 의회의 동의 없이 주한미군을 일방적으로 감축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2026 회계년도 NDAA를 추진하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 2003년 vs. 2025년

트럼프 행정부 내 MAGA주의자들과는 달리 현장의 미군 사령관들은 동맹관계를 중시한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4.10)에서 새뮤얼 파파로 인태사령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철수나 감축이 대북 억제력을 약화시키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은 한 세미나(5.15)에서 “주한미군은 북한 격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우리는 더 큰 인태전략의 작은 부분으로서 역내 작전, 활동과 투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미군재편계획(GPR)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강화될 뿐 병력 규모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하는 발언이었다.

2003년 11월 부시 대통령의 GPR 발표에 따라 2004년부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추진되어 주한미군 37,000명의 일부 부대가 역외작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라크전 지원을 위해 이미 차출된 미 2사단 제 2전투여단을 포함해 주한미군 8,500명을 감축하고, 1개 스트라이커 여단 4,500명을 순환 배치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특정 국제분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처럼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주한미군 스트라이커부대를 투사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비해 2025 국방전략(NDS)의 GPR에 따른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작전 범위를 한반도 넘어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외작전 대상도 불특정한 국제분쟁이 아닌 중국을 특정하고 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지난 7월 11일 한·미·일 3국 합참의장 회의에서 북한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언급하며 “미국의 초점은 억제력 정립이며, 이를 위해 3국 협력이 필수”라고 밝혀 북한을 넘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을 강조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미국은 새로운 국방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의 기능과 조직도 단계적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제1단계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를 위해 작전 범위를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고, 제2단계로 북한 위협을 한국이 책임지게 하도록 전시작전권의 조기 이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대북 위협에 대해 ‘한국 주도-미군 지원’이라는 한국방위의 한국화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미 합참의 직접 지휘통제를 받는 주한미군사=한미연합사=유엔사와 인태사령부의 지휘통제를 받는 주일미군사의 재편이 이루어질 수 있다. 


유엔사의 '다국적 전투사령부'화?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령관은 합참의장이 아닌 또 다른 한국군 4성 장군이 맡게 되고 주한미군 사령관(4성)이 부사령관을 맡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군 4성 장군이 연합사 부사령관을 맡아왔으니 미군 4성 장군이 그 자리에 있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세계 패권국가의 4성 장군인 데다가 트럼프 정부의 장군 감축 움직임을 고려할 때, 이러한 미래 연합사의 틀은 오래 가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렇기에 결국은 미래 한미연합사 체계에서 부사령관을 맡게 될 주한미군 사령관이 4성에서 3성 장군으로 격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주한미군 사령관이 3성 장군이 될 경우, 과연 주한미군사령관이 다국적통합사령부인 유엔사 사령관 직을 계속 맡을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유엔사 활성화 계획에 따라 유엔사 부사령관은 미군 중장이 아닌 캐나다 육군 중장, 호주 해군 중장, 영국 육군 중장에 이어 현재 캐나다 육군 중장 등 미국이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Five Eyes)’ 국가의 3성 장군이 돌아가며 맡고 있다. 만약 유엔사령관이 3성 장군으로 격하된다면, 유엔사 부사령관도 소장이 되는 등 유엔사령부 직급이 한 계급씩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다국적통합사령부 사령관을 3성 장군이 담당하는 사례는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유지하되 유엔사령부를 원래 있던 일본으로 재이전, 주일미군사령관이 겸임 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유엔사령부는 1950년 7월 도쿄에서 창설되었다가 1957년 7월 용산기지로 이전되었으며, 2018년 6월 현재의 평택 험프리스 기지로 옮겼다. 만약 유엔사령부가 일본으로 재이전하게 되면, 새로운 유엔사령관은 현재 공군중장이 맡고 있는 주일미군 사령관이 육군대장으로 바뀌어 맡게 된다. 확대 재편되는 새 주일미군 사령관은 미 본토에 있는 미 육군 1군단 사령부가 일본으로 이전하여 육군대장이 맡으면서 유엔사령관을 겸임할 가능성이 있다.

유엔사령관을 겸직하는 주한미군 사령관이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같은 대장임을 감안할 때,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 사령관의 3성 장군 격하, 유엔사의 일본 이전은 유엔사령부의 위상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유엔사령부가 일본으로 이전되면, 한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유엔사 회원국(전력제공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 호스트 국가인 한국도 유엔사 회원국에 참가하라는 거센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다국적통합군사령부에서 나토와 같은 다국적통합 전투사령부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유엔사의 일본 이전은 동아시아 안보 지형의 대규모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이다. 


'한국 방위의 한국화'

지금까지 미국의 대외 군사전략은 크게 1969년 닉슨 독트린, 1990년 동아시아전략구상(EASI), 2003년 해외미군재편계획(GPR) 발표 등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국방전략은 네 번째 맞이하는 미국의 대외 군사전략 변화이다. 미국의 대외 군사전략이 바뀔 때마다 한국의 국방전략도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변화가 반드시 부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닉슨독트린은 한국방위산업의 출발점이 되었고, EASI는 평시작전통제권 환수의 계기가 되었으며, GPR은 한국방위의 한국화로 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대외군사전략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을 하던 차원을 넘어 우리의 국가안보를 강화하고 국가이익을 증대하는 데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본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2007년 ‘안보다이아몬드 구상’과 2013년 ‘인도-태평양 구상’을 제시해 자국의 전략 속에 미국을 끌어들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새로운 국방전략을 추진하자, 나카타니 방위상은 ‘하나의 전구’ 구상을 미국에게 제안하여 일본의 보통국가 구상을 구현하는 데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유엔사의 일본 이전 문제는 이시바 총리의 아시아판 나토 구상과도 관련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전작권 전환’을 내걸었고 첫 민간인 출신 안규백 국방장관 후보자도 추진 의사를 밝혔다. 전작권 전환은 2019년에 제1단계 기본운영능력(IOC)은 검증을 통과해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승인을 받았다. 2022년 제2단계 완전운용능력(FOC)도 성공적으로 검증작업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요구로 한미 SCM의 ‘승인’은 유보되었고, 이제 제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작업만 남았다. 트럼프 정부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화 전략으로 볼 때, 한국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먼저 전작권을 한국군에게 돌려주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비해 철저한 군사태세를 갖춰나가야 한다.

전작권 환수가 소프트파워 차원의 자주국방이라면, 첨단 무기체계의 국산화는 하드파워 차원의 자주국방이다. 한국은 현무 시리즈, 특히 현무-V 미사일을 개발하고 실전 배치한 데 이어, 4.5세대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양산체계를 구축하였다. 금년 4월 극초음속미사일 요격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연말까지 군사정찰위성 4기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향후 드론 탑재 경항공모함을 추진할 계획이며, 한·미 협의를 통해 원자력 추진 중형잠수함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우수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방위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미국이 최첨단 무기 개발에 집중하면서 우리 방산업체는 전통적인 재래식무기 분야의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잡았다. 최근에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미국 방산시장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 4대 강국’ 건설을 국정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급변하는 정세 변화는 우리 안보에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기회로 잘 활용한다면 진정한 자주국방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            

한국을 대중국 전초기지로…미국의 '섬뜩한' 시나리오

 
  • 외교안보
  • 입력 2025.07.14 19:15
  • 수정 2025.07.14 19:58

"미 본토 병력, 오키나와 해병대 한국 배치해야"
대만 유사시 미군·한국군 개입 당위성도 주장
"대한민국은 제1도련선의 이상적인 닻이다"
브런슨 "한국은 일·중 사이에 고정된 항모"
대중 전쟁용 미군 탄약 한국에 저장 주장
'추가 주둔' 한다며 한국 보고 비용 부담?
한국 정부, 한국민의 의사는 전혀 고려 안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의 관세 폭탄과 100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 부과를 위협하는 가운데, 미 군사 당국자들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구실로 한국을 대중국 전초기지로 삼고 대만 유사시 한국군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다. 브런슨은 5월 15일 미군 육군협회 하와이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 연설에서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과 같다"고 말했다. 한국을 대중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인식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이 20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연합사 사령관, 유엔사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2.20. AP 연합뉴스 
 

브런슨 "한국은 일·중 사이 고정된 항모"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 정면 위반

 

이 발언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월 19일 발표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 제2항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이 조항은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의 이행에 있어서 그것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포함되지 않을 거란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이 아니다. 브런슨은 5월 9일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선 "한미연합사는 동북아 전체 안보를 위해 어떤 적이든 침략을 억제할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5월 13일 미 디펜스뉴스 인터뷰에선 주한미군이 대북 억제력과 함께 "동해에서 러시아를 억제하고, 서해에서 중국을 억제할 잠재력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도 다르지 않았다. 케인은 지난 11일 용산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한국의 김명수 합참의장, 일본의 요시다 요시히데 통합막료장과 함께 한 제22차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Tri-CHOD)에서 "북한과 중국은 그들 자신의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명확하고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을 계속하고 있다"며 "미국의 초점은 억지력을 재정립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3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북한 위협에 국한하지 말고 미·일과 함께 대중 군사 억제에 함께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크렘린궁에서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2025.5.8. AP 연합뉴스
 

한국의 대중국 전초기지화 시나리오 '섬뜩'
한국 정부, 한국민의 의사는 전혀 고려안해

 

이런 가운데 미 해병대에서 작전 기획 업무를 담당한 브라이언 커그 중령이 '대한민국은 제1도련선의 이상적인 닻(anchor)'이란 10일 자 애틀랜틱 카운슬 보고서에서 한국의 대중 전초기지화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한국 정부와 한국민에 대한 고려는 흔적도 없었다.

 

보고서에서 커그 중령은 "한반도의 안정과 대만 해협의 안정은 하나이며 같다. 한국 안보에 대한 투자는 대만 안보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는 전제 하에서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의 개입도 당연시하고 있다.

 

그는 "북한이라는 장애물 탓에 아시아 본토와 인프라 연결이 끊겨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섬'이지만, 한국은 지리적으로 제1도련선의 '닻'이며 작전상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중국의 해상 안보라인으로, 미국에는 중국 해군의 팽창을 저지해야 하는 경계선이 된다.

 

대만 유사시 미군·한국군 개입 당위성 주장
"대한민국은 제1도련선의 이상적 닻이다"

 

브런슨 사령관과 마찬가지로 커그도 △ 1954년 발효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에 "태평양 지역에서 타 당사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라고만 돼 있어 한국군이 북한과의 전쟁에서만 미국과 함께 싸운다는 제한이 없으며, △ 한미연합사(CFC) '임무'에도 한국에 대한 '외부 침략'으로 명시돼 있고, △ 주한미군(USFK) 역시 '동북아의 안정 유지를 위한 어떤 위협'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대중 전투에 동원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을 한반도에 묶어둔다는 어떤 조약, 규정, 문서도 없다"고 주장했다.

 

커그에 따르면, 한국은 잠재적 전투를 위한 결정적 공간에 대한 근접성이란 관점에서 바라봐야지, 분리된 분쟁들이란 낡은 관점을 통해 봐선 안 된다.  그렇게 해야 시간, 공간, 전력이란 작전 상의 근본 문제들을 즉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1도련선 밖에 배치된, 특히 미국 본토 병력은 어떠한 분쟁이든 일단 교전에 들어가면 결정적인 초기 단계에 영향을 미칠 만큼 제때 분쟁 지역으로 안전하게 진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 주둔 병력은 북한과 중국 모두의 위협에 대한 방어를 지원할 위치에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제76회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참가한 주한미군 병사들이 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총도 없이 자유로운 모양새였다. 2024.10.1. 연합뉴스 
 

"미국 본토 병력, 오키나와 철수 해병대
중국에 지리상 근접한 한국에 추가 주둔"

 

한국의 대중 전초기지화를 뒷받침할 세부적 시나리오를 커그는 제안하고 있다.

 

먼저, 이런 관점을 정책에 반영해 현재 미국 본토에 주둔한 병력 중 한반도나 중국 관련 시나리오에 활용할 전력을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에 추가로 주둔시키라고 조언했다.

 

커그는 "일례로 미 육군 태평양사령부는 중국과의 전투에서 연합군의 핵심 전력이라고 과시하지만, 병력 대부분이 제1도련선에서 8000km 넘게 떨어진 미국 본토에 주둔해 있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공중과 해상 영역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태평양을 가로질러 그런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키는 것은 작전상 이득 없이 엄청난 미군 희생만 초래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신에 그들을 한국에 배치하면 이 거리를 좁히고, 동시에 두 적국에 한발 앞서 나가며, 전투가 개시되면 이들 병력을 핵심 지역으로 훨씬 더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며, 그래서 전투 이전의 억지에도 의미 있게 이바지한다"고 덧붙였다.

 

커그는 "한국을 더욱 (동북아) 역내에 초점을 맞춘 전력 투사 플랫폼으로 보는 건 (미일) '국방정책검토구상'(DPRI)에 따라 오키나와에서 철수하는 미군에게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이 합의에 따라 미국은 오키나와에서 미 해병대 1만8000명 중 9000명을 감축해야 하며, 현재 이들 부대를 괌과 하와이로 이동시키는 중이다. DPRI는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이 지원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INDOPACOM)의 전력 태세와 병력 재배치 계획을 말한다.

 

커그는 그렇게 하지 말고 오키나와에서 빠지는 미 해병대 병력을 한국에 추가로 주둔시킬 것을 제안했다. 제1도련선 전반에 걸친 미국 방어 태세를 약화시킨다는 까닭에서다. 그는 △ 한국은 미국이 전투를 수행할 지역은 어디든 수천km 더 가깝고 △ 한국에선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어 추가적 미군 주둔을 수용할 것이며 △ 한국은 방위비분담금협정(SMA)에 따라 이들 추가 병력을 지원하는 각종 인프라에 막대한 비용을 대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썼다. 한국 정부와 한국민의 의사는 일절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이고 폭력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대중 전쟁용 미군 탄약 한국에 저장 주장
'추가 주둔' 한다며 한국 보고 비용 부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북한 또는 중국과의 전투에 대비해 필요한 핵심 탄약과 물자를 한국에 저장하라고도 했다. 제1도련선과 미국의 괌·하와이·본토 내의 재보급 지점들 간의 광범위한 통신선들은 이 지역에서 군사 작전을 벌일 때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커그는 "중국, 북한과의 동시 전쟁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한국은 가까운 위치에 활용 가능한 공간을 갖고 있어 제1도련선의 이상적 '닻'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구나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유럽 전체보다 더 많은 포탄을 지원함으로써 자국의 전시 비축물자를 기꺼이 사용할 의사를 보여왔다. 마찬가지로 한국은 북한이든 중국이든 미국이 선택하는 전투에 한국의 탄약을 사용하는 걸 막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저자의 견해이며, 미 해병대나 국방부, 미국 정부의 어떤 입장이나 견해도 대변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런 한국의 대중 전초기지화 구상이 트럼프 행정부 내 국방 당국 안에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보는 게 더 진실에 가까운 듯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를 한다면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위협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국방비를 증액하고 방위비 분담금도 100억 달러를 내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커그 보고서에서 보듯이 미국의 속셈은 한국의 대중 전초기지화에 있고 그걸 위해 미군의 추가 주둔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커그는 추가 주둔 비용까지 한국이 낼 것이라면서 '봉'이란 인식을 보였다. 이젠 미국이 막대한 기지 사용료를 내는 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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