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北과 비핵화 대화" …펜스 "한국과 北 최대압박"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펜스 미 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20180208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창 겨울올림픽 미국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펜스 부통령과의 접견 및 만찬 회동에서 “무엇보다 미국의 확고한 원칙과 긴밀한 한ㆍ미 공조가 북한을 남북대화와 평창올림픽 참가로 이끌어 내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형성된 남북 대화 기조를 향후 북ㆍ미 대화로 이어나가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ㆍ미 간의 빈틈 없는 공조”라며 “부통령의 방한은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이어 다시 한 번 굳건한 한ㆍ미동맹과 양국 국민 간 연대를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트윗을 올려줬다”고도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12시경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를 기원한다. 대한민국이 진정 위대한 국가(GREAT NATION)라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줄 멋진 기회!”라는 글을 남겼다. 5시간 뒤에는 “굉장히 멋진(MAGNIFICENT) 겨울올림픽이 될 것이다. 한국 국민이 이뤄낸 것은 큰 영감을 준다”는 글을 다시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이에 펜스 부통령은 “지난 70년 가까이 양국은 함께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국민을 위해 평화, 번영, 안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내가) 여기에 온 것은 양국 국민간 강력하고 절대 깨뜨릴 수 없는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8일 건군 70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열병식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문제를 다뤘다”며 “(트럼프가 강조했던) 경제 관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이 말을 하고 싶다”며 “북한은 영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핵무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해서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미국의 결의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2018.2.8청와대사진기지단
회담이 끝난 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이끌어낸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비핵화를 위해 양국이 각급에서 협의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은 물론 비공개 회담에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하지 않아 문 대통령과 시각차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북한이 남북 대화에 나서는 태도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는 취지로 한반도 정세를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이같은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펜스 부통령의 반응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 이후 밝힌 추가 대북 제재가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날 북ㆍ미 대화를 직접 제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 건군절 기념 열병식서 '김정은' 카드섹션 (서울=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8일 오후 녹화 중계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일성광장을 메운 인파가 만든 글자 '김정은'과 노동당 로고. [연합뉴스]
한편 북한도 북·미 대화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조영삼 북한 외무성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는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며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아베 만난 펜스 “북한에 곧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 경제제재”
등록 :2018-02-07 20:00수정 :2018-02-07 22:19
북 인권문제 성토 등 강경발언
아베 “‘미소외교에 속지말자’ 일치”

5분만에 리셉션장 떠난 美 펜스 부통령…北 김영남과는 악수도 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리셉션을 열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펜스 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인 한정(韓正)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하기로 돼 있었다.
남ㆍ북ㆍ미ㆍ중ㆍ일의 정상급 인사가 모이면서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된 6자회담 당사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5개국이 10년 만에 머리를 맞댄 모습이 예상됐다. 특히 ‘전쟁 불사’ 발언을 주고받던 미국과 북한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 웰니스홀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을 맞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6시 4분, 귀빈맞이가 종료됐다. 이 때까지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6시 예정이었던 리셉션은 11분이 지나서 시작됐다. 청와대는 당초 주요 5개국 인사를 문 대통령 내외가 앉은 헤드 테이블에 배치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환영사가 진행되는 동안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의 환영사가 시작될 무렵 도착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리셉션장이 아닌 별도의 방에서 따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6시 35분쯤 리셉션장에서 나와 두 사람이 기다리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한ㆍ미ㆍ일 3국의 정상과 정상급 인사들은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한 이후인 6시 39분 함께 리셉션장에 입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아베신조 일본 총리,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그런데 펜스 부통령은 몇몇 귀빈들과 악수를 한 뒤 자리에 앉지 않고 그대로 돌아서 리셉션장을 빠져나왔다. 입장에서 퇴장까지 걸린 시간은 5분에 불과했다. 특히 헤드 테이블에 있던 김영남 위원장과는 악수도 하지 않았다.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뒤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자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런 상황에서 펜스 부통령이 북한 대표와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을 거부하는 듯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저녁 약속이 돼 있어 (불참이) 사전 고지됐고,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공지했다. 그는 “포토 세션에만 참석한 뒤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요청해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헤드 테이블 빈자리에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메리카’라는 명찰이 올려져 있어 청와대의 설명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개막식장에 입장하자마자 북측 인사 두명과 악수를 하고 인사를 건넸다. 김여정과는 첫 대면이었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자국 선수단 입장 때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개막식 내내 북한 인사들과 대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오히려 개막식이 진행 중이던 오후 9시11분쯤 “우리는 (북한에) 모든 경제적ㆍ외교적 압박을 가하면서 그것이 효과가 있는지 보기 위해 모든 군사적 옵션을 유지할 것”이란 글을 올렸다.

펜스 부통령이 9일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옵션'을 언급했다. 해당 인터뷰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리셉션 직전에 이뤄졌고,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개막식이 진행 중이던 오후 9시11분 방송된 해당 인터뷰를 개막식장에서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했다. [NBC 캡처]
반면 아베 총리는 리셉션에서부터 김영남 위원장과 접촉했다. 두 사람의 자리 사이에는 한정 중국 특별대표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있었다. 그랬지만 아베 총리는 김 위원장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한 뒤 통역을 사이에 두고 5분 이상 이야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환영사에서 “미래세대가 오늘을 기억하고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하게 기록해 주길 바란다”며 “평창 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 자리에 있기가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며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의미를 부여했다.
평창에 방문한 해외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에서 “남북대화를 비핵화를 위한 북ㆍ미 대화로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반복적으로 밝혔지만 이날은 ‘비핵화’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일반 출입구로 입장한 MB=리셉션과 개막식에는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리셉션 시작 전 도착했다. 하지만 외국 정상급이 아닌 이유로 입구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과 악수나 기념촬영 등의 의전 없이 일반 출입구를 통해 리셉션장에 입장했다. 개막식에서도 문 대통령의 자리와 먼 곳에 앉았다.
美펜스·日아베, 北김영남 피하려 文대통령 환영만찬서 '외교 결례'
파이낸셜뉴스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미 고위급 대표단 단장)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9일 각국 정상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환영하기 위해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환영만찬(리셉션)에 초대됐으나 같은 주빈석(헤드테이블)에 앉게 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대면을 피해 문 대통령의 환영사 연설도 듣지 않은 채 행사장 밖에서 대기하며 '고의 지각'을 범하는 등 외교 결례를 범했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의 연설 종료와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의 건배제의 직후 장내 '카메라'가 빠지며 언론에 비공개로 전환되자 그제서야 아베 총리와 함께 행사장에 입장했으나, 각국 정상 및 귀빈들과 인사를 나눈 후 5분만에 곧바로 퇴장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영남 상임위원장과는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직전 이날 오후 5시20분께 부터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선 방한한 각국 정상 및 외교사절, 국내 주요 귀빈들을 상대로 한 기념촬영과 환영만찬이 열렸다. 문 대통령은 리셉션장 앞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네덜란드 빌렘 알렉산더 국왕 내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내외 등 속속 도착하는 정상급 귀빈들을 맞이하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후 6시. 행사 시작을 앞두고도 아베 총리와 펜스 부통령은 나타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귀빈들은 10분 가량 기다리다가 더 지체할 수 없어 행사장에 입장해 환영만찬 행사를 시작했다. 장내에선 이미 문 대통령의 연설이 종료된 상황. 문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에 있기가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면서 북.미 대표단장을 가리켰으나 펜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 없었다.
그 시간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별도의 공간에서 대기하다가 두 사람끼리 기념사진을 찍었다.
© 제공: The Financial News 美펜스·日아베, 北김영남 피하려 文대통령 환영만찬서 '외교 결례'
아베총리와 미국 펜스 부통령이 9일 평창올림픽 사전 환영행사에 입장하지 않은채 밖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바흐 위원장의 건배제의가 끝난 후 일부러 행사장 밖으로 나와 두 사람과 한·미·일 포토세션 행사를 가졌다. 이후 세 사람이 나란히 행사장에 입장한 시간은 오후 6시39분. 늦게라도 두 사람이 행사장에 합류하게 됐다고 봤으나 아베 총리만 헤드테이블에 착석했고, 펜스 부통령은 정상들과 악수만 나눈 뒤 약 5분 뒤(오후 6시44분)착석하지 않은 채 퇴장해버렸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오후 6시30분에 저녁 약속이 돼 있었고, 우리 측엔 사전에 고지가 된 상태로 테이블 좌석 배치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이날 행사장 헤드테이블엔 펜스 부통령과 부인 카렌펜스 여사의 좌석이 마련돼 있었다.
아베 총리는 김 위원장과 주빈석에 함께 착석했으나 당초 청와대가 제시했던 좌석배치도 보다는 떨어져있었다. 초안엔 두 사람 사이에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만 있었으나 최종 좌석배치상 한정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까지 끼어 있었다. 대북 강경노선을 강조한 펜스·아베 두 지도자가 북한 대표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비춰지는 것을 극도로 꺼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전 우리 측에 "북한 측 인사들과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고 유난스러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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