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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1)

스트레스→암 확산 비밀 풀렸다…‘끈적한 거미줄’ 세포에 칭칭

by 무궁화9719 2024. 3. 15.

KAIST "암 유발 돌연변이 물질 체계적으로 밝혀"

이재형입력 2024. 3. 18. 16:03

암 대사물질 예측하는 컴퓨터 방법론을 개발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김현욱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가 서울대병원 고영일·윤홍석·정창욱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암 체세포 유전자 돌연변이와 연관된 새로운 대사물질 및 대사경로를 예측하는 컴퓨터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암 체세포 돌연변이와 연관된 대사물질 및 대사경로를 예측하는 컴퓨터 방법론 모식도. KAIST

 

최근 암 유발 대사물질을 발견됨에 따라 이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들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보시데닙으로 만든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팁소보, 에나시데닙으로 구성된 약물 아이드하이파가 있다.

암 유발 대사물질은 세포 내 비정상적인 축적을 통해 암을 유발하며, 이런 대사물질은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 영향으로 대사과정 중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로 축적돼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주요 암 유발 대사물질로는 2-하이드록시글루타레이트(2-hydroxyglutarate), 숙시네이트(succinate), 푸마레이트(fumarate)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암 대사 연구와 새로운 암 유발 대사물질 발굴에는 대사체학 등 방법론이 필요하고, 이를 대규모 환자 샘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때문에 암 관련 많은 유전자 돌연변이들이 밝혀졌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암 유발 대사물질은 극소수만 알려졌다.

 

공동연구팀은 세포의 대사 정보를 예측할 수 있는 게놈 수준의 대사 모델에 국제 암 연구 컨소시엄에서 공개한 암 환자 전사체 데이터를 통합, 24개 암 종류에 해당하는 암환자 1,043명에 대한 대사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또 연구팀은 이들 암환자의 특이 대사모델과 동일 환자들의 암 체세포 돌연변이 데이터를 활용해, 4단계 컴퓨터 방법론을 개발했다.

 

첫 단계에서는 암 환자 특이 대사 모델을 시뮬레이션 해 환자별 모든 대사물질의 활성을 예측하고, 두 번째 단계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앞서 예측된 대사물질의 활성에 유의한 차이를 일으키는 짝을 선별한다. 

 

이어 세 번째 단계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와 연결된 대사물질을 대상으로 유의하게 연관된 대사경로를 추가 선별하고, 단계는 ‘유전자-대사물질-대사경로’ 조합을 완성해 결과를 도출한다.

 

이는 다른 암종에 적용될 수 있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대사경로를 통해 어떻게 변화를 일으키는지 체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최초의 컴퓨터 방법론이다.

 

김 교수는 “이번 공동연구 결과는 향후 암 대사 및 암 유발 대사물질 연구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암 확산 비밀 풀렸다…‘끈적한 거미줄’ 세포에 칭칭

곽노필 기자입력 2024. 3. 13. 14:35수정 2024. 3. 15. 17:55

곽노필의 미래창
백혈구 세포 중 호중구가 ‘거미줄 망’ 만들어

스트레스에 종양 크기 2배, 전이성 병변 4배

스트레스를 받은 쥐(오른쪽)와 그렇지 않은 쥐(왼쪽)의 암 세포 확산 정도 비교.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CSH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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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들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 의대 통합의학센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표준 의학 교과서에서 모든 질병의 50~80%가 스트레스와 관련한 원인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2017년 연구에선 스트레스와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고, 2022년 미국의사협회(자마)가 발행하는 ‘자마 네트워크 오픈’에는 스트레스가 뇌졸중 위험을 17% 높인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와 암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까? 국내외 암 관련 기관들이 웹사이트에 올려놓은 건강 정보 자료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직접적인 과학적 증거는 불분명하다. 스트레스는 대신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생활 및 신체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스트레스가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는 점, 신체 기능과 관련한 다양한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점, 스트레스가 과음, 과식, 흡연 등 건강에 해로운 생활을 유발하는 점 등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반면 암의 악화(진행)와 확산(전이)에는 스트레스가 직접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동물 실험이나 세포 실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과학자들이 스트레스가 어떤 과정을 통해 암의 확산과 전이를 유발하는지 알아냈다. 픽사베이

백혈구가 암 전이에 유리한 환경 조성

미국 뉴욕의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CSHL) 연구진이 생쥐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가 어떻게 암을 악화시키고 다른 신체 조직으로 퍼뜨리는지 발견해 국제학술지 ‘암 세포’(Cancer cell)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백혈구 세포 가운데 하나인 호중구가 끈적끈적한 거미줄 같은 구조를 만들고, 이것이 암 세포가 신체 조직에 더 쉽게 전이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생쥐의 유방에서 발생해 폐로 확산되고 있는 암 세포를 떼어냈다. 그런 다음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엔 심한 스트레스를 줬다. 예컨대 생쥐를 계속해서 밝은 조명 아래 두거나 기울어진 우리에 가두고,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시키거나 음식을 주지 않았다.
 
백혈구 세포인 호중구가 외부 침입자를 공격하기 위해 세포 안의 DNA 가닥을 바깥으로 분출해 만든 거미줄 모양의 구조를 묘사한 그림.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CSHL) 제공

암 크기 2배, 전이 병변 4배 증가 확인

그러자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계열의 스트레스 호르몬(사람은 코르티솔, 생쥐는 코르티코스테론)이 호중구에 작용하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호중구는 거미줄 망 구조인 ‘네트’(NET, 호중구 세포밖 올가미)를 형성했다. 이 구조물은 호중구가 자기 세포 안에 있는 디엔에이(DNA) 가닥을 바깥으로 뿌려 만든 것이다.
 
호중구가 이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DNA에 붙어 있는 독소를 이용해 외부에서 침입해온 병원체를 공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암의 경우엔 이것이 오히려 암 전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두 그룹의 생쥐를 비교한 결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보다 종양 크기가 대략 2배 커지고, 전이성 병변은 2~4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가 실제로 호중구의 거미줄 망 형성을 유발해 암 전이를 촉진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항체를 이용해 생쥐에서 호중구를 제거했다. 다음엔 거미줄 망을 파괴하는 약물을 생쥐에게 주입했다. 마지막으로 글루코코르티코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호중구가 있는 쥐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봤다.
 

암에 걸릴 준비 마친 것과 같아 

놀랍게도 세 가지 실험에서 모두 같은 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더는 암 전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는 스트레스로 인한 암 전이에서 호중구가 거미줄 망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스트레스는 또 암 세포를 억제하는 티세포, 자연살해세표(NK세포) 등 면역세포 수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혈류를 타고 종양 속으로 들어가는 호중구의 수를 늘렸다.
 
연구진은 특히 암이 발병하지 않은 생쥐에서도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거미줄 망 구조가 폐 조직을 변형시키는 걸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는 폐 조직이 암에 걸릴 준비를 거의 마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암 치료와 예방의 한 요소가 돼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암 전이를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16/j.ccell.2024.01.013

Chronic stress increases metastasis via neutrophil-mediated changes to the microenvironment.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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