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망 좁혀오자 ‘대사 도피’, 검찰식 ‘오만 정치’의 끝판 [논썰]
윤 대통령 스스로 의혹 중심에 선 ‘셀프 게이트’
법치 파괴, “한국 독재화”의 상징적 장면으로
- 수정 2024-03-16 01:23
- 등록 2024-03-15 20:30
- https://youtu.be/6cjEy7VUhLE

윤석열·한동훈 ‘검사’ 시절이라면 어떤 반응 보였을까



대사 임명·부임 과정 ‘엉망’, 추락하는 국격



인사권자 윤 대통령, 의혹의 직접 당사자로 부상

검찰 정권의 오만무도함, “한국 독재화” 경고음



기획·출연 박용현 논설위원 piao@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VIP 몸통’ 의혹 불지피나 [논썰]
‘해병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를 호주 대사 임명
‘의혹 정점’ 윤 대통령 방탄 위한 입막음용 지적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에 다시금 국민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갑자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주재 대사에 임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입니다. 이 전 장관은 수사 외압 의혹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1월엔 이 전 장관과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법무관리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박경훈 조사본부장 등 사건 관련자들이 대거 공수처의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수처는 국방부 실무선부터 조사하고 이 전 장관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었는데, 돌연 대사에 임명해버린 것입니다. 공수처는 7일 부랴부랴 이 전 장관을 불러 겨우 4시간 약식 조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수사를 이어가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윤 대통령이 수사 외압 몸통 인정한 것”
야당에선 윤 대통령이 수사를 막으려고 이 전 장관을 해외로 도피시키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핵심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려 한 것이고, 이 자체도 또 다른 중대범죄가 된다.”(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7일 정책조정회의)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를 한다면서 꽃가마 타고 도피에 성공한 것이다. 참사를 제대로 규명하려던 군인은 만신창이가 됐고, 외압 의혹의 당사자는 보란 듯이 좋은 관직을 받아 해외로 나간다.”(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8일 최고위원회의)
최근 들어선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용산 국가안보실 전직 고위 인사들의 거짓말이 잇따라 언론 취재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종섭 전 장관 자신이 허위 해명을 했다는 사실도 국방부 조사본부 문서로 확인됐습니다. 거짓과 허위로 쌓은 방어막이 점점 허물어지는 형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호주 대사 임명이 이뤄진 것입니다. 상관관계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를 알고도 대사로 내보내는 것은 대통령 본인이 이번 해병대 장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의 몸통인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7일 정책조정회의)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VIP 격노 뒤 국방부 태도 바뀌어”
윤 대통령이 수사 외압 몸통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진술을 통해서입니다. 박 전 단장은 지난해 7월30일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과 함께 국방부로 들어가 수해 복구 중 숨진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이종섭 당시 장관에게 보고했습니다. 해병대 1사단장과 여단장을 포함한 8명의 군 간부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장관은 ‘수사가 잘 됐다’며 흔쾌히 이를 재가했다는 게 박 전 단장 주장입니다.
그러나 박 전 단장은 수사 결과를 언론에 브리핑하기로 한 다음 날(7월31일) 갑자기 김 사령관으로부터 브리핑을 취소하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이유를 묻는 그에게 김 사령관은 이런 말을 합니다. ‘항명죄’로 기소된 박 전 단장이 군 검찰에 낸 진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수사단장 “도대체 국방부에서 왜 그러는 것입니까?”
해병대 사령관 “(오늘)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대통령) 주재 회의 도중 1사단 수사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되었다.”
수사단장 “정말 VIP가 맞습니까?”
해병대 사령관 “맞다.”(고개를 끄덕이며)
이와 관련해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VIP, 곧 윤 대통령의 격노 상황에 대해 이렇게 전한 바 있습니다.
“이 회의에서 안보실 참모가 사단장 등 8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할 예정이라고 보고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고 돼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을 연결하라고 한 뒤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다고 돼 있습니다.”(2023년 8월27일)
스트레이트는 박 단장의 군 선배가 박 대령을 돕기 위해 초기에 작성한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초기 기억력이 살아있는 시점에 작성된 문건이고, 이후 이에 근거해 진술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비서관 “해병대 사령관 통화 안해”→거짓말
그러나 대통령실과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과 해병대 사령관은 모두 이런 사실을 부인합니다.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열리긴 했지만, 해병대 수사 관련 보고나 대통령 질책은 없었고, 이를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달하지도 받지도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갈수록 이런 주장은 하나하나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외압 의혹의 줄기는 두 가지입니다. 한 줄기는 윤 대통령 격노→국방부 장관(→차관·군사보좌관·법무관리관)→해병대 사령관이고, 또 한 줄기는 윤 대통령 격노→대통령실 참모→해병대 사령관입니다. 이는 해병대 사령관이 대통령 외압 상황에 대해 전달받은 게 사실이라면, 그 통로는 국방부 장관과 간부들이거나 대통령실 참모들이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이 가운데 먼저 대통령실 참모들과 김계환 사령관 사이의 소통 과정에 대한 기존 진술들이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첫째,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이 국회 운영위에서 한 진술입니다.
윤준병 “국방비서관, 앞으로 나와 주시겠습니까. 7월31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하고 통화한 사실이 있나요?”
임기훈 “없습니다.”
윤준병 “(두 사람이)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
임기훈 “7월31일 당일 제가 해병대 사령관하고 통화한 적이 없습니다.”
(2023년 8월30일 윤준병 민주당 의원 질의)
박 전 단장이 브리핑을 취소하라는 명령을 받은 당일에는 해병대 사령관과 통화하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합니다. 그러나 JTBC는 군 검찰이 작성한 통화기록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바로 7월31일 임 비서관과 김 사령관 사이에 두차례 통화가 이뤄졌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7월31일 오전 9시53분 김계환 사령관→임기훈 비서관(1분55초)
7월31일 오후 5시 김계환 사령관→임기훈 비서관(3분16초)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입니다. 임 전 비서관은 국회에서 분명 ‘통화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2월3일 JTBC, ‘사건 이첩 보류’ 그날, 임기훈-김계환 두 번 통화)
현역 장성인 국방비서관이 국회 상임위에서 버젓이 거짓 증언을 한 것입니다. 어처구니 없습니다.
“7월31일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결재를 번복하면서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의 이첩 보류를 지시했고, 당일 예정된 언론 브리핑이 취소된 날이다. 특히 오전에는 ‘VIP가 격노했다’는 회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 2월4일 국회 브리핑)
임 비서관은 당일 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해병대 수사 관련 보고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한 바 있습니다.
김병주 “그럼 누구한테 보고했나요?”
임기훈 “안보실장님께 보고 드렸습니다.”
김병주 “(회의에서 대통령께도) 보고 드렸죠?”
임기훈 “저는 보고드린 바는 없습니다.”
(2023년 8월30일 국회 운영위, 김병주 민주당 의원 질의)
이젠 이 말도 어느 누가 믿을 수 있겠습니까.
해병대사령관, 안보실 2차장과도 2번 통화 드러나
임 비서관의 바로 윗선이죠, 임종득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이 김계환 사령관과 두 차례 통화한 사실도 최근 드러났습니다. 이 역시 김 사령관이 국회 상임위에서 한 번 통화가 있었다고 말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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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사령관님은 안보실로부터 몇 번 이 건과 관련해서 통화했습니까?”
김계환 “이 건과 관련해 안보실과 통화한 적은 없습, 한 번 있습니다.”
(8월25일 국회 국방위 김병주 민주당 의원 질의)
“그런데 한 번 더 있었습니다. 낮 12시50분에 8분 가까이, 그리고 오후 3시56분 5분 가까이 두 사람이 통화했습니다.”(2월1일 JTBC, 수사 외압 의혹 ‘그날’ 임종득-김계환 2번 통화)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두 번 통화가 이뤄진 이날은 채 상병 사건이 경찰로 이첩됐다가 다시 군 검찰로 회수된 8월2일입니다. 수사결과 언론 브리핑이 취소된 날, 수사결과 이첩이 취소된 날 모두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과 해병대 사령관 사이에 두 번씩 통화가 이뤄진 것입니다. 둘 다 사실관계를 거짓으로 왜곡했음이 언론 취재로 드러났습니다. 이 경로를 통해 대통령의 격노 정황이 전달된 건 아닌지, 그걸 감추기 위해 국회 상임위에서마저 거짓 진술이 이뤄진 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커지는 대목입니다.
“모두 수사 외압의 증거를 은폐하려 했다. 국회에 출석해 관련 사실을 부인했고, 통화기록을 삭제했던 것이다.”(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 2월4일 국회 브리핑)
박 전 단장이 진술서에 앞서 작성한 문건을 보면, 김 사령관이 박 단장에게 휴대폰 포렌식과 관련해 질문한 내용도 적시돼 있습니다.
해병대 사령관 “휴대폰 포렌식 관련 비화폰도 포렌식할 수 있나?”
수사단장 “경우에 따라 비화폰도 포렌식할 수 있습니다.”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을 감출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한 건 아닌지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가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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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지휘부 혐의 특정 말라’ 지시 정황 문서 확인
이종섭 전 장관이 국방부 조사본부에 채 상병 순직 사건 재검토를 맡기면서 ‘해병대 1사단장 등 지휘부 혐의를 특정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문서로 전달한 정황도 지난 6일 한겨레 보도로 드러났습니다. 이 장관은 애초 국회 국방위(2023년 8월21일)에 출석해 1사단장 등 특정 지휘관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대상자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장관을 포함해 그 누구도 특정인을 제외하라거나 특정인만 포함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
이 역시 거짓말로 드러난 셈입니다. 이 전 장관은 이에 앞서 해병대 수사단에 대해서도 ‘혐의를 특정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군검찰이 작성한 박 전 단장 구속영장청구서에 적시된 바 있습니다. 이때도 부인했는데, 이번에는 문서가 나온 것입니다. 이후 조사본부도 1사단장 등 6명에 대해선 해병대 수사단과 달리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채 경찰에 이첩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른 것입니다.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줄줄이 ‘대사 임명·공천·진급’, 입막음용 의혹
이처럼 외압 의혹 핵심 관련자들이 그동안 내놓은 각종 진술의 신빙성이 차례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공수처 수사도 점점 이 전 장관을 향해 죄어오던 상황에서 갑자기 대사 자리를 준 건 수사 회피를 위한 ‘해외 도피용’ 임명인 동시에 입막음을 위한 회유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실제 이 전 장관뿐 아니라 핵심 관련자들에겐 영전과 여당 지역구 공천 등의 꽃길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임종득 전 안보실 2차장은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 영주·영양·봉화 지역구에 단수공천 됐습니다. 이 전 장관의 지시를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달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도 충남 천안갑에 단수공천 됐습니다.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은 지난해 중장으로 진급해 국방대 총장에 임명됐습니다.
이종섭 수상한 호주행의 반전, ‘윤 대통령이 몸통’ 의혹 더 증폭 [논썰] 한겨레TV
“그 관련자들을 과감하게 공천해, 책임 묻기는커녕 오히려 신범철, 임종득 이런 사람들 공천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민 여러분, 이게 말이 되는 공천입니까? 책임을 묻지는 못할 망정 꽃길을 열어줍니까?”(이재명 민주당 대표, 6일 최고위원회의)
대통령의 수사개입은 ‘빼박’ 불법입니다. 국회에선 이 정도 중대한 법률 위반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탄핵 갈 수 있는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말씀 분명히 드립니다.”(설훈 당시 민주당 의원, 2023년 9월5일 국회 대정부질문)
이 모든 거짓말 릴레이와 비정상적 특혜성 인사는 결국 의혹의 정점인 윤 대통령의 불법 외압 실체를 감추기 위한 행위가 아닌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방탄을 위해 권력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더 심각한 권력 비리 의혹으로 번져가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공수처 수사는 가로막힐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결국 특검 수사로 진상을 규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병대 수사외압 특검법은 지난해 10월6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돼 오는 4월부터는 본회의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우리 사회는 과연 외압 몸통을 밝혀내고, 순직 장병 부모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요.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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