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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식 (평화란 무엇인가)

이스라엘, 빵 구하려 줄 선 난민에 폭탄…“최소 200명 사상”

by 무궁화9719 2023. 11. 2.

 이스라엘, 빵 구하려 줄 선 난민에 폭탄…“최소 200명 사상”

등록 2023-11-01 06:47수정 2023-11-01 11:06

난민캠프 겨냥한 이스라엘, 국제 비판여론 더 키울 듯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처참하게 부서진 가자지구 내 자발리아 난민수용소 잔해 더미에서 주민들이 무언가를 찾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곳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로 보고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발리아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난민캠프를 공습해 수십 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사상자 수백 명이 발생했다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31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북쪽에 있는 자발리아 난민촌에 여러 발의 폭탄을 투하해 50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며, 시간이 지나면 사상자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현지 의료진은 사망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3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수색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현장 사진을 통해 건물이 크게 부서지고 여러 개의 큰 폭탄 구덩이가 생긴 게 확인돼, 현지인들의 증언처럼 이번 공격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건물 잔해를 뒤져가며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난민촌 거주자 모함마드 이브라힘은 “빵을 사려고 줄을 서 있었는데 아무 경고도 없이 미사일 7~8발이 떨어졌다”고 시엔엔(CNN)에 말했다. 모함마드 알아사드는 폭음을 듣고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러 달려가면서 “회색 먼지가 떨어지는 가운데 아이들이 다친 아이들을 옮기고, 사람들이 잔해에 매달린 모습을 봤다”며 “피를 흘리거나 불에 탄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자발리아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대규모 공습을 가해 가자지구 내 난민촌에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자발리아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공격 주체가 자신들이라고 인정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표적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고위 지휘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사살하는 데 성공했고, 다른 “많은 테러리스트들”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아리가 숨어 있는 건물을 공격했는데 “시설들이 매우 많아서 다른 것들도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비아리는 지난달 7일 1400명이 숨진 이스라엘 공격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지상 작전에도 돌입한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습은 난민들이 다수 모여 있는 난민촌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국제적 비판 여론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난민촌에 고위 지휘관이 있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이번 공격은 “난민촌의 민간인, 어린이, 여성들에 대한 악랄한 범죄”라고 했다. 이집트 정부는 “민간이 거주 지역에 대한 비인도적 공격”이라고 비난했다.워싱턴/이본영 특파원 

사망·실종 1만명, 절반이 어린이…“건물 잔해 밑 주검 썩어가”

등록 2023-11-01 00:20수정 2023-11-01 09:47

전쟁 24일째…UN 인도주의 조정국 집계
가자지구 사망 8309명·실종 1950명

30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의 한 병원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심하게 다친 딸을 안고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라파흐/UPI 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시작된 지 24일째를 맞는 30일까지 가자지구 내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더한 숫자가 1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의 거점이 있는 가자시티를 상대로 한 본격적인 지상전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지역의 적대행위 보고서’를 내어 개전 이후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8309명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유엔이 이 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27일엔 사망자가 7028명이었는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본격화되며 나흘 동안 1천여명이 추가로 숨졌다. 숨진 이들 가운데 신원 파악이 어려운 이는 어린이 248명을 포함해 995명이었다.
 
아직 사망자로 집계되지 않고 있는 실종자는 어린이 1050명을 더해 1950명이었다. 실종자 대부분이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렸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데다 구조 작업이 이뤄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숨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가자지구 내 실제 사망자 수는 1만명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견줘 이스라엘 지역 내 사망자는 1400여명, 부상자는 5431명으로 27일 이후 큰 변동이 없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숨진 이들은 대부분 약자들이었다. 어린이(3747명), 여성(2062명), 노인(460명)이 전체 사망자의 75.5%를 차지했다. 한곳에 모여 있다 동시에 폭격을 받아 숨진 듯 가족 단위로 숨진 이들이 전체의 73.6%인 6120명이었다. 일가족 2~5명이 함께 있다 숨진 사례가 444건, 6~9명이 136건, 10명 이상의 가족이 숨진 경우도 192건이나 됐다. 30일에도 중부 지역의 대피소로 이용되던 한 결혼식장이 폭격당해 26명이 숨졌고, 한집에서 무려 3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장기화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의 의료 체계는 이미 무너졌다. 부상을 입어도 치료는커녕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힘든 상황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팔레스타인 민방위대 등 구조대와 적신월사(PRCS)가 연료 부족으로 구급차 운영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무너진 건물 아래에서 주검이 썩어가며 인도주의적, 환경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날마다 이어지는 이스라엘군의 폭격은 주택·학교·병원 등을 가리지 않았다. 개전 이후 주택 1만6천여채가 완전히 부서졌고, 작은 파손까지 합치면 전체의 45%(17만8천여채)가 피해를 입었다. 학교 등 교육시설의 40%가 망가져 62만여명이 공부할 기회를 빼앗겼고, 1차 의료시설 3분의 2, 병원은 3분의 1이 문을 닫았다. 식량도 7일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유엔은 평소의 절반 분량의 빵을 배급받으려면, 5~6시간씩 대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30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전을 펼치는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를 겨냥한 본격 작전을 앞두고 이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남부로 이동하라”는 강력한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행동할 수 있는 창이 닫히고 있으니, 안전을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라. 이건 단순한 예방 조치가 아닌 긴급 호소”라고 했다. 하지만 가자지구 전체 인구(약 220만명)의 3분의 2인 140만여명이 이미 집을 떠나 난민이 됐다. 이 가운데 67만명은 유엔이 운영하는 시설 150곳에 몸을 맡기고 있다. 유엔은 “현재 대피소당 평균 난민 수가 수용 인원의 세 배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가자지구 사람들을 돕는 국제사회의 지원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1일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 20대가 처음 이집트 라파흐 검문소를 통과한 뒤 지금까지 가자지구로 들어간 트럭은 117대에 불과하다. 분노와 공포에 휩싸인 가자지구 주민들은 29일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식량 창고를 약탈했다.
 
더 큰 문제는 앞날이다. 지금까지 발생한 피해는 이후 전개될 ‘진짜 비극’의 극히 일부일 수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뿌리를 뽑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혀왔고, 군사작전을 끝낸 뒤 가자지구를 어떻게 통치할지 밑그림을 그리지 못한 상태다. 미국 역시 이스라엘의 폭주를 방조하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이 인도주의적 지원과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자격이 있다는 점을 확인해왔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 방위군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희생보다 1.6배 더 숨졌는데…네타냐후 “휴전 없다”

등록 2023-11-01 00:17수정 2023-11-01 09:24

3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화 연합뉴스
 
“희생자 중엔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 많다. 가자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전투의 영향이 엄청난 인도주의적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30일(현지시각) 공개한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지역의 적대행위 보고서’를 보면, 7일 개전 이후 220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가자지구가 직면한 인도주의적 위기의 실체를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보복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수다. 7일 이후 30일까지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8309명, 실종자는 1950명으로 집계된다. 건물 잔해에 깔려 행방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을 뜻하는 실종자들이 대부분 숨졌다고 생각하면, 이미 1만명 이상이 숨졌음을 알 수 있다. 어린이 희생자는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5천명(사망 3747명, 실종 1050명)에 육박한다.
 
이에 견줘 이스라엘 쪽의 사망자는 1400여명이고, 이와 별도로 239명이 납치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충돌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이번 전쟁 전까지 16년 동안 양쪽 사이 갈등으로 인해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6407명(이스라엘인은 308명)이었다. 불과 20여일 만에 그보다 1.6배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하마스와 관계없는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휴전에 나서라’는 27일 유엔 총회 결의를 따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30일 성명을 내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휴전에 관한 이스라엘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미국이 진주만 폭격이나 9·11 테러 이후 휴전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스라엘도 지난 7일 끔찍한 공격을 당한 뒤 하마스와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휴전을 요구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항복하고, 테러에 항복하고, 야만성에 항복하라는 요구”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은 31일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다수의 하마스 테러범을 사살하고 약 300곳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유엔 총회에서 인도주의적 휴전을 지지한 나라는 120개국이었고, 반대한 쪽은 미국·이스라엘 등 14개국에 불과했다.
 
이스라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은 이스라엘을 편드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휴전이 지금 당장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 단계에서 휴전은 하마스를 이롭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홍석재 기자 aroma@hani.co.kr

이스라엘 전시 내각 불협화음…“네타냐후 신뢰하는 사람 없어”

등록 2023-11-01 20:27수정 2023-11-02 02:34

지난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제2야당인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이 전시 내각을 결성하는 데 합의하고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리쿠드당)가 “휴전은 없다”며 하마스 박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리더십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알자지라는 31일 극도로 대립하던 이스라엘 여야가 지난 12일 ‘전시 내각’을 구성했지만, 그 안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더십을 따르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8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때 (정보기관으로부터)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정보기관을 책망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군 최고 통수권자인 총리가 1400명의 국민이 숨진 사태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인 것이다.
 
전시 내각의 핵심 인사인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국가통합당)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며 “정보 책임자에 대한 불만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전쟁 중일 때 지도자는 책임감을 갖고 군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을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른 발언은 군의 회복력에 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전시 내각을 이끄는 두 대표가 공개적으로 불협화음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도 “(총리가) 안보와 인질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정치에만 관심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엑스 내용을 삭제하고 “잘못했다”고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전시 내각 내에 균열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요시 메켈버그 중동·북아프리카 부연구위원은 “이번 전쟁은 매우 어려운 군사작전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총리가 필요하다”며 “네타냐후를 신뢰하는 사람이 정부 내에 단 한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끝나면, 네타냐후 정부의 안보 실패와 총리 교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알론 리엔 외교부 전 국장은 “지금의 논란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가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네타냐후 내각을 신뢰한다’고 답한 이들은 응답자의 20%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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