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소식 (평화란 무엇인가)

이토록 활짝 웃던 가자 아이들…10명 중 7명 폭격에 숨졌다

by 무궁화9719 2023. 11. 18.

두 다리 절단한 4살 “걸으러 나가고 싶어, 삼촌…근데 엄마는?”

등록 2023-11-17 15:49수정 2023-11-17 18:38

이스라엘군 폭격에 부모 여읜 어린이
다리 잃었다는 사실 모른 채 부모 찾아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두 다리를 잃고 절단 수술을 받은 4살 소년 아메드 샤바트의 모습. 로이터 통신 영상 갈무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41일째 계속되며 어린이들의 희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부모를 여의고, 자신의 두 다리마저 잃은 4살 남자아이의 사연이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5일(현지시각) 최근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부모를 잃은 4살 아이가 난민촌에서 지내던 중 또다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두 다리마저 잃게 된 사연을 전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인 아메드 샤바트는 얼마 전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하눈 지역에 쏟아진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부모를 모두 여의었다. 근처에 살던 나머지 가족 15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날 폭격에서 살아남은 건 샤바트와 그의 2살배기 동생 2명뿐이다.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두 다리를 잃고 절단 수술을 받은 4살 남자 아이 아메드 샤바트의 모습. 로이터 통신 영상 갈무리
 
이후 가자지구 남부의 난민촌에서 지내던 아이의 친척들이 두 아이를 거뒀다. 그러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샤바트가 지내던 난민촌에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쏟아진 것이다. 샤바트는 목숨을 건졌지만 다리에 심각한 열상(찢겨 너덜너덜해진 상처)을 입어 결국 두 다리를 모두 무릎 위까지 잘라내야 했다.
 
샤바트의 보호자를 자처한 삼촌 이브라힘 아부 암샤는 로이터 통신에 “아직 어린아이가 부모를 잃고 두 다리까지 잃었다. 이 아이가 대체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암샤는 “아이가 매일 ‘엄마, 아빠는 어딨어?’라고 묻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이가 빨리 모든 걸 잊고 현실에 적응하도록 옆에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샤바트는 아직 두 다리를 잃었다는 사실을 온전히 깨닫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삼촌 암샤는 “아이가 아직은 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에도 몇번씩 걸으러 나가고 싶다고 하는데, 약 먹고 다리가 나아지면 나가자고 어르고 달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이토록 활짝 웃던 가자 아이들…10명 중 7명 폭격에 숨졌다

등록 2023-11-13 14:07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아흐마드 나우크가 4년 전 조카들과 찍은 사진을 BBC에 공개했다. BBC 누리집 갈무리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아흐마드 나우크는 2019년 가자지구 아버지 집 밖에서 조카들과 사진을 찍었다. 화창한 날씨에 아이들은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었다. 그러나 4년이 지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벌어진 지금, 나우크는 사진 속 아이들 가운데 지금은 7명이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비비시(BBC)에 말했다.
 
12일(현지시각) 비비시는 나우크처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가족과 친척 대부분을 잃은 팔레스타인 출신 사람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기 위해 가자지구를 떠나 현재 런던에 있는 나우크는 지난달 22일 가자지구 중심부에 사는 가족들이 폭격을 당해 아버지, 남자·여자 형제 5명, 자녀 14명을 포함해 21명이 사망했다고 비비시에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인 1만1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인질로 잡혔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어린이 사망자가 4500명에 육박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비비시는 너무 많은 가족이 죽어, 나우크가 조카들을 이름과 나이를 떠올릴 때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전쟁이 시작된 뒤 나우크는 가자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리기 위해 아이들의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했다고 한다. 그는 간신히 살아남은 여자 형제로부터 현지소식을 듣고, 살아남은 11살 조카의 사진을 비비시에 보여줬다. 조카는 몸 절반 이상을 화상을 입었고 온통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며칠 뒤 현지와 연락이 닿았을 때 조카가 결국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살아남은 가족과 연락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나우크는 비비시에 “가자지구 폭격 이후 가슴에서 마음이 없어진 것 같다”며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앉아 있을 수도 없다. 밤에 잠을 잘 수도 없다”고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b비비시에는 나우크 외에도 영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출신 가운데 수십명의 가족과 친척을 잃은 이들의 사연을 전했다.
 
일가족 사망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비비시는 팔레스타인인이 여러 세대가 근처에 집을 짓고 살거나 아파트 등 같은 건물에서 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나우크의 가족의 경우 아버지가 거주하는 지역이 이전에 공습 표적이 된 적이 없어 다른 곳에 살던 가족이 대피해와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인큐베이터 아기들 숨 멎다…무덤으로 바뀌는 가자 병원들

등록 2023-11-12 14:51수정 2023-11-12 15:51

병원 주변 전투와 포격 고조
“가자 최대 알시파 병원 전기 끊겨…미숙아 2명 숨졌고 다른 37명도 위험”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 인큐베이터에 팔레스타인 신생아가 누워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전투 격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규모 병원의 전기가 끊겨 미숙아가 숨지는 등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전체 병원 절반 가량이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의 의사들의 단체인 ‘인권을 위한 외과의’는 11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최대 병원으로 북부 지역에 있는 알시파 병원 의료진 말을 인용해 이 병원의 “전기가 끊겨 신생아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 작동이 멈춰 미숙아 2명이 숨졌다”며 “다른 미숙아 37명의 생명도 위험하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인 10일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을 폭격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 주변에서 하마스 대원들과 충돌이 있었으나 알시파 병원을 직접 타격하지는 않았다고 맞섰다.

북부 지역 피란민 수천명이 모여 있는 이 병원 주변에서 최근 격렬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아에프페 통신은 목격자 말을 인용해 병원 주변 지역에서 “총격이 끝이지 않고 공습과 포격도 잦아들지 않았다”며 “병원 주변에 수십구의 시체가 널려있다”고 말했다. 비비시(BBC) 방송은 병원 내부에는 막 수술을 받아서 이송이 불가능한 환자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알시파 병원의 의사인 마르완 아부 사아다는 이 방송에 병원 건물 주변의 전투로 주검 매장도 못하고 있다며 사체 보관 냉동고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의 지하에 땅굴을 파고 사령부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하마스는 부인했다.
 
알시파 병원뿐 아니라 다른 가자지구 병원들도 전투 격화로 위험에 처해 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가자지구 또다른 병원인 알쿠드스 병원의 환자 500명과 피란민 1만4천명이 갇혀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 병원에서 “모유 대체품 부족으로 아기들이 탈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도 엑스(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국 경없는 의사회는 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자지구) 이 병원들에 남아있는 모든 환자들이 그대로 죽을 것이고, 이 병원들은 무덤으로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병원들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미 제대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기와 물, 연료 공급을 차단하는 봉쇄 조처와 격렬한 공습을 가했고 병원들은 비상 발전기를 동원해 겨우 운영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에 지상 전투 격화까지 겹쳐 절반가량의 병원이 운영을 할 수 없는 상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에 “가자지구 36곳 병원 중 반수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의료시스템은 붕괴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스라엘이 침공중인 가자에서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이 주변의 전투와 폭격으로 환자와 난민들이 치료를 못받고 죽어나가는 위기에 처해 있다. 주변에서 전투가 계속되던 10일 알시파 병원 내부 모습. AFP 연합뉴스
 
인도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0일 “너무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죽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난 몇주 동안 고통받고 있다”며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강경한 어조로 민간인 피해를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9일 발표했던 가자지구 북부 주민 피난을 위한 매일 4시간 교전 중지 합의를 이튿날인 10일에 공식 발표했다. 가자지구 사망자는 1만1천명을 넘었고 이중 4500명 이상이 아이들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이스라엘 표적 된 가자 알시파 병원 "인큐베이터 아기 죽었다"

송고시간2023-11-11 19:54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최대 알시파 병원

[AFP=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IDF)의 공습으로 환자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알시파 병원장은 이날 "우리는 인명을 잃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살미야 원장은 "환지들과 희생자, 부상자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큐베이터에 있던 한 아기와 중환자실의 청년 한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살미야 원장은 "현재 병원에는 전력과 인터넷, 식수, 의료용품 등 공급이 끊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땅굴과 군사 시설을 은폐한 채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알시파, 알쿠드스, 란티시, 알나스르 등 병원 4곳에 집중적으로 공습을 가하며 지상군을 투입 중이다. dk@yna.co.kr

‘하마스 궤멸’ 위해 민간인은 파리 목숨…공습당 사망자수 4배 폭증

등록 2023-11-11 14:06수정 2023-11-11 21:22

영국 민간연구그룹 추산…공습 횟수당 10명 사망
예년엔 공습당 1.3~2.5명 사망…“군사전략 변화”

지난 8일 가자시티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 한 남성이 나세르 지역을 떠나면서 자신의 소지품을 옮기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연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한 차례 공습할 때마다 평균 10.1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사망했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이는 과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습했을 때의 평균 1회당 사망자수에 견줘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10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민간연구그룹 ‘무장 폭력에 맞선 행동'(AOAV)은 공신력 있는 영어 매체의 보도를 토대로 공습 1회당 사망자수를 추산했다. 그 결과 이번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276차례 공습했고 2798명의 사망자와 1306명의 부상자가 나와 공습 1회당 평균 10.1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 사례를 보면, 2012년 11월 공습 때는 1회당 평균 1.3명, 2014년 7∼8월 공습 때는 평균 2.5명, 2021년 5월 공습 때는 평균 1.7명이 각각 사망했다. 따라서 이번 전쟁에서 공습 1회당 사망자는 이전보다 최소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무장 폭력에 맞선 행동’의 이안 오버톤은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인간이 정말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며 “이런 수치는 이스라엘군의 군사 전략이 변화했음을 암시할 수 있는데, 민간인들을 처참한 상황에 빠뜨리는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민간인 사망자수가 늘어서 한 달 동안 지속된 가자지구 공습은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자신들의 공습이 민간인이나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하지 않으며 하마스 제거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에이피(AP)등 외신 보도를 보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 이스라엘군의 맹공이 계속되면서 병원과 학교가 공격을 받아 민간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민간인 피해가 높아지면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국제 여론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중동 및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순방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밟은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이 너무나 많이 숨졌으며, 민간인 보호를 위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 이후 미국 고위 당국자 발언 중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에 대해 가장 비중 있게 거론한 발언이다.
 
이날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가 1만1078명이며, 이 중 어린이가 450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