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다른 종목에 비해 거액이었던 점을 확인하고, 주가조작 방조 혐의 입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한겨레 취재 결과, 서울고검 형사부(부장 차순길)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압수수색을 통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와 다른 종목 주식 거래의 행태를 비교·분석한 결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투자액이 거액인데 반해, 다른 종목 투자액은 비교적 소액인 점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런 주식 거래 패턴이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을 알았을 정황이라고 보고 수사 중이다.
앞서 김 여사와 유사한 ‘전주’(돈줄) 위치에 있었던 손아무개씨도 도이치모터스 주식 투자가 다른 종목과 달랐던 점 등이 법원 판결에서 확인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손씨는 자신의 주식거래를 할 때 주로 몇개월 단위로 마쳤고, 오랜 기간 투자한 주식들도 모두 차액을 획득하고 거래를 재개하는 단기 매도 방식으로 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식만 유독 그런 패턴이 발견되지 않았고, 10만~20만주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있었다”고 짚었다. 주가조작 방조 혐의는 시세조종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좌를 대여해주거나 자금을 대는 경우 적용할 수 있다.
검찰은 김 여사의 이런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미래에셋을 압수수색하다 김 여사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녹음파일에는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 ‘계좌 관리자 쪽에서 수익금을 40%가량으로 과도하게 요구한다’라는 취지의 김 여사의 음성이 담겼다. 이런 내용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했다는 주요한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정상적인 일임 거래라면 수수료를 40%까지 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의 대화는 2010년 말부터 시작된 ‘2차 주가 조작’ 시기에 이뤄졌다.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2차 주가조작’ 기간에도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서울고검 재수사팀은 지난 17일 2차 시기 ‘주포’ 김아무개씨를 불러 △김 여사가 수익금을 약정했다는 상대방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로 꼽히는 블랙펄인베스트의 대표 이아무개씨인지 △김 여사가 말하는 ‘그쪽’이 블랙펄인베스트인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김 여사가 말하는 수익금 약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김 여사와 이 대표 사이의 일로 보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김건희-계좌담당 직원 3년치 녹음 확보 혐의 인정되면 검찰·공범·윤석열 타격 불가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하는 검찰이 김 여사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새롭게 확보하며 파장이 예상된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알고 가담했다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앞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검찰뿐만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범들까지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 형사부(차순길 부장검사)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와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하던 미래에셋증권 계좌 담당 직원이 2009~2011년 나눈 통화 녹음 파일 수백 건을 확보했다.
이 녹음파일을 통해 김 여사가 미래에셋 계좌를 특정해 주문한 내용과 주문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먼트에 계좌를 맡기고 수익이 나면 그 중 40% 수익을 주기로 했다',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사전에 알고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는 정황이 새로 드러난 것이다. 김 여사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과거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던 검찰 수사팀의 '부실·봐주기 수사'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김 여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한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도 "김건희 여사가 시세조종 사실을 알았는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했거나 지휘·감독했는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17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방조한 의혹을 받은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쓰였지만 주범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투자 요청에 따라 돈을 댄 단순한 '전주'에 불과, 주가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봤다.
지난 2020년 4월7일 최강욱 전 의원의 고발 이후 4년 6개월 만에 내려진 처분이다. 처음 의혹이 제기된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국회 인사청문회를 기준으로 하면 5년이 넘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검찰총장 4명, 서울중앙지검장 4명을 거쳤다.
하지만 김 여사는 그동안 서면조사 2번, 대면조사 1번만 받았다. 서면답변은 1년 만에 왔고, 대면조사는 지난해 7월 제3의 장소인 대통령실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진행돼 '출장 조사' 논란이 일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소재 법무법인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항고장을 접수한 뒤 지난 4월 재기수사를 결정한 서울고검은 일단 주가조작 공범을 향한 수사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4월 3일 공범 전원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권오수 전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시세조종에 돈을 댄 '전주' 손모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7초 매도 의혹'에 연루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임원 민모 씨와 2차 '주포' 김모 씨, 김 씨의 권유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처음 매수한 뒤 주가조작에 가담한 이모 씨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7초 매도는 2010년 11월 1일 도이치 주가조작 세력이 매도 요청을 하고 7초 뒤 김 여사의 계좌에서 8만주가 매도된 사건이 뼈대다. 이후 증권사 직원이 김 여사에게 "방금 도이치모터스 8만주 다 매도됐습니다"라고 말하자 "예.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녹음 파일도 언론에 공개됐다.
김 여사의 결백을 주장한 윤석열 전 대통령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권 주자 시절이던 지난 2021년 10월 김 씨의 주식거래 내용 약 20장을 공개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거래와 무관하다며 개인 금융정보 부분을 삭제하고 공개했다. 2022년 대선 TV토론에서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4개월간 단순 투자했다가 손실만 보고 회수했다는 등 주가조작과 무관함을 주장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 김 여사의 거래를 대리하거나 계좌를 관리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해온 권오수 전 회장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고검 수사팀은 주범인 권 전 회장까지 조사한 뒤 김 여사를 대면조사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다만 김 여사가 지난달에는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고, 지난 16일 검찰이 3차 소환을 통보한 날 우울증을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며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
수사 권한이 특검에 넘어가기 전 검찰이 조사를 어디까지 마무리할지도 관심사다. 다만 아직 김 여사가 지병을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는 등 대면조사가 난항이 예상되고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조사도 여의치않은 상황이다. 특검도 늦어도 내달초에는 본격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그 전에 검찰 수사가 큰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별검사는 전날 김 여사 대면조사 필요성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어느 시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뤄지지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hi@tf.co.kr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일당에게 계좌를 맡기고 수익의 40%를 주기로 했다는 육성 파일을 확인한 데 이어, 얼마를 맡겼는지 구체적인 액수까지 파악했습니다. 검찰은 김 여사가 20억 원을 두 달 동안 맡기고 여기서 나온 수익을 배분하려 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박현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고검 재수사팀은 김건희 여사와 미등록 투자자문사 블랙펄 간의 약정 내용을 확인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주가조작 컨트롤타워인 블랙펄과의 약정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알았는지 보여주는 핵심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JTBC 취재 결과, 검찰은 김 여사가 블랙펄에 20억원을 두 달가량 맡기고 수익의 40%를 배분해주기로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블랙펄에 수익 40%를 주기로 한 건 증권사 미래에셋 직원과 나눈 김 여사의 통화 육성에 담겨 있습니다.
검찰은 여기에 김 여사가 2010년 10월 말쯤부터 블랙펄에 20억원을 맡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블랙펄에서 발견된 '김건희 엑셀파일'에는 2011년 1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김 여사의 주식 거래를 정리한 내역이 나옵니다.
검찰은 20억원을 약 두 달간 맡기는 대가로 주식 수익의 40%를 주기로 한 건 주가조작을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확보된 증거만으로도 김 여사를 주가조작의 방조 내지 공모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대법원은 전주 역할을 한 손모 씨에게 유죄를 확정하면서 "주가조작에 대한 미필적 인식과 예견만으로도 방조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모두 13억원의 차익을 거뒀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영상편집 박수민 / 영상디자인 허성운]
“그쪽서 주가 관리” 김건희 육성 파일 수백개 확보…‘시세조종 인식’ 정황
정혜민 기자2025. 6. 17. 21:45
검찰, 김건희 녹음 파일 수백개 확보 ‘수익금 40% 과도 요구’ 취지 발언도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건물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할 만한 녹음파일 수백개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김 여사의 계좌에서 주가조작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김 여사가 이를 인식하고 있었으면 주가조작 범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커진다.
17일 한겨레 취재 결과, 서울고검 형사부(부장 차순길)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하고 김 여사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 수백개를 새롭게 확보했다. 이 녹음파일에는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 ‘계좌 관리자 쪽에서 수익금을 40%가량으로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취지의 김 여사의 발언이 담겼다고 한다. 정상적인 수준보다 높은 수익금 배분을 약정하는 경우는 계좌를 제공한 ‘전주’(돈줄)가 시세조종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 증거가 된다. 앞서 법원은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컨트롤타워로 꼽히는 미등록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에서 운용했다고 판단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시기 ‘주포’ 이아무개씨도 검찰 조사에서 2009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자신에게 “주식 수익의 30~40%를 주겠다”고 말할 당시 김 여사가 동석했다고 진술했다가 재판 과정에선 ‘현장에 김 여사는 없었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8월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검찰은 김 여사가 자신 명의 증권 계좌의 인출액과 잔액 등이 적힌 ‘김건희 엑셀 파일’을 미래에셋증권 직원에게 보낸 뒤 이를 함께 검토하는 내용의 녹음파일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블랙펄인베스트 압수수색을 통해 파일명 ‘김건희’라고 적힌 엑셀 파일을 확보했는데, 주가조작에 동원된 계좌 현황을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점검하는 대화가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김 여사가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최근 김 여사 쪽에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공동취재사진
4전5기.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가로막혀 네차례 폐기됐다가 다섯번째에 이르러 현실화하게 됐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어 김건희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해, 대다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했다. 하지만 본회의에 참석한 조경태·안철수·김예지·김재섭·배현진·한지아 의원 등 6명은 찬성표를 던져, 김건희 특검법은 재석 198명 가운데 찬성 194명, 반대 3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라도 김건희 특검법 등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희·박수민·우재준 의원 등 3명은 반대 표결을 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법은 더불어민주당 등 당시 야당 주도로 2023년 12월, 2024년 9월, 11월, 12월에 네차례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세차례, 윤 전 대통령 직무정지 이후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한차례 거부권을 행사했고, 국회 재표결에서 200명 찬성 기준을 넘지 못해 모두 폐기된 바 있다.
지난 4월25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다섯번째로 발의한 이번 법안은 4월17일 폐기된 ‘명태균 특검법’을 병합했고,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6천만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김건희 여사 선물용으로 받은 의혹 등까지 포함해, 수사 대상이 그간 김건희 특검법 가운데 가장 많은 16가지다.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을 비롯해 코바나컨텐츠 협찬 관련 뇌물 수수, 고가 명품 수수 및 인사 청탁,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국가계약 관여, 창원산단 선정 등 국가기밀 유출 등 김 여사와 관련된 거의 모든 의혹이 포함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접수된 지 4년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는데, 특검이 출범하면 이 처분의 적절성 여부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검사는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가운데 의석수가 가장 많은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 가운데 1명을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다. 특검보는 특검이 4명을 추천해 이 대통령이 임명한다. 파견 검사는 40명, 특별수사관과 파견 공무원은 각각 80명이고,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20일)을 빼면 최장 150일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통정거래(주식 매수·매도자가 짜고 거래하는 행위) 핵심 의혹인 이른바 ‘7초 매매’에 대해 김 여사가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매도하라고) 누가 얘기해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직접 소통하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정황이 진술로 드러난 셈이다. 이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고검은 최근 7초 매매 관련자를 연이어 소환해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여사는 지난해 7월 검찰 조사 당시 ‘7초 매매’와 관련해 매도 주문을 직접 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걸 누구한테 들은 것 같기도 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7초 매매’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했거나 적어도 사전에 인지했다고 의심되는 핵심 정황이다. 주가조작의 ‘주포인 김아무개씨는 2010년 11월1일 오전 11시44분32초에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 전 임원인 민아무개씨에게 “(도이치 주식 8만주를 3300원에)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어 7초 뒤(11시44분39초)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이들이 언급한 수량과 가격이 정확히 일치한 주문이 나왔다. 김 여사는 지난해 검찰 조사 당시 ‘8만주 매도’를 누구에게 듣고 실행했는지 구체적으로 진술하진 않았지만, 당시 거래 상황을 누군가에게 들었던 것 같다며 사전 인지 가능성이 의심되는 발언을 했다. 김 여사는 거래 직후 증권계좌 담당자로부터 “방금 도이치 8만주 다 매도됐다”는 연락을 받고 “아,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과거 수사팀은 주가조작 주범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김 여사에게 사전에 주식 매도를 요청했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지난해 김 여사를 조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결과 발표 당시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연락해 주식 매도를 요청했거나 권 전 회장 쪽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추정된다”면서도 김 여사가 통정매매를 사전에 인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 등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 사건을 재수사하는 서울고검은 ‘7초 매매’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최근 ‘주포’ 김씨와, 민씨를 불러 이 부분을 집중 조사했다. 김씨는 지난달 28일 검찰 조사에서 “매도자가 김 여사인지 몰랐다”면서도 “도이치 주식을 판매하려던 김 여사 쪽에서 우연히 거래를 성사시켰거나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사전에 ‘이 시기에 거래가 있을 것’이라고 알려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수사팀은 ‘7초 매매’의 연락 체계, 실제 누가 매도 주문을 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권 전 회장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핵심 관계자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뒤 7일 만인 지난 4월11월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을 재수사하는 검찰이 ‘2차 주포’(주가조작 중심인물) 김아무개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1차 때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 간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계자들을 조사하면서 전체적인 사실관계를 다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선 이후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겨레 취재 결과, 서울고검 형사부는 전날 오후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4시간30분가량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김 여사가 주가조작 범행을 인지했다고 보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된 바 있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른바 ‘2차 시기’에는 주가 조작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자신은 결백하다는 의미다. 이어 김씨는 “김 여사와 주가조작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당시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알았다면 주식을 사야 하는데 대부분 팔았다”고 검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도이치 주가조작 범행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이뤄졌다고 보고 기소했는데, 이중 김씨가 활동한 시기는 2010년 10월 이후(2차 시기)이다.
반면 자신이 활동하지 않았던 ‘1차 시기’에 대해서는 “주가 조작이 있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만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가 활동하기 전 1차 주포로 활동한 이아무개씨는 2021년 검찰 조사에서 2009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자신에게 “주식 수익의 30~40%를 주겠다”고 말할 당시 김 여사가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재판에선 김 여사가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아울러 이씨는 2010년 3월 지인 계좌를 통해 김 여사에게 4700만원을 송금했는데, 검찰은 해당 금전이 손실 보상금이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런 점 등을 봤을 때 김 여사가 당시 주가조작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원은 1차 범행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도이치 범행과 관련해 이씨에 대해 면소 판결을 했다.
김씨는 김 여사를 둘러싼 핵심 의혹인 ‘7초 매매’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11월1일 오전 김씨는 투자자문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임원인 민아무개씨에게 “(도이치 주식 8만주를 3300원에)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7초 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정확히 동일한 주문이 나왔다. 법원은 해당 거래가 주식을 사고파는 이들끼리 짜고 진행하는 ‘통정매매’ 범행이라 판단했다.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민씨→이종호(블랙펄인베스트 대표)→권오수(도이치모터스 당시 대표)→김건희’ 순서로 의사 연락이 이뤄져 김 여사가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에 대해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 자신은 매도자가 김 여사인지 몰랐다”면서도 “도이치 주식을 판매하려던 김 여사 쪽에서 우연히 거래를 성사했거나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사전에 ‘이 시기에 거래가 있을 것’이라고 알려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씨는 법원·검찰의 판단대로 순차 연락을 거쳐 김 여사가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김씨는 2021년 자신이 도피 과정에서 민씨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김건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라고 쓴 내용을 두고서는 “김 여사를 공범이라 생각하고 쓴 게 아니고,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만 문제가 된다는 취지”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 진술을 토대로 이 사건 핵심 인물인 권 전 회장과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상대로 김 여사 가담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곧 권오수 전 대표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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