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60% “이스라엘-이란 전쟁 개입 반대”…트럼프 지지율 하락
찬성은 16%에 불과…공화당 지지자의 53%도 반대
- 수정 2025-06-19 14:56
- 등록 2025-06-19 13:44

트럼프가 목 조이자 항전 의지 불태운 이란... 극초음속 미사일 쐈다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 동원해 보복
이스라엘, 이란 원심분리기 공장 타격

하메네이 “전투 시작, 이스라엘에 자비 없다”

폐허 된 테헤란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아”

미 군사 개입 놓고 유럽 정상들 이견도

‘사살 가능성’ 언급한 트럼프 “항복하라”…하메네이 “이스라엘에 자비 없다”
트럼프 “이란 최고지도자 어디 숨은지 정확히 알아…인내심 점점 바닥”
하메네이, 트럼프 경고에도 이스라엘 보복 공격 예고…“전투는 시작됐다”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미군 개입 ‘최악 시나리오’…美 증시 하락…유가 4%↑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촉각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5일째 접어든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對)이란 직접 공격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동반 약세로 마감했고 유가는 4%가량 상승했다.
▶다우 0.7%·나스닥 0.9% 일제 하락…유가는 4% 상승=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9.29포인트(-0.70%) 내린 4만2215.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0.39포인트(-0.84%) 하락한 5982.7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80.12포인트(-0.91%) 떨어진 1만9521.09에 각각 마감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트럼프가 자신의 게시물과 G7 회의 조기 이탈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암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는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중동 긴장 고조가 지속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6.54달러로 전장보다 3.22달러(4.4%)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4.84달러로 전장 대비 3.07달러(4.28%) 올랐다.
이날 미 국채 금리는 위험회피 심리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에 하락했다.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39%로 전장 대비 6bp(1bp=0.01%포인트) 내렸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운송 차질땐 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좁은 해역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수송의 20%를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병목지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CNN은 “현재까지 글로벌 석유 수송에 실질적인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석유 수출이 중단되거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 시도할 경우, 세계 석유 시장은 ‘존립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투자사 토터스 캐피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롭 튜멜은 “호르무즈 해협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세계 경제의 건전성에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철 기자
네타냐후 부추기는 미 극우의 ‘역도미노 이론’
절제와 조정 여지 사라진 채 전쟁 구간 빨려든 세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찬양하는 미 싱크 탱크 의장
3년 동안 한국에도 어른거렸던 네오콘들의 망상
이재명 정부 보름만에 ‘절제 통한 공존’ 가능성 확인
미국의 ‘거친 사랑’은 우리의 선택 될 수 없어

바야흐로 세계는 전쟁의 구간에 진입했다. 2022년 2월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023년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했고, 2024년 4월과 10월에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두 차례의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그 전후로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겨냥한 궤멸 작전도 병행되었다. 2025년 5월에는 마침내 인도와 파키스탄 간 전면전이 발발했다. 미얀마, 필리핀, 서아프리카 내전은 이제 뉴스의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다.
이라크 침공 논리 다시 불러오는 켐프 ‘애틀랜틱 카운슬’ 의장
예전에는 이처럼 확산되는 국제 분쟁을 관리하고 예방하려는 ‘세계 여론의 정치’라는 것이 있었다. 전쟁은 한 국가의 결정만으로 일어나기 어려웠고, 국제 여론과 규범이 충돌을 억제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장치가 무력화되고 있다. 여론은 사라지고, 규범은 무시되며, 공공의 숙의 없이 무력 충돌이 자행된다. 힘을 통한 질서 수립이라는 고전적 패권 정치가 되살아났고, 그 과정에서 절제와 조정의 여지는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어디일까?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불과 사흘 후, 미국의 싱크 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의장 프레드릭 켐프(Frederick kempe)가 홈페이지에 올린 한 칼럼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중동 질서를 재편할 기회”라고 극찬한다. 이 공격은 단순한 군사 대응이 아니라 “중동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애물을 제거하는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웅장하고 심오해 보이지만, 이 담론은 놀랍도록 과거 미국 네오콘이 내세웠던 '역도미노 이론'과 흡사하다. 과연 우리는 이 뻔한 역사 반복을 또다시 받아들여야 하는가?
조지 부시 행정부는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면 중동 전역이 민주화된다”는 논리로 국제사회를 설득했다. 민주주의는 수출 가능한 상품이고, 침공은 그 포장재인 양 묘사되었다. 프레드릭 켐프는 이 망상의 바통을 네타냐후에게 넘기며, 그가 경제 현대화와 종교 관용, 정치 온건함을 이끌 지도자라고 치켜세운다. 그러나 이는 역사에 대한 철저한 망각이자 현실에 대한 중대한 왜곡이다.

학살자가 중동 민주주의 구원자 되는 도착된 현실
당시 미국의 네오콘들이 주장한 역도미노 이론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까지 침공하게 만든 원인이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 아래 20년 넘게 이어진 이 두 전쟁에서 미국은 무려 20조 달러를 지출했고, 미군 전사자는 7천여 명에 달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참전용사들 가운데 3만 177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이다. 이들의 치료와 사회 복귀를 위한 비용에만 1조 달러 이상이 쓰였다(브라운대 왓슨연구소 2021년 보고서). 그러나 중동의 민주화라는 성과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등지에서는 내전이 장기화되며 전쟁 이전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IS라는 신종 테러세력이 창궐하는 부작용까지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도미노 이론을 내세운 정치인이나 학자, 싱크탱크들은 아무도 그 책임을 지지 않았다. 오늘날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와 그를 추종하는 극우 시온주의자들 또한 이란과의 전쟁이 가져올 희생에 대해 그 어떤 책임 의식도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책임 없는 전쟁, 반성 없는 개입주의가 또다시 ‘질서 재편’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고 있는 것이다.
켐프는 이란을 중동 불안의 ‘근원적 악’으로 단정하고, 이란의 대리세력—헤즈볼라, 하마스, 후티—을 일괄적으로 ‘혁명 수출’의 결과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적 프레임은 현실 정치의 복잡성과 중동 내부의 다양한 사회·정치적 역학을 무시한다. 이란이라는 국가는 비판받을 지점이 많다. 그러나 그를 악마화하며 단죄할 자격이 이스라엘에게 있는가? 인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의 대표국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대량으로 학살하고도 국제사회의 제재조차 받지 않으며, 오히려 중동 민주주의의 구원자로 포장되는 현실이야말로 도착된 세계질서의 민낯이다.
우크라행 포탄 이스라엘로 돌린 트럼프의 위험한 선택
이스라엘이야말로 중동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이며, 국제사찰도 거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서방은 이스라엘의 핵무장에 눈을 감는다. 반면 이란이 잠재적 핵개발을 시도하면 ‘세계 안보의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중잣대가 아닐 수 없다. 전략적으로 이란을 고립시키고 봉쇄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 목표가 지역 평화와 공존이 아니라 이스라엘 중심의 질서 재편이라면, 이는 중동 전역에 또 다른 분쟁의 불씨를 뿌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켐프는 “이스라엘이 중동의 경제적 현대화와 종교적 관용을 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현실과 완전히 유리된 환상이다. 네타냐후 정부는 오히려 반(反)민주주의적이고, 유대교 극우파와 연정하며 인권을 억압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사법 개혁을 명분으로 삼은 반헌법적 개입과 팔레스타인 영토의 불법 점령 확대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런 이스라엘이 ‘정치적 온건함’을 상징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중동에 대한 편견이자, 켐프 자신의 정치적 편향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란의 군사기지를 넘어서 ‘아랍-이스라엘 화해를 방해할 수 있는 이란의 역량 제거’라는 표현에 이르면, 이는 군사적 방어가 아니라 정치적 공세이자 침략의 명분화다. 이 논리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며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면 민주주의가 확산될 것이라고 했던 바로 그 망상의 반복이다.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국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에서 이라크 전쟁을 ‘숙의 없는, 이론적 기반이 결여된 비합리적 결정’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오늘날 이스라엘의 공습 논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이런 망상은 지금 트럼프의 망상으로 이어진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만류하기는커녕 방관하거나 조장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직전에 우크라이나로 가려던 포탄 2만발을 빼돌려 중동으로 보냈고,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사드(THAAD)도 배치했다. 이스라엘 공습 이후에는 미국의 구축함을 급파하여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를 돕도록 조치했다. 취임 직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내겠다던 허풍도 이젠 사라졌다. 전쟁에 대한 본질에 천착하지 않고 자기 유리한 대로 해석하고 방치하는 데는 트럼프가 네오콘보다 훨씬 위험해 보인다.

가까스로 윤석열의 망상에서 벗어난 한국
한국도 그 망상의 그림자를 지난 3년 동안 경험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드론, 포격에 과잉 반응하며 군사 충돌 일보직전까지 갔다. 2024년 12월 2일, 김용현 국방장관은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합참 지통실에서 직접 북한 원점 타격을 지휘하겠다”는 말을 했고, 주요 특수전 부대에 비상대기가 내려졌다. 단 두 사람—대통령과 국방장관—의 판단만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터질 수도 있었다. 군사적 숙의도, 국무회의 논의도, 한미연합작전의 조율도 없었다. 계엄은 그렇게 조용히 다가왔고, 이 나라의 운명은 위험한 망상의 손아귀에 있었다.
이재명 정부 들어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가 중단되자, 북한도 즉각 대남 심리전 방송을 중단했다. 겨우 보름도 안 된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 없는 비폭력의 성과다. 힘이 아니라 대화와 절제가 한반도의 평화를 더 실질적으로 회복시킨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힘의 언어’는 오히려 전쟁을 불러왔고, 침묵은 대화를 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안보는 무엇인가? ‘힘을 통한 평화’가 아니라 ‘절제를 통한 공존’이다.
다가오는 10월, 시진핑 주석이 경주의 APE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한령 해제, 단체 관광객 유입, 경제 회복이라는 기회가 온다. 이런 외교적 성과는 어설픈 반중 감정으로 얻어지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와 조정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한미동맹의 가치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는 방식이라면—미국의 ‘거친 사랑’이라는 언어로 포장된다 해도—우리는 ‘너무 아픈 동맹은 동맹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겸손한 자의 이성, 버려야 할 ’공감 없는 동맹‘
지금 필요한 것은 프레드릭 켐프식 ‘거대한 서사’가 아니다. 중동에 평화를 가져다줄 구세주가 네타냐후라는 논리는 비웃음을 살 뿐이다. 오늘날의 국제정치는 신념보다 파벌, 평화보다 세력의 줄세우기로 퇴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강한 자의 정의’가 아니라 ‘겸손한 자의 이성’이다. 전략 없는 폭격, 공감 없는 동맹, 숙의 없는 결단은 결국 파국을 부른다.
우리는 더 이상 망상의 동맹, 파벌의 국제정치, 전쟁의 일방주의에 기댈 수 없다. 켐프 의장이 언급한 중동의 ‘기회’란, 실은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서구 중심 질서의 최면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최면에서 깨어나는 것이, 오늘날 동북아의 진정한 안보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미국 방조'…북한엔 어떤 메시지?
'핵 무력 강화만이 살길'이란 역설 작동할 듯
북, 리비아·이란 사례 보며 대화에 빗장 전망
트럼프 '협상-공격 방조' 이중 플레이 눈길
네타냐후가 말한 이란과의 3대 전쟁 목표
핵 개발, 미사일 역량 제거, 신정체제 전복
이스라엘의 기습적 이란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양국 간 교전이 17일로 닷새째 이어지면서 국제사회가 전면전 비화를 우려하며 양측에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지만, 북한은 '침묵' 중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있었던 13일 군수공장을 직접 찾아가 올 상반기 포탄생산 실태를 점검하고 "현대전의 요구에 맞는 새 형의 위력한 포탄 생산을 늘리자면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뿐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혈전' 닷새
지구촌 난리에도 북한 '침묵 모드' 눈길
하지만 이스라엘 선제공격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북한은 어느 나라보다도 촉각을 세우고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극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지시로 13일 새벽 불시에 이란을 선제공격했다. 첫 이틀간 공격으로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이스파한의 핵 연구소, 타브리즈의 미사일 기지 등 이란의 군사 및 핵·미사일 개발 시설 수십 곳이 파괴 또는 손상됐다. 또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의 군 간부 20명 이상, 핵 개발 과학자 9명 등이 죽거나 다쳤다. 16일 저녁엔 테헤란의 국영 IRIB 방송국 본사와 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부도 폭격했다.
물론 이란도 정당방위와 보복 차원에서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와 하이파만 정유시설 등을 타격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16일 현재 이란의 인명 피해는 225명이 숨지고 1천400명이 다쳤고, 이스라엘은 24명이 죽고 600여명이 다쳤다.
선제공격 직후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는 이란의 핵 개발 완성이 임박했다며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명백한 위기를 제거하기 위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6일 화상 브리핑에선 이번 전쟁의 목표를 두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거, 탄도미사일 생산 역량 제거, 테러의 축 제거" 등 세 가지라고 말했다. 그리곤 당장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작전이 "확실히 (이란) 정권 붕괴로 이어지거나 심대한 변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제거와 이란의 '레짐 체인지'(신정일치 체제 교체)도 노리고 있음을 분명히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일단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네타냐후가 말한 이란과의 3대 전쟁 목표
핵개발, 미사일 역량 제거, 신정 체제 전복
이런 네타냐후의 선제공격 '명분'은 얼토당토않다. 뭣보다 이란과 미국이 15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6차 핵 협상을 할 예정임을 알면서도 이틀 전 기습 공격을 했기 때문이다. 양국은 5차례 협상에도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이지만, 현재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이 핵무기 제조 수준에 이르렀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
그동안 이란은 우라늄 농축이 '민수용'이라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도 받아오고 있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에 이란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와 우라늄 농축을 민수용으로 제한하는 대신 서방의 제재를 완화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을 타결했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그리곤 올해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이란과의 핵 협상을 재개했다.
이런 이란을 NPT도 무시한 채 다수의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이 핵 프로그램 제거 등을 구실로 엄연한 주권국가를 선제공격한 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이스라엘의 기습적 이란 공격 '방조'
북, 트럼프-네타냐후 '짜고 치기'로 볼 듯
문제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사전 보고를 통해 선제공격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며 "이란은 핵폭탄을 가질 수 없으며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격을 "훌륭했다"고 평가하고 이란을 향해선 다음 공격은 "더 잔혹할 것"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미국과 핵 합의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이렇듯 미국이 직접 군사적 공조를 하진 않았지만 방관 또는 방조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선 공모 의혹도 제기한다.
특히 북한은 트럼프가 네타냐후와 '짜고 친다'라고 볼 공산이 크다. 핵 협상을 지속하는 한편, '묵인'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부추겨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탄도미사일 기지를 타격하고 궁극적으로 하메네이 신정 체제의 전복까지 노린다고 여길 수 있다.
북한의 시각에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과연 이스라엘이 미국의 묵인하에 이란 선제공격했겠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질지 싶다. 그러잖아도 북한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자발적 핵 포기와 추후 정권 붕괴의 교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의 눈엣가시였던 카다피 정권은 2003년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협상을 통해 자발적으로 핵 개발을 포기함으로써 한때 핵확산 방지의 성공적 모델로 찬사를 얻었지만, 2011년 리비아 내전이 발발하자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의 개입으로 카다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과거의 리비아와 이번 이란 사례 보며
북, 대화에 빗장…핵 무력은 강화 전망
실제로 미국은 북폭을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있다. 북한이 1993년 3월 12일 NPT 탈퇴 선언을 하면서 제1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다. 이듬해인 1994년 빌 클린턴 미 행정부는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했다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합의하면서 철회됐다.
또 한 번은 '4차 북핵 위기'가 진행 중이던 2017년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해 9월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 약 3개월만인 11월 29일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직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말하며 대북 선제타격을 공언했지만, 이듬해 2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관을 계기로 상황은 급반전됐다. 그리곤 문재인-김정은 간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트럼프-김정은 간의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됐지만, 결정적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리곤 한국과 미국에 대북 압박에만 주력한 윤석열과 조 바이든 정권이 각각 들어서면서 남북과 북미 관계 모두 완전히 파탄 난 상태다.
과거의 리비아와 이번 이란 사례를 보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과 탄도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통한 핵 무력 강화 노선이 체제와 정권의 안보를 담보하는 최후의 보루로 여기면서 앞으로도 일로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은 더욱더 빗장을 단단히 채울 공산이 크다.

트럼프, 이란 핵 협상서 '이중 플레이'
김정은에 상당한 경각심 주었을 듯
기회 있을 때마다 트럼프가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백악관 복귀 후에도 틈날 때마다 김정은에 대화 의지를 내비쳐왔지만, 이란과의 핵 협상 도중 이스라엘의 공격을 '묵인' 또는 '방조'하는 이중 플레이는 김정은에게 상당한 경각심을 줬을 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란 최종 목표를 향해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돌입하는 건 차치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것도 현재로선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 원칙을 지키면서 대북 제재 해제와 북미 수교 등을 통한 체제 안전 보장과 단계적 동시 실행 접근법 등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이후 군의 대북 확성기 중지, 대북 비방 전단 살포 금지를 시작으로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하고 북한도 일부 호응하고 있지만 더 두고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 25주년을 맞이한 15일 페북 글에서 "25년 전 오늘의 약속을 다시 기억하고 잃어버린 시간과 사라진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며 "'한반도 리스크'를 '한반도 프리미엄'으로 바꾸고 남북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란과 협상이냐, 핵시설 폭격이냐…트럼프의 선택 초읽기
- 수정 2025-06-17 20:31
- 등록 2025-06-17 19:39

이란이 당하는데…"전쟁 길어지면 이스라엘 불리해진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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