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선언, 북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교회협 화통위·615남측위원회 등 비판 성명
"한국, 미국의 전략적 의도 수행하는 하부체계 전락"
"신냉전 체제 강화…국제분쟁에 연루될 가능성 높아져"
"북·중·러 대화 등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조율자 역할 잃어"
"외교적 노력과 평화의 대화가 최우선돼야"
[앵커]
최근 이뤄진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각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평화통일운동에 힘써 온 기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 워싱턴선언이 북중러 대 한미일 신냉전 체제를 강화시켜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갈 것이란 우려 때문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한미 정상이 선언한 워싱턴 선언은 북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핵협의그룹' 을 신설하고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국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미국 해군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하지만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에 앞장서온 기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워싱턴 선언이 오히려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워싱턴선언은 이미 전쟁위기가 심화된 한반도를 핵전쟁 위협의 공포 속으로 몰아가는 선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교회협 화통위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외교적 노력과 서로를 인정한 평화의 대화가 최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기양 위원장 / 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
"우리의 자주성이 하나도 없어져 버렸어요. 스스로 갖다 바쳐버려서 이제는 미중 패권 전략 속에 우리가 그대로 노출되게 됐고, 30년간 해왔던 북방외교는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었고, 정말 30년 전의 냉전적 상황으로 되돌아가버린,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외교참사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4.27 [공동취재] 연합뉴스
한국YMCA전국연맹 김경민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위상이 미국의 전략적 의도를 수행하는 하부체계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미동맹만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주변국가인 중국과 북한, 러시아와의 대화와 협력의 장을 축소시켜 결과적으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한국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역할을 잃고 말았다는 비판입니다.
[김경민 사무총장 /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이라는 포지션이 가져야 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영역이 있잖아요. 그 세밀하고 정밀하고 정교한 동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외교적 행위들이 필요한데, 그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많이 축소됐다는 아쉬움이 있고, (그렇게 되면) 미일 동맹의 하부축으로서의 역할밖에 더 있겠느냐는 걱정도 되고, 이게 무역이나 경제 문제로까지 파장이 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핵전쟁을 염두에 둔 강도 높은 훈련과 무기 전개만 강조됐을 뿐 대화를 위한 그 어떤 방안도 논의되지 않았다"며 "한반도 안보 위기는 더욱 심각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이홍정 상임대표의장 /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북한이 실질적인 핵 위협을 가시화할 수 있는 벼랑 끝 상황을 연출하고 있고, 그런 것들이 또 다른 핵 전력 강화의 빌미가 되어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북중러 대 한미일 신 냉전 질서가 또 다른 전쟁위기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종교 시민사회단체들은 "종전과 평화협정 체결의 길이야 말로 가장 합리적인 평화의 길"이라며 "적대적인 대결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진영논리와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의 화홰와 평화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조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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