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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by 무궁화9719 2024. 9. 26.
  녹색의 강으로 변한 낙동강. 22조라는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투입해 4대강 사업을 한 결과가 이 모양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화공특강에 참여해 자신의 가장 최악의 업적인 4대강 사업을 자화자찬하는 궤변을 늘어놓아 4대강 현장 활동가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관련 기사 : 이명박 "4대강, 공무원들 전부 협조했지만 정치권 반대" )

변종 운하사업 아닌 진짜 4대강 살리는 사업했다면?

물·하천 운동 활동가인 필자는 만약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변종 운하사업인 4대강 사업이 아닌 진짜 4대강 살리기를 했더라면 얼마나 추앙받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다. 그 결과 "보수가 정말 일은 잘 한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정치적 헤게모니까지 얻을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말이다. 강에 가보면 진짜로 강을 살리는 방법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수질을 맑게 하고 홍수 같은 재해에도 안전한 강과 하천을 만드는 방법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22조가 넘는 천문학적 국민 혈세를 강을 파고 보를 막는 데 쓸 것이 아니라 진짜로 시급히 필요한 오염의 현장에다 썼다면 4대강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강의 수질을 망치는 주범은 크게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으로 나눌 수 있다. 점오염원은 특정할 수 있는 오염원으로 하수처리장이나 폐수처리장 같은 곳에서 들어오는 오염원을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오염원이 들어오는 길이 정해져 있어 특정할 수 있는 오염원들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전국에는 빗물이 들어오는 우수관과 하수가 들어오는 하수관이 합쳐져 있는 곳이 많다. 우오수관이 합류식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가 오지 않는 평상시에는 이들이 제대로 관리되지만 비만 조금이라도 내리면 양이 많은 빗물과 하수가 섞여, 용량이 한계가 있는 하수관의 턱을 넘어, 하천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대구 성서공단의 합류식 하수관거에서 빗물과 함께 턱을 넘어 낙동강으로 오수가 그대로 흘러들어가는 현장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https://youtu.be/FgBcq5dSzn8
 
우수와 오수를 분리해서 관로를 만들어야 했는데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오래전에 지어진 대도시들은 우오수관이 합류식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다. 대구도 마찬가지로 그 비율이 50%를 넘는다.

그래서 비만 오면 빗물과 함께 하수가 하천으로 그대로 넘어 들어온다. 이렇게 특정할 수 있는 점오염원 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 현실. 즉 우오수관 관로 분리사업을 해서 이런 점오염원 문제부터 해결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 사업에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22조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혈세는 이런 데 쓰였어야 했던 것이다.


  초기 우수가 강으로 유입돼 시커먼 오수가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또 하천 수질을 망치는 주범 중 하나는 빗물에 도로가 씻긴 물이라든가 축사나 농경지 등 들판에서 들어오는 물 등 비점오염원으로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비가 내리는 초기 우수에 씻겨 들어오는 물이 가장 심각한 오염원들인데 이들의 관리를 잘 해주면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즉 비가 내리면 각종 오염원의 칵테일인 그 초기 우수를 따로 모아서 저장해두었다가 그것을 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해서 하천으로 내보내면 된다. 이런 방법도 하수관 말단에 큰 저류지가 있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데 천문학적인 혈세가 쓰여야 했던 것이다.

이렇게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만 관리되면 4대강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시급하고도 중요한 곳에 예산을 쓰지 않고 멀쩡한 강바닥을 파고 강을 강을 막는 데다 천문학적인 혈세를 쏟아부은 것이다.

강연에서도 자신이 밝힌 바와 같이 운하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유럽의 운하를 칭찬하기까지 했다. "프랑스 센강에도 200여 개의 보가 있다"며 "유럽은 화물을 자동차로 운반하는 게 아니라 운하를 통해 배로 운반한다"며 자신의 4대강 운하 계획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이런 논리는 쉽게 반박이 가능하다.


  이철우 경북지사의 초청으로 경북도청 화공특강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프랑스 센강이 수질이 심각하다는 것은 이번 프랑스 올림픽에서도 크게 문제가 됐다. 그 강에서 수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질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보가 있으면 수질이 좋아질 수 없다는 것은 센강에서 그대로 증명이 됐다.

화물수송도 유럽은 강이 여러 나라를 거쳐 흐르고, 운하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굳이 도로를 더 건설하기보다는 운하를 이용해 배로 화물을 수송한 것이지 우리처럼 좁은 국토에서 이미 고속도로가 잘 되어 있는데 굳이 운하를 만들어 놓아도 그것을 이용할 화주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 놓은 경인운하가 텅텅 비어 있다는 사실로도 이명박씨의 주장은 충분히 반박이 가능하다. 현실이 이러한데 아직까지 운하 타령이나 하면서 변종 운하사업인 4대강 사업을 자신의 가장 큰 치적 중 하나라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깝다.

홍수에도 강하고, 수질도 개선되는... 방법은 있었다

그 천문학적 비용으로 변종 운하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 4대강에서도 지대가 낮아 홍수에 취약한 곳이 있는데 그곳들을 일괄 매입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강의 영역으로 즉 홍수터 같은 것으로 만들었으면 홍수로 큰물이 들어왔을 때 그 저류지에 물을 일정량 받아놓아 홍수 피해도 줄이고 저류지가 큰 습지 역할을 해 수질도 개선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데는 돈이 많이 들어 22조라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이런 곳에 쓰였다면 4대강은 수질도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정말 홍수피해도 없는 안전한 곳이 될 것인데 이런 데 돈을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집에 가까운 운하를 하겠다며 22조를 쏟아부은 그 결과가 무엇인가?


  경남 남지의 칠서취수장 앞의 심각한 녹조. 이런 녹조물을 정수해서 수돗물을 만드니 수돗물에서 녹조 독이 나올 수밖에. 그에 따라서 영남인들은 먹는 물 불안까지 안고 살 수밖에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지금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현장인 낙동강은 해마다 심각한 녹조로 먹는 물 위협까지 안고 있는 실정이다.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가장 강력한 독인 다이옥신 다음가는,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는데 그 독이 낙동강에서 창궐해 수돗물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낙동강 물로 농사 지은 농산물에서도 녹조 독이 나오고, 심지어 강 주변의 공기 중에서도 녹조 독이 나오고 있는 기막힌 현실을 맞고 있다.

즉 낙동강 주변 영남인들은 수돗물 불안에 먹거리 불안, 설상가상 일상적으로 마시는 공기 불안까지 안고 있는데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이명박씨는 도대체 무슨 망발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보수가 일색인 영남의 정치지형 덕분에 큰 비난을 피해가고 있지만 이건 집단소송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일진데 그의 용기가 참으로 부러울 지경이다.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간 그 수많은 강의 생명들과 4대강 사업 결과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명심해야 한다. 자신이 행한 최악의 정책을 가장 잘한 사업으로 자화자찬하는 그런 망발은 더 이상 지양하시고 자숙하시길 충심으로 조언해본다. 집단소송으로 그 많은 재산을 날리지 않으려면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4대강 공사가 시작될 당시인 2009년부터 낙동강을 다니면서 4대강 사업 현장을 기록하고 현재까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심각한 폐해를 고발해오고 있다.

 

  큰 가을비 후 모래강 고유의 경관을 되찾은 내성천 회룡포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큰 가을비 후 모래강의 신비를 보여주던 내성천이 옛 모습을 일부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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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내성천은 2016년 댐 본체가 준공된 영주댐으로 인해 지금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영주댐으로 인해 지난 수억 년 동안 이어져온 고운 모래와 맑은 물이 끊기자 내성천은 그 고유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가을비가 되찾아준 모래강 내성천의 신비

새로운 모래가 덮어주지 않자 기존의 모래톱엔 풀과 나무가 자라고, 영주댐에서 흘려보내는 녹조 물과 탁수로 인해서 내성천 전역이 초록빛의 탁수가 흘러온 것(관련 기사 : 모래사장 걷던 아이들의 "아파요"... 그 말이 전해준 진실).

내성천의 맨 하류에 있는 회룡포에서 고스란히 목격된 현실이다. 그로 인해 국가명승 제16호인 회룡포의 진면목인 백사장 모래톱과 맑은 강물이 흐르던 아름다운 모습들이 사라지고 있다.


  가을비 후 모래강의 신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내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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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 무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내성천 모래톱의 신비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지난 20일과 21일 내린 큰 가을비로 인해서 녹조로 오염된 강물이 모두 씻겨져 내렸다. 내성천 모래톱을 스쳐온 강물이 모래톱 고유의 작용으로 맨 하류 회룡포에 와서 회룡포의 옛 모습을 되찾아주었다. 마치 회룡포를 말끔히 씻겨준 듯 회룡포의 진면목이 되살아난 것이다.

물결 무늬가 선명한 내성천 모래톱 고유의 경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물은 전체적으로는 탁수지만 모래톱을 지나온 부분은 맑고도 청아했다.


  큰 가을비 후 모래강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내성천 회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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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 후 모래톱을 통과해 맑은 강물로 돌아온 내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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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에 비로소 생기가 도는 것 같다. 그 자리를 23일 경북 예천 지역의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걸었다. 민예총 예천지부가 예천군의 지원을 받아 해마다 벌이고 있는 '회룡포 모래강 생태문화 체험 행사'다.

세찬 강물이 마치 비질이라도 해준 듯한 고운 모래톱을 맨발로 걸어 들어가 강을 거슬러 걸었다. 시원한 강물에 발을 담그고 고운 모래강 걷기를 체험했다.

모래톱 속에 숨어 사는 작은 조개인 재첩을 찾아보기도 하고, 옆 친구에게 물장구도 치고, 발목까지 오는 강물 속을 뛰기도 하면서 모래강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본 시간이었다.


  모래의 강 내성천 물길 걷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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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강 내성천 맨발 걷기 체험을 하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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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 후 원래 모습을 되찾은 내성천과 모래강에서 생기를 되찾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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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비가 오고 난 후의 강이 소생한 현장에 생기발랄한 아이들의 웃음이 더해져 이날 내성천은 우리 강 고유 아름다움과 신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영주댐 철거하고 내성천의 '오래된 미래'를 되찾아야

낙동강 수질 개선이라는 고유의 목적이 사라진, 무용지물 영주댐을 하루 속히 철거하고 내성천 고유의 모습을 하루빨리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녹조공장 영주댐. 이런 물로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고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무용지물 영주댐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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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 회룡포 전경. 큰 가을비 후 생기를 되찾은 내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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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살아 있는 강을 보여주고 누리게 해줘야 한다. 보로 막히고 콘크리트가 발라진 거대한 물 그릇이자 녹조 배양장이 된 작금의 낙동강과 같은 죽은 강이 아니라, 펄펄 살아 흐르는 생기 발랄한 내성천 고유의 모습을 되찾아주어야 한다.

모래강을 걸으면서 신나 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내성천의 '오래된 미래'를 본다. 하루빨리 내성천의 그 '오래된 미래'를 내성천 전역에서 되찾아 우리 아이들과 함께 그 속에서 풍덩풍덩 뛰어놀고 싶다.
 
▲ 내성천 회룡포에서 본 모래강의 신비 가을비 후 찾은 내성천 회룡포에서 우리강의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내성천의 진면목을 보았다. 모래강의 신비한 아름다움이 그 속에 담겨 있었다.
ⓒ 낙동강 수근수근TV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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