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전 한국의 독립·발전상 내다본 헝가리 신부의 '일기'와 '고지도'
“가장 암울했던 시기의 조선에서 페테르 신부가 내다본 조선의 미래는 현실이 되었다”
정현숙 l 기사입력 2021/11/04 [15:00]
김정숙 여사 "100년 후 한국 국민들에게 보낸 편지 같아..완벽하게 예견"
"한반도 동쪽 바다를 '소동해(小東海)'로 표기..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헝가리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선물 받은 동해가 표기된 고지도와 110년 전 한국에 머물렀던 헝가리 '버이 페테르' 가톨릭 신부가 쓴 일기를 공개했다.
페테르 신부의 일기에는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과 빠른 속도로 달성하고 있는 한국의 근대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제국주의의 잔혹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탁 비서관은 4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오늘 헝가리 국가기록원이 우리에게 선물한 지도"라며 "1730년 독일에서 제작된 것으로, 한반도 동쪽 바다를 '소동해(小東海)'로 표기하고 있다. 동해.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동해 라는데"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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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앞서 게시글에서 탁 비서관은 "오늘 김정숙 여사님은 헝가리 국가기록원을 방문하셨다"라며 "여사님의 방문에 헝가리는 1910년을 전후해서 한국과 일본, 중국에 있었던 버이 페테르 헝가리 가톨릭 신부가 쓴 책(일기)과 고지도 한 점을 준비해 주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순방팀은 이 110년 전의 일기를 발견하고 헝가리의 배려로 미리 읽으며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라며 "혹여 언론을 통해 전체 내용이 보도되기 어려울까 싶어 이렇게 소개한다"라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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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 신부는 일기에서 "조선 민족은 세련된 취향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예술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나는 일찍이 다른 나라에서 이런 고귀함을 본 적이 없다"라고 극찬을 했다.
또 "그들은 발전의 일반적인 길을 에둘러서 대단한 속도로 근대적인 업적들을 성취하고 있다"라고 한국의 빠른 근대화 속도를 평가했다.
페테르 신부는 1909년 러시아 방문 중 안중근 의사의 저격으로 숨진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선량한 일본의 애국자임은 틀림없을지 모르겠으나, 잔학하고 냉혹한 인물이었다"라고 평가하면서 "그는 결국 그가 한국인들에게 행한 범죄로 말미암아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라고 일기에 썼다.
페테르 신부는 당시 조선이 엄혹한 일제강제기 임에도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는 "일본의 지배와 엄격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조선에 대해 영원한 지배를 존속시킬 수 없을 것이다" "조선 민족이 일본의 침략자들보다 더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조선은 다시 주권을 찾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세상 그 어느 누가 극동아시아의 태동에서 야기되어지는 영향력을 미리 알 수 있겠는가?"라며 "세상의 무대는 대서양이 아니라 태평양 연안지역으로 옮겨질 것이며 그때는 아시아와 미국, 캐나다와 시베리아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부산이 그 특별한 지정학적 위치로 아시아 대륙의 관문 역할을 할 것이라 쓴 적이 있다. 거대한 노선은 유럽에서 출발하여 시베리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일본과 미국을 향해 이곳 부산으로 이어진다"라며 "이 민족과 국가에게 미래의 중요한 역할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항상 확신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1902~1907년 동안 조선에 머물렀던 페테르 헝가리 신부의 일기(1902년)와 저서(1918년) 내용 중 일부를 '처버 써보' 헝가리 국가기록원 원장과 최재희 한국국가기록원장이 교대로 낭독하는 행사를 가졌다.
낭독을 들은 김정숙 여사는 “마치 100년 후의 한국 국민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글”이라며 감탄했다. 특히 일기에서 부산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마치 100년 후를 다녀간 것 같은 글”이라며 “분단 이후 단절된 남과 북의 철도를 연결하고, 한국과 러시아 유럽을 잇고자하는 오늘 대한민국의 구상을 완벽하게 예견하고 있다”라고 거듭 찬탄했다.
김정숙 여사는 “가장 암울했던 시기의 조선에서 피테르 신부가 내다본 조선의 미래는 현실이 되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은 굴곡의 역사 속에서 꿈을 현실로 바꿔냈다”라고 평가했다. 김정숙 여사는 “헝가리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3,000km의 기록 속에서 한국의 과거와 오늘을 잇는 기록을 찾아내 준 연구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김 여사는 답례품으로 헝가리 국가기록원에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장헌대왕실록의 복제본을 선물했다.
페테르 신부는 1902년 고종 황제를 알현한 최초의 헝가리인으로 알려져 있다. 청일전쟁 이후인 1902년부터 조선을 오가며 선교활동을 하면서 당시 궁궐 모습과 조선의 문화, 민초들의 생활, 그리고 조선에 대한 일본의 커지는 영향력 등을 우려하는 글을 일기, 에세이, 기행문 형태의 기록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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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가 건네준 '小동해' 옛지도..김정숙 여사 "정말 희귀한 건데"(종합)
김태규 입력 2021. 11. 04. 01:17 수정 2021. 11. 04. 02:37
헝가리 국가기록원 방문…1730년 동해 고지도 선물받아
100년 전 선교사 일기 낭독…"굴곡 역사 속 꿈을 현실로"
김 여사, 헝가리에 전통방식 복제한 조선왕조실록 선물

[부다페스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각)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가리 국립국가기록원에서 '러시아 제국과 타타르 세계'(1730년 제작)의 이름을 가진 고지도를 보며, 헝가리 말로 '소동해'라고 기록된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 2021.11.04. bluesoda@newsis.com
[부다페스트(헝가리)·서울=뉴시스]김성진 안채원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3일(현지시각) 헝가리 국가기록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300년 전 조선 영토와 함께 '소(小) 동해'가 표기된 유럽의 고(古) 지도를 전달 받았다.
헝가리 국가기록원은 1756년 유럽 최초의 기록보존소로 설립됐다. 약 3000㎞에 달하는 방대한 문서가 보존·관리되고 있는 가운데, 소장 기록에는 17세기 이후 우리나라 관련 기록이 다수 있다.
김 여사가 전달 받은 고지도는 1730년 독일에서 제작된 것으로, 한반도 동쪽 바다를 '소동해(小東海·MARE ORIENTALE MINVS)'로 표기하고 있다.
지도는 조선의 국호를 'CAOLI KUO, COREA, CHAO SIEN'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18세기 유럽에서도 한반도 동쪽 바다가 '동해'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고지도는 1739년판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데, 헝가리가 소장해 온 지도는 1730년판으로 희귀판 초기본이라고 한다.
처버 사보 헝가리 국가기록원장으로부터 소장 중이던 고지도를 전달받은 김 여사는 "감사합니다. 아 한국은 여기에 한국이 있네요"라며 "정말로 희귀한 건데 주셔서 고맙습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여사는 헝가리 신부 '버이 삐떼르'가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며 적은 일기(1902년)와 저서(1918년) 일부를 낭독했다. 버이 삐떼르 신부는 902년 고종 황제를 알현한 최초의 헝가리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에 대한 일본의 커지는 영향력 등을 우려하는 글을 붓글씨로 필사해 기록으로 남겼다.
최재희 한국국가기록원장이 앞부분을, 김 여사가 뒷부분을 낭독했다. 김 여사는 "오래전에 언급했듯이 파리 베를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아시아로 출발하는 급행열차들이 모두 부산으로 향합니다. 오늘날 부산은 실제로 페르미누스, 즉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머나먼 여정의 종착지입니다"라는 대목을 낭독했다.
김 여사가 "이 민족과 국가에게 미래에 중요한 역할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항상 확신하고 있었습니다"라는 대목을 낭독하자 좌중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낭독을 끝낸 김 여사는 "우리는 방금, 100년 전 헝가리 신부가 조선에 대해 기록한 감동적인 글을 읽었다. 마치 100년 후의 한국 국민들께 보내는 편지 같은 글"이라며 "그 어떤 무력과 가혹함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하게 저항하는 조선인들의 고귀한 자존심이 그의 글 속에 기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단 이후 단절된 남과 북의 철도를 연결하고, 한국과 러시아, 유럽을 잇고자 하는 오늘 대한민국의 구상을 완벽하게 예견하고 있다"며 "가장 암울했던 시기의 조선에서 버이 비떼르 신부가 내다 본 조선의 미래는 현실이 됐다. 대한민국 국민은 굴곡의 역사 속에서 꿈을 현실로 바꿔냈다"고 했다.
김 여사는 "헝가리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총연장 3000㎞의 기록 속에서 한국의 과거와 오늘을 잇는 기록을 찾아내 준 한국과 헝가리 양국 국가기록원의 연구자분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헝가리 국가기록원에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장헌대왕실록의 복제본을 답례로 선물했다. 전통방식으로 복제된 이 책은 능화문(책 표지를 장식하는 마름모꼴의 전통 문양)을 재현한 표지 제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newkid@newsis.com,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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