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통화 스와프 없이 3500억 대미 투자, IMF같은 상황 직면”
로이터 인터뷰서 “피를 나눈 동맹, 최소한의 합리성 유지할 것”
- 수정 2025-09-22 20:44
- 등록 2025-09-22 18:01

대미투자액 3500억 달러는 외환 보유액의 83%…단번에 빠지면 ‘휘청’
미, 일본과 다른 외환시장 현실 ‘모르쇠’
일본은 미국과 통화스와프 안전장치 무제한


대통령실 "시한에 쫓겨 기업 손해보는 합의에 서명할 순 없다"
입력 2025.09.16 오전 11시 58분
수정 2025.09.16 오전 11시 59분
임형섭 기자
"장기교착 경험 처음이라 어렵지만…기업 손해 강요 않을 것"

[사설] 미국의 과도한 관세협상 요구, 수용하기 힘들다
- 수정 2025-09-14 20:49
- 등록 2025-09-14 18:09

한미 협상에 '당당한' 이재명…"국익 반한 결정 절대 안 해"
취임 100일 회견 "미 일방적 관세 증액에 최대한 방어"
미군, 전략적 유연성, 핵연료, 관세, 3500억 달러 '쟁점'
"한일, 대북, 최근엔 대미 관계 똑같이 어렵다"
"북한 활짝 웃고 나올 걸로 생각했으면 바보"
"한반도 평화안정에 미국이란 요소도 중요하나,
'미국 대통령 트럼프'란 사람의 특성이 더 도움"
"휴전선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 우리에게 이익"
"전에 작은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표현한 기억이 있는데, 앞으로도 제가 퇴임하는 순간까지 넘어야 할 고개가 수없이 있을 겁니다. 분명한 건, 저는 어떤 이면 합의도 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좀 어렵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호의 선장으로서 '트럼프 관세'와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문제를 포함한 한미 후속 협상에 이런 원칙들을 가지고 당당하게 임하고 있음을 밝혔다.

'당당하게' 한미 협상 지휘하는 이재명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안 한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상의 최종 타결 시점을 묻자 "완결된 게 아니다...결과는 지금 있는 상태대로다"라면서 "온갖 협상 요소들이 있다. 안보 분야는 미군 문제, 핵연료 처리 문제, 전략적 유연성 문제, 국방비 문제, 통상 분야에선 3500억 달러 어떻게 할거냐. 관세는 어떻게 할거냐 등등"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하고 똑같이 할거냐, 앞으로도 한참 더 협상해야 된다"면서 "협상 표면에 드러난 건 여전히 거칠고 과격하고 과하고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더라도 최종 결론은 합리적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아직도 여전히 믿는다. 결론적으로 열심히 협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협상의 총책임자로서 후속 협상이 진통을 겪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도한' 미국의 요구엔 물러서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대내외에 천명한 셈이다.
앞서 9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현재 자동차 관세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의 세부 사항 등을 놓고 한미 후속 협상이 교착 상태임을 인정하고 협상 지연으로 당장 우리 경제와 민생에 부정적 영향이 있더라도 서둘러 합의할 생각이 없을 뿐 아니라, 양국 간 '합리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MASGA(조선 협력) 프로젝트 철회 가능성도 내비쳤다.

"미국 일방적 관세 증액에 최대한 방어"
"우리가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나?"
미 이민 당국의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대규모 체포, 구금 사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양국의 동반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과 기업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고 공개 촉구한 데 이어 이날 회견에선 "기업들 입장에선 현지 공장을 설립한다는 데 불이익을 받거나 어려워질 텐데 고민을 안 할 수가 없겠다. 현재 상태라면 우리 기업들 입장에선 미국 현지 직접 투자를 매우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해 트럼프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인상이었다.
한미 협상의 성격이 '방어전'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는 걸 끊고는 웃으면서 "왜 남들은 사인하는데 우린 사인 못하냐는 그런 논란이 있더라"라고 운을 뗐다. 그리곤 하고 싶은 말을 쏟아 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얻으러 간 게 아니다. 미국의 일방적 관세 증액에 우리가 어떻게 최대한 방어할 것인가. 방어하러 갔으면 방어하면 됐지 왜 사인하나. 사인하려면 좋은 사인을 해야지. 사인을 우리가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나. 최소한 합리적 사인을 하도록 해야지. 사인 못 했다고 비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휴전선에서 긴장 완화, 우리에게 이익"
"개인 신념보다 국민 삶, 국익이 더 중요"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 북미관계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지난 2년여 전임 윤석열 정권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북한으로선 남한 정부가 바뀌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및 철거,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대북 선전 라디오 폐쇄 등 몇몇 유화조치를 했다고 돌연 "활짝 웃고" 나올 걸로는 생각한 적이 없고 "냉랭한" 지금의 북한 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국익의 관점'에서 하나하나 개선해 나겠다는 '실용주의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란 게 군사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엄청난 피해를 주기 때문에 휴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건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웃지 않는다고 우리도 계속 화내면 우리가 손해라면서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재명이 종북이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 경제를 위해서 민생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안정에 미국이란 요소도 중요하나,
'미국 대통령 트럼프'란 사람의 특성이 더 도움"
그러면서 지금의 단절된 남북관계의 복원이 우리 정부의 노력만으로 부족하고,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 북한이 느끼는 미국의 체제위협 문제, 한국이 휴전협정 당사자가 아니고 전시작전권도 없는 '자주'의 문제를 제기하는 북한의 주장 등을 고려할 때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북미대화가 열리는 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지난달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의 '피스메이커'(평화중재자) 역할을 주문하며 자신은 '페이스메이커'로서 옆에서 돕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은 "그걸 우리가 주도하거나 우리의 바운더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면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 언제나 실용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고 (가슴에 손을 올리며) 진짜 실용적인 사람이지요. 이념과 가치 개인의 신념 이런 것보다 국민의 삶과 나라의 이익, 국익이 더 중요,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어떻게 하면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도움 되느냐 끊임없이 생각을 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존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다. 미국이라는 요소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란 사람의 특성이 한반도 평화안정 확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일 관계는 대북 관계만큼 어려워,
최근엔 대미 관계도 똑같이 어렵다"
"모든 신뢰가 다 깨진" 현 남북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가장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인데 가장 냉담하고 적대적인 게 가장 슬픈 현실이다. 특별한 진척은 없지만, 노력은 끊임없이 하고 있다...아무것도 안 하고 적대적으로 자극, 대립하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평화적인 노력을 계속하니까 쌓이고 쌓이다 보면 조금의 틈이 생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는 참 대북 관계만큼 어려운 것 같다. 최근에는 대미 관계도 똑같이 어려운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영토 문제는 매우 어려운 주제"라면서 "외면하지 않되 그런 문제하고 사회·경제·민간교류 같은 미래 지향적 문제는 별도로 접근하자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이후의 일본 정부와의 관계엔 "우리의 기본적 원칙 투트랙 전략에 따라 협력할 건 협력하고 따질 건 따지고 규명할 건 규명해 나가려고 한다"면서 "전 세계 경제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한일 간의 경제 분야에 대한 새로운 협력 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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