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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윤석열을 파멸로 이끈 것은 윤석열 자신”

by 무궁화9719 2024. 12. 16.

“윤석열을 파멸로 이끈 것은 윤석열 자신”

 
  • 국제
  • 입력 2024.12.15 10:30
  • 수정 2024.12.15 20:07

가디언, “계엄령 도박이 탄핵 위한 스모킹 건”
계엄령 발동은 누적된 오산과 과오의 정점
윤 씨의 가장 큰 정치적 부담은 아내 김건희
지지율 깎아먹은 가장 큰 상처는 이태원 참사
자유 거듭 강조하면서 정작 언론 자유 죽여
박근혜 조사 검사 윤 씨의 “놀라운 운명의 역전”

14일 탄핵당한 윤석열 대통령. 야당에게 고압적이고 비민주적인 태도로 일관해 온 그는 결국 바로 그 때문에 자멸했다.     가디언  12월 14일 
 

“계엄령 도박은 마침내 야당이 탄핵을 위해 오랫동안 찾고 있던 결정적인 증거(smoking gun)를 제공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4일 “한국 대통령은 어떻게 자신의 몰락에 결정타를 날렸나”(How South Korea’s president sealed his own downfall)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당할 운명으로 이끈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고 마지막에 결정타를 날린 것도 그 자신이었다고 썼다.

 

계엄령 발동은 누적된 오산과 과오의 정점

 

기사는 지난 3일 단명으로 끝난 윤 씨의 계엄령 발동은 단순한 치명적 오산이 아니라 정치 입문 때부터 문제가 있었던 그의 임기 내내 누적돼 온 오산과 과오 끝에 터진 결정타, 그 정점이었다고 했다. 그 정점에 이르기까지 윤 씨가 누적해 온 오산과 과오를 <가디언>은 이날 기사에서 나름의 관점으로 간략하게 정리했다.

 

기사에 따르면, 윤 씨는 2022년 3월 대선에서 간신히 이겼을 때 이미 분열을 일으키는(divisive) 인물이었다. 검사 출신으로, 대안이 없던 당시 야당(지금의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로 영입될 때부터 극우 보수주의자로 자처했다. 특히 젊은 남성 유권자들 표를 얻기 위해 그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한국 여성들은 체계적인 차별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반패미니스트들에 영합하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국정운영은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사진은 2023년 12월 12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당시 차량에 탑승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2024.12.14. 연합뉴스
 

윤 씨의 가장 큰 정치적 부담은 아내 김건희

 

하지만 윤 씨는 임기 초반부터 잇따른 스캔들로 지지율을 빠르게 잠식했다. 지난 2년 동안 그의 지지율은 약 35%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20%를 오르내리다가 계엄령 발동 이후에는 10%대로 떨어졌다. 이런 지지율 급락은 그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김 씨는 자신이 아는 목사로부터 300만 원짜리 디올 백 등의 불법적인 선물을 받았고, 주가 조작에도 가담했다는  혐의 등으로 윤 씨에게 가장 큰 정치적 짐이 됐다. <가디언>이 굳이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 씨와 관련한 의혹들은 자신의 경력 조작과 표절에서부터 총선거 후보 공천 및 고위 공직자 인사 개입, 양평 고속도로 건설계획 변경 등 언론보도로 알려진 것들만 해도 부지기수다.

 

지지율 깎아먹은 가장 큰 상처는 이태원 참사

 

윤 씨의 지지율에 가장 큰 상처를 안긴 것으로 <가디언>은 2022년 10월 159명의 젊은이들이 숨진 이태원 군중 압사사건과 정부의 그 사건 처리방식을 꼽았다. 당시 윤 정부는 피해자 가족들의 독립적인 조사 요구를 무시한 채 희생자들이 마약을 복용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처로, 당국이 제대로 대처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을 희생자들에게 전가하려 한다는 비난을 샀다.

 

자유 거듭 강조하면서 정작 언론 자유 죽여

 

윤 씨의 권위주의 경향의 통치방식에 대해 경고하는 신호들이 일찍부터 나타났음에도 그는 오히려 자신의 방식을 더욱 고집했다. 여러 차례의 연설에서 윤 씨는 ‘자유’를 반복적으로 옹호(지난 8.15 광복절 기념사에서 39번)했지만, 정작 자신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공격적인 자세를 강화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 해당 언론사 사무실과 언론인들 집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벌이기 다반사였고, 그것으로 부족하면 명예훼손 배상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지난 5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 각국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80개국 중 62위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의 47위에서 1년 만에 15계단이나 급락한 순위다.

 

윤 정부는 고등학생이 그린 정치풍자 만화조차 단속했고, 김문수 장관 임명에서도 보듯 애초에 적대적 태도로 일관했던 노동조합과도 점점 더 대립각을 세워갔다.

 

<가디언>은 이런 자세 변화를 두고, 처음에는 정치경험 부족 탓이려니 했던 것들이 점차 체계적인 민주주의 퇴보, 말하자면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권위주의 정책의 산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시위 중심에 선 젊은층, 그 중에서도 젊은 여성들

 

<가디언>은 계엄령 발동 이후 잇따른 시위의 참가자들이 젊은 층, 그 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이 대세를 이룬 사실에도 주목했다. 억압적 권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된 K팝 응원봉을 흔들며 거리 시위에 나선 젊은 여성들 중 다수가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변과 같은 국가적 트라우마를 통해 형성된 동질적인 세대에 속하며, 그들은 나이 든 남성들이 경영하는 국가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윤 씨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패미니즘에 거부감을 가진 일부 마초적 젊은 남성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는 등 여성과 약자들, 기후환경, 인권을 경시하고 강자, 남성적 가치에 편중해 온 정책의 피할 수 없는 일종의 인과응보일 수 있다. 가속도가 붙은 저출산 문제도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지 않을까.

 

박근혜 조사 검사 윤 씨의 “놀라운 운명의 역전”

 

<가디언>은 계엄군 특수부대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창문을 깨는 장면도 대중의 분노를 격발시켰다고 했다. 그 장면은 특히 군사독재를 겪은 나이 든 세대들에게도 과거의 악몽을 되살리게 해 그들을 순식간에 국회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지난 7일 첫 탄핵 표결이 국힘당의 보이콧으로 부결됐을 때, 국힘당은 윤 씨에게 그나마 “품위있는 퇴장”(‘질서있는 퇴장’)을 제안했으나 윤 씨는 거부했다. 그는 대통령직 사임을 거부하고, 도발적인 담화를 통해 계엄령 발동을 합법적인 “통치 행위”라며 옹호했다.

 

그런 고집불통이 결국 14일 국힘당 12명의 탄핵 찬성 투표로 이어졌다.

 

“윤 씨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윤 씨 자신의 행동이었다. 그의 계엄령 도박은 마침내 야당이 탄핵을 위해 오랫동안 찾던 결정적 증거(smoking gun)를 제공했다. 2017년 탄핵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한 전직 검사(윤석열)에게는 놀라운 운명의 역전이었다. 윤 씨는 이제 자신이 한때 조사했던 지도자와 같은 운명에 직면해 있으며, 야당에 대한 자신의 고압적이고 비민주적인 대응으로 스스로 파멸했다.”

갑자기…영국서 전해진 김건희 여사 관련 소식

2024-12-16 14:01

 

영국 유력 매체 더타임스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

 

영국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유력 매체가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이 벌어지는 한국의 정치 상황과 관련해 김 여사를 비판하는 보도를 냈다.

 

김건희 여사 / 연합뉴스
 
영국 유력 매체 더타임스는 16일(현지 시각) '한국인들은 계엄령의 이유로 대통령의 '레이디 맥베스'를 지목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을 외부의 시선으로 조명했다.
 
더타임스가 언급한 레이디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맥베스'의 주인공 맥베스의 부인이다. 해당 작품에서 강한 권력욕으로 남편을 권좌에 올려놓고 함께 몰락하는 인물이다.
 
더타임스는 김건희 여사의 정치 관여 스타일을 권모술수가 강한 마키아벨리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김건희 여사)는 한국의 레이디 맥베스로 불려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점점 더 절박한 싸움을 해가자 부인이 궁지에 몰린 대통령직에 기여한 부분에 분노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다"라며 한국의 정치 상황을 언급했다.
 
더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가 김 여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한국 내 시선을 소개했다. 더타임스는 "동기가 완전히 뚜렷하지는 않지만 많은 한국인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 재앙적 조치가 수사와 기소 가능성에서 부인을 보호할 수단이었을 것으로 의심한다"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때부터 김 여사를 둘러싸고 두드러진 논란도 소개했다.
 
더타임스는 "근엄하고 소박한 전직 검찰이던 남편이 5년 전 정계에 등장한 이후 김 여사는 남편에게 많이 필요하던 화려함을 부여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는 남편이 추구하던 보수 정치 의제를 야망, 두드러진 취향, 강한 의견으로 자주 퇴색시키는 논란의 인물이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더타임스는 김 여사가 평범한 한국인들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자신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학력 과장 의혹, 명품 가방 사태, 주가조작 의혹 등을 그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중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윤석열 내란 사태 주목한 전 세계 외신 "尹 즉시 사임해야"

윤수현 기자2024. 12. 10. 21:45

이코노미스트 "쿠데타 시도 수치스러워, 직책 맡기 부적절"
르몽드 "독재 악몽으로 되돌아가" 뉴욕타임스 "정치적 기능장애"
계엄군 국회 진입에 속보 타전한 외신…5·18 사진 꺼내든 AP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내란 사태에 해외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한국이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었으며,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탄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비상계엄이 최악의 한 수이자 시대착오였다는 NHK의 비판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 “비상계엄? 수치스러운 일”

 

윤 대통령이 내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일 <윤석열은 사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탄핵돼야 한다> 보도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뻔뻔스러운 쿠데타 시도를 겪었다는 것은 충격적일 뿐만 아니라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즉시 사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어떤 직책을 맡기에 부적합하다”며 “특히 대통령직은 더더욱 그렇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4일 사설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내고 “윤 대통령의 무모한 결정은 한국을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헌법적 위기에 빠뜨렸다”며 “윤 대통령은 한국의 국제적 지위, 힘들게 이룬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린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NHK는 지난 6일 보도에서 “갑작스러운 계엄령은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한국의 신뢰를 해치는 '최악의 한 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약속한 것을 두고 '시대착오'라고 했는데, 이번 계엄령은 '시대착오'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의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가중됐다는 것이 외신의 공통적인 평가다. 르몽드는 지난 4일 보도를 통해 “한국은 이미 끝났다고 믿어 온 독재의 악몽으로 되돌아갔다”고 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지난 9일 “법무부가 윤 대통령 출국을 금지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기능장애가 심화됐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일 보도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한·미관계에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다니엘 드페트리스(Daniel DePetris) 칼럼니스트는 지난 5일 뉴스위크 칼럼 <윤석열은 뭘 생각했는가>에서 “윤 대통령은 정치적인 크립토나이트(슈퍼맨에 등장하는 가상 물질로 치명적 단점이라는 뜻)가 됐다. 그가 어떻게 정치적 브랜드를 회복할지, 심지어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자기파괴적 행위”라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불참한 국민의힘에 대한 지적도 있다. NPR은 지난 7일 <여당 보이콧으로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 보도에서 “(국민의힘이 투표에 불참한 것은) 진보진영에 대통령직을 빼앗길까 두려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8일 <대한민국 대통령, 계엄령 실수 후 탄핵 회피> 보도에서 “세계적으로 보수정당이 국가보다 정당을 우선시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제 한국도 그 목록에 추가될 것”이라는 칼 프리드호프(Karl Friedhoff) 시카고 국제문제위원회 아시아연구 펠로우 인터뷰를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후인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주요 외신보도 내용 갈무리. 그래픽=안혜나 기자

 

계엄군 국회 난입에 외신도 속보 타전...AP “민주주의의 승리”

 

시민들이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막아선 것에 대해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AP는 지난 9일 보도에서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광범위한 권한을 주장했지만 국회와 시민들이 이를 막았다”며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즉시 국회로 몰려들어 계엄령 해제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민주주의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촛불집회를 두고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민중가요 대신 K팝이 울려 퍼지고, 충돌 없는 평화로운 집회가 진행된 것에 대해 BBC는 지난 6일 “2년 전 이태원 참사로 치명적인 사고를 겪은 적 있어 이번 집회에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했다”고 했다. AFP는 지난 6일 “집회 현장에서 에스파의 '위플래시'가 흘러 나왔다. 집회 참가자들이 K팝을 들으며 응원봉을 흔드는 등 댄스 파티를 연상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계엄군이 들이닥친 지난 3일, 외신들은 속보를 통해 이 소식을 빠르게 알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일 <한국, 44년 만에 계엄령 선포> 보도에서 “민주주의 봉기로 군사정권이 붕괴된 한국에 충격이 일었다”고 했으며, 블룸버그는 같은 날 <윤석열,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 기사를 내고 “비상계엄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리더십과 신뢰가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AP는 국회 상황을 영상으로 전했다.

 

구글 트랜드에 따르면 한국 관련 뉴스 관심도(전 세계 기준, 최저점 0점·최고점 100점)는 지난 1일과 2일 각각 8점, 9점에 불과했으나 3일 100점으로 급상승했다. 이어 관심도가 소폭 하락해 지난 6일 32점까지 낮아졌으나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투표가 진행되고 시민들이 거리로 나온 지난 7일 41점으로 올랐다.

 

▲1980년 5월18일 계엄군이 광주 금남로에서 한 시민을 연행해 탱크 앞에 무릎을 꿇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군사 독재라는 한국의 어두운 과거도 재조명됐다. AP는 지난 4일 <AP 통신 사진으로 본 한국의 계엄령 역사> 보도에서 군사 독재의 흔적이 남은 사진을 공개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인이 민간인을 구타하는 모습과 시신을 끌고 가는 사진, 1960년 4·19 혁명 이후 시민들이 탱크 위에 올라탄 사진 등이 소개됐다.

 

BBC 역시 지난 7일 <'우리는 역사를 반복할 것인가' 계엄령의 충격적 유산>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민주주의 등대로 여겨지지만, 과거 독재자가 계엄령을 16번 선포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는 한국 국민이 힘들게 얻은 권리로, 윤 대통령 계엄령 선포에 시민들이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라고 했다.

외신 “국힘, 나라보다 黨중시 최악 결정”

워싱턴=문병기 특파원2024. 12. 9. 03:01

美日 등 언론, 탄핵 무산 일제히 비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박찬대 원내대표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안건 상정 도중 투표를 하지 않고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함께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의석 중 안철수 의원만 퇴장하지 않고 남아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다수 불참으로 무산되자 해외 언론들은 7일(현지 시간)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비상계엄 선포 뒤 약 6시간 만에 계엄 해지를 이끌어내자 “한국의 견고한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던 외신들이 탄핵 무산에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싱크탱크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 칼 프리드호프 연구원을 인용해 “국민의힘이 나라보다 당을 중시하기로 결정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탄핵 무산은 결국 당파정치의 승리로 보인다”며 “한국의 정치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 사임에 대한 더 큰 대중의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평소 타국 정치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던 일본 언론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탄핵 무산은) 여당의 ‘시간 벌기’가 목적”이라고 비난했고, 아사히신문은 “정치의 모든 것이 멈춰 버렸다”고 규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외신의 전망 “윤 대통령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

[비상계엄] 외신, 한국 상황 일제히 비판… 르몽드 “탄핵안 부결, 혼란 심화”
전문가 인터뷰 통해 “국민의힘, 국가보다 정당 우선시…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 비판

  • 입력   2024.12.08 15:04
  • 수정   2024.12.08 15:24
 
▲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가 국민의힘에 의해 막히면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심화될 것이라는 외신의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이 국가보다 정당을 우선시했다는 해외 전문가 비판이 제기됐으며, 윤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8일 <한국 대통령, 탄핵 투표에서 살아남다> 보도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공인 중 한 명”이라며 “지난 7일 수만, 아니 수십만 명의 한국인들이 국회의사당 주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윤 대통령을 탄핵, 체포하라고 외쳤다. 같은 장소에서 중무장한 군대가 진입한 광경은 잔인한 군사독재의 쓰라린 기억을 떠올리게 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한국인이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르몽드는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부결로 국민들의 시위와 정치적 혼란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8일 <대한민국 대통령, 계엄령 실수 후 탄핵 회피> 보도에서 “탄핵소추 투표 실패로 정치적 혼란은 커질 것이며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움직임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고, 그를 보호해왔다”고 비판했다. 칼 프리드호프(Karl Friedhoff) 시카고 국제문제위원회 아시아연구 펠로우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보수정당이 국가보다 정당을 우선시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제 한국도 그 목록에 추가될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일 보도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1980년 군부통치에서 벗어났으며, 시민들은 힘들게 민주주의를 성취한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정부 내 고위인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충격을 가져왔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미국과 다른 동맹국 관계도 복잡하게 만들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바이든 행정부 관료는 정치적 격변을 이유로 서울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칼 프리드호프 펠로우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 보도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로 한국을 정치적 혼란에 빠뜨렸다.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투표가 부결되면서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장기화됐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7일 국회 인근을 가득 채운 집회 인파를 한 눈에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기사를 마련했다.

 

▲ 지난 7일 집회 상황을 한 눈에 보여주는 뉴욕타임스 인포그래픽 기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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