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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한반도의 봄’…정전 65년 만에 북-미 지도자 만난다

by 무궁화9719 2022. 9. 28.

‘한반도의 봄’…정전 65년 만에 북-미 지도자 만난다

등록 :2018-03-09 18:19수정 :2018-03-09 20:26

 

정의용 실장 트럼프 면담 뒤 백악관서 발표
“트럼프 대통령, 비핵화 위해 김 위원장과 5월까지 만날 것”
김정은 초청에 트럼프 “그렇게 하자” 파격 응답
4월 남북정상회담-5월 북미회담 역사적 분수령 될 듯

     

 

분단 73년, 정전 65년이 되는 2018년 5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난다. 냉전이 끝난 지 30여년이 지나도록 적대 국가로 등 돌리며 서로 위협하고 으르렁거렸던 두 국가 지도자의 세기적 만남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의 바통을 이어받으며 한반도 운명을 가르는 역사적 대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나온 뒤 백악관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고,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정 실장한테서 지난 5~6일 방북해 김 위원장과 만나 합의한 내용에 대한 설명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해 듣고, 그 자리에서 “그렇게 하자”며 정상회담에 동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탐색전을 건너뛴” 적극적 대화 의지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의 발표 뒤 직접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핵) 동결만이 아닌 비핵화를 얘기했다”고 평가하면서 “중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만남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며 “회담 날짜와 장소는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화 브리핑을 통해 “전세계가 기대하는 (회담)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된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남북이 4월 말에 정상회담을 하는 데 이어 북-미가 사상 처음으로 5월 중에 정상회담을 열게 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미 선순환 구조’에 본격 진입하게 됐다. 2월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식 대표단 파견에 이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파견이 북-미 정상회담 여건을 조성했다면, 4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은 다시 북-미 정상회담의 마중물로 쓰일 수 있는 톱니바퀴 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지난해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실험과 이에 맞대응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점을 떠올리면 극적 반전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공조를 유지하면서 대화 국면을 진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이날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최대의 압박’ 정책이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현시점에 이를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하고, “한·미와 우방국들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할 것임을 강조하는 데 있어 단합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가장 가시적인 합의물로 도출할 수 있는 것이 ‘종전 선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반도는 국제법적으로 여전히 전쟁이 중지된 ‘정전 상태’다.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10·4 정상선언’을 통해 3자 또는 4자(한국·북한·미국·중국) 정상들이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지만, 한국의 정권 교체 등으로 후속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가정하면 남-북-미 정상이 종전선언을 하는 상징적인 행사를 상상해볼 수 있다.
 
비핵화도 당연히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5월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미래 핵을 동결하고, 이에 대해 미국은 불가침조약 등을 통해 소극적 안전 보장을 약속할 수 있어 보인다. 이어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북한의 기존 핵 폐기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양쪽이 타협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70여년간 발목을 잡아온 대립 구조가 한 번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모두 풀리겠느냐”고 내다봤다. 5월 정상회담은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 첫걸음 정도의 의미라는 뜻이다. 다만 ‘통 큰 결단’과 ‘화끈한 거래’를 선호하는 두 지도자의 성향에 비출 때 파격적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선 신뢰 구축 조처가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정상회담 전에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평양을 방문할 것이고, 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 문제도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전쟁위기→북미회담 대반전 ‘격변의 68일’

등록 :2018-03-09 21:29수정 :2018-03-09 22:14

 
1월 북 ‘관계개선’ 신년사에 남 화답
고위급 회담·선수단 파견 합의 진전
2월 평창 계기 김여정 특사 등 급물살
3월 특사 방북·방미 설명으로 결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그야말로 숨가쁘게 달려온 두달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1월1일)부터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수락까지 이어진 지난 두달여의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연초만 해도 전쟁 위기로 치닫던 분위기가 남북, 북-미 대화 분위기로 반전되기까지는 채 70일이 걸리지 않았다.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과 속도였다.
 
대화의 싹은 1월1일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움트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동결 상태에 있는 북-남 관계를 개선해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 해로 빛내야 한다”며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창겨울올림픽에 대표단 파견과 이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접촉도 언급했다. 사흘 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평창겨울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9일엔 판문점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나선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렸고, 남북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등을 파견한다’는 데 합의했다. 남북 대화의 문이 열리자 문 대통령은 10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2월 들어 대화 국면은 급물살을 탔다. 평창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파격에 파격이 이어졌다. 9일 방남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10일 문 대통령과의 청와대 접견, 오찬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전했다. 25일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에는 김 위원장의 측근이자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참석해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김 부위원장 등 북쪽 대표단은 남쪽에 머문 2박3일 동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만나 비핵화와 북-미 대화 등 현안과 관련한 남쪽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3월에 들어서서는 구체적인 성과가 쏟아졌다. 3월5~6일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대북 특사단은 도착 3시간 만에 김정은 위원장과 접견-만찬을 하며 △4월말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개최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 확인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북-미 대화 △대화 기간 중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 △남쪽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의 방북 공연 등 6개 항에 합의했다. 북-미 대화의 충분한 조건을 만들었다고 판단한 문 대통령은 8일 곧바로 정 실장과 서 원장을 미국으로 파견했다. 두 사람은 예정보다 하루 빠른 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고, 접견 45분 만에 그에게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 새해 첫날부터 68일 만에, 김여정 특사의 방남부터는 29일 만에 거둔 결실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18년 전, 북-미 회담 문턱에서 무산…이번에는?

등록 :2018-03-09 21:53수정 :2018-03-09 22:17

 

2000년 페리 프로세스→북·미 관계 진전→부시 당선에 회담 불발
2018년 남북 대화 동력 ‘북미 회담’ 급물살…실무협상서 결과물 내야
 
2000년 10월24일, 북-미 정상회담 준비차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찾아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북-미 관계의 대전환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됐던 당시 접촉은 그해 미국 대선에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함으로써 무산 됐다. 평양/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돌연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쟁위기설’이 불거지며 악화 국면으로 치닫던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북-미 간에는 18년 전 이미 한차례 정상회담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전례가 있다.
 
당시 북-미 정상회담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적극 추진됐다. 북한은 같은 해 10월 당시 권력 서열 2인자였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미국에 보내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면담하고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 상호불신 해소와 신뢰 조성, 주권존중 및 내정 불간섭, 경제협력 등 포괄적인 관계 개선 내용이 담긴 ‘북-미 공동코뮈니케’에 서명했다. 조 부위원장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 대통령은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을 북한에 보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브라이트 장관의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를 예고 없이 찾아가 면담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한 달 뒤 11월 대선에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북-미 대화는 막을 내렸다.
 
 
 
2000년 당시 북·미가 대화와 타협 국면으로 들어서며 정상회담 직전까지 간 데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혹’ 해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다시 추진되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북·미는 1994년 ‘제네바 합의’로 북핵 동결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1998년을 전후해 미국이 북한의 금창리에 비밀 핵시설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북한도 대포동 미사일을 전격 발사하면서 북-미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된다. 그렇지만 1999년 10월 대북 관여정책을 권고한 ‘페리 보고서’가 나오고, 금창리 핵 의혹 해소, 북의 미사일 개발 유예 약속 등이 이어지면서 북-미 관계는 다시 급속도로 개선됐다. 의혹이 풀리니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번에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화 국면이 형성됐다.
 
물론 현재 북-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두 나라 최고 권력자 모두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호 신뢰가 없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제재는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도 “우리는 미국의 핵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정정당당하게 핵무기를 보유하였다”(<노동신문>)고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는 사실은 북-미 정상회담의 ‘걸림돌’을 제거한 셈이지만,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북-미 정상회담 일정인 5월까지 북핵 문제에서 진전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예정대로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북·미가 특사 교환 등 사전 단계의 고위급 협상에서 어느 정도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핵능력은 수소폭탄을 제조할 정도에 이르렀다. 18년 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진전된 상태다. 2000년 당시만 해도 북한은 막 핵개발을 추진 중이었고, 미사일 기술도 초보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태다. 또 미국의 대북제재도 2000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해진 상황이어서 이를 핵 관련 협상과 연동시켜 풀어나가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일궈낼 역사적 이정표 될 것”

등록 :2018-03-09 22:16수정 :2018-03-09 22:24

문 대통령, 북미회담 합의 환영
남북회담 준비위원장에 임종석 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 앤드루 파슨스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 등이 9일 저녁 강원도 평창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박종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월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데 대해 “5월 회동은 훗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두 분 지도자의 용기와 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은 남북한 주민, 더 나아가 평화를 바라는 전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는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다뤄나가겠다. 성실하고 신중히, 그러나 더디지 않게 진척시키겠다. 오늘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관심과 애정을 표해준 세계 각국 지도자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창겨울패럴림픽 개막식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평창에서 열린 올림픽과 패럴림픽, 또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새로운 세계 평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다음달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지시하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준비위원장에 임명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준비위의 중요 임무는 4월 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이끌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준비위는 회담을 위한 남북 양측의 고위급 실무회담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CNN 특파원 “북-미 정상회담, 문 대통령에 공 돌려야”

등록 :2018-03-09 16:47수정 :2018-03-09 20:40

 

미국 언론, 트럼프 ‘대북 압박 전략’
문재인 ‘외교 기술’ 통했다는 분석
CNN 한국특파원은 문 대통령 칭송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역사적인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미국 언론은 트럼프의 ‘대북 압박 전략’과 문재인의 ‘외교 기술’이 화해 무드를 조성하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상회담 뉴스가 나오기 직전인 8일 남북 간의 대화가 오가며 ‘비핵화’가 대화의 테이블 위로 올라오자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막말을 쏟아내 상대방으로 하여금 본인을 미치광이로 받아들이게 하는 전략)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제재가 통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에서 그동안 트럼프에게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해 온 외교·안보 전문가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올림픽, 한국과의 정상회담 논의,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 등에서 보인 북한의 열린 태도는 트럼프식 접근법이 이끌어낸 결과라고 본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의 국가 안보 기자인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 역시 CNN과의 인터뷰에 등장해 “북·미 간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크다”며 “대북제재가 진짜라는 걸 인식시키고 압력을 계속 가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보수 언론인 <폭스뉴스> 등도 해당 보도들을 인용하며 “트럼프에게 가혹한 미국의 진보 언론마저 트럼프의 공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8일 “내일 한국 정부가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며”그걸 보고 나면 내 공이 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엔엔 도쿄 특파원인 윌 리플리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기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시엔엔 영상 갈무리.
 
 
하지만 현지 특파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평가를 앞세웠다. CNN의 윌 리플리 도쿄 특파원은 서울에서 내보낸 9일 방송에서 “김정은과 트럼프의 만남을 성사시킨 한국 리더의 외교적인 기술은 칭송받아야 한다”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짜 공을 돌려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평창 올림픽을 발판으로 삼았고, 이를 동력으로 남북회담 제안이 오자 곧바로 이를 받아들였다”며 “또한 곧바로 특사를 워싱턴으로 보내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하고 그에게 공을 돌려 이 상황까지 끌어냈다”고 밝혔다.
     
CNN 보도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성사의 공을 트럼프에게 모두 돌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공개서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이전 만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 분이 만난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두 분 지도자의 용기와 지혜에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흔쾌히 수락해 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은 남북한 주민, 더 나아가 평화를 바라는 전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회 기자 sehoi.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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