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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안전·국격 걸렸는데 “네 탓”에 열 올리는 정치권

by 무궁화9719 2023. 8. 7.

안전·국격 걸렸는데 “네 탓”에 열 올리는 정치권

등록 2023-08-06 17:52수정 2023-08-06 19:40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6일 숙소인 서울 시내의 한 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대원들 발에는 벌레에게 물린 자국이 선명하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부실 운영 논란이 커지면서 여야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158개국 4만여 참석자의 안전과 주최국 한국의 국격이 걸린 문제를 정쟁으로 몰고가는 정치권의 행태를 두고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새만금이 잼버리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는 점 등을 들어 전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6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잼버리 대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첫 수석비서관급 회의에서 얘기가 나왔던 부분이고 일사천리로 (잼버리 지원) 특별법까지 통과시켰다. 또 민주당 소속 전·현직 도지사들이 집행위원장을 해왔다”며 “책임소재를 굳이 따지자면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같은 취지의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잼버리 대회를 악몽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정부의 무책임이 부른 예고된 참사”라며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남 탓’으로 열심히 책임회피에 매진 중이다. 정말 뻔뻔한 정부”라고 했다. 이어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 있게 수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서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정부에 행사를 중단하고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책임자의 문책을 요구했다.
 
여야가 서로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은 새만금 잼버리가 지난 정부에서 유치됐지만 개최는 현 정부에서 하게 된 데다, 국민의힘 정부와 민주당 지자체가 결합해서 진행한다는 특성에 기인한다. 2015년 8월 전북도의 잼버리 유치 선언 뒤 박근혜·문재인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17년 8월 새만금이 개최지로 최종 확정됐다. 이듬해 말 잼버리 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여성가족부 장관이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회를 준비해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인 지난 2월에는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으로 김현숙 장관에 이어 이상민·박보균 장관 등이 추가로 선임됐다. 송하진·김관영 전·현 전북도지사는 집행위원장을 맡아 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6일 <한겨레>에 “현 정부는 전 정부의 책임도 승계한 걸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가 좀더 전향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여야가 전·현 정부의 책임론을 따질 게 아니라 국격 하락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야 일각에서도 대회를 마칠 때까지 정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잼버리 대회가 끝난 뒤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미흡한 부분 등을 정기국회에서 상임위를 통해 (지적)할 수 있을 것이나, 지금 단계에선 관계기관과 스카우트연맹이 힘을 모아 원만하게 매듭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치권은 외국손님들 앞에서 누가 책임이 큰지 서로 비난하기에 바쁘다”며 “지금은 안전사고 없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집중할 때”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잼버리 부실 운영 책임론에 대한 질문에 “그런 문제들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제기할 수 있지만 정부는 총력 대응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며 “지금은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이 협력해 오는 12일까지로 예정된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잼버리는)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이라고 발언해 ‘떠넘기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건드리면 터질 듯' 부풀었다…잼버리 '화상 벌레' 증상 봤더니

김은하기자

입력2023.08.06 10:10 수정2023.08.06 13:10

 

미흡한 대회 준비 속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쏟아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벌레 물림 환자마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장에서 창궐한 벌레 떼에 물린 한 참가자의 다리와 '화상벌레'로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사진출처=연합뉴스]

 

6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루 발생한 잼버리 관련 환자는 1486명이다. 이 가운데 벌레로 인한 환자가 383명으로 36.1%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피부 발진 250명(17.1%), 온열 증상자 138명(9.4%)이 뒤를 이었다.

 

야영장 내 물구덩이에서 모기와 화상벌레 등이 들끓어 벌레 물림 환자가 잇따랐다. 실제로 5일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하기로 결정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 대원들은 "벌레 때문에 고생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세계 잼버리 대회 직전 폭우로 대회장 곳곳이 습지인 데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여가부 국정감사 당시 “폭염이나 폭우, 해충 방역과 감염 대책을 정말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도 대회 준비가 미흡했단 비판이 거세다.

 

특히 '화상벌레'로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검은색과 붉은색 줄무늬 모양을 띠는 이 벌레는 논처럼 습한 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야간엔 빛에 끌리는 습성 때문에 조명을 켠 야영장으로 들어오는 성향이 강하다.

 

화상 벌레는 독성 물질 페데린을 분비하는 곤충으로, 닿기만 해도 화상과 비슷한 염증에 시달리거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고 피부발적과 물집도 일어난다.


행사장에서 창궐한 벌레 떼에 물린 한 참가자의 다리. [사진출처=연합뉴스]

 

화상벌레에 물렸을 때는 상처 부위를 만지거나 긁지 말고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하며, 물집이 생겼다면 터뜨리지 말고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국소스테로이드제나 국소항생연고 등을 바르면 증상이 완화되고, 경우에 따라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된다. 상처 부위에는 며칠간 통증과 가려움이 나타나며 보통 2~3주 후 자연 치유된다.

 

화상벌레를 발견하면 손으로 직접 잡지 말고 파리채나 다른 도구를 이용하여 잡아야 한다. 사체도 직접 만져서는 안 된다. 피부에 벌레가 붙었을 때도 종이나 휴지 등으로 감싸거나 입으로 불어 제거해야 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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