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예술단 강릉 공연…함께 웃고 울었던 95분
[2018평창]
北 예술단 강릉서 공연 "호응 뜨거워"
파이낸셜뉴스 입력 : 2018.02.08 22:29 수정 : 2018.02.0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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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예술단 강릉 공연 (*사진=공동 취재단) |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염원 안고/ 폭풍도 헤쳐가며 미래로 날으네/ 비둘기야 비둘기야 더 높이 날아라/ 이 강산에 너의 노래 영원토록 울리게~"
8일 저녁 강원도 강릉시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북한 예술단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무려 15년 만이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공연은 북측 가수 리경숙의 '반갑습니다'를 첫 곡으로 막을 올렸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8명의 가수가 힘찬 목소리로 시작된 공연은 겨울 풍경의 역동적으로 묘사한 '흰눈아 내려라', 평화를 형상화한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전자악기의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등으로 이어졌다. '흰눈이 내려라'는 가사에 맞춰 겨울 소나무 위의 잔설이 쏟아지는 영상과 함께 천장에서는 은색가루가 쏟아지며 마치 눈이 온 듯한 무대가 꾸며져 눈을 사로잡았다. 이 곡은 지난 1일 북한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신년경축공연 '조선의 모습'의 대표곡으로, 북 예술단은 특별공연 관객인 남한 관객의 정서에 맞춰 '설눈'이란 단어를 '흰눈'으로 개사했다.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는 "푸르른 하늘가에 희망의 나래펴고/ 한없이 자유로이 춤추며 날으네/ 비둘기야 비둘기야 더 높이 날아라/ 내 고향(나라)의 푸른 하늘 영원토록 날아라/내 자란 보금자리~"라는 가사대로 평화의 염원을 담고 있다.
한국 가요도 흘러나왔다. 가수 이선희의 'J에게', 왁스의 '여정',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등을 독창과 2중창·4중창으로 부르자 관객들의 호응도 달아올랐다.
이어 '띠코띠코' '흑인영감 죠' '백조의호수' '그대 나를 일으켜세우네' '라데쯔키 행진곡' '카르멘서곡' '윌리엄텔 서곡' 등 유명 클래식 곡들도 관현악 연주로 들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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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예술단 강릉 공연(*사진=공동취재단) |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무대에 오른 사회자는 "이렇게 만나니 헤어졌던 부모 형제들과 상봉한 것처럼 감격스럽다. 우리는 하나의 겨레, 하나의 민족이라는 혈연의 뜨거운 정을 안고 이 자리를 같이 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민족경사로 기뻐하는 북한 인민들의 마음을 담아 울려 퍼질 노래에 통일의 새 시대를 열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커다란 박수로 이들을 맞이한 관객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한곡 한곡 노래와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람석에선 큰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객석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명희 강릉시장, 유은혜 의원,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진옥섭 한국문화재단이사장 등 정계와 문화계 인사들도 다수 있었다. 이들은 삼지연 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과 함께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당초 예상보다 10분 늦은 오후 7시 40분부터 입장한 관객들은 14x16m 크기의 무대가 관객석과 3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북 예술단의 공연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무대는 지휘자를 중심으로 전자 음악 연주단체인 모란봉악단이 중앙에, 관현악단이 좌우로 나눠져 있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일반 응모관객 560명과 초청관객 252명 등 총 812명이다. 강릉에 거주하는 김정인씨(47)는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둘째딸 박소이씨(22)와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김씨는 "남편이 양보해 방학을 맞아 집에 내려온 둘째딸과 함게 왔다"며 "주변에 당첨된 지인이 또 한명이 있다"고 말했다. 박소이씨는 "친구들은 이런 공연에 별 관심이 없다"며 "엄마와 취향이 비슷해서 함께 보러 왔다"며 웃었다.
커다란 박수로 이들을 맞이한 관객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한곡 한곡 노래와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람석에선 큰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객석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명희 강릉시장, 유은혜 의원,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진옥섭 한국문화재단이사장 등 정계와 문화계 인사들도 다수 있었다. 이들은 삼지연 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과 함께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당초 예상보다 10분 늦은 오후 7시 40분부터 입장한 관객들은 14x16m 크기의 무대가 관객석과 3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북 예술단의 공연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무대는 지휘자를 중심으로 전자 음악 연주단체인 모란봉악단이 중앙에, 관현악단이 좌우로 나눠져 있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일반 응모관객 560명과 초청관객 252명 등 총 812명이다. 강릉에 거주하는 김정인씨(47)는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둘째딸 박소이씨(22)와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김씨는 "남편이 양보해 방학을 맞아 집에 내려온 둘째딸과 함게 왔다"며 "주변에 당첨된 지인이 또 한명이 있다"고 말했다. 박소이씨는 "친구들은 이런 공연에 별 관심이 없다"며 "엄마와 취향이 비슷해서 함께 보러 왔다"며 웃었다.
한파가 누그러졌지만 쌀쌀한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공연은 오후 내내 관광객과 국내외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인근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북한 예술단 공연 반대 집회까지 열리면서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변에 경력을 배치해 삼엄한 분위기를 띄기도 했다.
이들은 강릉 공연을 마친 뒤 서울로 이동해 오는 11일 국립극장에서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 뒤 북한으로 돌아간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첫 곡 ‘반갑습니다’로 흥 돋우고 ‘J에게’ 부를때 하나됐다
등록 :2018-02-08 23:54수정 :2018-02-09 00:40
북 예술단 강릉공연
북한 대표가수 리경숙 첫 노래
평화의 노래 등 북 히트곡 선봬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등
남 인기가요 연주에 달아올라
마지막 곡 ‘다시 만납시다’ 열창
‘태양조선’으로 ‘단군조선’으로
노랫말 고쳐서 부르기도
북한 대표가수 리경숙 첫 노래
평화의 노래 등 북 히트곡 선봬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등
남 인기가요 연주에 달아올라
마지막 곡 ‘다시 만납시다’ 열창
‘태양조선’으로 ‘단군조선’으로
노랫말 고쳐서 부르기도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동포 여러분, 형제 여러분, 이렇게 만나니 반갑습니다.”
8일 저녁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이 펼쳐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선 북한의 대표 가수 리경숙의 ‘반갑습니다’가 첫 곡으로 선을 보였다. 예정시간보다 10분 늦게 시작됐지만, 분위기는 이내 흥으로 넘쳐흘렀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심수봉) ‘이별’(패티김) ‘당신은 모르실 거야’(혜은이) ‘사랑의 미로’(최진희) ‘다함께 차차차’(설운도) ‘홀로아리랑’(서유석) ‘여정’(왁스) ‘제이에게’(이선희) 등 북한 연주자들이 쏟아내는 남한의 인기 가요에 관객들의 열기도 달아올랐다. 공연은 예정보다 10분 늦은 8시 10분에 시작해 9시 45분까지 1시간 35분간 이어졌다.
가로 14m 세로 16m의 사임당홀 무대엔 전자음악 연주단체인 모란봉악단이 중앙에 배치됐고, 관현악단이 좌우로 나눠 앉았다. 무대와 관객석 거리가 3m에 불과해 관객들은 연주자 140명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무대는 화려했다. 여성 8중창단이 ‘흰눈아 내려라’라는 노래를 부를 땐 겨울 소나무 위의 잔설이 쏟아지는 영상과 함께 천장에서 은색 가루가 쏟아지며 무대를 수놓았다. 북 예술단은 특별공연 관객인 남녘 사람들의 정서에 맞게 ‘설눈’이란 단어를 ‘흰눈’으로 개사해 불렀다. 5명의 가수는 ‘달려가자 미래로’라는 빠른 템포의 북한 노래를 부르며 우리나라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율동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북한 히트곡 제조기라 불리는 작곡가 리종오의 작품인 ‘평화의 노래’도 등장했다. 이 곡의 원제는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이다. 이철주 남북문화기획자는 “평화올림픽이라는 행사에 맞춰 제목을 ‘평화의 노래’로 바꾼 듯하다”고 말했다.
‘아리랑’으로 시작해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백조의 호수’ ‘그대 나를 일으켜 세우네(You Raise Me Up)’ ‘빛나는 조국’까지 총 25곡의 서양 클래식 및 외국곡 메들리가 이어지자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는 등 관객의 호응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페라의 유령’은 ‘가극극장의 유령’, ‘올드블랙조’는 ‘흑인령감 조’라고 표기하는 등 북한의 고유 어법을 유지하며 곡을 소개한 점도 흥미로웠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16년 만에 펼쳐진 반가운 북녘 예술단의 공연이었지만, 남과 북은 레퍼토리를 놓고 공연 직전까지 조율해야 했다. 문제가 된 곡은 ‘모란봉’과 ‘백두와 한나(라)는 내 조국’이다. 민요풍의 ‘모란봉’은 ‘사회주의 혁명이 좋을시구~’란 구절이,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은 3절의 ‘태양 조선 하나되는 통일’이란 구절이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 끝에 북한 예술단은 ‘모란봉’은 부르지 않았고, ‘태양 조선’을 ‘단군 조선’으로 바꿔 불렀다.
무대 마지막은 이산가족 상봉 영상을 배경으로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납시다’가 장식했다. 줄곧 객석 중앙에 앉아 있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은 공연이 끝나자 무대에 올라 인사를 했다.
북한공연 전문가인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은 “북한 예술단이 이번에 한국 노래를 보여주기 수준으로 부른 것이 아니라 편곡해 자신들의 정서에 맞게 불렸다”며 “공식석상에서 부른 만큼 비밀리에 듣는 한류가 아니라 한류의 금기가 터진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분단 이후 노래를 선곡해 불렀다는 것은 파격적이다. 가사의 내용은 한국의 1980년대 분위기에 우리 가요 ‘해뜰날’처럼 고난을 이겨내자는 뜻을 북한풍에 가깝게 고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을 겨냥해 세계 명곡을 메들리로 들려줬고, 그 안에는 미국, 러시아 등 다양성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 평소 북한에서도 연주하는 곡이라는 것이 특이점”이라며 “노래하는 양식과 기법과 무대 매너 등은 지금 북한의 공연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은 “북 예술단이 최선을 다해 흥으로 통하는 무대였다. 이번 공연을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시도가 있어서 마음이 불편했으나 모든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최고의 무대”라고 평가했다. 30년간 아리랑을 연구한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은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서는 자주 만나는 방법밖에 없는데 스포츠·문화·응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는 것은 좋은 기회”라며 “북한의 ‘음악정치’를 또 다른 다양성 측면에서 이해하고 우리 것을 북한식으로 표현하는데 기대를 표시하는 것이 문화 교류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초청으로 공연을 관람한 소설가 이외수는 “그동안 북한 음악이 체제 선전용이라는 생각에 다소 못마땅했고 큰 기대 않고 왔는데 아주 좋았다”면서 “북한 측이 우리와 분위기를 맞추려 노력한다는 의지가 읽혔다”고 말했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공연을 관람한 북한공연예술 연구자들은 이번 무대가 삼지연악단을 중심으로 청봉악단과 모란봉악단이 주축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지휘는 장룡식 공훈국가합창단 소속 작곡가이자 지휘자와 윤범주 인민공훈합창단 지휘자가 나눠 맡았고, 작곡가인 안정호 모란봉악단 창작실 부실장이 무대감독을 맡아 공연을 총지휘했다. 가수는 김옥주, 김주향, 송영 등 청봉악단을 중심으로 하되 유봉미 등 모란봉악단 소속 가수 2명이 추가됐다. 이철주 문화기획자는 “장 지휘자는 최고의 작곡자이기도 하고 주요 음악행사나 사업에서 지도자를 수행하는 음악교사”라면서 “소속이 최고사령부 산하 공훈합창단 책임작곡가이기도 해서 삼지연관현악단의 위상과 함께 북한이 이번 공연을 얼마나 신경썼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객석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명희 강릉시장, 유은혜 의원,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등 정계와 문화계 인사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14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일반 응모관객 560명과 초청관객 252명 등 총 812명이 이날 공연을 즐겼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오른쪽 세번째부터)와 삼지연관현악단 현송월 단장 등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 관람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강릉아트센터 주변에선 공동응원단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 충돌을 빚기도 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서 꾸린 공동응원단 50여명은 이날 오후부터 공연이 열리는 강릉아트센터 입구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우리는 하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북녘 예술단을 반겼다. 공동응원단 활동을 위해 부산에서 왔다는 황석제(28)씨는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어 남북 교류의 출발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릉에 왔다”고 했다. 반면 이들 앞에선 보수단체 회원 100여명이 모여 “‘평양 올림픽’을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강릉아트센터 주변에는 낮부터 1000여명의 경찰이 배치돼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했다.
삼지연 관현악단은 이번 강릉 공연 후 서울로 이동해 11일 오후 7시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두 번째 공연을 하고 육로로 귀환할 예정이다.
북한예술단 강릉 첫 공연, 우려했던 정치색 없었다
등록 2018-02-09 09:06:36
【강릉·서울=뉴시스】 공동취재단·이재훈 기자 =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펼쳐진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은 음악을 통해 남북한은 하나라는 걸 증명한 자리였다.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를 위해 90분가량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는 남한의 유명한 대중음악을 비롯해 남북한에게 익숙한 곡들이 대거 포함됐다.
음악으로 동질감을 느낀 자리였던 셈이다. 평소 체제 선전에 앞장서는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모란봉악단 등이 포함돼 우려됐던 정치색을 씻었다.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를 위해 90분가량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는 남한의 유명한 대중음악을 비롯해 남북한에게 익숙한 곡들이 대거 포함됐다.
음악으로 동질감을 느낀 자리였던 셈이다. 평소 체제 선전에 앞장서는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모란봉악단 등이 포함돼 우려됐던 정치색을 씻었다.
북한 예술단이 남한에서 공연을 한 건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15년6개월 만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 등 북한예술단 5개 안팎이 연합해서 만들어진 약 140명 규모의 삼지연관현악단은 새롭게 구성된 프로젝트성 악단임에도 안정적인 공연을 선보였다는 평이 많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80명 가량이고, 나머지는 가수, 무용수 등이다. 지휘자를 중심으로 전자음악 등을 연주하는 밴드 성격의 모란봉악단이 중앙에 배치됐다. 좌우로는 관현악단이 펼쳐 앉았고 맨 뒤에는 타악기들이 운집했다. 몰려 앉았다.
이날 메들리를 포함 40여곡을 들려줬다. 남한 대중음악, 클래식, 북한음악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해 그 중 중요곡을 꼽아 의미를 톺아봤다.
◇남한 대중음악
이날 40여곡 중에서 남한음악은 무려 10여곡이 포함됐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원곡 그대로 부른 것이 아닌, 관현악 등 북한식의 색깔을 더해 편곡이 됐다는 점이다. 일정 부분 공을 들인 셈이다.
우선 주목 받은 건 이선희의 'J에게'다. '작은거인'으로 통하는 이선희가 1984년 '강변가요제'에서 임성균과 함께 한 혼성듀오 '4막5장'이라는 팀으로 출전해 부른 곡이다. 이선희가 2003년 북한 평양 모란봉 야외무대에서 열린 '통일 음악회'에서도 들려준 곡으로 북한에게도 익숙하다. 이날 공연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은 관현악 편성을 더해 2중창으로 선보였다.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도 주목 받았다. 작곡가 김희갑의 대표곡 중 하나로, 최진희를 톱스타 반열에 올리는데 기여했다. 특히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최진희는 2002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MBC 평양 특별공연'에서 이 곡을 부른 바 있디.
이날 삼지연관현악단은 북한에서도 인기를 누린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도 들려줬다. 심수봉의 또 다른 대표곡으로 이날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때 그 사람'은 북한에서도 널리 알려진 곡이다.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에 삽입되기도 했다.
서유석의 독도를 소재로 한 '홀로 아리랑'도 들려줬다. 비교적 젊은 측의 가수 노래로는 왁스의 '여정'이 포함됐다. 왁스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손으로 추정되는 김한솔이 사용했던 유튜브 계정에 왁스 곡을 연결해 놓는 등 북한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가수로 알려졌다.
이밖에 나훈아의 '사랑', 송대관의 '해뜰 날',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윤형주의 '어제 내린 비' 등을 선보였다.
이날 40여곡 중에서 남한음악은 무려 10여곡이 포함됐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원곡 그대로 부른 것이 아닌, 관현악 등 북한식의 색깔을 더해 편곡이 됐다는 점이다. 일정 부분 공을 들인 셈이다.
우선 주목 받은 건 이선희의 'J에게'다. '작은거인'으로 통하는 이선희가 1984년 '강변가요제'에서 임성균과 함께 한 혼성듀오 '4막5장'이라는 팀으로 출전해 부른 곡이다. 이선희가 2003년 북한 평양 모란봉 야외무대에서 열린 '통일 음악회'에서도 들려준 곡으로 북한에게도 익숙하다. 이날 공연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은 관현악 편성을 더해 2중창으로 선보였다.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도 주목 받았다. 작곡가 김희갑의 대표곡 중 하나로, 최진희를 톱스타 반열에 올리는데 기여했다. 특히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최진희는 2002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MBC 평양 특별공연'에서 이 곡을 부른 바 있디.
이날 삼지연관현악단은 북한에서도 인기를 누린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도 들려줬다. 심수봉의 또 다른 대표곡으로 이날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때 그 사람'은 북한에서도 널리 알려진 곡이다.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에 삽입되기도 했다.
서유석의 독도를 소재로 한 '홀로 아리랑'도 들려줬다. 비교적 젊은 측의 가수 노래로는 왁스의 '여정'이 포함됐다. 왁스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손으로 추정되는 김한솔이 사용했던 유튜브 계정에 왁스 곡을 연결해 놓는 등 북한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가수로 알려졌다.
이밖에 나훈아의 '사랑', 송대관의 '해뜰 날',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윤형주의 '어제 내린 비' 등을 선보였다.
◇클래식 음악
클래식음악은 애초 러시아 음악에 쏠려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다양한 국가와 색깔의 음악을 들려줬다. 올림픽을 기념하는 공연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터키 행진곡, 카르멘 서곡 등을 메들리로 들려줬다. 평소 북한에서도 연주하는 레퍼토리로, 본연의 연주 스타일을 그래도 선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건 팝페라 곡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음악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을 '가극극장의 유령'으로 표기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북한 노래
오프닝곡은 남한에서도 잘 알려진 리경숙의 '반갑습니다'였다. 1945년 분단 이후 55년 만인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을 당시 북한 노래가 남한 사람들의 자주 입에 오르내린 바 있다.
클래식음악은 애초 러시아 음악에 쏠려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다양한 국가와 색깔의 음악을 들려줬다. 올림픽을 기념하는 공연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터키 행진곡, 카르멘 서곡 등을 메들리로 들려줬다. 평소 북한에서도 연주하는 레퍼토리로, 본연의 연주 스타일을 그래도 선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건 팝페라 곡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음악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을 '가극극장의 유령'으로 표기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북한 노래
오프닝곡은 남한에서도 잘 알려진 리경숙의 '반갑습니다'였다. 1945년 분단 이후 55년 만인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을 당시 북한 노래가 남한 사람들의 자주 입에 오르내린 바 있다.
당시 '반갑습니다'와 함께 전혜영의 '휘파람' 등 북한 노래가 남한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두 곡은 당시 남한 사람들의 휴대폰 벨소리로도 자주 애용됐다.
이날 공연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8명의 여자 가수가 무대를 열며 신나게 불렀고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어깨를 덩실거렸다.
이와 함께 이날 겨울 풍경을 역동적으로 묘사한 '희눈아 내려라', 평화를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진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등 북한 노래들이 이어졌다.
여자 가수 5명이 핫팬츠 차림으로 K팝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춤과 함께 경쾌하게 노래를 들려준 '달려가자 미래로'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다만 공연 시작 직전까지 북측과 신경전도 있었다. 북측이 준비한 '모란봉'과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민요풍의 '모란봉' 중간 가사에는 "사회주의 건설이 좋을시고"가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에서는 "태양조선 하나 되는 통일이어라"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남측에서 나왔다.
결국 '모란봉'은 이날 프로그램에서 빠졌고,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은 가사가 포함되지 않은 연주곡 형태로 선보였다. 이 조율을 위해 이날 공연이 10분 가량 늦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날레는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남북한의 재회를 바라는 '다시 만납시다'로 마무리됐다.
이날 공연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8명의 여자 가수가 무대를 열며 신나게 불렀고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어깨를 덩실거렸다.
이와 함께 이날 겨울 풍경을 역동적으로 묘사한 '희눈아 내려라', 평화를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진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등 북한 노래들이 이어졌다.
여자 가수 5명이 핫팬츠 차림으로 K팝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춤과 함께 경쾌하게 노래를 들려준 '달려가자 미래로'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다만 공연 시작 직전까지 북측과 신경전도 있었다. 북측이 준비한 '모란봉'과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민요풍의 '모란봉' 중간 가사에는 "사회주의 건설이 좋을시고"가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에서는 "태양조선 하나 되는 통일이어라"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남측에서 나왔다.
결국 '모란봉'은 이날 프로그램에서 빠졌고,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은 가사가 포함되지 않은 연주곡 형태로 선보였다. 이 조율을 위해 이날 공연이 10분 가량 늦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날레는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남북한의 재회를 바라는 '다시 만납시다'로 마무리됐다.
◇총평
이날 공개된 무대는 화려한 편이었다. 뒤편은 대형스크린이 벽을 꽉 채웠고, 스크린에서는 공연 내내 화려한 영상이 펼쳐졌다. 레이저 조명도 아낌없이 쐈다.
공개된 무대는 가로 14m, 세로 16m 규모였는데 무대 앞쪽의 오케스트라 피트까지 넓게 사용해 객석과 무대가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많았다. 강릉아트센터는 사임당홀의 무대 앞좌석인 70석을 비우고 무대공간을 넓혔다고 했다. 이에 따라 총 998석인 사임당홀은 방송장비를 배치한 객석을 제외하고 약 900석으로 줄어들었다.
전문가와 이날 공연을 본 관계자들은 이날 공연에서 달라진 북한의 문화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현재 남한에서 예술단으로 활동하는 관계자는 "예전에는 무용 중심의 공연이 많았는데, 최근 공연은 기악과 성악 위주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을 본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아무래도 같은 민족인데 그들은 어떻게 그들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은 "북한은 음악정치라는 것에 일관된 논리가 있다. 그것을 남측에서는 동질성 회복이라는 걸 더 강조해서 레퍼토리라든가 공연 방식이라든가, 또 다른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를 하고 우리 것을 북한식으로 표현하는 데 대한 응원과 기대를 가져주는 것이 문화교류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날 공연은 총 800여명이 관람했다. 문화계, 체육계, 사회적 약자, 실향민, 이산가족 등 정부 초청 인사가 250명이고 나머지는 추첨으로 선발됐다. 객석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등이 앉았다. 삼지연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도 객석 중앙에 자리했다.
이번 공연은 개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화제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연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를 통해 응모를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총 780명(1인당 2매, 관람 인원 1560명)을 선정했는데 응모에 15만6232명이 몰렸다. 이에 따라 중고 티켓거래 사이트에서는 수백만원에 해당 표를 팔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관객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한 뒤 입장시켰다.
한편 삼지연 관현악단은 오는 11일 오후 7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다. 강릉아트센터와 같은 레퍼토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realpaper7@newsis.com
이날 공개된 무대는 화려한 편이었다. 뒤편은 대형스크린이 벽을 꽉 채웠고, 스크린에서는 공연 내내 화려한 영상이 펼쳐졌다. 레이저 조명도 아낌없이 쐈다.
공개된 무대는 가로 14m, 세로 16m 규모였는데 무대 앞쪽의 오케스트라 피트까지 넓게 사용해 객석과 무대가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많았다. 강릉아트센터는 사임당홀의 무대 앞좌석인 70석을 비우고 무대공간을 넓혔다고 했다. 이에 따라 총 998석인 사임당홀은 방송장비를 배치한 객석을 제외하고 약 900석으로 줄어들었다.
전문가와 이날 공연을 본 관계자들은 이날 공연에서 달라진 북한의 문화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현재 남한에서 예술단으로 활동하는 관계자는 "예전에는 무용 중심의 공연이 많았는데, 최근 공연은 기악과 성악 위주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을 본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아무래도 같은 민족인데 그들은 어떻게 그들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은 "북한은 음악정치라는 것에 일관된 논리가 있다. 그것을 남측에서는 동질성 회복이라는 걸 더 강조해서 레퍼토리라든가 공연 방식이라든가, 또 다른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를 하고 우리 것을 북한식으로 표현하는 데 대한 응원과 기대를 가져주는 것이 문화교류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날 공연은 총 800여명이 관람했다. 문화계, 체육계, 사회적 약자, 실향민, 이산가족 등 정부 초청 인사가 250명이고 나머지는 추첨으로 선발됐다. 객석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등이 앉았다. 삼지연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도 객석 중앙에 자리했다.
이번 공연은 개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화제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연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를 통해 응모를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총 780명(1인당 2매, 관람 인원 1560명)을 선정했는데 응모에 15만6232명이 몰렸다. 이에 따라 중고 티켓거래 사이트에서는 수백만원에 해당 표를 팔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관객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한 뒤 입장시켰다.
한편 삼지연 관현악단은 오는 11일 오후 7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다. 강릉아트센터와 같은 레퍼토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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