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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전쟁 판 키우는 트럼프…'물가의 복수' 다가온다

by 무궁화9719 2025. 8. 5.

'미국의 대표' 맥도날드마저 발길 '뚝'...이상 징후 속속 [지금이뉴스]

권영희2025. 8. 7. 15:19

https://tv.kakao.com/v/45709987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벌인 관세 전쟁의 여파로 미국에서 물가 인상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가운데 대표적 대중음식점인 맥도날드에 저소득층 고객의 발길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도날드는 현지시간 6일 2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5% 증가한 68억4천만 달러(약 9조4천700억 원), 주당순이익(EPS)은 11% 오른 3.19달러의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고 CNBC가 보도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전망치 평균인 매출액 67억 달러, 주당순이익 3.15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입니다.

 

체인 식당의 성적 지표로 여겨지는 동일 점포 매출은 3.8% 증가하며 거의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미국 내 동일 점포 매출도 2.5% 상승하며 두 분기 연속 하락세를 끊었습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실적 개선의 원동력으로 가격 전략과 마케팅, 신규 메뉴 출시 등을 꼽았습니다.

 

다만 이런 실적 개선 속에서도 맥도날드의 주요 고객 기반인 저소득층의 발길은 외려 더 뜸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켐프친스키 CEO는 2분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식당 방문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중산층 고객의 방문은 미미하게 증가했고, 고소득층에선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켐프친스키 CEO는 저소득층 가구의 실질 소득 감소와 부정적인 소비 심리를 원인으로 꼽으며 "저소득 고객을 다시 붙잡는 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통상 중위소득 및 고소득 고객들보다 더 자주 방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아침 끼니를 거르거나 더 싼 메뉴로 옮겨가기도 하고, 집에서 먹는 쪽으로 옮겨가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돈을 절약하려 패스트푸드 구매를 줄이고 있다"며 "낮은 소득 층위가 느끼는 부담의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소득 하위 계층이 이탈하는 가운데 패스트푸드 업계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ㅣ권영희

제작 | 이 선

#지금이뉴스

YTN 권영희

미국서 먼저 터진 관세 폭탄…소득 줄고 물가는 올라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red1968@naver.com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5.08.05 09:25
  • 수정 2025.08.05 10:47

관세 전쟁에 가구 소득 2400달러 감소
기업들 관세 비용 전가 위해 가격 올려
신발 가격 40%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WSJ "절약 소비 시작돼 소비지출 정체"
"트럼프 빼고 모두가 패배자" 조롱까지
다급한 트럼프, 배당금 지급까지 시사

https://youtu.be/iv47wRPN_Lo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관세 쓰나미가 미국 소비자들부터 직격하고 있다. 기업들이 관세를 제품 가격에 전가시키면서 소비자들이 앞다퉈 소비를 줄이고 있다. 관세영향으로 미국 가구 당 2400달러(한화 330만 원)에 해당하는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를 제외한 모두가 패배자라는 자조까지 나오자 다급해진 트럼프는 관세 수입 일부를 배당금 형식으로 국민들에게 지급하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관세 영향으로 지갑을 조이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절약 소비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국인들이 다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아 나서고 있다며 연방정부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소비지출이 정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형 유통점의 자체 브랜드 제품이나 꾸러미 포장으로 파는 제품의 판매는 늘고, 비싼 식당의 매출은 줄고 있다. 멕시코 식당 체인 치폴레와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 생활용품 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의 경영진은 고객들이 더 쪼들리고 있거나 그렇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전 세계적으로는 간식류 매출이 증가했지만 미국에선 큰 폭으로 감소했고, 소고기 가격은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치솟았다. 매일 카페 라테를 마시던 소비자들은 최대 50%의 커피 관세에 직면했고,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인 F-150 픽업트럭을 만드는 완성차업체 포드는 관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일부 차량 가격을 올렸다. 기업 경영진은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고용 전망, 개인적 재정 상황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필수품에만 집중하고 여유분은 포기하면서 소비를 축소하고 있다고 한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그동안 기업들이 미뤄왔던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을 제품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2일 보도했다. 관세 전쟁 초기엔 많은 기업이 그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길 선택했지만, 수익성이 점점 악화하자 가격을 유지할 방법이 동나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주 나온 미 상무부 자료 등을 보면 지난 6월 가구와 장난감, 가전제품 등 관세의 타격을 많이 받는 품목들의 가격이 상승했다. 또 아디다스와 프록터앤드갬블(P&G), 스탠리 블랙앤드데커 등은 관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나 장난감 기업 해즈브로·마텔도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미국 워싱턴D.C.의 '차일드 플레이 토이즈' 가게에 진열된 장남감들. 2025. 04. 18 [AFP=연합뉴스]
 

관세 영향으로 물가 1.8% 오르고 가구당 실질소득은 330만원 줄어

 

한편 2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예일대 예산연구실(TBL)은 미국의 평균 유효관세율이 올해 초 2.5%에서 7개월 만에 18.3%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오는 7일부터 적용될 상호관세 영향이 포함된 결과다. 

 

예일대 TBL은 올해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 영향으로 미국 물가 수준이 1.8% 상승할 것으로도 예상했다. 이는 가구당 수입이 올해 달러 가치 기준으로 2400달러(약 330만  원) 감소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해 미국 가구당 실질수입이 한화로 환산하면 330만 원씩 줄어든다는 뜻이다.

 

심지어 단기적으로는 신발과 의류 가격이 각각 40%와 38% 오르고, 장기적으로도 19%와 17%의 인상 효과가 유지될 것이라고 TBL은 내다봤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류와 신발 중 97%가 수입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예일대는 올해부터 시행된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 GDP 성장률이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0.5%포인트, 이후에도 매년 0.4%포인트씩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간 약 1200억 달러(약 170조 원)의 경제 손실에 해당한다.

 

8월 7일부터 새로운 관세율이 적용되는 '트럼프 관세'로 달라질 수출항구 풍경.  뉴욕타임스 8월 1일
 

관세전쟁으로 인해 트럼프를 제외한 모두가 피해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외국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묘사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미국 내 수입 업체가 관세를 부담하며 결국 제품 가격 인상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분 80%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부담하며, 외국 수출 업체가 흡수한 비중은 고작 20%에 불과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부총장을 지낸 앨런 울프 피터슨국제경제학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AP통신에 "최대 승리자는 트럼프이고, 미국 소비자들은 큰 패배자"라고 말했다. 기실 미국 소비자들이 트럼프 관세전쟁의 일차 피해자이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트럼프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이자 패배자가 될 것이다.

 

1931년 세계대공황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미국을 포함한 서구 열강들은 관세를 높여 자국 경제를 보호하려 했다. 그 결과는 파멸적이었다. 모두가 가난해졌고, 전부 패자가 됐다. 관세 장벽으로 인해 국제교역이 재앙적 수준으로 격감한 탓이다. 대공황의 교훈으로 인류는 관세전쟁이 자해행위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트럼프 미국이 대공황 당시의 교훈을 망각한 채 전 세계를 관세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었다. 1931년의 비극이 2025년에는 희극으로 바뀔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에 도착하고 있다. 2025. 08. 03 [로이터=연합뉴스]
 

관세 역풍에 배당금 카드 꺼낸 트럼프

 

NYT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이 관세의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닥칠 수개월간 관세가 가격에 더 두드러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투하한 폭탄이 미국에서 먼저 폭발하다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황급히 대안마련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들에게 배당금 지급이나 분배가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인 1인당 600달러(약 83만 원)를 지급하자는 법안을 최근 발의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재원으로 하여 국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래봐야 미국 국민들은 배당금으로 지급받는 액수를 아득히 상회하는 손해를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인해 입게 된다. ‘조삼모사’도 이런 ‘조삼모사’가 없다.

쇼크수준 고용지표…트럼프 "조작됐다" 통계국장 해임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red1968@naver.com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5.08.02 22:00
  • 수정 2025.08.03 11:39

미 7월 고용 증가 7.3만 명…예상치 밑돌아
제조업은 아예 1.1만 명 감소해 궤멸적 수준
상호관세 본격 시행 땐 지표 더 악화 가능성
연준, 고용 부진·물가 상승에 금리인하 고민

7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쇼크 수준으로 나왔다.  5∼6월에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던 고용 증가폭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가 견조한 미 고용시장을 강타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트럼프는 정면으로 대응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통계가 조작됐다며 노동부 고용통계국장을 해고했다. 고용쇼크로 인해 9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치솟는 물가는 연준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7월 제조업 일자리가 1만 1000명 감소하는 등 고용쇼크가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충격과 공포의 7월 고용지표, 5월과 6월 고용 증가폭도 큰 폭 축소 수정

 

미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7만 3000명 증가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0만 명)를 충격적으로 하회하는 수치다.

 

실업률은 4.2%로 한 달 전 4.1%에서 반등했다. 이는 시장전망치와 부합한다.

 

특히 미 노동부는 지난 5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을 종전 14만 4000명에서 1만 9000명으로 12만 5000명 하향 조정했다. 6월 일자리 증가 폭은 14만 7000명에서 1만 4000명으로 무려 13만 3000명이나 줄여 잡았다. 지난 5∼6월 2개월간 조정된 일자리 조정 폭은 총 25만 8000명에 달했다.

 

노동부가 직전 통계치(속보치)를 조정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이처럼 대폭 조정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 통계가 맞다면 5월부터 미국의 비농업신규일자리는 거의 증가하지 않은 셈이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가져온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놀라울 정도로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새로 조정된 5∼6월 고용 증가 폭이 월 평균 1만 명대에 머물렀음이 확인됐다. 이는 미국의 고용 사정이 이미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직격탄을 맞아 완전히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5∼7월 3개월간 월평균 고용 증가 폭은 고작 3만 5000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고용 증가 폭이 16만 8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거의 궤멸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건 제조업 일자리다. 제조업은 7월 들어 1만 1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부과가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와 달리 다수 제조업체들이 관세가  초래한 혼란으로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국인의 의료 기록 접근 개선 방안을 제안 행사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25. 07. 30 [AP=연합뉴스]
 

상호관세 본격화되면 고용지표 더 악화 가능성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기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이민자 단속과 정부효율부(DOGE)가 이끈 연방정부 인력 구조조정도 고용시장 약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고율의 관세가 물가를 올리고 이는 소비 위축과 고용감소로 이어진다. 또한 반이민 정책이 노동공급을 위축시켜 임금상승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물가와 고용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건 상식에 가깝다.

 

문제는 앞으로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시행이 본격화함에 따라 향후 노동시장 타격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는 매우 현실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새롭게 조정한 상호관세율을 적용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는 오는 7일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전격 해임한 에리카 맥엔타퍼(Erika McEntarfer)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장.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고용통계가 조작됐다며 고용통계국장 전격 해임

 

미국의 고용통계지표보다 충격적인 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의 고용 상황이 최근 석 달 새 크게 나빠졌다는 통계가 나오자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노동부 당국자가 숫자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전격 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난 우리나라의 '일자리 숫자'를 바이든이 지명한 인사이자 대선 전에 카멀라(해리스 전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고 일자리 숫자를 조작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장이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막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노동통계국은 2024년 3월에 일자리 증가 수를 약 81만 8000개로 과장하고, 2024년 대통령 선거 직전인 8월과 9월에 다시 일자리를 11만 2000개로 과장한 바로 그곳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정확한 일자리 숫자가 필요하다"면서 "난 내 팀에게 이 바이든 정무직을 즉각 해고하라고 지시했다. 훨씬 더 유능하고 자격 있는 누군가가 그녀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중요한 숫자는 공정하고 정확해야 하며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해서는 안 된다"면서 올해 초반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고용지표는 견고하다고 자랑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5~7월의 고용지표가 뼈아프다는 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통계가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며 고용통계국장을 해임하는 트럼프의 처사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8월 7일부터 새로운 관세율이 적용되는 '트럼프 관세'로 달라질 수출항구 풍경.  뉴욕타임스 8월 1일
 

물가는 오르고 고용은 나빠지고… 연준은 어떻게 하나?

 

미국의 고용 사정이 5월부터 크게 악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고,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는 커졌다.

 

전자거래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개장 무렵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75%로 전장 대비 20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전날 25%에서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11시께 79%로 높여 반영했다.

 

이제 공은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로 넘어갔다. 문제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결정을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미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는데, 이는 지난 2월(2.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 4월 2.2%로 낮아졌다가, 5∼6월 들어 2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2.7% 올라 2월(2.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연준이 7월 FOMC까지 포함해 5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심상치 않은 물가상승세가 자리한다.

 

관세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기 시작한만큼 물가상승세도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물가는 뛰고 고용은 악화되는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연준의 고민이 깊어간다.

파월 '하방 위험' 경고 맞았나···'美고용쇼크'에 뉴욕 증시 일제히 급락

뉴욕=윤경환 특파원2025. 8. 2. 02:59

7월 비농업 일자리 예상치 크게 하회
5~6월 고용까지 과대평가로 드러나
경기침체 신호에 3대 지수 모두 폭락
아마존 8%대 하락 등 기술주 모조리 ↓
수정 상호관세도 부담···영향 지켜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서울경제]
 
7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우려로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8월 첫 거래일인 1일 오후 12시 35분 현재(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2.22포인트(1.43%) 하락한 4만 3498.76에 거래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110.48포인트(1.74%), 509.00포인트(2.41%) 하락한 6228.91, 4만 3498.76에 매매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3분기 이익 전망을 공개한 아마존이 8.57% 내린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2.64%), 마이크로소프트(-1.90%), 애플(-2.69%), 메타(-3.08%), 브로드컴(-1.83%), 구글 모회사 알파벳(-1.61%), 테슬라(-1.41%), 넷플릭스(-0.07%) 등 모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예외 없이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이날 증시 급락은 미국 노동부가 이날 장 개시 전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가 충격적일 정도로 악화된 노동시장 현실을 담았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7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전월 대비 7만 3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6월의 14만 7000명과 올해 평균치인 13만 명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0만 4000명)도 훨씬 밑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예상과 일치하는 4.2%를 기록했다.
 
더욱 충격인 것은 기존에 발표한 고용 수치까지 대폭 하향됐다는 점이다. 6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기존 14만 7000명에서 1만 4000명으로, 5월은 14만 4000명에서 1만 9000명으로 감소해 총 25만 8000명이 줄었다. 이는 그동안 발표된 고용 회복세가 실제보다 과대평가됐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통계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은 예상 범위 내였지만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둔화 위험 신호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지난달 30일 5회 연속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현시점에서 비현실적이냐’는 질문에 “노동시장이 현재로서는 균형 상태를 보이고 실업률도 안정적이지만 노동시장에 명백히 하방 위험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이날 63%까지 높여 잡았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직전 수준까지 뛰어오른 셈이다.
 
여기에 이날부터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정 관세 조치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본격적인 관세의 영향을 시장이 더 지켜볼 필요가 생긴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0시 1분부터 수정된 상호 관세가 발효된다며 이후에도 여러 나라와 협상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美 7월 `고용쇼크`에 뉴욕증시 급락…나스닥 1.9%↓

김상윤2025. 8. 1. 23:25 

비농업일자리 7.3만개 증가 그쳐…실업률 4.2%로 상승
깜짝 고용둔화에 9월 금리인하 가능성 60% 이상 상향
트럼프 관세 여파도 영향…7일부터 10~41% 관세
국채금리 급락…2년물 금리 21bp 이상 ‘뚝’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7월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율 조정도 위험 회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에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시 테이블에 올라왔고 국채금리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달러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기준(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3% 하락한 6251.25를 기록 중이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1.81% 내린 4만3503.00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33% 내린 2만2820.00를 기록 중이다.
 
美 7월 비농업일자리 7.3만개 증가 그쳐…실업률 4.2%로 상승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미 노동부는 7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7만3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0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5~6월 고용 증가분도 각각 14만7000개에서 1만4000개, 12만5000개에서 1만9000개로 대폭 하향 조정되며 고용시장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업률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4.2%로, 2024년 5월 이후 4.0~4.2%의 좁은 범위에서 유지되고 있다. 실업자 수는 720만 명으로 집계됐다.
 
해더 롱 네이비페더럴 신용조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 보고서는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결과”라며 “고용시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B. 라일리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오늘 발표된 일자리 보고서는 명백히 무역과 관세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며 “실업률을 변함없이 유지하려면 매달 10만에서 1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이를 밑돌았다. 좋은 소식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오자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66.8%로 대폭 상향해 반영하고 있다. 전날에는 37.7%에 불과했다.
 
다만 실업률이 4.2%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고용시장이 심각하게 나빠졌다고 보긴 어렵다. 연준이 9월 금리인하에 확실히 나서려면 인플레이션이 보다 둔화됐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와야 한다. 현재 고용이 일부 둔화됐다는 7월 고용보고서만으로는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선호)의 마음을 돌리기엔 한계가 있다. 9월 금리인하 전까지는 두차례 고용, 물가 보고서가 나온다.
 
CIBC 이코노믹스의 알리 재퍼리 이코노미스는 “오늘 보고서는 제이 파월 의장이 이번 주 초에 언급한 것과는 다른 고용 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지만, 업률은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이며, 한 건의 보고서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모든 매파를 완전히 전환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도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는 8월 7일부터 10%에서 최대 41%에 달하는 새로운 관세율을 적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우회수입을 차단하기 위해 제3국 경유 물품에 대해 추가로 4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특히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35%로 인상된 점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캐나다는 미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다.
 
경기둔화 우려…은행주·매그7도 일제히 하락
 
경기 둔화 우려로 은행주도 급락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3% 가까이 밀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도 3% 이상 하락했다. 산업주인 GE에어로스페이스와 캐터필러도 각각 3% 약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 쇼크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커졌다.
 
제프리 슐츠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수석 전략가는 “일반적으로는 금리 인하가 위험자산에 호재지만, 오늘 발표는 ‘나쁜 뉴스는 진짜 나쁜 뉴스’로 해석된다”며 “고용 창출이 정체 수준에 머물고 관세라는 역풍까지 더해지면 머지않아 마이너스 고용지표가 나올 수도 있다. 이는 경기침체 공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아마존은 6.24%, 엔비디아는 1.9%, 테슬라는 1.63% 하락 중이다. 메타(-2.11%), 마이크로소프트(-1.19%), 알파벳(-1.46%)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채금리 급락…2년물 금리 21bp 이상 ‘뚝’
 
안전자산 선호 현상화 함께 9월 금리인하가능성이 커지며 국채금리는 급락하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2.6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한 4.234%를 기록했고, 2년물 금리는 21.6bp 급락해 3.735%까지 떨어졌다. 30년물 금리는 7.8bp 하락한 4.807%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2% 내린 98.86을 기록 중이다.
김상윤 (yoon@edaily.co.kr)

관세 영향에 미 개인소비지출 반등…연준 또 금리 동결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red1968@naver.com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5.08.01 20:50
  • 수정 2025.08.01 21:11

6월 들어 PCE물가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연준, 기준금리 4.25~4.50% 5연속 동결
파월 매파적 발언에 9월 인하 가능성 낮아
향후 금리는 트럼프 압박보다 물가가 관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여파로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6월 들어 반등했다.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물가상승세가 본격화하면서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아졌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격모독에 가까운 공격을 받으면서도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고율의 관세부과가 물가를 어디까지 밀어올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관세여파로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6월 미 PCE 

 

미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2월(2.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 4월 2.2%로 낮아졌다가, 5∼6월 들어 2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3%로 지난 2월(0.4%) 이후 가장 높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로, 5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한 달 전(0.2%)보다 뛰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대표지수와 근원지수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모두 전망치에 부합했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물가 지표다. 미 연준은 '2% 물가상승률'이라는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상대적으로 더 널리 알려진 소비자물가지수(CPI) 대신 PCE 가격지수를 준거로 삼는다. 앞서 지난 15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2.7% 올라 2월(2.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벌이는 관세전쟁의 여파가 자국 물가에 확실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 여러 데이터로 확인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 협상단과 무역 합의를 타결한 이후 단체사진을 함께 찍고 있다. 2025.7.31 [백악관 엑스 계정] 연합뉴스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미국의 물가가 상승하자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금리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유지했다. 연준은 이날까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개최된 다섯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2.0%p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위원 12명 중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해 9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고, 미셸 보먼·크리스토퍼 월러 위원은 0.25% 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동결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연준 이사회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은행 총재 5명(지역 연방은행 총재 12명이 돌아가면서 표결)이 참여하는 FOMC에서 보먼, 월러 등 상시 의결권을 행사하는 연준 이사 2명 이상이 동시에 소수 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무려 32년만이다. 지난 6월 FOMC의 경우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연준은 이틀간 열린 FOMC결과를 공개한 자료에서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다"면서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국채 이자 부담 경감과 경제 활성화를 기대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잇따른 금리 동결에 강한 불만을 표해왔으며 이번 회의를 앞두고는 파월 의장의 거취문제까지 거론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한때 파월 의장 해임 검토설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워싱턴 DC의 연준 본부를 이례적으로 방문했다. 과도한 예산 투입 문제가 제기된 연준 청사 개보수 현장을 둘러보는 등 파월 의장을 다각도로 압박하기 위한 행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기준금리 인하요구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은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로 답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연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낮춘 파월의 매파적 인식

 

한편 FOMC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가 나온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한 발언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파월 의장은 FOMC가 미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현시점에서 비현실적이냐"는 질의에 대해 "오늘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는데, 이를 완만하고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겠다”면서 “저와 대부분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고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우리는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으며 9월 회의를 앞두고 우리가 얻는 모든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자제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그 과정의 끝이 매우 가깝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서비스 부문 물가 상승률은 계속 둔화하고 있는 반면, 관세 인상으로 일부 상품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준이 오늘이 아니라 9월에 낮출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 이날 발언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이날 파월 의장 회견 후 연준이 9월 회의까지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확률을 54%로 높여 반영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35% 수준에 머물렀다.

 

7월 30일,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세 여파가 물가를 어디까지 밀어올릴지가 관전 포인트

 

'관세와 물가가 상관이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관세는 당연히 물가를 밀어올린다. 관건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미국의 물가를 어느 수준까지 밀어올리느냐다.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협박과 갖은 인격모독에도 불구하고 인기 없는 기준금리 동결을 거듭하는 것도 이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특히 무서운 건 꺾였던 물가가 다시 고개를 바짝 드는 사태의 전개다.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치솟고 물가는 통제가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게 된다.

 

연준으로 하여금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하게 만드는 건 트럼프의 압박이 아닌 물가일 수 밖에 없다. 물가의 향방을 지켜보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트럼프의 파월 해임 시도에 우려 쏟아져…시장도 발작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red1968@naver.com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5.07.20 07:50
  • 수정 2025.07.20 11:17

NYT "파월 해임하면 오히려 금리 더 오를 수도"
도이체방크도 달러화 폭락 ·국채금리 폭락 예측
트럼프 해임 보도에 국채금리↑, 주가↓, 달러↓
트럼프, 파월 해임 단념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는 시도에 대해 각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하며 오히려 시장금리가 인플레이션 등의 우려로 인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도 파월 의장이 해임될 경우 달러 가치가 폭락하고 국채금리는 폭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파월 의장 해임 보도가 나온 직후 발작을 일으키며 이런 우려섞인 전망이 단단한 근거를 지닌 것임을 보여줬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 시도를 단념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NYT "트럼프가 파월 해임하면 시장금리가 도리어 오를 수도 있다" 경고

 

기준금리 인하요구를 거듭 거절 중인 파월 의장에게 사임을 수 차례 종용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건물 개보수 비용을 물고 늘어지면서 파월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축출 시도가 극에 달한 가운데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견해들을 인용해 "설령 트럼프가 파월 해임에 성공하더라도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연준이 아니라 투자자들이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의문이 생기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다.

 

파월 의장이 해임된 후 새 의장이 연준 위원들을 설득해 단기 금리를 내릴 순 있지만 장기 금리는 다르다는 말이다. 장기 금리는 특히 미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핵심인데, 이들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기업 신용대출의 기준이 된다. 경제학자들은 연준 의장 해임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은 장기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NYT는 장기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요인을 두 가지로 짚었다.

 

첫째, 인플레이션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결정에 더 직접 개입하려 한다면 채권 투자자들은 몇 년간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따라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정부가 단기적으로는 고통을 받더라도 인플레이션과 맞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TE) 조지프 개뇽 연구원은 "연준의 신뢰성과 독립성은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억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연준이 코로나 19 이후 전세계를 강타한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인플레이션으로 오인해 기준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연준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식한 후 기준금리를 수십 년간 볼 수 없던 속도로 올렸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성장률을 일정 정도 유보한 고금리 정책 지속이 가능했던 것은 연준의 독립성과 시장의 신뢰성이 담보됐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가 아직 한참 남은 파월 의장을 해임한다며 연준의 독립성은 결정적으로 약화되고 이는 시장 신뢰 저하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지 의심하며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RB) 제롬 파월 의장이 18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6.18. AFP/연합뉴스
 

둘째, 연방 정부의 부채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가 최소한 1%보다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포인트에 3600억 달러(약 498조 원)의 비용(국채 이자)이 든다며 너무 높다고 강조한 것이다.

 

연준이 납세자들에게 '수조 달러의 이자 비용'을 부담시킨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NYT는 "연준의 역할을 정부의 부채 상환을 돕는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런 인식은 정부의 추가 차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미국 정부가 이미 지속 불가능한 재정 경로에 접어들었고,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감세 법안(BBB)이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을 지낸 하버드대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은 "금리를 낮춰서 부채를 줄이고 감세 같은 일을 더 쉽게 하겠다는 목표는 중앙은행이 가져선 안 될 매우 위험하고 두려운 발상"이라며 "그 길을 택한 중앙은행들은 예외 없이 매우, 매우 나쁜 결말을 맞았다"고 말했다.

 

연준 전문가인 조지워싱턴대 경제학자 타라 싱클레어도 "정부가 빚을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믿게 된다면 투자자들은 그 위험을 감수한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부터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고 이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인 4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으로 알려진 대규모 감세 법안에 서명한 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 07. 04 [로이터=연합뉴스]
 

도이치방크 "파월 해임하면 달러화 폭락하고 국채금리 폭등할 것"

 

뉴욕타임스만 파월의 해임이 몰고 올 파장을 경고하는 게아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 보고서에서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전략 세계책임자는  파월 해임이 발표되면 직후 24시간 동안 무역가중 달러 지수가 최소 3~4% 내리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30~40bp(0.30~0.40%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중앙은행 독립성이 흔들리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고 실질 수익률이 낮아져 통화와 채권시장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라벨로스는 “연준이 세계 달러 통화시스템의 정점에 위치한 만큼, 그 결과가 미국 국경을 훨씬 넘어서까지 번질 것”이라며 “파월 의장 해임을 앞으로 몇 달 동안 가장 큰 저평가된 위험 중 하나로 본다”고 말했다.

 

미 연준
 

파월 해임 보도에 발작한 금융시장

 

뉴욕타임스와 도이체방크의 경고가 단순한 엄포가 아님을 금융시장이 보여줬다.

 

파월 의장이 조만간 해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크게 출렁였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 계획을 부인하면서 반등 마감했다. S&P 500 지수도 오전 장중 0.7%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채권시장도 이날 파월 의장 해임 임박설 보도 직후 크게 출렁였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파월 의장 해임설 보도 직후 급등해 5% 선을 뚫고 5.08%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이후 상승 폭을 반납했다. 다만,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까지 5%대 초반 선을 유지했다.

 

달러가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통상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4월 25일, 뉴욕 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트럼프 MAGA 상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개장 벨이 울리자 미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른 무역전쟁 우려로 세계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025.4.25. UPI 연합뉴스
 

금융시장에 혼쭐난 트럼프, 그래도 파월 해임 미련 못 버린듯

 

뉴욕타임스와 도이체방크의 경고, 금융시장의 발작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해임해야겠다는 결심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온라인 매체 ‘리얼아메리카스보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연준개보수)예산을 (거의) 10억달러 초과한 것"이라며 "(연준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 중 하나다. 장담하건대 계약한 업자는 큰돈을 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5억달러를 쓰고 있다는 것인데, 나는 그런 사안에 매우 능하다. 나는 그것을 살펴봐야겠다"고 밝히며 연준 개보수 비용 문제를 계속 파고들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파월 의장을 해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세전쟁 판 키우는 트럼프…'물가의 복수' 다가온다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red1968@naver.com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5.07.12 21:35
  • 수정 2025.07.13 10:23

서한 못 받은 국가들에도 관세 폭격 예고
알루미늄, 철강 이어 구리도 50%부과
지난달 관세 수입 역대 최대라는 착시
관세 폭탄, 시차 두고 항상 물가 반영
올해 2조 달러 신규 발행 국채도 부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당수 무역 상대국에 15% 또는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른바 '관세서한'을 받지 못한 국가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공표를 한 셈이다. 트럼프는 상호관세 이외에 구리에도 50%의 개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미 알루미늄과 철강 등에는 50%의 개별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 미국의 관세 수입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 기업들의 재고물품 소진에 따른 수입통관이 지난달에 집중된 데 힘입은 것으로 일종의 착시라 할 것이다. 마치 세상 모든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처럼 폭주하는 트럼프에게 세상이 녹록하지 않다는 걸 보여줄 선수가 기다리고 있으니 물가가 그것이다. 관세폭탄은 시차를 두고 반드시 물가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그건 중력의 법칙과도 같은 것으로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트럼프 “나머지 모든 국가, 15%든 20%든 관세…캐나다엔 35%”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머지 모든 국가는 15%든 20%든 관세를 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비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서한을 받을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관세를 정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보낸 가운데, '나머지 국가' 언급은 서한을 받지 않은 국가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이 '오늘이나 내일' 새로운 관세율 통지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뒤, 곧이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캐나다는 미국과 협력하는 대신, 자체 관세로 보복했다"며 "2025년 8월 1일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캐나다 제품에 대해 품목별 관세와는 별도로 3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9일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했지만, 상호관세 중 교역국에 일률적으로 부과했던 10%의 기본관세는 계속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5% 또는 20%'는 기본관세 10%보다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일 한국(25%)과 일본 등 14개국에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관세 서한을 발송했다. 이틀 뒤인 9일에도 필리핀 브라질 등 7개국에 추가 관세 서한을 보냈다. 상호관세 발효 시점은 모두 8월 1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추가 관세 부과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관세 조치가 매우 호평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주식 시장이 오늘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가봉, 기니비사우, 라이베리아, 모리타니, 세네갈 정상들과 백악관에서 무역 문제를 논의했다. 2025.7.9. EPA 연합뉴스
 

알루미늄, 철강 이어 구리에도 50% 관세 부과 예정

 

상호관세와는 별도로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폭탄도 지속적으로 투하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에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50% 관세에 정제 구리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정제 구리는 미국이 수입하는 구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구리는 전력망과 건설, 자동차 제조, 가전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광범위한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은 구리를 가공해 만든 산업용 중간재인 반제품에도 50% 관세율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정제 구리 등에 대한 관세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발표할 때까지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의 구리 산업을 되살리겠다면서 구리에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SNS에 "구리는 반도체, 항공기, 선박, 탄약, 데이터센터, 리튬이온 배터리, 레이더 시스템, 미사일방어체계, 그리고 심지어 우리가 많이 만들고 있는 극초음속 무기에 필요하다. 구리는 국방부가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쓰는 소재"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구리에 대한 50% 관세 부과의 근거로 삼은 것은 국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다.

 

실효 관세율은 미국이 특정 국가에서 걷은 관세 총액을 수입 총액으로 나눈 것이다. 피치는 미국이 모든 국가에 부과한 기본 상호관세 10%,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 25%, 알루미늄과 철강 관세 50%를 반영해 실효 관세율을 산출했다.

 

미국은 지난 4월 3일부터 자동차에 25%를, 5월 3일부터 자동차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의 경우 지난 3월 12일부터 25%를 부과했으며, 6월 4일부터는 50%로 인상했다.

 

7월 9일 뉴욕 시의 한 주택 재건축 매장에 진열돼 있는 구리 제품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구리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구리는 자동차, 전자제품, 기계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2025.7.9. AFP 연합뉴스
 

지난달 사상 최대 관세 수입은 착시효과

 

주목할 건 지난달 미국의 관세 수입이 역대 최대치였다는 사실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재무부는 6월 관세 수입이 총액 기준으로 27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관세 수입이 급증함에 따라 6월 미국 연방 정부의 총세입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5260억 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출은 4990억 달러로 오히려 7% 감소하면서 미국은 270억 달러의 월간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 같은 결과를 소개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 주권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는 와중에 관세 수입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인플레이션도 없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복지 지출 일정 변경 등을 감안할 경우 실제로는 700억 달러가량 적자였을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관세는 연방 정부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연방 정부의 세수에서 관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서 약 4개월 만에 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관세 수입은 원천징수 소득세와 비 원천징수 소득세, 법인세에 이어 미국 정부의 네 번째 수입원이 됐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시작된 2025회계연도에서 9개월간 관세 수입은 총액 113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 수입이 회계연도 기준으로 10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상호주의에 기반한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큰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도 지난 8일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올해 관세 수입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와 베센트가 지난달 관세 수입에 득의양양해하는 건 자유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관세 수입이 무려 4배 가까이 폭증한 주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트럼프가 취임하기 무섭게 관세전쟁을 공언한 덕택에 미국의 기업들은 관세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에 원재료와 부품과 중간재들을 경쟁적으로 수입한 바 있다. 그 재고가 3개월 가량 지나자 바닥을 드러내, 지난달에 수입통관이 몰렸다. 쉽게 말해 지난달 같은 관세 수입을 다시 구경하긴 힘들 것이란 뜻이다.

 

7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에서 컨테이너들이 선박에 적재 및 하역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러 국가에 서한을 보내 해당 국가의 대미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율을 제시했다.2025.7.9. EPA 연합뉴스
 

트럼프를 기다리는 물가의 복수, 쏟아져 나올 국채도 폭등시킬 듯

 

트럼프와 베센트는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인 상호관세와 개별관세 전쟁이 트럼프가 공언한대로 실행된다면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 수 밖에 없다. 관세폭탄을 맞은 기업들이 상품가격에 부과받은 관세를 전가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상호관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알루미늄, 철강, 구리, 자동차,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등은 수그러드는 듯 하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거세게 자극할 것이 자명하다. 이건 중력의 법칙과도 같은 것으로 트럼프가 아니라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파월의 연준이 트럼프에게 인격살해에 가까운 모욕을 당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극력 억제하는 건 곧 닥쳐올 인플레이션의 습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올해 안에 신규 발행이 예고된 2조 달러 규모의 국채도 트럼프에겐 근심거리다.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이 식상한 미국 정부의 누적 재정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증세를 해야 옳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천문학적 감세와 복지 축소와 첨단산업에 대한 세금 혜택 감축 등을 핵심으로 하는 크고 아름다운 법안(BBB)이라는 명칭의 해괴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으로 인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진입했다.

 

당장 2025회계연도에서 9개월간 이자 비용은 92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6%나 증가했다. 국채를 신규로 발행해서 국채이자를 갚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트럼프의 미국은 올해가 가기 전에 적어도 2조 달러 규모의 신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신세다. 이미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미국의 국채가 소화될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판매가 가능하다해도 국채수익률은 폭등하고 국채가격은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자산의 기반인 국채시장이 격심하게 동요한다면 천하의 누구도 견딜 재간이 없다.

 

마치 슈퍼맨이라도 된 것처럼 세상을 어지럽히는 트럼프를 물가와 국채가 정조준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미국 국채 보유잔고의 각국별 변화추이 맨 위 연한 청색이 일본, 분홍색이 중국, 청색은 영국, 노란색은 인도, 녹색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래쪽 자주색은 러시아, 붉은색은 튀르키예. 일본은 1조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은 한때 일본을 추월했다가 2010년대 말부터 급속도로 줄고 있다. 영국 보유잔고가 크게 늘고 있다.  Ask! NIKK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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