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에 쏠린 세계의 눈.."평화의 상징 됐다"
입력 2018.04.28. 20:21
"남북 정상이 냉면 외교 펼쳐"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 등장한 '평양냉면'에 해외 언론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에선 평양냉면 음식점이 당일 특수를 누린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주요 매체들은 이 '차가운 면 요리'를 "평화의 상징"으로 부르며 그 유래와 제조법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벤저민 하스 기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모두발언에서 평양냉면을 소개하는 말을 듣자마자 평양냉면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서울의 전문식당을 찾아간 사연을 28일(현지시간) 가디언 웹사이트에 올렸다.
평양냉면을 직접 맛보겠다며 그 식당으로 향한 이는 비단 하스 기자만이 아니었다. 이미 그 식당은 만원이었다.
가디언은 쇠고기나 꿩고기로 낸 차가운 육수에 메밀면을 넣고 절인 야채, 배, 양지머리를 살짝 올린 평양냉면 레시피를 소개했다.
또 "이제 평화의 상징이 바뀌었다: 비둘기가 아니라 평양냉면으로"라는 한 국내언론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식당에서 마주친 일반 서울시민들의 정상회담 '감상기'도 함께 전했다.
한 대학생은 "아주 멋진 회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한 직장인은 "회담을 보느라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평양냉면을 언급한 이후, 평양냉면은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를 나타내는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국 BBC 방송은 트위터에 올라온 평양냉면과 남북정상회담 관련 트윗 게시물, 평양냉면을 맛보기 위해 식당 바깥에서 길게 줄 선 서울 시민의 장면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이 냉면 열풍을 만들어냈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전날 생방송 중 "'냉면 외교(noodle diplomacy)'에 대해 알아보겠다"며 평양냉면을 소개했다.
미국에서 요리사로 활동 중인 가수 출신 이지연씨가 CNN 스튜디오에 나와 냉면을 직접 만들었고, 이씨가 만든 냉면을 앵커들이 시식했다.
가족 중 이산가족이 있다는 이씨는 "지금 굉장히 벅차고 감정이 북받친다. 언젠가 북한에 방문해서 맛있는 평양냉면도 먹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오기 전에 보니까 오늘 저녁 만찬 음식 갖고 많이 얘기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편한 맘으로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평양냉면은 특별히 평양 옥류관에서 사용하는 제면기까지 공수, 옥류관 수석요리사가 판문점에서 직접 만든 뒤 남북 정상이 함께 만찬 하는 평화의 집으로 배달됐다.

[포토 뉴스]“배달왔습니다” 만찬장에 도착한 ‘진짜’ 평양냉면

3차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로 상에 오른 옥류관 평양냉면.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평양냉면은 눈에 띄는 ‘조연’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옥류관 평양냉면을 저녁 만찬의 특별메뉴로 요청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회담 모두발언 때부터 “멀리서 온” 이 냉면을 언급하며 농담을 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회담이 열린 지난 27일 서울 시내 평양냉면 가게들에는 하루 종일 길게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북측은 만찬 당일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판문점에 파견했고, 통일각에 제면기를 설치해 즉석에서 면을 뽑아냈습니다. 통일각은 판문점 북측 구역으로 북한 영토입니다.
갓 만들어진 냉면은 승합차에 실려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판문점 남측 구역인 평화의집 3층 만찬장으로 수송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에서 만들어진 냉면을 남에서 배달시켜 먹은 최초의 대통령이 됐습니다.
이날 만찬장 테이블에 오른 옥류관 평양냉면과 이를 맛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사진으로 전해드립니다.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로 제공된 옥류관 평양냉면.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냉면 그릇 옆으로 사진 오른쪽 아래 꿩고기 경단이 담긴 그릇이 보인다.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냉면은
꿩고기 경단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고 만찬 테이블에 함께 앉은 남측 참석자들에게 권했다.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지난 27일 저녁 판문점 북측 구역 통일각에서 만든 냉면을 북측 수행원들이 4번에 걸쳐 평화의집 만찬장으로 실어날랐다.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냉면을 들고 황급히 이동하는 북측 수행원들.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조리된 냉면을 옮기는 북측 요리사.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저녁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옥류관 평양냉면을 맛보고 있다.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판문점 통일각에서 배달된 평양냉면을 맛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판문점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김정은 위원장 특수”?…평양냉면집 오늘 인산인해
등록 :2018-04-27 12:19수정 :2018-04-27 22:05
일부 음식점은 한반도기 꽂아 냉면 내어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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