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머리 위로 강철비 쏟아졌다… 우크라, 美 제공 집속탄 첫 사용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집속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최근 국제사회 우려 속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했는데, 이를 사용한 것이다. ‘강철비’라고도 불리는 집속탄은 상공에서 터진 뒤 안에 있는 새끼 폭탄이 쏟아져 나오는 등 폭발력이 강해 군인과 장비뿐만 아니라 민간인까지 해칠 수 있다. 때문에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는 무기 중 하나다.
20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 침공군의 점령지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미국산 집속탄을 발사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오후 늦게 우크라이나군의 집속탄 사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그것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러시아 수비 진형 및 기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집속탄은 정밀 타격보다는 광범위한 지역을 노리는 까닭에 민간 부수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하나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구조다. 모(母) 폭탄이 상공에서 터지면, 그 안에 있던 수백개의 자탄이 흩뿌려져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다. 군인과 장비뿐만 아니라 민간인까지 해치는 무차별성 때문에 전 세계 120개 국가가 집속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공개된 우크라이나군의 집속탄 사용 장면을 보면, 도주하는 몇몇 러시아군 위로 집속탄이 마치 비가 내리듯 후드득 떨어진다. 자탄은 넓은 범위로 흩어졌고, 지면에서 터지면서 수백개의 불꽃을 만들어 냈다. 이 영상은 적외선 드론으로 촬영됐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및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탄약 등 총 8억달러(약 1조412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단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내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동맹을 비롯해 의회와 상의해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집속탄 지원은 미국이 155㎜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하기 전까지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국방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영구적이 아니라 우리가 충분한 포탄을 생산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위해 지원을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집속탄 지원과 관련, “러시아는 집속탄을 충분히 비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쓰지 않았고, 탄약이 부족했던 기간에도 쓰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가 만약 (최근 미국으로부터 지원 받은) 집속탄을 러시아군에 사용한다면, 우리도 똑같이 (집속탄으로) 대응할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고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는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확인된 여러 증거와 배치된다.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동북부 하르키우와 동부 돈바스, 남부헤르손 등 전선 곳곳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한 집속탄의 폭발 흔적과 불발탄을 수집해 공개해왔다.
"우크라 접경 지역 러 벨고르트에 3발 발사"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글래드코프 벨고로트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벨고르트 주라블레프카 마을 민간 인프라시설에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벨고로트는 우크라이나 북부 하르키우와 국경과 접하고 있는 러시아 영토다. 종종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대상이 돼왔다.
글래드코프는 "무장세력은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으로 포탄 21발과 집속탄 3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탄발사기와 자폭 드론도 사용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벨고로트 지역의 또 다른 마을인 셰티노브카에도 유탄발사기와, 대포, 드론으로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인명 피해와 기반 시설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중순 미국에서 집속탄을 제공 받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주 초 "우크라이나군이 집속탄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강철비'로도 불리는 집속탄은 순식간에 넓은 지역을 초토화시키며, 민간인 살상 우려 때문에 123개국이 집속탄금지협약(CCM)에 가입해 있는 논란의 무기다. 미국,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이 협약에 가입해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에서까지 집속탄을 사용하면서 러시아의 보복이 예상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집속탄을 공급하는 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할 경우 "맞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신정원 기자(jwshin@newsis.com)
우크라, '집속탄' 투하 vs 러시아, 나흘째 수출항 공격...곡물가 폭등 우려
[앵커]
우크라이나가 논란의 집속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러시아는 흑해의 곡물 수출 항구를 연이어 공격하고 있습니다.
곡물가 폭등을 걱정하는 국제사회는 당장 곡물 수출 안전에 대한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병사들이 양쪽으로 흩어지며 뛰는 가운데 인근에서 큰 폭발이 나고,
뒤이어 전장 이곳저곳에 동시다발적인 폭발이 이어집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집속탄을 사용했다며 SNS에 공개된 적외선 영상입니다.
[존 커비 /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 (우크라이나군이 집속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의 방어 대형과 공작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타격 범위가 넓은 집속탄은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도 해칠 수 있어서 세계 120개 국가가 금지할 정도로 논란이 되는 무기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쓰면 똑같이 맞대응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던 러시아도 사용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폴란드까지 참전하려고 한다며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를 공격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 벨라루스는 러시아 연방 국가의 일부입니다. 벨라루스에 대한 침략은 러시아에 대한 침략이며,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입니다.]
또 러시아는 전쟁 중에도 흑해의 곡물 수출은 막지 않는다는 협정을 중단한 뒤 수출 항구인 우크라이나 오데사 공격을 나흘째 이어갔습니다. 국제사회는 곡물가 폭등 조짐이 보이자 저소득 국가를 시작으로 식량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재협상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바바라 우드워드 / 유엔 주재 영국 대사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은 세계적인 비극입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협상에 다시 참여하기를 매우 희망하고 요구합니다. 식량이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흑해 곡물 협정을 중재한 적 있는 튀르키예 대통령은 협정을 복원하기 위해 서방이 러시아의 요구에 대해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YTN 조용성입니다.
영상편집 : 송보현
YTN 조용성 (choys@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소식 (평화란 무엇인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된다 (0) | 2023.08.06 |
---|---|
2023 나토정상회담에서 그들이 노렸던 것은? (0) | 2023.07.22 |
미 핵잠수함에 나타난 김건희 여사... 국민은 안중에 없어 (0) | 2023.07.22 |
윤 대통령, 유럽에 가서 ‘북핵’ 성토하며 미국 ‘신냉전 전략’ 적극 참여 (0) | 2023.07.22 |
미국이 우크라에 주기로 한 ‘집속탄’ 뭐길래…동맹국들도 반대 (0) | 2023.07.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