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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식 (평화란 무엇인가)

국인 60% “이스라엘-이란 전쟁 개입 반대”…트럼프 지지율 하락

by 무궁화9719 2025. 6. 17.

미국인 60% “이스라엘-이란 전쟁 개입 반대”…트럼프 지지율 하락

찬성은 16%에 불과…공화당 지지자의 53%도 반대

정의길기자
  • 수정 2025-06-19 14:56
  • 등록 2025-06-19 13:44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연방건물 앞을 미국 해병대가 지키는 가운데 “이란 전쟁 반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폭격을 멈춰라’는 등의 팻말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를 포함한 미국인의 다수는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미국의 군사개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군사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떨어졌다.
 
미국인의 60%는 이란-이스라엘 전쟁에 미군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18일 발표했다. 조사는 이코노미스트의 의뢰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1512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조사에서 미국의 이란-이스라엘 분쟁 개입에 관해 물어본 결과, 60%가 반대했고, 찬성은 16%에 그쳤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 중 53%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에서는 65%, 무당파에서는 61%가 미군의 개입을 반대했다.
 
미국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놓고 이란과 협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56%가 찬성했고, 반대는 18%였다. 공화당 지지자 중 61%가 협상에 찬성해, 민주당 지지자의 58%보다도 높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가 포함된 공화당이나 민주당 지지자 모두 미국의 이란-이스라엘 전쟁 개입에 반대하고 이란과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묵인하고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떨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에 대한 지지는 41%, 반대는 54%로 조사됐다. 지난 5월 말 조사에서 지지 45%, 반대 49%였다. 지지가 4%포인트 줄고, 반대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이런 4%포인트나 되는 지지율 하락과 반대 상승은 그가 취임한 이후 최대치이다.
 
각 분야에서 트럼프의 대처에 대한 지지율 역시 크게 감소했다. 범죄는 -1%포인트, 이민은 -8%포인트, 일자리 및 경제는 -12%포인트, 임신중지는 -8%, 인플레이션 및 물가는 -22%나 떨어졌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트럼프가 목 조이자 항전 의지 불태운 이란... 극초음속 미사일 쐈다

정승임2025. 6. 18. 19:02
 
은신 중인 하메네이 "이란, 항복 않을 것"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 동원해 보복
이스라엘, 이란 원심분리기 공장 타격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달 27일 테헤란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가능성까지 직접 거론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무조건 항복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은신 중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항전을 택했다. “전투가 시작됐다”고 선포하며 이스라엘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예고했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개입에 대비해 중동 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 준비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무력충돌 엿새째인 18일(현지시간)에도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규모 폭격을 이어갔고, 이란 역시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을 동원해 보복 공습에 나서는 등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하메네이 “전투 시작, 이스라엘에 자비 없다”

무력충돌 닷새째인 17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격에 의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사진을 확보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전날까지만 해도 3국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확전 자제와 핵 협상 재개’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목을 조여오자 항전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국영 TV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인은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군사적 개입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파타-1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새벽, 자랑스러운 ‘진정한 약속3’ 작전의 11단계를 수행했다”며 “파타 미사일 배치는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으로 이란군은 점령된 영토의 상공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2023년 6월 처음 공개된 파타-1은 사거리 1,400㎞, 최종 속도 마하 13~15에 이르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이란은 당시 파타-1을 “거대한 도약”이라고 표현하며 현존하는 모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요격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스라엘 역시 비슷한 시간 수도 테헤란을 재공습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테헤란에는 해가 뜨기 전부터 거대한 폭발음이 도시 전체에 울렸다. 이 매체는 혁명수비대 교육시설이 있는 테헤란 동부 하키미예 지역을 표적으로 공습이 최소 한 차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오전에는 전투기 50대가 이란 전역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원심분리기 생산 시설도 타격했다.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원심분리기 부품을 생산하는 테헤란연구센터와 인근 카라지에 위치한 공장을 공격했다. IAEA는 "두 곳 모두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란 핵 합의) 시행 당시 IAEA 검증 대상인 시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능력 타격' 이라는 전술적 목표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폐허 된 테헤란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아”

18일 이스라엘이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란의 공격 중 미사일 요격을 위한 방공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폐허가 된 테헤란 도심을 떠나려는 피란 행렬은 길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도로는 피란을 떠나는 차량으로 만원이 됐고 상점은 거의 문을 닫았다. 테헤란의 한 주민은 AP에 “아무도 이 도시에 살지 않는 듯 보인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 이후 18일 오전까지 이란 전역에서 최소 585명이 사망하고 1,326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가 2,000명에 육박했다.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란은 이라크와 시리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의 미군기지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지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는 4만 명에 이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미 군함의 발을 묶어 두거나 친이란 무장세력을 동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후티 반군은 이란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미 군사 개입 놓고 유럽 정상들 이견도

지난달 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 도착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신임 독일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AP 뉴시스
 
한편 미국의 군사 개입을 놓고 유럽 정상들은 이견을 내놓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 정권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을 지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이 우리 모두를 위해 더러운 일을 하고 있다”며 미국의 군사개입을 촉구했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사살 가능성’ 언급한 트럼프 “항복하라”…하메네이 “이스라엘에 자비 없다”

강윤서 기자2025. 6. 18. 12:10
 
미국, 이란-이스라엘 전쟁에 군사 개입 가능성…이란 압박 최고조 수위
트럼프 “이란 최고지도자 어디 숨은지 정확히 알아…인내심 점점 바닥”
하메네이, 트럼프 경고에도 이스라엘 보복 공격 예고…“전투는 시작됐다”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연합뉴스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 수위로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암살 가능성'을 암시하며 항복을 요구했지만, 하메네이는 해당 경고에도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예고하면서 맞섰다. 미국이 이란과 협상보다 군사 작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소위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거기서 안전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사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란이) 민간인이나 미군을 겨냥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게시물에서 "이제 우리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확보했다", "무조건적으로 항복하라!(UNCONDITIONAL SURRENDER!)"라고도 썼다. 이란에 대한 게시물을 연이어 올리면서 이란의 무조건적 항복과 하메네이 사살 가능성도 언급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하메네이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이후 낸 첫 메시지는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예고하는 내용이었다.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 커지자 이란이 중동 지역의 미군기지를 공격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는 18일 엑스(X)에 "알리가 카이바르로 돌아왔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이 사진에는 한 남자가 칼을 쥔 채 성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시아파 이슬람의 초대 이맘 알리(시아파에서 인정하는 초대 지도자)가 7세기에 유대인 도시 카이바르를 정복한 이미지로 풀이된다.
 
하메네이는 이어 "우리는 테러리스트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 정권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시오니스트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선 "전투가 시작된다"라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쿠란의 한 구절을 인용해 "알라의 도움과 임박한 정복이 있을 것(쿠란 61:13)"이라고 경고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닷새가 지난 이날까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부 이란 반(反)체제 매체는 그가 지하 벙커에 가족과 함께 숨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올린 엑스 게시물 ⓒ엑스(X) 캡처
 
이란, 미군 개입 시그널에 중동 미군기지 공격 준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은 미국 개입에 대비한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당국자들을 인용,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원할 경우에 대비해 이란도 미군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마련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17일 보도했다.
 
미국의 군사 개입은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을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에 실어 이란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이란 내 지상 작전을 수행하는 이스라엘 특수부대를 공중 엄호하는 방식도 유력하다고 NYT는 분석했다.
 
지난 13일 선제 공습한 이스라엘은 교전 초기 기습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나탄즈를 비롯한 이란 내 주요 핵시설을 난타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얼마나 타격을 받았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란은 농축우라늄을 여러 장소의 지하 터널에 분산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이 벙커버스터를 투하하거나 이스라엘군을 공중 엄호해 이란 핵시설을 추가 타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항공모함을 추가 배치하고 30여대의 공중급유기를 전개했는데, 이는 미군 기지를 보호하는 전투기를 지원하거나 이란 핵 시설 공격시 폭격기의 항속거리를 늘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 정부의 고위관계자들도 NYT를 통해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들을 보복할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강한 요구를 받으면서 군사 개입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데 따른 결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성명에서 "우리의 적들은 군사적 공격으로는 어떠한 해결책도 낼 수 없으며, 이란 국민에게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락치 장관은 유럽 국가들의 외교 장관들과 전화 통화에서도 '확전할 경우 그 책임은 이스라엘과 주요 후원국에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의 미군기지를 '고도의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중동 지역에는 미군 4만 명 이상이 주둔 중이다. 이란은 이들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사정거리 내 배치해뒀다.
 
이에 미국 당국자들 내부에선 분쟁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핵 시설 포르도를 공격할 경우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고,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가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내다봤다.

미군 개입 ‘최악 시나리오’…美 증시 하락…유가 4%↑

김영철2025. 6. 18. 11:19
 
S&P500 0.8% ↓…브렌트유 4.4% ↑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촉각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5일째 접어든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對)이란 직접 공격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동반 약세로 마감했고 유가는 4%가량 상승했다.

 

▶다우 0.7%·나스닥 0.9% 일제 하락…유가는 4% 상승=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9.29포인트(-0.70%) 내린 4만2215.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0.39포인트(-0.84%) 하락한 5982.7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80.12포인트(-0.91%) 떨어진 1만9521.09에 각각 마감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트럼프가 자신의 게시물과 G7 회의 조기 이탈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암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는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중동 긴장 고조가 지속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6.54달러로 전장보다 3.22달러(4.4%)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4.84달러로 전장 대비 3.07달러(4.28%) 올랐다.

 

이날 미 국채 금리는 위험회피 심리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에 하락했다.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39%로 전장 대비 6bp(1bp=0.01%포인트) 내렸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운송 차질땐 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좁은 해역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수송의 20%를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병목지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CNN은 “현재까지 글로벌 석유 수송에 실질적인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석유 수출이 중단되거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 시도할 경우, 세계 석유 시장은 ‘존립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투자사 토터스 캐피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롭 튜멜은 “호르무즈 해협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세계 경제의 건전성에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철 기자

네타냐후 부추기는 미 극우의 ‘역도미노 이론’

 

절제와 조정 여지 사라진 채 전쟁 구간 빨려든 세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찬양하는 미 싱크 탱크 의장
3년 동안 한국에도 어른거렸던 네오콘들의 망상
이재명 정부 보름만에 ‘절제 통한 공존’ 가능성 확인
미국의 ‘거친 사랑’은 우리의 선택 될 수 없어

김종대 전 국회의원

 

바야흐로 세계는 전쟁의 구간에 진입했다. 2022년 2월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023년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했고, 2024년 4월과 10월에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두 차례의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그 전후로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겨냥한 궤멸 작전도 병행되었다. 2025년 5월에는 마침내 인도와 파키스탄 간 전면전이 발발했다. 미얀마, 필리핀, 서아프리카 내전은 이제 뉴스의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다.

 

이라크 침공 논리 다시 불러오는 켐프 ‘애틀랜틱 카운슬’ 의장

 

예전에는 이처럼 확산되는 국제 분쟁을 관리하고 예방하려는 ‘세계 여론의 정치’라는 것이 있었다. 전쟁은 한 국가의 결정만으로 일어나기 어려웠고, 국제 여론과 규범이 충돌을 억제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장치가 무력화되고 있다. 여론은 사라지고, 규범은 무시되며, 공공의 숙의 없이 무력 충돌이 자행된다. 힘을 통한 질서 수립이라는 고전적 패권 정치가 되살아났고, 그 과정에서 절제와 조정의 여지는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어디일까?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불과 사흘 후, 미국의 싱크 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의장 프레드릭 켐프(Frederick kempe)가 홈페이지에 올린 한 칼럼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중동 질서를 재편할 기회”라고 극찬한다. 이 공격은 단순한 군사 대응이 아니라 “중동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애물을 제거하는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웅장하고 심오해 보이지만, 이 담론은 놀랍도록 과거 미국 네오콘이 내세웠던 '역도미노 이론'과 흡사하다. 과연 우리는 이 뻔한 역사 반복을 또다시 받아들여야 하는가?

 

조지 부시 행정부는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면 중동 전역이 민주화된다”는 논리로 국제사회를 설득했다. 민주주의는 수출 가능한 상품이고, 침공은 그 포장재인 양 묘사되었다. 프레드릭 켐프는 이 망상의 바통을 네타냐후에게 넘기며, 그가 경제 현대화와 종교 관용, 정치 온건함을 이끌 지도자라고 치켜세운다. 그러나 이는 역사에 대한 철저한 망각이자 현실에 대한 중대한 왜곡이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검은 연기와 불꽃이 피어오르는 테헤란의 정유시설을 이란인들이 지켜보고 있다. 2025.6.15 UPI 연합뉴스

 

학살자가 중동 민주주의 구원자 되는 도착된 현실

 

당시 미국의 네오콘들이 주장한 역도미노 이론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까지 침공하게 만든 원인이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 아래 20년 넘게 이어진 이 두 전쟁에서 미국은 무려 20조 달러를 지출했고, 미군 전사자는 7천여 명에 달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참전용사들 가운데 3만 177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이다. 이들의 치료와 사회 복귀를 위한 비용에만 1조 달러 이상이 쓰였다(브라운대 왓슨연구소 2021년 보고서). 그러나 중동의 민주화라는 성과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등지에서는 내전이 장기화되며 전쟁 이전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IS라는 신종 테러세력이 창궐하는 부작용까지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도미노 이론을 내세운 정치인이나 학자, 싱크탱크들은 아무도 그 책임을 지지 않았다. 오늘날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와 그를 추종하는 극우 시온주의자들 또한 이란과의 전쟁이 가져올 희생에 대해 그 어떤 책임 의식도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책임 없는 전쟁, 반성 없는 개입주의가 또다시 ‘질서 재편’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고 있는 것이다.

 

켐프는 이란을 중동 불안의 ‘근원적 악’으로 단정하고, 이란의 대리세력—헤즈볼라, 하마스, 후티—을 일괄적으로 ‘혁명 수출’의 결과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적 프레임은 현실 정치의 복잡성과 중동 내부의 다양한 사회·정치적 역학을 무시한다. 이란이라는 국가는 비판받을 지점이 많다. 그러나 그를 악마화하며 단죄할 자격이 이스라엘에게 있는가? 인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의 대표국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대량으로 학살하고도 국제사회의 제재조차 받지 않으며, 오히려 중동 민주주의의 구원자로 포장되는 현실이야말로 도착된 세계질서의 민낯이다.

 

우크라행 포탄 이스라엘로 돌린 트럼프의 위험한 선택

 

이스라엘이야말로 중동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이며, 국제사찰도 거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서방은 이스라엘의 핵무장에 눈을 감는다. 반면 이란이 잠재적 핵개발을 시도하면 ‘세계 안보의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중잣대가 아닐 수 없다. 전략적으로 이란을 고립시키고 봉쇄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 목표가 지역 평화와 공존이 아니라 이스라엘 중심의 질서 재편이라면, 이는 중동 전역에 또 다른 분쟁의 불씨를 뿌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켐프는 “이스라엘이 중동의 경제적 현대화와 종교적 관용을 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현실과 완전히 유리된 환상이다. 네타냐후 정부는 오히려 반(反)민주주의적이고, 유대교 극우파와 연정하며 인권을 억압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사법 개혁을 명분으로 삼은 반헌법적 개입과 팔레스타인 영토의 불법 점령 확대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런 이스라엘이 ‘정치적 온건함’을 상징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중동에 대한 편견이자, 켐프 자신의 정치적 편향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란의 군사기지를 넘어서 ‘아랍-이스라엘 화해를 방해할 수 있는 이란의 역량 제거’라는 표현에 이르면, 이는 군사적 방어가 아니라 정치적 공세이자 침략의 명분화다. 이 논리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며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면 민주주의가 확산될 것이라고 했던 바로 그 망상의 반복이다.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국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에서 이라크 전쟁을 ‘숙의 없는, 이론적 기반이 결여된 비합리적 결정’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오늘날 이스라엘의 공습 논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이런 망상은 지금 트럼프의 망상으로 이어진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만류하기는커녕 방관하거나 조장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직전에 우크라이나로 가려던 포탄 2만발을 빼돌려 중동으로 보냈고,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사드(THAAD)도 배치했다. 이스라엘 공습 이후에는 미국의 구축함을 급파하여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를 돕도록 조치했다. 취임 직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내겠다던 허풍도 이젠 사라졌다. 전쟁에 대한 본질에 천착하지 않고 자기 유리한 대로 해석하고 방치하는 데는 트럼프가 네오콘보다 훨씬 위험해 보인다.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호응해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춘 것으로 보이는 12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2025.6.12 연합뉴스
 

가까스로 윤석열의 망상에서 벗어난 한국

 

한국도 그 망상의 그림자를 지난 3년 동안 경험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드론, 포격에 과잉 반응하며 군사 충돌 일보직전까지 갔다. 2024년 12월 2일, 김용현 국방장관은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합참 지통실에서 직접 북한 원점 타격을 지휘하겠다”는 말을 했고, 주요 특수전 부대에 비상대기가 내려졌다. 단 두 사람—대통령과 국방장관—의 판단만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터질 수도 있었다. 군사적 숙의도, 국무회의 논의도, 한미연합작전의 조율도 없었다. 계엄은 그렇게 조용히 다가왔고, 이 나라의 운명은 위험한 망상의 손아귀에 있었다.

 

이재명 정부 들어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가 중단되자, 북한도 즉각 대남 심리전 방송을 중단했다. 겨우 보름도 안 된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 없는 비폭력의 성과다. 힘이 아니라 대화와 절제가 한반도의 평화를 더 실질적으로 회복시킨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힘의 언어’는 오히려 전쟁을 불러왔고, 침묵은 대화를 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안보는 무엇인가? ‘힘을 통한 평화’가 아니라 ‘절제를 통한 공존’이다.

 

다가오는 10월, 시진핑 주석이 경주의 APE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한령 해제, 단체 관광객 유입, 경제 회복이라는 기회가 온다. 이런 외교적 성과는 어설픈 반중 감정으로 얻어지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와 조정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한미동맹의 가치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는 방식이라면—미국의 ‘거친 사랑’이라는 언어로 포장된다 해도—우리는 ‘너무 아픈 동맹은 동맹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겸손한 자의 이성, 버려야 할  ’공감 없는 동맹‘

 

지금 필요한 것은 프레드릭 켐프식 ‘거대한 서사’가 아니다. 중동에 평화를 가져다줄 구세주가 네타냐후라는 논리는 비웃음을 살 뿐이다. 오늘날의 국제정치는 신념보다 파벌, 평화보다 세력의 줄세우기로 퇴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강한 자의 정의’가 아니라 ‘겸손한 자의 이성’이다. 전략 없는 폭격, 공감 없는 동맹, 숙의 없는 결단은 결국 파국을 부른다.

 

우리는 더 이상 망상의 동맹, 파벌의 국제정치, 전쟁의 일방주의에 기댈 수 없다. 켐프 의장이 언급한 중동의 ‘기회’란, 실은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서구 중심 질서의 최면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최면에서 깨어나는 것이, 오늘날 동북아의 진정한 안보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미국 방조'…북한엔 어떤 메시지?

 
  • 국제
  • 입력 2025.06.17 17:55
  • 수정 2025.06.17 18:22

'핵 무력 강화만이 살길'이란 역설 작동할 듯
북, 리비아·이란 사례 보며 대화에 빗장 전망
트럼프 '협상-공격 방조' 이중 플레이 눈길
네타냐후가 말한 이란과의 3대 전쟁 목표
핵 개발, 미사일 역량 제거, 신정체제 전복

이스라엘의 기습적 이란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양국 간 교전이 17일로 닷새째 이어지면서 국제사회가 전면전 비화를 우려하며 양측에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지만, 북한은 '침묵' 중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있었던 13일 군수공장을 직접 찾아가 올 상반기 포탄생산 실태를 점검하고 "현대전의 요구에 맞는 새 형의 위력한 포탄 생산을 늘리자면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뿐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중요군수공업기업소를 현지지도하고 상반기 포탄생산 실태와 능력확장 및 현대화 정형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2025.6.14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혈전' 닷새
지구촌 난리에도 북한 '침묵 모드' 눈길

 

하지만 이스라엘 선제공격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북한은 어느 나라보다도 촉각을 세우고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극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지시로 13일 새벽 불시에 이란을 선제공격했다. 첫 이틀간 공격으로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이스파한의 핵 연구소, 타브리즈의 미사일 기지 등 이란의 군사 및 핵·미사일 개발 시설 수십 곳이 파괴 또는 손상됐다. 또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의 군 간부 20명 이상, 핵 개발 과학자 9명 등이 죽거나 다쳤다. 16일 저녁엔 테헤란의 국영 IRIB 방송국 본사와 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부도 폭격했다.

 

물론 이란도 정당방위와 보복 차원에서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와 하이파만 정유시설 등을 타격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16일 현재 이란의 인명 피해는 225명이 숨지고 1천400명이 다쳤고, 이스라엘은 24명이 죽고 600여명이 다쳤다.

 

선제공격 직후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는 이란의 핵 개발 완성이 임박했다며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명백한 위기를 제거하기 위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6일 화상 브리핑에선 이번 전쟁의 목표를 두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거, 탄도미사일 생산 역량 제거, 테러의 축 제거" 등 세 가지라고 말했다. 그리곤 당장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작전이 "확실히 (이란) 정권 붕괴로 이어지거나 심대한 변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제거와 이란의 '레짐 체인지'(신정일치 체제 교체)도 노리고 있음을 분명히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일단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이스라엘군이 15일 심야에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폭격한 가운데 한 정유 공장에서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고 있다.  2025. 06. 15 [UPI=연합뉴스]

 

네타냐후가 말한 이란과의 3대 전쟁 목표
핵개발, 미사일 역량 제거, 신정 체제 전복

 

이런 네타냐후의 선제공격 '명분'은 얼토당토않다. 뭣보다 이란과 미국이 15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6차 핵 협상을 할 예정임을 알면서도 이틀 전 기습 공격을 했기 때문이다. 양국은 5차례 협상에도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이지만, 현재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이 핵무기 제조 수준에 이르렀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

 

그동안 이란은 우라늄 농축이 '민수용'이라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도 받아오고 있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에 이란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와 우라늄 농축을 민수용으로 제한하는 대신 서방의 제재를 완화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을 타결했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그리곤 올해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이란과의 핵 협상을 재개했다.

 

이런 이란을 NPT도 무시한 채 다수의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이 핵 프로그램 제거 등을 구실로 엄연한 주권국가를 선제공격한 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15일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진행 중인 가운데 참석자들이 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머리 모형 피킷에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고 씌어 있다. 2025. 06. 15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이스라엘의 기습적 이란 공격 '방조'
북, 트럼프-네타냐후 '짜고 치기'로 볼 듯

 

문제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사전 보고를 통해 선제공격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며 "이란은 핵폭탄을 가질 수 없으며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격을 "훌륭했다"고 평가하고 이란을 향해선 다음 공격은 "더 잔혹할 것"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미국과 핵 합의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이렇듯 미국이 직접 군사적 공조를 하진 않았지만 방관 또는 방조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선 공모 의혹도 제기한다.

 

특히 북한은 트럼프가 네타냐후와 '짜고 친다'라고 볼 공산이 크다. 핵 협상을 지속하는 한편, '묵인'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부추겨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탄도미사일 기지를 타격하고 궁극적으로 하메네이 신정 체제의 전복까지 노린다고 여길 수 있다.

 

북한의 시각에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과연 이스라엘이 미국의 묵인하에 이란 선제공격했겠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질지 싶다. 그러잖아도 북한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자발적 핵 포기와 추후 정권 붕괴의 교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의 눈엣가시였던 카다피 정권은 2003년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협상을 통해 자발적으로 핵 개발을 포기함으로써 한때 핵확산 방지의 성공적 모델로 찬사를 얻었지만, 2011년 리비아 내전이 발발하자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의 개입으로 카다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1994년 6월 아내 로절린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카터 전 대통령이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1차 '북핵위기'로 전쟁 직전까지 갔던 남북한간 긴장상태는 카터의 전격적인 평양방문으로 완화됐다.   나무위키

 

과거의 리비아와 이번 이란 사례 보며
북, 대화에 빗장…핵 무력은 강화 전망

 

실제로 미국은 북폭을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있다. 북한이 1993년 3월 12일 NPT 탈퇴 선언을 하면서 제1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다. 이듬해인 1994년 빌 클린턴 미 행정부는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했다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합의하면서 철회됐다.

 

또 한 번은 '4차 북핵 위기'가 진행 중이던 2017년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해 9월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 약 3개월만인 11월 29일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직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말하며 대북 선제타격을 공언했지만, 이듬해 2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관을 계기로 상황은 급반전됐다. 그리곤 문재인-김정은 간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트럼프-김정은 간의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됐지만, 결정적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리곤 한국과 미국에 대북 압박에만 주력한 윤석열과 조 바이든 정권이 각각 들어서면서 남북과 북미 관계 모두 완전히 파탄 난 상태다.

 

과거의 리비아와 이번 이란 사례를 보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과 탄도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통한 핵 무력 강화 노선이 체제와 정권의 안보를 담보하는 최후의 보루로 여기면서 앞으로도 일로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은 더욱더 빗장을 단단히 채울 공산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대화하는 모습. 북한 조선중앙TV가 소개한 기록영화의 한 장면이다. 2018.6.30. [조선중앙TV] 연합뉴스 

 

트럼프, 이란 핵 협상서 '이중 플레이'
김정은에 상당한 경각심 주었을 듯

 

기회 있을 때마다 트럼프가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백악관 복귀 후에도 틈날 때마다 김정은에 대화 의지를 내비쳐왔지만, 이란과의 핵 협상 도중 이스라엘의 공격을 '묵인' 또는 '방조'하는 이중 플레이는 김정은에게 상당한 경각심을 줬을 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란 최종 목표를 향해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돌입하는 건 차치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것도 현재로선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 원칙을 지키면서 대북 제재 해제와 북미 수교 등을 통한 체제 안전 보장과 단계적 동시 실행 접근법 등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이후 군의 대북 확성기 중지, 대북 비방 전단 살포 금지를 시작으로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하고 북한도 일부 호응하고 있지만 더 두고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 25주년을 맞이한 15일 페북 글에서 "25년 전 오늘의 약속을 다시 기억하고 잃어버린 시간과 사라진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며 "'한반도 리스크'를 '한반도 프리미엄'으로 바꾸고 남북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란과 협상이냐, 핵시설 폭격이냐…트럼프의 선택 초읽기

정의길기자
  • 수정 2025-06-17 20:31
  • 등록 2025-06-17 19: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이란-이스라엘 전쟁 때문에 중단하고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위해 전용기로 걸어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이란과 이스라엘의 교전으로 큰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할 것인지, 이란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앉아 외교로 분쟁의 실마리를 풀지를 선택해야 한다. 문제는 어떤 선택도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각) ‘트럼프의 이란 선택지, 마지막 외교냐 벙커버스터 폭탄이냐’라는 제목의 기사로 트럼프가 이란과 핵 협상 담판을 벌일지 혹은 이스라엘을 도와서 이란의 포르도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할지, 선택에 몰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폭격을 하고 있으나 산속 지하 약 80m에 위치한 포르도 핵시설은 거의 타격을 입지 않았다. 이란 핵시설 핵심으로 꼽히는 이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는 미군만이 보유한 벙커버스터 GBU-57이 유일한 것으로 꼽힌다.
 
GBU-57은 조지 더블유(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이란과 북한이 산속에 숨긴 핵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폭탄이다. 무게 3만파운드(약 13.6t)에 이르는 이 폭탄을 실을 수 있는 폭격기도 미군이 보유한 B-2가 유일하다. 이란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서는 같은 장소에 여러번 이 폭탄을 떨어뜨려야 한다. 전폭기 조종과 투하도 모두 미군이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미국이 직접 가담함을 의미한다. 다른 언론들도 이스라엘이 개전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거절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직접 가담한다면 이란은 중동 지역 미국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 더 나아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6분의 1, 가스의 3분의 1이 오가는 길목이 막히는 것이다.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는 트럼프가 이런 선택을 한다면 스스로 공언해온 대외 정책의 파산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둔하며 이란에 협상을 압박해왔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이란과의 협상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을 떠나기 전에도 “그들은 타협을 원한다. 내가 여기를 떠나자마자 우리는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타결을 중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중동으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얘기하고 있다. (…) 직접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라고 답해,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실제 이번주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의 만남을 놓고 백악관과 이란이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액시오스는 이날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핵 합의 및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종식과 관련된 외교적 제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도 미국과의 협상 용의를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참전하지 않고,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미국 쪽에 통보했다고 한다.
 
양국 간 협상이 시작돼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문제는 여전하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수 없다는 트럼프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있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우리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어떠한 협정에도 준비됐다”면서도 “이란에 핵 권리를 빼앗는” 어떠한 거래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협상이 시작되면 미국은 트럼프가 파기한 이란과의 국제 핵 협정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과 비슷한 합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는 벙커버스터로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지, 이란과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섰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벙커버스터 폭탄 사용의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마지막 외교 기회’가 남아 있고, 트럼프가 이를 걷어찬다면 그의 대외 정책도 길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이란이 당하는데…"전쟁 길어지면 이스라엘 불리해진다" 왜

박현준2025. 6. 17. 16:37
 
지난 16일 이란의 미사일 폭격으로 이스라엘의 건물이 부서진 모습. 신화통신=연합뉴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의 경제 에디터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16일(현지시간)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에 ‘이스라엘은 출구 전략이 있는가’라는 글에서 “이란 정부의 전략이 1980년대에 이라크와 벌인 ‘도시 폭격전’과 같은 소모전이란 게 명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시 폭격전’은 1980년 9월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하면서 시작된 이란·이라크 전쟁을 뜻한다. 이 기간 이란과 이라크는 각자 공군전력과 미사일을 동원해 상대방 도시를 폭격하며 수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 이후 전쟁이 길어지면서 두 나라 모두 소모전에 빠지고 결국 1988년 8월 종전협정으로 끝맺었다.
 
로젠버그는 “이스라엘군 수뇌부는 현재 전개되는 (도시 폭격형) 소모전을 예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이 소모전을 버티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지리적으로 협소하고 인구가 텔아비브에 밀집해 이란의 지속적인 폭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 뿐만 아니라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에서도 교전 중이고 후티 반군의 공격에도 대응 중인 점도 취약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이란에 대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집착이 이스라엘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고, 2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하마스와의 전투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젠버그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개전 때와 달리 분명하고 깔끔하게 끝나지 않으리란 게 명확해지고 있다”며 민간인 희생자를 다수 내는 소모전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3일 텔레비전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메네이 제거 의지를 거듭 밝혔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친이스라엘 외교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온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 역시 같은날 ‘이스라엘은 패권국이 될 수 없다’는 제목을 글을 통해 “이스라엘은 지역 패권국이 되려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월트 교수는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패배하더라도 이스라엘에 종속되지는 않을 것이고, 이스라엘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패권국의 범주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또 패권국이 되려면 주변국들이 이를 인정해야 하는데, 이스라엘내 우익과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도 짚었다. 월트 교수는 “이스라엘 지도부는 패권국이 되려 하지만, 영원이 닿을 수 없는 목표”라고 결론지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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