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군기지 '위해성 없음' 이유가 '기가 막혀'
CBS노컷뉴스 김준옥·배덕훈 기자 메일보내기
2013-09-09 06:00
6개 미군기지 위해성평가 '눈 가리고 아웅' … MB 정부 환경주권 포기 실체 드러나
[오염으로 신음하는 미군기지] 주한미군기지의 상징인 용산기지의 2016년 반환을 앞두고 오염 정화 문제가 최대 이슈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는 한미SOFA(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주한미군기지 오염 문제와 SOFA 개정 문제를 집중 취재·보도한다.[편집자 주]
CBS노컷뉴스는 2010년 1월 부산 하야리아 기지와 함께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된 파주지역 4개 사격장과 김포우편터미널, 오산비행장(일부) 등 6개 미군기지에 대한 위해성평가 결과 보고서를 추가 입수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해 단독 보도한 하야리아 기지 위해성평가 결과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6개 기지 위해성평가 결과 보고서 또한 심각하게 축소∙왜곡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6월 24일 노컷뉴스 [단독] 미군기지 발암 위험 은폐…'대국민 사기극')
◈ "농부들에 대한 노출 경로 차단되었으므로 '위해성 없음'"
먼저, 파주지역 4개 사격장의 경우는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위해성평가가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6월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4개 사격장에 대한 1차 확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사격장은 "토양관리기준을 초과한 오염물질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위해성평가 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했다.
캔사스 사격장도 1개 시료만 채취해 실시한 1차 확인조사에서 RDX(Royal Demolition Explosive. 폭약 원료)가 검출됐으나, "미 환경청의 토양선별기준은 초과하지 않았다"며 역시 위해성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
노스캐롤라이나/와그너 사격장에서는 1차 확인조사 결과 24개 시료 가운데 각각 13개와 7개 시료에서 중금속인 납(Pb)이 주거지역과 산업지역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1월 8일 추가 실시된 2차 확인조사에서도 8개 시료 가운데 6개가 주거지역 기준을, 4개가 산업지역 기준을 초과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노스캐롤라이나/와그너 사격장의 위해성을 판단하기 위한 노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인근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에게 가능한 노출경로는 표토의 피부접촉, 섭취, 실외 공기의 흡입이었다"고 밝힌 뒤 "그러나 미측의 후속조치로 수행된 종자분사파종(Hydroseeding)으로 표토의 노출경로가 차단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오염물질이 수용체에 노출되는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노스캐롤라이나/와그너 사격장의 잠재적 위해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보고서 49, 53쪽. 요약문 iv쪽)
'4개 사격장 미측 조치사항 확인조사 보고서'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위해성평가도 실시하지 않고 '위해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뒤 4개 사격장을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것이다.
파주지역 4개 사격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전에 실시된 토양정밀조사에서는 납과 구리 등과 같은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던 지역이다. (아래 '파주 4개 사격장 토양정밀조사 결과' 참조)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6월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4개 사격장에 대한 1차 확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사격장은 "토양관리기준을 초과한 오염물질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위해성평가 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했다.
캔사스 사격장도 1개 시료만 채취해 실시한 1차 확인조사에서 RDX(Royal Demolition Explosive. 폭약 원료)가 검출됐으나, "미 환경청의 토양선별기준은 초과하지 않았다"며 역시 위해성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
노스캐롤라이나/와그너 사격장에서는 1차 확인조사 결과 24개 시료 가운데 각각 13개와 7개 시료에서 중금속인 납(Pb)이 주거지역과 산업지역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1월 8일 추가 실시된 2차 확인조사에서도 8개 시료 가운데 6개가 주거지역 기준을, 4개가 산업지역 기준을 초과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노스캐롤라이나/와그너 사격장의 위해성을 판단하기 위한 노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인근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에게 가능한 노출경로는 표토의 피부접촉, 섭취, 실외 공기의 흡입이었다"고 밝힌 뒤 "그러나 미측의 후속조치로 수행된 종자분사파종(Hydroseeding)으로 표토의 노출경로가 차단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오염물질이 수용체에 노출되는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노스캐롤라이나/와그너 사격장의 잠재적 위해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보고서 49, 53쪽. 요약문 iv쪽)
'4개 사격장 미측 조치사항 확인조사 보고서'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위해성평가도 실시하지 않고 '위해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뒤 4개 사격장을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것이다.
파주지역 4개 사격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전에 실시된 토양정밀조사에서는 납과 구리 등과 같은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던 지역이다. (아래 '파주 4개 사격장 토양정밀조사 결과' 참조)
◈ "부지 대부분 포장돼 있어 '위해성 없음'"
주한미군이 지난 1993년부터 사용해 온 김포우편터미널 역시 2005년 실시된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 부속서 A'에 따른 환경오염조사에서 국지적이기는 하지만 최고 농도 5,177mg/kg의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됐다. 1지역 기준(500mg/kg)을 적용할 경우 기준치의 10배 이상을 초과한 수치다.
2009년에 실시된 위해성평가를 위한 44개 토양 시료에 대한 분석에서도 유류오염물질인 벤젠과 벤죠(a)피렌, 그리고 중금속인 비소 등 8개 항목에서 토양선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4개의 지하수 시료에서도 미 환경청 선별기준을 초과한 벤젠과 자일렌, 에틸벤젠, 나프탈렌, 비소 등이 검출됐다.
하지만 위해성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지역은 상업/산업용도(Commercial/Industrial)로 사용되기 때문에 상업/산업 지상 근로자 및 단기 건설 근로자들이 수용체가 될 수 있다"면서도 "부지 내 지표 대부분이 포장되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상업/산업 지상 근로자들에 대한 토양 노출경로를 위해성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보고서 70쪽)
그리고 나서는 단기 건설 근로자의 토양 노출경로에 대해서만 위해성평가를 실시한 뒤 "선별기준을 초과한 모든 오염물질이 각 노출경로에서 허용 가능한 발암위해도 수준 및 허용 가능한 비발암위해도 수준을 초과하지 않았다"며 '위해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토양 시료 44개와 지하수 시료 4개 모두에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비소에 대해서도, 부산 하야리아 기지와 마찬가지로 "매립토양의 지질학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위해성평가 항목에서 처음부터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8월 12일 노컷뉴스 [단독] 미군기지 독극물 '비소' 범벅…MB정부 '은폐') 지하수 또한 "음용수 또는 생활용수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출경로에서 제외됐다.
◈ "실내시설 건설이 예정돼 있지 않으므로 '위해성 없음'"
오산비행장 내 발전시설 등이 위치해 있던 Power Pro Yard와 AAFEAS 택시 세차 및 정비 구역 등 2곳은 지난 1952년부터 미군이 사용해 왔다.
Power Pro Yard는 지난 2008년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 부속서 A'에 따라 실시한 환경조사에서 토양과 지하수의 TPH 최고 오염 농도가 각각 기준치의 40배와 100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던 구역이다.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인 페놀도 생활용수 기준을 3배 가량 초과해 검출됐다.
AAFEAS 구역도 오염범위는 넓지 않지만 토양에서 검출된 TPH 최고 농도가 기준치를 5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래 '오산비행장 토양정밀조사 결과'참조)
오산비행장 2개 구역에 대한 위해성평가에서도 "심토에 대한 위해도 산정 결과 실내 대기 노출 경로에서 목표한계 비발암위해도(1.0)를 초과하여 위해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보고서 103쪽)
주한미군이 지난 1993년부터 사용해 온 김포우편터미널 역시 2005년 실시된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 부속서 A'에 따른 환경오염조사에서 국지적이기는 하지만 최고 농도 5,177mg/kg의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됐다. 1지역 기준(500mg/kg)을 적용할 경우 기준치의 10배 이상을 초과한 수치다.
2009년에 실시된 위해성평가를 위한 44개 토양 시료에 대한 분석에서도 유류오염물질인 벤젠과 벤죠(a)피렌, 그리고 중금속인 비소 등 8개 항목에서 토양선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4개의 지하수 시료에서도 미 환경청 선별기준을 초과한 벤젠과 자일렌, 에틸벤젠, 나프탈렌, 비소 등이 검출됐다.
▶ 김포우편터미널 위해성평가 시료 분석 결과
그리고 나서는 단기 건설 근로자의 토양 노출경로에 대해서만 위해성평가를 실시한 뒤 "선별기준을 초과한 모든 오염물질이 각 노출경로에서 허용 가능한 발암위해도 수준 및 허용 가능한 비발암위해도 수준을 초과하지 않았다"며 '위해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토양 시료 44개와 지하수 시료 4개 모두에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비소에 대해서도, 부산 하야리아 기지와 마찬가지로 "매립토양의 지질학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위해성평가 항목에서 처음부터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8월 12일 노컷뉴스 [단독] 미군기지 독극물 '비소' 범벅…MB정부 '은폐') 지하수 또한 "음용수 또는 생활용수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출경로에서 제외됐다.
◈ "실내시설 건설이 예정돼 있지 않으므로 '위해성 없음'"
▶ TPH 오염 분포도(오산비행장 내 Power Pro Yard 구역)
Power Pro Yard는 지난 2008년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 부속서 A'에 따라 실시한 환경조사에서 토양과 지하수의 TPH 최고 오염 농도가 각각 기준치의 40배와 100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던 구역이다.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인 페놀도 생활용수 기준을 3배 가량 초과해 검출됐다.
AAFEAS 구역도 오염범위는 넓지 않지만 토양에서 검출된 TPH 최고 농도가 기준치를 5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래 '오산비행장 토양정밀조사 결과'참조)
하지만 보고서 결론 부분인 113쪽에서는 "향후 세부 부지이용계획을 검토한 결과 주요 오염이 존재하는 건물 533 주변지역을 포함한 평가대상 부지에서는 실내시설의 건설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따라서 실내 대기 노출에 의한 경로를 제외할 경우 본 부지의 위해도는 목표한계위해도를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위해성이 있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는데도, "실내시설 건설이 예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워 노출경로에서 아예 제외한 뒤 '위해성 없음'이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 "위해성평가 즉각 중지하고, SOFA 환경조항 서둘러 개정해야"
토양·지하수 전문가들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위해성평가에 의해 오염 미군기지를 반환받은 뒤 결국은 국내법에 따른 토양정밀조사를 거쳐 정화를 하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오염 원인자인 미군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정화비용은 한국 정부가 떠안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토양·지하수 전문가들은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미군기지 반환을 위한 위해성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금이라도 위해성평가에 의한 미군기지 반환을 즉각 중지하고 서둘러서 SOFA(한미 주둔군지위협정) 환경조항을 국내법 기준에 맞게 개정해 오염 조사를 철저히 하고 정화 주체도 명확히 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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