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썰] 김만배의 “좋은 형님들”…대장동의 ‘토건-법조 카르텔’
등록 :2021-10-02 08:59수정 :2021-10-02 21:30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대장동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소수 민간사업자들이 부동산 개발로 수천억원의 불로소득을 얻은 데 대해 국민들이 심한 분노와 허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주인이 누구냐는 의문도 제기됩니다.
이런 일확천금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밝혀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확천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이미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부정한 돈의 ‘종착역’을 보면 그 주인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체라는 점을 알면서 그 수익을 나눠 먹은 사람들이야말로 부동산 개발 일확천금 구조의 ‘공범’인 셈입니다.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화천대유’에 얽힌 전관 법조인들 계속 늘어나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좋아하는 형님들”이라는 해명, ‘일확천금 돈잔치’ 시인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제가 좋아하던 형님들로 대가성은 없었다. 정신적으로 좋은 귀감이 되고 심리적으로 조언하는 멘토 같은 분들이라 모셨다.
”전관의 위세를 이용하려 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평소의 친분과 심리적인 조언 정도의 대가로 그런 거액을 지급했다는 말이 됩니다.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일확천금을 가지고 지인들과 ‘돈잔치’를 했다고 대놓고 말하는 꼴입니다.
당사자인 법조인들은 한결같이 대장동 개발사업과는 관련이 없다거나 몰랐다고 해명합니다. 통상적인 자문·고문 계약을 맺고 활동했다고 합니다. 일부는 개인 자격이 아니라 소속 법무법인이 계약을 체결했고 자신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자격으로 활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법률적·도덕적 책임을 벗어나기 위한 법률가다운 해명들입니다.
하지만 김만배씨의 해명을 통해서도 분명해지는 것은 화천대유에 발을 담근 법조인들이 김씨의 사업에 대해 알았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자신이 고문·자문을 맡은 업체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도 몰랐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그 업체가 불법이나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지 살피고 이를 짚어주는 게 법률가인 고문이나 자문의 역할이 아니겠습니까. 이번 사태는 금전적 이익 앞에서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는 ‘천박한 법조 윤리’를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사회적 책임 망각한 ‘천박한 법조 윤리’ 드러나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29일 논평에서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결국 화천대유는 ‘토건 이권세력’과 ‘법조 기득권세력’이 결탁한 ‘토건-법조 카르텔’의 실체를 보여준 것입니다. 전관 법조인들은 부동산 일확천금의 부조리한 구조에 기여하거나 기생한 ‘공범’들인 셈입니다. 도덕적 지탄을 받아 마땅할 뿐 아니라 철저한 수사를 통해 위법행위가 있다면 엄히 처벌받아야 할 것입니다.
야당에서도 ‘법조 비리 게이트’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화천대유 의혹에 대해 “서민들의 피를 빠는 거머리떼들이다. 관련된 사람이 전직 검찰총장, 관할 수원지검장, 대법원 판사도 있다”며 “부동산 비리 주범들의 방패막이를 하려고 전직 법조 고관들이 거기에 파리떼처럼 몰려 가지고 서민들 피를 빨아먹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26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박영수 특검이 화천대유 게이트에 연루된 걸 보니까 우리나라 판검사들이 이렇게 더럽게 썩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태도는 온도차가 큽니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의 지적에 “일반적으로 판검사를 지칭해 그렇게 말씀하시면 묵묵하게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에게 하실 말이 아니다”라고 반발했습니다. 28일 토론회에서도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과 친분이 두터운 박영수 전 특검의 비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전 총장은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6월 대선 출마 선언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소수 이권 카르텔이 공정과 법치를 짓밟고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판은 지금 화천대유에서 부동산 개발 불로소득을 나눠 먹고 있는 판검사 출신 법조인들에게 딱 들어맞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곽상도·박영수·김수남·강찬우·김기동·이동열 등 검찰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무더기로 화천대유와 연루된 것을 비판하지 않는 윤 전 총장의 태도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혹시 이들이 대부분 검찰 시절부터 자신과 가까운 사이라서 그런 걸까요? 윤 전 총장이 앞으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 왜 비판에 나서지 않나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논썰] “좋은 형님들”…대장동에 둥지 튼 ‘토건-법조 카르텔’
막대한 개발이익의 ‘종착점’ 철저히 규명해야
박용현 논설위원 piao@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PD azuri@hani.co.kr
도움 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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