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이재성입니다. 지난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다룬 방송 이후 한 달 만에 인사드립니다.
한 달 만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소금과 건어물 사재기와 품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여당은 마치 일본의 호위무사처럼 무리하게 오염수 방류를 감싸고 있습니다. 야당은 단식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꿰다 보니 이렇게 극단적인 정쟁의 대상이 됐습니다.
일본의 푸들이 된 윤석열 정부와 여당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신뢰를 잃었습니다. 오염수가 안전하다며 우격다짐으로 말하고 행동합니다.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기로 방침을 정해놓고 IAEA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하니 자가당착에 빠졌습니다.
한국수산업경영인 여수시연합회 우성주 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정부가 처음부터 오염수 방류를 기정사실화했어요. 그래가지고 사전 대책이 없이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 버렸단 말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그런 것에 대해서 부족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오염수는 방류할 것이고 그것은 안전해. 그러니까 먹어. 무슨 의혹을 제기하면 다 괴담이야.”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힘들다>)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이에 대한 어민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한덕수 총리님은 국정을 책임지신 분이 정확한 검증 절차를 가지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오염수를 마시겠다, 이런 식으로 국민을 선동하시다니.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한 말씀을 할 수 있는지, 저는 아주 실망스러웠습니다.” (우성주 회장,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힘들다>)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국민이 수산물 소비를 꺼리고 어민들이 업종전환까지 고민하는 게 모두 야당의 선동 때문일까요? 뭔가 본말이 뒤바뀐 것 같지 않나요? 정부가 기다려보자던 IAEA 최종 검토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해양 방류만이 유일한 정답인 것처럼 서둘러 결론을 내버린 정부와 여당의 믿지 못할 행태가 더 중요한 이유 아닐까요?

‘답정너’ 일본과 IAEA
해양 방류로 답을 정해놓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해온 것은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IAEA는 폭발 사고 4년 만인 2015년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권고했습니다. 2018년 11월13일에는 IAEA 전문가 그룹이 다섯가지의 오염수 방출 안을 제시하면서, 일본 정부에 빨리 결정하라고 채근합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2월10일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소위원회 보고서를 포함한 오염수 처리방안에 대해 IAEA에 검토를 요청합니다. 비용이 적게 드는 차례로 해양방출(34억엔), 수증기방출(349억엔), 수소방출(1000억엔), 지하매설(1624억엔), 지층주입(3979억엔)입니다.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검증이 아니라 ‘족집게 컨설팅’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7월4일 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를 만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오염수 해양방출에 대한 IAEA 최종보고서를 전달받을 전망이라고 합니다. 일본 언론은 구체적인 방류 시점을 기시다 총리가 결단하게 될 것이라며, 마치 고독하고 위대한 영웅적 결단이라도 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IAEA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해양방류를 향해 달려왔다는 사실을 말이죠. IAEA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보고서를 집중 해부해보니, 검증이 아니라 ‘족집게 컨설팅’이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현재까지 후쿠시마 저장 탱크에 쌓여있는 오염수는 137만톤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 137만톤을 30년에 걸쳐서 정화하고 희석해서 바다에 버리겠다고 합니다. 이 137만톤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12년 동안 발생한 오염수입니다. 오염수는 지금도 매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137만톤의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고 있는 동안, 최소한 그 두배 이상의 오염수가 또 나옵니다. 그것도 일본의 계획대로 30년 뒤에 폐로가 완료될 때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번 세기 안에 폐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렇게 추가 발생하는 오염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오염수를 일본 내에 두지 않으려는 진짜 이유가 이것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얼마나 많은 오염수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알프스 장치로 삼중수소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핵종이 걸러진다고 밝혔지만, 탄소14도 걸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지요. 그런데 나머지 핵종도 한 번에 걸러지는 게 아닙니다. “2020년 일본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용지에 있는 오염수 저장탱크의 30% 정도만 방사성 핵종이 법정 허용치 이하로 유지되고 있을 뿐, 나머지 70%의 탱크에는 많게는 법적 허용치의 5∼100배 정도 높은 방사성 핵종이 발견된 적도 있었습니다.”(송진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후쿠시마 오염수의 실체에 대한 가장 과학적인 진단은 “모른다”입니다. 일본 정부도 그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이 올해 2월 내놓은 ‘처리수 환경영향평가보고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 1차 처리를 한 뒤에도 오염수에 어떠한 핵종이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대신 2차 처리를 한 뒤 해양 방출 전에 30개 핵종에 대해서만 검사를 할 뿐입니다. 원래 64개이던 것을 30개로 줄여서 검사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일본은 핵 연료봉에 노출된 오염수에 어떤 핵종이 들어 있는지 전모를 밝힌 적이 없습니다. 일본도 잘 모르는 걸 한국 정부와 여당은 무슨 자신감으로 저렇게 안전하다고 강변하는 걸까요?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지난 5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항만 내에서 잡힌 우럭(조피볼락)에서 무려 1만80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전 기준치의 180배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도쿄전력의 대책은 뭘까요? 오염된 물고기가 항만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여러 겹으로 그물을 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염수는 그물을 통과하죠. 물고기만 막으면 세슘도 막아지나요?
치명적 독성을 가진 세슘-137에 노출되면 암에 걸릴 위험성이 크고 유전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4월엔 같은 곳에서 쥐노래미가 잡혔는데, 12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된 적이 있습니다.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오염수 허용하면 수산물 수입으로 이어질 것”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입니다. 세계적인 수산대국 노르웨이나 일본보다도 많이 먹습니다. 회로 먹고 구워 먹고 조려서 먹고 찌개도 끓입니다. 그래서 더 불안해하는 겁니다.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후쿠시마라는 ‘장소’의 안전성 여부가 수산물 수입 금지 논리의 핵심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앞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해도 괜찮다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앞으로 후쿠시마라는 ‘장소’는 안전한 곳이 되고, 후쿠시마 수산물도 안전한 식품이 되는 것입니다.

[논썰] 후쿠시마 오염수 앞잡이 된 한국…일본산 수산물 수입 방패 뚫렸다. 한겨레TV
정부는 이제라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입장을 바꿔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정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를 최소 6개월 보류할 것을 일본에 요구하라고 정부여당에 제안했습니다. 한·일 정부 상설협의체 구축과 환경 영향 평가 시행, 한·일 전문가 그룹 설치 및 다섯가지 오염수 처리 방안 공동 재검토, 국제사회 객관적 검증 요청, 한·일 양국 자국민 설득과 보류 기간 종료 시 즉각 국제해양법재판소 잠정 조치 청구 및 결과 수용 등 일곱가지 대일 요구 사항을 제시했습니다.
정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게 난처할 겁니다. 그럼 야당과 여론의 반발과 압박을 핑계 삼으면 됩니다. 잘못 끼운 단추를 풀어 사태를 해결할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환경 : 사회 : 뉴스 : 한겨레
환경 : 사회 : 뉴스 : 한겨레
www.hani.co.kr
'한겨레 논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지화’ 후폭풍 궁지 몰린 원희룡, 더 늦기 전 ‘거취 결단’ 해야 [논썰] (0) | 2023.08.06 |
---|---|
[논썰] ‘범죄 의혹’ 끊이지 않는 대통령 처가, ‘봐주기’로 하늘 가릴 수 없다 (0) | 2023.07.29 |
[논썰] ‘구둣발 무례’ ‘셀프 수사권’, 윤석열 특권의식과 검찰공화국 (0) | 2023.02.23 |
[논썰] 곽상도발 ‘부자유별’ 후폭풍, ‘50억 클럽’ 상자 다시 열린다 (0) | 2023.02.13 |
[논썰] 짜고 치는 이태원 망언, 대반전 노리는 혐오 정치 (0) | 2022.12.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