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하마스 지도자 ICC 체포영장 동시 청구돼
송고시간2024-05-2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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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방, 하마스 다른 지도부도 포함…"발부시 체포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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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양쪽의 최고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동시에 청구했다.
칸 검사장은 이날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해 "2023년 10월 8일부터 팔레스타인 영토(가자지구)에서 자행된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형사적 책임이 있다"며 ICC 전심재판부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성명에서 하마스의 야히야 신와르와 무함마드 데이프, 이스마일 하니예 등 지도부 3명도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칸 검사장은 이스라엘 총리와 국방장관이 고의적 및 전범 살인,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공격 지시,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ICC 조약인 로마 규정 다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생존자와 목격자 인터뷰, 영상·사진·오디오 자료, 위성 이미지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에서 민간인의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을 의도적이며 체계적으로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 지도부에 대해서는 작년 10월 7일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 민간인 수백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최소 245명의 인질을 붙잡았다는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인질 강간, 고문 등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형사적 책임도 있다고 봤다.
칸 검사장은 "국제법과 전쟁법은 모든 이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면서 "수많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필수품을 고의로 박탈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질을 잡거나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심재판부) 판사들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ICC 사무국장과 협력해 발부된 대상자를 체포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124개국이 서명한 로마 조약에 근거해 설립된 ICC는 반인도적 범죄와 제노사이드(인종 학살), 전쟁 범죄를 저지른 개인 등을 기소할 권한을 갖는 국제기구다.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ICC의 체포·인도청구서를 송부받은 당사국은 ICC 규정과 자국 국내법상의 절차에 따라 이를 집행할 의무가 있다.
ICC 회원국이 아닌 이스라엘은 자국이 ICC의 관할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ICC는 2015년 팔레스타인이 로마 조약에 서명한 이후 '팔레스타인 영토'(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ICC가 관할권이 있다고 결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0일 영상 메시지에서 "홀로코스트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가 집단학살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이스라엘의 권리를 부정하려 한다"며 "터무니없고 정의와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shine@yna.co.kr
"전쟁 범죄 저질렀다"…ICC, 네타냐후 체포영장 신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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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m@news1.kr
네타냐후 ‘전범 체포영장’ 기류, 교역 중단…더 거세진 압박
국제형사재판소 겨냥 “역대급 잔인” 공격적 반응
튀르키예, 인도적 지원 있을 때까지 교역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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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이스라엘, 하루 250명 살해…21세기 유혈 분쟁 중 '최악'
가장 잔혹 시리아 내전 2.6배, 우크라전 5.7배
가자 파괴, 알레포나 마리우폴보다 훨씬 극심
HRW, 가자 참극 원인 '이스라엘 면죄부'지목
안보리, 휴전엔 이견…강제 이주 일제히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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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루 250명 살해…21세기 '최악'
"이스라엘군은 하루 평균 250명의 비율로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고 있다. 이 수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어떤 다른 주요 분쟁의 하루 사망자 수보다 엄청나게 더 많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기구인 옥스팜(Oxfam)은 11일 성명을 통해 이렇게 밝히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은 최근 역사에서 그 규모 면에서는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를 봉쇄한 채 13일 현재까지 100일 가까이 폭격을 퍼붓고 있다.
옥스팜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발생한 주요 분쟁의 하루 평균 사망자 수를 보면 △ 시리아 96.5명 △ 수단 51.6명 △ 이라크 50.8명 △ 우크라이나 43.9명 △ 아프가니스탄 23.8명 △ 예멘 15.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알자자리가 보도했다. 금세기 들어 가장 잔혹했다는 시리아 내전보다 2.6배, 그리고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전쟁보다는 무려 5.7배가 더 많다. 이와 함께 가자 상황을 모니터해온 옥스팜은 가자에 대한 구호품 반입에 대한 이스라엘의 제한으로 위기는 더욱 악화하고 있으며, 일주일 필수 식량의 단 10%만 반입되고 있어 폭격이 끝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극심한 굶주림과 질병, 추위 등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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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파괴, 알레포나 마리우폴보다 훨씬 극심
옥스팜의 주장은 위성 사진 판독 결과로도 입증된다. AP 통신에 따르면, 전시(戰時) 매핑 전문가들은 가자 전쟁이 최근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죽고 가장 파괴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뉴욕시립대 대학원센터와 오리건 주립대 전문가들이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 위성의 사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자 전쟁은 미국 주도 동맹군의 3년에 걸친 ISIL(이슬람국가)에 대한 군사작전보다 더 많은 민간인을 죽였다. 또한 시리아의 알레포(2012~2016)나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 또는 비례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에 대한 연합군의 폭격보다 더 많은 파괴를 초래했다고 한다.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북부 가자의 모든 구조물의 3분의 2 이상, 칸 유니스 남부 지역 건물 중 4분의 1이 파괴되거나 훼손된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는 학교와 병원, 모스크(회교사원)와 상점은 물론 수만 채의 주택이 포함돼 있다.
11일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의 무차별적 가자 공격으로 최소 2만3469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5만9604명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약 7000명이 파괴된 건물더미에 깔려 실종됐지만 거의 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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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가자 참극 원인 '이스라엘 면죄부'지목
또한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최근 공개한 '세계보고서 2024년’을 통해 가자의 민간인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근 역사로 볼 때 지난해에 그 규모 면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표적이 되고 공격받고 학대받으며, 살해됐다"고 명시했다. HRW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담당 오마르 샤키르 국장은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가 저지른 극악무도한 범죄들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불법 공격과 이스라엘의 체계적인 억압에 면죄부를 준 지난 수십 년이 남긴 것"이라고 말했다. 샤키르 국장은 "나라들이 무기 공급을 중단하거나 이런 잔혹 행위를 종식하려는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얼마나 더 많은 민간인이 전쟁범죄의 결과로 고통을 겪거나 죽임을 당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연례 보고서에서 HRW는 가자에서 이스라엘의 전쟁은 "전쟁범죄에 해당하고 굶주림을 전쟁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집단적 처벌 행위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물과 전기 등 생존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차단하고 가장 중요한 인도주의적 구호품 반입을 봉쇄해 왔다. 요르단강 서안의 경우 HRW는 2023년 첫 8개월간 팔레스타인인과 그들의 재산에 대한 정착민의 하루 평균 폭력 사건 비율은 2006년 유엔이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이스라엘 교정국 통계에 따르면, 최소 3291명의 팔레스타인인이 혐의도 없이 또는 재판도 받지 않은 채 행정 당국에 구금돼 있다. HRW는 "유대 이스라엘인들의 지배를 유지하는 정책의 일환인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탄압은 인류에 대항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와 박해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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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차장 "팔 주민 대규모 강제 이주 우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구호 담당 사무차장으로부터 가자 상황을 보고 받았다. 그리피스 차장에 따르면, 10·7 사태 이후 가자에서 2만3000명 이상이 살해되고 5만8000명 이상이 다쳤으며, 190만 명의 민간인이 강제적으로 내쫓겼다. 난민 숙소엔 사람들이 넘쳐나고 식량과 물은 고갈됐으며 기아의 위험은 날로 커지고 보건 시스템은 붕괴돼 겨울을 맞아 더욱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피스는 "폭탄이 비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충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이리로 저리로 도망 다니고 있다"고 가자의 참혹한 광경을 전했다. 또한 유엔과 비정부기구의 요원 148명이 숨졌고 인도주의 구호 지역들도 공격받았다.
특히 그리피스 차장은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의 유대 극우 각료들이 '자발적 재배치’라면서 가자 주민을 제3국으로 대량 강제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피스는 "이런 발언들은 국제법상 엄격히 금지된 어떤 것, 가자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대규모 강제 이주 가능성 또는 추방에 관한 큰 우려를 제기한다"며 "가자의 인구구성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단호하게 반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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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휴전엔 이견…강제 이주 일제히 반대
그리피스 차장의 보고를 받은 뒤 안보리 이사국들은 가자 주민의 제3국 강제 이주 주장에 일제히 반대했다.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대사는 "가자지구 바깥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재정착시킬 것을 촉구하는 일부 이스라엘 장관과 의원들의 발언을 우리는 명백히 거부한다"며 "이런 발언은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학대나 가자 파괴를 요구하는 이스라엘 관리들의 발언과 함께 무책임하고 선동적이며 지속적인 평화 확립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장쥔 대사는 발언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어떤 강제 이주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면서 국제사회 절대다수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즉각적 휴전을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자 대사도 일부 극우 이스라엘 각료의 '강제 이주'주장에 대해 "추가적인 긴장을 유발할 뿐"이라며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상진 주유엔 차석대사는 "팔레스타인인이 자신들의 땅에서 살 수 있는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 바깥으로 소위 '자발적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이스라엘 고위 관료들의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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