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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식 (평화란 무엇인가)

사전 경고 없는 팔' 난민촌 폭격…“이스라엘 전쟁범죄”

by 무궁화9719 2023. 11. 6.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한달…가자에서만 9400명 숨졌다

등록 2023-11-05 17:49수정 2023-11-05 20:17

부상 2만4천명…구급차도 폭격
이 “민간인 대피 반복 요구했다”

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트래펄가광장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즉각 휴전” 촉구 집회에서 여성 참가자가 희생된 아이들을 상징하는 천 옆에 촛불을 놓고 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포한 지 6일로 한달이 되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가자지구 희생자는 갈수록 늘어 4일 기준으로 9400명을 넘었고 이 중 41%가량이 어린이다. 런던/EPA 연합뉴스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앞에서 구급차가 공격을 당했다는 보도에 경악했다. 이스라엘에서 하마스가 저지른 공포스러운 공격도 잊지 않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가자지구의 그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며 이렇게 한탄했다. 그는 즉각적인 휴전을 거듭 촉구했지만,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언급한 구급차 공격 사건은 전날인 3일 일어났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이날 구급차 한대가 알시파 병원 입구 2m 앞에서, 보건부 소속 구급차는 약 1㎞ 떨어진 곳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 부근 구급차 공습에 대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테러 공작원들과 무기를 구급차로 옮긴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해당 지역은 전장이다. 민간인들에게는 대피하라는 요구를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공습을 인정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박멸을 명분으로 한달째 민간인 거주 지역을 포함해 무차별 공습을 퍼부으면서 인명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4일 기준으로 지난달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숨진 사람이 9488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어린이가 적어도 3900명이며, 여성 사망자도 2509명에 달했다. 지금까지 전체 부상자는 어린이 6360명을 포함해 2만4158명이다. 이스라엘 쪽 피해 규모는 사망 1430명, 부상 5600명 정도다. 이스라엘 쪽 사망자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때 대부분 발생한 것이다. 이후에는 이스라엘군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뤄지는 만큼 이후 사상자도 가자지구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3일 위성 사진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 2000파운드(907㎏) 규모 대형 폭탄 2발로 가자시티 북쪽 민간인 밀집 지역인 자발리야를 공습한 일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발리야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이스라엘이 의도한 목표가 민간인 사망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 비례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지난달 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약 한달 동안 가자지구에서 거의 15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71만명은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사업기구(UNRWA)가 운영하는 149개 시설에 머물고 있고, 12만2천여명은 병원, 교회, 기타 공공 건물에 대피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석재 기자, 신기섭 선임기자 forchis@hani.co.kr

사전 경고 없는 팔' 난민촌 폭격…“이스라엘 전쟁범죄”

 
  • 입력 2023.11.03 19:10
  • 수정 2023.11.03 19:25

마취 없이 제왕절개‧두개골 절제 수술…가자 아비규환
유엔 인권기구 "전쟁범죄에 해당되는 공격, 심각한 우려"
튀르키예 "이스라엘 전쟁범죄"…ICC에 제소 추진
물‧식량‧의약품 차단, 전쟁법의 '집단적 처벌' 해당
이스라엘, 가자시티 본격 시가전…팔'사망자 9061명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중부 지역의 마가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지난 뒤 폐허가 된 현장에 모여 있다. 2023 11. 03. [로이터=연합뉴스]
 

전쟁 발발 27일째인 2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중심지인 가자시티를 포위하고 시가전에 돌입했다. 북서쪽으로 지중해와 접한 가자시티를 둘러싸고 가자 남부와는 완전히 차단을 시켰다. 가자시티는 하마스 본거지라고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곳이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원활한 지상 작전을 위해 31일부터 사흘 연속 가자시티 지역을 폭격했다. 병원, 교회, 학교, 난민촌을 가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최소 9061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채 공습을 이어가면서 보건·의료 시스템은 붕괴 상태다. 병원 35곳 중 16곳이 연료 부족 등으로 가동을 멈췄고, 가동 중인 병원들도 밀려드는 부상자를 치료하는데 필요한 마취제와 소독제, 항생제 등 의약품이 동나면서 제왕절개와 두개골 절제 등의 수술을 마취 없이 진행하는 극한 상황에 처했다. 한마디로 아비규환이다.

 

연일 국제사회가 더 이상의 대재앙을 막고자 휴전을 촉구하고, 가자의 인도주의 위기 완화를 위해 일시적 교전 중지를 호소하고 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금이 전투의 정점"이라며 들은 척도 안 하고 있다. 확전과 인도주의 참사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미국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했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의 남녀와 아이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구체적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가자 지구 남부의 라파 국경에서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 당시 이스라엘에 있던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2023 11. 03 [로이터=연합뉴스]
 

사전 경고 없는 난민촌 폭격…유엔 "전쟁범죄 해당"

 

이스라엘군이 31일부터 연이틀 사전 예고 없이 가자지구 최대의 자발리아 난민촌을 무차별 폭격한 것을 계기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war crimes) 문제가 국제사회의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29일 이스탄불에 열린 팔레스타인지지 집회에서 이스라엘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한 데 이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혐의 관련 자료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경없는기자회도 나섰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전쟁 발발 이후 가자 등지에서 최소 34명의 전쟁 취재 언론인들이 전쟁범죄에 희생되고 있다며 1일 관련 사안을 ICC에 제소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으면서 생기는 부수적 피해라고 주장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무력 분쟁과 군사적 점령 과정에서 '전쟁범죄'를 규율하는 법은 '국제인도주의법'이다. '전쟁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의 현대 버전은 1949년 제네바협약에서 비롯된다. 뉴욕 소재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이 법은 이스라엘과 같은 국가들은 물론 하마스와 같은 비정부 무장단체도 적용된다. 비준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 의도적인 민간인 표적화 또는 집단적 처벌 강요가 대표적 위반 행위다. 국제인권법은 어느 때나 적용되는 반면, 전쟁법은 무력 분쟁이나 군사적 점령과 같은 특정 상황에만 적용된다. 무력 분쟁 시 무력 사용 결정이 아무리 정당하다 해도 반드시 전쟁법을 지켜야 한다. 또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처럼 한 국가가 동의 없이 주권이 없는 지역을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점령'에도 적용된다. 점령 세력은 해당 주민을 인간적으로 대우하고 식량과 의료를 포함해 기본적 요구를 제공해야 한다.

 

튀르키예 공화국 수립 100주년인 2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부' 아타튀르크 영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 10.29 [EPA=연합뉴스]
 

튀르키예 "이스라엘 전쟁범죄"…ICC 제소 추진

 

무력 분쟁 시 기본 규칙을 보면 언제나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분해야 한다. 민간인과 민간인 시설은 절대 표적으로 삼아선 안 되며, 오로지 전투원과 군사 목표물만 타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연이틀 계속된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폭격은 전쟁범죄로 봐도 무방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자발리아 난민촌 공습에 따른 수많은 민간인 사망과 파괴 규모로 볼 때 우리는 이것들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공격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썼다.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론 면죄가 안 된다. 분쟁 당사자는 민간인과 민간인 시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 그리고 전투원과 민간인 구분을 못 하거나 군사적 이득에 비해 민간인 피해가 불균형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공격은 금지된다. 또한 전쟁 포로 같이 구금된 사람은 인간적으로 대우해야 하며, 인질 억류나 인간 방패도 금지된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200여 명의 인질을 납치해 억류한 하마스의 행위도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민간인 주민들에 피해가 예상되는 공격 시엔 "효과적인 사전 경고"를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사전 경고 없이 자발리아 난민촌을 폭격한 이스라엘군의 행위는 전쟁범죄가 된다. 사전 경고가 "효과적"이냐는 상황에 달려 있는데, 민간인들이 더 안전한 지역으로 떠날 수 없다면 그 경고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HRW는 지적했다. 그리고 대피 명령을 따르지 않는 민간인들도 표적으로 삼아선 안 되며, 할 수 있는 한 모든 보호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또한 폭력 사용 위협을 통해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주민들을 떠나도록 강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 주민에게 남부로 대피하라고 명령한 뒤, 민간인들이 모인 민간 시설인 병원과 교회, 학교, 난민촌을 무차별 폭격한 것은 전쟁범죄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파리의 공화국 광장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3. 11. 02 [EPA=연합뉴스]
 

물‧식량‧의약품 차단, 전쟁법의 '집단적 처벌' 해당

 

이스라엘은 1967년 이후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점령해왔다. HRW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집트 국경 지역을 제외한 가자지구의 수역과 상공, 주민과 물자의 이동, 인프라를 포함해 "실효적 통제"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점령 세력으로서 식량과 물과 같은 기본적인 요구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인도적 구호를 방해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렇게 보면, 지난 7일 이후 한 달 가까이 230만 명이 밀집된 가자를 완전히 봉쇄한 채 물과 식량, 연료, 의약품, 전기 공급을 차단하고 인도주의적 구호도 방해해온 네타냐후 정권의 행위는 전쟁법 위반이다. 특히 전쟁 범죄인 '집단적 처벌'(collective punishment) 강요에 가깝다. '집단적 처벌'은 한 개인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그가 속한 집단 전체를 처벌하는 것으로 금지되는 행위다. 하마스의 행위로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를 처벌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가자 주민을 향한 이스라엘군의 이동 명령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그것은 민간인 안전이나 꼭 필요한 군사적 이유가 있을 때만 허용된다. 대피한 주민들은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자기 집으로 돌아와야만 하며, '영구 이주'는 전쟁범죄다. 최근 이스라엘 정보부 기밀문건이 유출되면서 확인됐듯이 가자 주민들을 강제로 대피시킨 뒤 이집트 시나이 반도로 몰아내겠다는 네타냐후 정권의 계획은 전쟁범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전쟁범죄에는 값비싼 대가가 뒤따른다.

튀르키예 대통령 “네타냐후, 더는 대화 상대 아냐”

입력 2023.11.04 (23:22)수정 2023.11.05 (06:43)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현지시간 4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맹비난하며 그를 전쟁범죄로 제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나돌루 통신과 일간 후리예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튀르크어사용국기구(OTS)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길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그를 배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시민의 지지를 잃고 있으며, 종교적 수사를 통해 학살에 대한 지지를 얻고자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와 전쟁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로 가져가는 계획을 지지한다"며 "우리 외무부가 이 작업을 이끌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국제 외교에서 완전히 관계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튀르키예 국가정보국(MIT)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과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이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가 가자지구 휴전 문제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에브라힘 라히시 이란 대통령이 이달 말 튀르키예를 방문한다며 "유혈사태를 멈추기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가자지구의 보장국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튀르키예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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