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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선수촌 문 열었다…“남녘에 북녘동포 인사 전합니다”

by 무궁화9719 2022. 9. 28.

선수촌 문 열었다…“남녘에 북녘동포 인사 전합니다”

등록 :2018-02-01 22:50수정 :2018-02-02 07:34

 
북 선수단 32명 어제 입성…강릉선수촌 입촌
원길우 단장 “남녘에 북녘동포 인사 전합니다”
앞서 평창·강릉선수촌 공식 개촌…인공기도 게양
경기장 개방 각국 선수 적응훈련
최문순 “4월 평양 마라톤 등 출전”
     
북한선수단 본진이 1일 저녁 아시아나 전세기를 타고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 내린 뒤 대회 기간 동안 머물 강릉선수촌에 도착해 손을 흔들며 들어가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평화통일운동단체 회원 10여명이 “우리는 하나”라는 문구와 한반도기가 새겨진 펼침막을 들고 양양공항 건물 밖에서 환영 인사를 했다. 공항 안팎은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내외신 취재기자 등 수백명으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 본진 32명은 무거운 침묵 속에 미소를 띠기도 했지만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채 불과 5분 만에 남쪽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고 공항을 떠났다. 원 단장은 “남녘의 겨레들에 우리 북녘 동포들의 인사를 전한다”고 취재진에게 짧게 말한 뒤 차에 탑승했다. 남쪽에서 특별히 준비한 환영 행사는 없었고, 경찰은 3중 벽으로 폴리스라인을 만들어 경호했다.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맨 앞)과 김주식(맨 오른쪽) 등 평창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들이 1일 저녁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통해서 들어오고 있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본진이 1일 저녁 7시10분께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남쪽 땅에 입성했다. 북한 선수단은 이날 오후 4시40분께(현지시각) 아시아나 전세기를 타고 원산 갈마공항을 출발했으며, 동해 하늘길을 통해 오후 6시9분 양양공항에 도착해 1시간 뒤 국제선 출구를 통해 나왔다. 이어 취재진을 뚫고 곧바로 피겨, 쇼트트랙,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등 종목별로 남쪽에서 준비한 25인승 미니버스 4대와 버스 1대에 나눠 타고 이동해 에이디(AD)카드를 받고 강릉선수촌에 들어갔다.
 
북 선수단은 원 단장을 비롯해 코치 3명, 알파인스키 선수 3명(최명광 강성일 김련향),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 3명(한춘경 박일철 리영금), 피겨스케이팅 페어 선수 2명(렴대옥 김주식), 쇼트트랙 선수 2명(정광범 최은성)에다 지원인력 18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로써 이미 남북 합동훈련을 위해 방남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을 포함하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 22명의 방남이 이날 완료됐다. 임원 24명 등까지 합하면 전체 47명이다.
 
1일 오후 개촌식이 열린 강원도 강릉선수촌 국기광장에 참가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오륜기 안쪽으로 북한의 인공기도 보인다. 강릉/연합뉴스
  
앞서 2018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평창선수촌과 강릉선수촌에서 동시에 공식 개촌식을 열고 본격적인 평창올림픽의 시작을 알렸다. 평창선수촌 개촌식 행사는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올림픽’을 기원하는 행사로 준비됐다. 내빈과 자원봉사자들이 비둘기 모양으로 제작된 평화의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장면은 장관을 이뤘다.
 
개막식은 9일이지만 이날부터 각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짐을 풀기 시작했다. 한국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은 7일(오전 11시)로 예정됐지만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선수들은 이날 가장 먼저 평창선수촌에 여장을 풀었다. 정선과 용평 알파인스키 경기장 등 대회가 열리는 12개 경기장도 이날 굳게 닫았던 문을 개방하면서 각국 선수들의 실전 훈련 등 메달을 향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전날까지 유일하게 비어 있던 국기 게양대에 인공기도 채워졌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92개국(러시아 제외) 가운데 하나지만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려는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이었다. 다른 나라 국기의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관례에 따라 개촌일 하루 전에 모두 게양했지만 인공기는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를 피하기 위해 공식 개촌일에 맞춰 게양했다는 것이 조직위원회의 설명이다. 남한에서 개최한 스포츠 국제대회에서 북한 인공기가 게양된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4번째이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4년 만이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오른쪽)이 1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평창겨울철올림픽 선수촌에서 열린 개촌식에서 유승민 평창 선수촌장(왼쪽) 등 참석 내빈과 함께 비둘기 모양 풍선을 들고 있다.평창/연합뉴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개촌식에서 “그동안 국제행사에서 평창과 평양을 혼동하지 말라고 강조해왔는데 이번 올림픽은 평창과 평양이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개촌식 뒤 기자들과 만나 “4월 평양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6월 평양 유소년축구대회에 강원도가 출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에 양양과 원산 갈마비행장을 오가며 남과 북의 하늘길이 트였다. 이런 일들을 통해 남북이 더 발전하도록 교류를 늘려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92개국에서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2014 소치올림픽(88개국 2858명 참가)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양양·평창/김경무 선임기자, 이찬영 기자 kkm100@hani.co.kr

 

[평창 G-7]“남녘 겨레에 북녘 동포의 인사 전한다”

 양양 | 공동취재단·윤은용 기자

입력 : 2018.02.01 22:41:01 수정 : 2018.02.01 23:37:55

ㆍ원길우 북한 선수단장 등 32명 방남…강릉선수촌 어제 입성

 

렴대옥의 ‘미소’ 답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1일 강원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피겨스케이팅 대표 렴대옥이 강릉선수촌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선수단과 남북 스키 공동훈련에 참가한 남한 선수들을 태운 전세기가 1일 오후 6시9분 강원 양양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기장과 스튜어디스, 남한 선수들이 먼저 빠져나왔다. 취재진과 인파가 몰려 한 시간여 더 지났을 무렵, 입국장 게이트가 다시 한번 열렸다. 북한 선수단이 수없이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길우 체육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선수단 본진 32명은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닫은 채 5대의 버스에 나눠 탔다. 

 

원 단장은 버스로 걸어가면서 옅은 미소를 지을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다가 버스 앞에 도착해 “남녘의 겨레들에 우리 북녘 동포들의 인사를 전한다”고 짧게 말하고는 차에 올라탔다.

 

선수단은 카메라 앞에선 정면만 응시하고 걸어갔다. 하지만 버스에 앉은 뒤엔 창밖을 보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지난해 삿포로 아시안게임 동메달,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피겨 페어의 렴대옥-김주식은 손을 흔들며 남측의 환영에 답례했다. 

 

양양공항에선 국내외 기자 100여명이 북한 선수단 본진의 방남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환영합니다”라고 외쳤다. 북한 선수단은 공항 앞에 내걸린 ‘우리는 하나, 동포 여러분 반갑다’ ‘북녘 동포들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보자 미소를 짓기도 했다.

 

특히 렴대옥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가볍게 흔들자 그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기자들이 한꺼번에 모여들어 잠시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북한 선수들은 곧장 강릉선수촌으로 향해 올림픽 개최 도시에서 첫 밤을 보냈다. 

 

입국장 나오는 원길우 북 선수단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이 1일 오후 강원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양양 |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선수단은 이날 강릉선수촌에 입촌한 뒤 오는 8일 오후 1시 입촌식을 갖고 본격적인 올림픽맞이에 들어간다. 

 

이번에 남한 땅을 밟은 북한 선수단 32명에는 원길우 단장과 선수 10명, 코치 3명에 지원인력 18명이 포함됐다. 역도 선수 출신인 원 단장은 올해 남북 고위급회담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남북 실무회담에서 북측 대표로 참여했다. 

 

지난달 25일 먼저 들어와 단일팀 구성을 위해 손발을 맞추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과 코치·보조인력 3명 등에 이어 본진이 들어옴에 따라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방남이 완료됐다. 이날 남한 땅을 밟은 북한 선수 10명은 알파인스키 3명(김련향·최명광·강성일), 크로스컨트리스키 3명(리영금·박일철·한춘경), 피겨스케이팅 페어 2명(렴대옥·김주식), 쇼트트랙 2명(최은성·정광범) 등으로 구성됐다. 피겨스케이팅의 렴대옥·김주식은 출전권을 자력으로 확보하고도 출전 신청을 ISU에 하지 않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배려로 와일드카드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한다. 나머지 선수들은 국제무대에 거의 나서지 않아 실력이 베일에 가려 있으나 역시 IOC의 배려로 와일드카드로 올림픽 무대에 나선다.

 

이날 북한 선수단이 도착한 양양공항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태세가 강화됐다. 입국장 게이트에서부터 경찰들이 길게 늘어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고, 북한 선수들이 타고 이동할 버스 5대가 주차한 도로 일부 구간은 경찰이 모두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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