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도 '6·25 휴전' 길 밟나…"美, 러 완패 원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10개월]
우크라이나 전쟁 10개월-무엇을 남겼나 ㊤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하무트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포격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기 예수의 탄생을 맞아 전 세계가 들떠도, 두 나라는 그러기 어렵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크리스마스 이브(12월 24일)에 10개월을 맞고 해를 넘겨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푸틴, 내년 초 전세 역전 노려”

지난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시내에 "러시아 영웅들에 영광을"이란 문구가 담긴 선전 포스터가 게시돼 있다. AFP=연합뉴스
전쟁이 지리하게 이어지는 건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의 ‘동상삼몽(同床三夢)’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지속이 협상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추위 무기화’ 작전으로 올 겨울 우크라이나의 힘을 뺀 뒤, 지난 9월 30만명의 부분 동원령을 통해 끌어 모은 예비군을 전장에 모두 투입하는 내년 2~3월 전세 역전을 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푸틴의 최근 벨라루스 방문은 내년 초 우크라이나 북부나 키이우에 대한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국내에선 여전히 푸틴의 드라이브를 막을 세력이 마땅치 않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러 제재로 피해를 크게 입은 민간기업 소유주가 전쟁에 비판적이었지만 푸틴의 통제와 징벌에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 시민사회의 취약성과 원자화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중 봉기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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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협상은 러시아 시간만 벌어줄 뿐”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하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참호 아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대화에 대해 불신이 크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돈바스 분쟁 등에서 지난 8년간 러시아와 협상을 벌였지만 큰 진전이 없었고, 오히려 러시아의 침공을 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자신들의 영토를 러시아 점령 하에 두는 걸 전제로 한 합의를 절대 원하지 않는다”며 “협상도 러시아가 군사를 정비해 재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일 뿐이라 본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영토 완전 회복 ▶러시아의 전쟁 배상금 지급 ▶러시아에 대한 전쟁범죄 책임 추궁 등 러시아가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을 내놓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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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러 사이 줄타기?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카페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이용한 광고 포스터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우크라 무기 지원이 관건
결국 내년 초 전황이 협상 가능성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내년 전쟁 시나리오는 3가지다. 첫째, 러시아군이 내년 새로운 병력을 꾸려 재반격에 나서 점령지를 회복한다. 둘째, 현재의 교착상황이 2024년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셋째,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와 자포리자 지역을 완전 장악하고 크림반도까지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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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10개월-무엇을 남겼나 ㊦편은 12월 23일 선보입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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