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프게도 민주·진보 정부에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하면 믿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항상 정부의 말과 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와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담론이 “임기 내에 전시작전권을 회복하겠다”는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로 문재인 대통령도 늘 했던 말이다. 그런데 그 과정과 결과는 어땠나?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려면 한국군의 독자적인 능력이 보강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국방비를 늘려서 더 많은 무기를 사와야 한다. 첨단 무기를 사 오니까 자주국방이 달성되는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그 첨단보다 더 첨단의 무기가 필요하고, 그 첨단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동맹국에 더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거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떨까?
노무현 대통령 초기에 “10년 이내 독자적 전쟁수행 능력을 갖추겠다”며 추진한 ‘협력적 자주국방’ 정책은 올해로 20년째다. 그 당시에는 아무리 늦어도 2015년이면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2005년 협력적 자주국방 정책이 본격 추진된 이래 20년 간 국방비 총액은 750조 원이다. 2005년 20조 원 국방비는 2026년 67조 원으로 330% 상승했다. 이중 전력을 현대화하는 방위력개선비는 225조 원 투자되어, 대형 플랫폼인 조기경보기, 스텔스 전투기, 이지스급 구축함 등이 줄줄이 도입되었다. 결국 진보 정부의 자주국방 정책은 해외 무기체계 도입에 하염없이 돈을 쏟아 붓는 정책으로 변질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한국군 독자적 작전능력이 성숙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반대로 이제 겨우 1단계(기본임무수행 능력)만 갖추었고, 2단계(완전임무수행능력)는 미지수이며, 3단계(최종 임무수행능력)는 언제 이루어질지 모른다. 내년도 국방예산은 8% 증액된 67조 원에 육박하며, 정부는 미국에 35조 원 규모의 추가 무기 도입 목록을 제시했다. 미국은 2단계와 3단계 능력을 평가하는 데 듣지도 보지도 못한 150여개 항목의 목록을 제시하며, 이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냉철하게 말하자면 국방비를 쏟아 부을수록 자주국방의 꿈은 더 멀어지고 있다. 이게 냉혹한 진실이다.
괌에 입항한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 트위터] 연합뉴스
대형 무기 플랫폼은 진짜 게임 체인저인가
대형 플랫폼에 대한 군의 집착은 그칠 줄을 모른다. 더 큰 무기, 더 센 무기를 향한 그들의 열망은 더 많은 국방예산을 요구한다. 사실 경항공모함이나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지금보다 국방예산을 더 늘린다 해도 한국군이 감당하기에 벅찬 무기체계다. 주지하다시피 우리가 건조하겠다는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미국이 호주에 제공하기로 한 핵추진 잠수함과는 급이 다르다. 미국은 AUKUS(미·영·호 안보협정)에 따라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설계와 운영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 이 잠수함에는 순도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하는 데 반해, 한국은 순도 20%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LEU)을 원료로 한 원자력추진 잠수함이다. HEU의 경우는 연료 교체가 필요 없이 영구적으로 가동하는 원자로지만 LEU의 경우는 5~10년 주기로 연료를 교체하고, 수시로 운영 실태를 국제기구로부터 감시받으며, 핵폐기물도 발생한다. 애초 잠수함은 외국의 그 누구에도 공개될 수 없는 은밀한 무기체계인데, 국제 감시와 원료 공급을 이유로 다 까발려지는 셈이다. 이런 잠수함은 척당 건조 비용이 2조 원 이상이지만 연료 교체와 운영 과정에서도 급격히 비용이 상승하여 작전 중일 때는 하루 운영비가 23억 원, 1년에 7천억 원을 상회한다. 반면 작전 성능은 고농축 우라늄 잠수함에 한참 미달되고 단지 재래식 디젤 잠수함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이런 잠수함을 4척 건조한다고 할 때 건조와 진수에만 10조 원에다가 매년 2조 원 이상의 운영비가 소요된다.
이런 잠수함이 있다고 해서 독자적인 작전 능력이 확보된다는 것 역시 착각이다. 수중 작전에서 미국의 압도적인 우위는 잠수함 숫자가 아니라 수중 탐지와 식별 능력에 있다. 수중에서의 소음과 잠수함 엔진의 특성을 분석하여 판단하는 노하우는 미 해군이 동맹국과도 절대 공유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성역이다. 미국이 냉전 이래 해양에서의 패권을 장악하는 핵심 능력이기 때문에 이를 동맹국에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잠수함과 해상전력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입체적인 작전을 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길이가 100미터가 넘는 강철 덩어리를 바닷 속에 보유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결국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하고도 이상하게도 자주국방과는 멀어지는 이전의 역설이 이번에도 적용될 수밖에 없다. 한국 잠수함이 제대로 작전하려면 미국의 핵연료 주기에 종속되며, 미국의 정보분석과 작전 노하우와 연합이 불가피하고, 결국 전작권 회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허세만 부리는 셈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전작권 전환은 공염불이 된다.
국방부가 2024년부터 GP/GOP, 함정, 방공, 해안 등 경계부대 군인의 시간외 근무수당 인정시간을 1일 8시간, 월 100시간으로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육군 7사단 5여단 소속 GOP 소초장 안성진 중위가 전방 철책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2024.1.25. 연합뉴스
하드웨어에만 열광하는 세계 6위 군사 대국의 현실
대형 플랫폼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은 ‘거대한 상징’에 대한 끊임없는 유혹이다. 군 조직은 새로운 무기를 통해 조직의 몸집과 자원을 늘리고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하드웨어에 대한 열망만큼 군의 시스템과 사고가 혁신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러한 대형 무기도입에 몰입하는 동안 한국군 야전의 실상은 세계 6위의 군사 대국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초급간부 충원율이 계속 저하되어 육군 부사관의 경우 충원율은 5년 전에 92%였는데, 지금은 48% 수준으로 추락했다. 군의 허리가 붕괴된 것이다. 게다가 장교의 경우도 매년 수급에 결함이 발생하고 있고,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도 힘들다. 300만 예비군은 무장조차 되어 있지 않다. 육군의 경우 기본 화기조차 엉망이다. 수류탄 비축량은 50만 발로 겨우 1인당 한 발 수준이다. 그 많은 국방예산이 어디로 샜는지 아리송한 일이다. 심지어 군인 주택수당은 20년째 동결되어 있고, 야간 당직 수당은 공무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무슨 기능사령부와 직속부대들은 깨진 유리창처럼 널려 있고, 부대는 이중삼중 중복되어 비효율적인 군 구조와 지휘 체계를 그저 안고 갈 뿐이다. 골프장, 학교, 교회, 병원, 교도소, 체육부대 등 모든 걸 다 갖추느라고 또 재정을 투입하지만 누구 하나 개혁을 말하지 않는다. 대형 무기를 도입하는 데 돈을 쓰는 동안 인간과 조직의 시스템에는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전방 경계는 여전히 병력 밀집형의 재래식 진용이며, 아직도 1980년대식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던 예전의 해안경계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분명 몸집은 커졌는데,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비를 GDP 3% 수준인 100조 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미국에 약속을 했다. 나는 솔직히 이 군대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그 비전과 목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우리의 산업과 기술의 생태계를 고려한 한국형 국방전략이 모호한 채로, 그저 외국의 대형 플랫폼을 추종한 결과가 이것이다. 그런데 어느 시절에 전시작전권을 전환하겠는가. 그 말을 과연 누가 믿겠느냐는 말이다.
저무는 핵잠수함 시대에 왜 올라타나 [세상읽기]
수정2025-11-08 17:10
등록2025-11-07 07:00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 미시간호가 2023년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종대 | 전 정의당 의원
미국 해군의 수중 전력 건설은 매우 논쟁적이다. 미 의회와 산업계는 일자리와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버지니아급 핵잠수함(블록 4/5)을 추가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펜타곤과 해군은 핵잠수함과 같은 단일 플랫폼은 중단하고, ‘오르카’와 같은 초대형 무인수중체계(XLUUV·Extra large uncrewed undersea vehicle)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맞선다. 이는 본질적으로 현재의 일자리가 우선이냐,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래의 전력 우위가 우선이냐는 논쟁이다.
핵잠수함에 대해 펜타곤과 해군은 승조원 134명이 탑승해야 하고, 대당 건조 비용이 40억~45억달러(6조원 안팎), 연간 유지 비용이 6천만~1억달러(800억~1500억원)에 이르는 고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반면 대형 수중 드론인 오르카는 한 척당 5500만달러(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로스앤젤레스에서 서울까지 거리인 6천해리를 항해하고, 확장성이 뛰어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핵잠수함 한 척보다 30~40대의 수중 드론이 더 낫다는 이야기다. 미 해군은 ‘분산 해상 작전’(DMO)과 ‘프로젝트 33’과 같은 핵심 전략 문서를 통해 핵잠수함과 같은 유인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무인 시스템을 대거 도입하는 비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의 비전은 간단하다. “더 많은 플랫폼에, 더 많은 탄약을 실어 더 넓게 뿌려서 상대의 관측·표적화·타격 체계를 과부하시키라.” 대양 해군의 장엄한 실루엣보다는 센서와 슈터가 촘촘히 얽힌 ‘보이지 않는 그물’이 제해권의 실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미 의회는 오르카 프로그램의 개발 지연과 막대한 예산 소요에 대해 극도로 비판적이다. 미 의회 산하 회계감사원(GAO)은 수중 드론에 대해 “프로그램으로 성숙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의회는 무인 시스템의 ‘가능성’에 투자하기보다, 검증된 ‘현재’의 전력에 예산을 집중하려 한다. 지난 7월 하원 군사위원회는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서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조달 예산을 10억달러(1조4500억원) 증액했다. 그 배후에 조선산업과 일자리에 극도로 민감한 군산복합체가 있음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둘 중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어정쩡하게 이들을 봉합한다.
그런데 돌연 한국이 미국에서 논란거리인 핵추진 잠수함을 자체 건조하겠다고 나섰다. 한국 핵추진 잠수함에는 핵무기가 없다. 핵 억지력 없이 북한과 주변국의 잠수함을 더 신속하게 추적·감시하는 일만 하는 이상한 무기체계다. 한반도·서해·동중국해의 열악한 환경에서 초고가의 거대한 잠수함은 적의 감시·타격망에 ‘과도한 가치 집중’ 위험을 노출할 뿐이라는 미 해군의 진단에 딱 들어맞는 사례다. 물론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이런 한국의 계획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핵연료 공급을 미끼로 한국 잠수함의 일부라도 미국 조선소에서 만들도록 할 수 있다면 의회가 무리하게 국방 예산을 증액시키지 않아도 된다. 미국이 문재인 정부 땐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난색을 표명하다가 호의적으로 돌아선 배경이다. 한국 안보에 현명한 정책이 될 것인지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미 중국은 ‘투명한 바다’를 외치며 러시아와 함께 주변 바다에서 5중 감시망을 구축하고 있다. 위성, 항공 감시, 수상 글라이더, 수중 드론, 해상 레이더로 중첩된 중국의 전략은 뛰어난 제조업 능력과 조선 생태계를 기반으로 거침없이 도약하고 있다. 우리도 장차 인공지능과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국형 해양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데, 10조원 이상이 들 거대한 핵추진 잠수함 사업에, 그것도 미국에 대한 기술 종속을 감수하면서까지 목을 매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불필요한 정치적 비용은 또 어떠한가. 한반도 주변 해역은 수심이 낮고 해안이 복잡하여 거대한 플랫폼보다는 분산형 센서와 네트워크가 요구되는 환경이다. 이는 분명 한국의 기술과 제조업 생태계가 실력을 발휘할 영역이고, 또한 그 잠재력이 매우 큰 기회의 공간이다. 미래 안보와 기술의 발전 추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추진해도 늦지 않을 일이다. 핵추진 잠수함을 2030년대 중반에 진수한다고? 뭐가 그리 급해서 미 군산복합체의 뒤를 쫓으려 하는가.
"트럼프 발언 뒤집혔다"... 핵잠수함 미국아닌 한국에서 만든다
2025. 11. 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만들 것"이라고 발표해 큰 혼란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국회에서 "우리가 건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못을 박으면서, 핵추진잠수함의 국내 건조가 사실상 확정된 것이죠. 트럼프의 발언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한국은 정말 자체적으로 핵추진잠수함을 만들 수 있을까요?
트럼프 발언이 불러온 혼란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건조 장소였습니다. 트럼프는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던 것이죠. 이 발언은 즉각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애초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에서 요청한 것은 '핵연료 공급'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잠수함 기체와 소형원자로를 자체 생산하고, 미국으로부터는 고농축 우라늄만 공급받겠다는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더욱이 필리조선소는 현재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만한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이 조선소는 과거 핵잠수함을 건조했던 역사가 있지만, 현재는 그러한 능력을 상실한 상태죠.
결국 트럼프의 발언은 실무진의 협의 내용과 동떨어진, 즉흥적인 발표였을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위성락 실장의 명확한 입장 표명
지난 11월 7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핵추진잠수함 건조 장소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건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건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는 트럼프의 발언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었죠.
위 실장은 미국 건조가 현실적이지 않은 이유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필리조선소 잠수함 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제너럴 다이내믹스에 우리 잠수함을 지어달라고 하는 것 역시 현실적이지 않은 방안"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특히 그는 "미 수요도 충족하지 못하는 사정"이라고 덧붙였는데, 이는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업체들이 자국의 수요조차 제때 맞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입니다.
국방부도 같은 입장
위 실장의 발언에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5일 핵추진잠수함 국내 건조가 합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안 장관은 4일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건조 장소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유동적이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하지만 이틀 뒤 위 실장이 나서서 국내 건조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명확해진 것이죠.
이러한 일련의 발언들은 한국 정부가 핵추진잠수함 국내 건조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팩트시트 발표 임박
위 실장의 발언으로 한미 관세·안보합의 팩트시트 발표 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일주일 넘게 팩트시트가 발표되지 못한 이유로, 핵추진잠수함 승인을 둘러싼 미국 정부 부처 간 이견이 지목돼 왔습니다. 국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등 관련 부처들 사이에서 의견 조율이 필요했던 것이죠.
하지만 위 실장이 공개적으로 국내 건조 방침을 밝힌 것은 미국과의 협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만약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면, 국가안보실장이 국회에서 이렇게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우리 식 핵잠수함의 스펙
위 실장은 핵추진잠수함의 규모와 핵연료 농축 비율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그는 "버지니아급(7800t)은 우리가 진할 필요 없는 미국형 잠수함으로 5조원이 넘게 들어간다"며 "우리는 그보다 훨씬 저렴한 우리 수요에 맞는 잠수함을 한국에서 지으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버지니아급 잠수함
한국 군은 5000t 이상급 핵추진잠수함 4척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버지니아급보다는 작지만, 프랑스의 쉬프랑급(5300t)이나 영국의 아스튜트급(7400t)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국의 조선 기술력과 예산, 그리고 작전 요구사항을 고려한 현실적인 선택인 것이죠.
핵연료 농축도에 대해서는 "20% 이하로 쓸 것인지, 40%대나 90%대를 쓸지 정한 바는 없다"면서도 "대체로 20% 이하에서 할 수 있다는 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한국의 우라늄 농축도를 2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 협정을 개정하거나 별도 추가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조선업의 새로운 도약
핵추진잠수함 국내 건조가 확정되면, 이는 한국 조선업과 방위산업에 엄청난 의미를 갖게 됩니다.
한국은 이미 재래식 잠수함 건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214급, 장보고-III급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해왔고, 이를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기도 했죠.
여기에 원자력 추진 기술이 더해지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핵추진잠수함을 자체 건조하는 국가가 됩니다. 이는 단순히 무기 체계 하나를 추가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조선 기술과 원자력 기술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하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미국과의 핵연료 공급 협정을 마무리해야 하고, 소형 원자로 설계와 안전성 검증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국이 이미 보유한 조선 기술과 원자력 발전 경험을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로 보입니다. 트럼프의 즉흥적 발언으로 시작된 혼란은 오히려 한국의 기술 자립 의지를 더욱 분명히 드러내는 계기가 된 셈입니다.
군사전문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꼽히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우리가 얻는 것은 체면이고, 잃는 것은 돈·시간·외교적 자율성”이라며 “그것은 강대국의 환상에 취한 ‘국가적 허영’일 뿐”이라고 31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진정한 자주는 ‘핵잠수함 보유국’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기술 주권과 전략적 판단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혁신 4.0’은 인공지능, 무인체계, 데이터 융합을 기반으로 한 ‘킬웹(K-Kill Web)’ 전략(적의 핵·미사일 체계를 교란하고 파괴하는 전략)”이라며 “이는 소수의 고가 자산이 아닌 다수의 스마트한 소형 무인체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분산형 전력 구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해군조차 ‘분산된 치명성(Distributed Lethality)’ 개념으로 거대한 항공모함 중심 체계에서 탈피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거꾸로 과거의 거대한 플랫폼으로 회귀하려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핵잠수함 한 척의 건조비용은 약 2조 원, 하루 운용비는 23억 원에 이른다”며 “반면 이 예산으로 수백 대의 무인잠수정(UUV)을 확보하면, 서해·동해 전역을 감시하고 실시간 대응 가능한 전술적 지능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한국의 현실적 위협은 심해가 아니라 연안”이라며 “북한의 소형 잠수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플랫폼, 기뢰전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거대한 핵잠수함이 아니라 민첩한 무인체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21세기의 전쟁은 속도와 네트워크의 싸움”이라며 “더 이상 거대한 철의 괴물 한 척이 바다를 지배하지 않는다. 분산된 센서, 인공지능, 무인체계의 연결망이 바다를 통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대국 흉내에 현혹되지 말라”며 “핵잠수함 프로그램은 재정·정치·산업 모든 면에서 ‘능력 함정(Capability Trap)’이 된다. 척당 2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도 단 한 척만 운용할 수 있고, 이마저도 수년간의 건조와 협정 개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잠수함을 보유했다고 해서 전략적 지위가 오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중국과 북한을 자극해 동북아 군비경쟁의 불씨를 키운다”며 “북한은 이미 핵잠수함 개발에 착수했다고 공언했고, 중국은 즉각적인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의원은 “한국 작전 환경은 미국이나 영국, 심해를 활동 무대로 삼는 대양 해군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 구역은 수심이 얕고 소음이 심한 서해와 동해 연안”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길이 100m가 넘는 핵잠수함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며 탐지 위험이 큰 ‘과잉 전력’이다. 여기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현실적 위협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이 건조돼야 한다고 한 말을 언급하며 “핵연료는 미국의 고농축 우라늄(HEU)에 의존해야 하고, 건조 기술과 유지·보수도 미국 조선산업 통제 아래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의 주권적 방위산업이 미국의 산업정책 하청 체계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핵잠수함을 얻기 위해 연료를 구걸하는 순간, 우리는 독립적 방위정책의 기조를 스스로 무너뜨리게 된다”며 “‘자주국방’은 핵잠수함의 연료봉이 아니라 기술과 전략의 자율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핵잠수함은 국가의 자존심을 세울지 모르지만, 킬웹은 국가의 생존을 지킨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강대국 흉내가 아니라 한국형 전략의 성숙”이라고 말했다.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김해공항에 도착해 조현 외교부 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김해공항/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트루스소셜에 “우리의 군사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이를 바탕으로 그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낡고 기동성이 훨씬 떨어지는 디젤 추진 잠수함 대신,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적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핵 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해주면 좋겠다”고 공개 요청한 것에 화답한 것이다. 중국은 즉각 경계심을 드러내며 “핵 확산 방지 의무를 이행”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해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묘한 변수를 어떻게 관리할지 한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지역 평화·안정을 촉진하는 일을 해야지 그 반대를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걷고, 방어적 국방 정책과 선린 우호의 외교 정책을 수행하며, 시종일관 지역 평화와 안녕을 수호하는 튼튼한 기둥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핵보유국이 아닌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해 운용하려면 핵연료 수출 통제 기구인 핵공급국그룹(NSG)을 주도하는 미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나아가 핵확산방지조약(NPT) 위반이 아니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이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과 미국을 향해 낸 메시지는 두가지다. 하나는 핵 비확산 의무 이행, 또 하나는 ‘지역의 평화 안정 촉진’이다.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가 핵확산방지조약 위반이 될 수 있고, 역내의 군사적 긴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 보유를 통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깊숙이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미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핵 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대통령이 ‘중국 쪽’을 언급한 것은 “특정 국가의 잠수함을 지칭한 것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기는 했지만, 중국으로선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다만 궈 대변인이 이날 ‘원칙론’을 내세우면서 ‘희망한다’ 등 완곡한 표현을 쓴 것은 시 주석의 국빈 방한과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를 악화시키지 않고 이 문제를 논의해보려는 신호일 수 있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은 “중국은 ‘비확산’ 원칙을 들면서 한국이 미-중 전략 경쟁에서 완전히 미국 편에 서는 것을 경계한 것”이라며 “중국을 향해선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가 대북 억지용임을 명확히 하고, 국내적으로는 핵무장론이나 잠재적 핵능력 주장 등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열린 장영실함 진수식에서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변광용 거제시장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의 첫발을 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핵잠수함 건조 과정에서 건조 장소와 기술 이전, 핵연료 도입 등 구체적인 방식 등을 놓고 한·미 양국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은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잠수함 선체 건조 기술과 소형 원자료 제조 기술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핵연료만 주면 핵추진 잠수함을 국내에서 자체 건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으로 궤도 수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통령실이 이날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밝혀, 미국과의 기술 협력을 통한 건조나 미국으로부터의 직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이 건조한 핵 추진 잠수함을 국내로 가져오는 직도입 방식은 한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건조, 유지·보수, 교체 비용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버지니아급(7925t) 핵 추진 잠수함의 건조 비용은 1척에 3조원에 이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최소 4척 이상 필요하다고 했는데, 미국 직도입 방식을 적용하면 12조원이 들 수 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자체 건조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실전 배치까지 10년 넘게 걸릴 수 있다. 이걸 단축하고 기술 이전을 효과적으로 하는 게 한-미 협력에 좋다”고 말했다. 자체 건조가 아니더라도 건조 과정에 최대한 참여해 기술 이전 등을 통해 핵 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장은 필리조선소가 미국 법인이긴 하지만 한화오션이 인수했으니 여기서 잠수함을 만들어도 자체 건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핵연료 확보 방식도 논쟁이 일 수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서 한국이 사용후 핵연료 농축과 재처리 시설을 보유하면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당장 협정 개정이 어렵다면 당분간 미국이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줘야 한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핵연료 확보와 관련해 “평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면 (우라늄) 농축 정도가 20% 이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 틀 안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군사적 목적 배제’ 항목을 빼거나, 별도 협정을 체결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기존 한-미 원자력협정을 벗어나 핵 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별도의 협정이 양국 간에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nura@hani.co.kr
전략무기인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장착된 해군 도산안창호함(디젤형)이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위해 대형 태극기를 달고 포항 영일만으로 들어오고 있다. 청와대 제공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이 결단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전세계로 생중계되는 모두 발언에서 참모들도 예상치 못한 ‘깜짝 승부수’를 던졌다.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한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수십년 동안 꿈쩍하지 않던 미국에서 대통령의 공식 ‘승인’이 나오는 놀라운 ‘드라마’가 연출된 것이다.
핵추진잠수함, 노무현 이후 민주당 정부의 꿈
노무현 대통령 이후 한국의 민주당 정부는 줄곧 핵추진잠수함(SSN) 도입을 추진했다. 북한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한 대응이자 ‘자강’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핵확산 우려를 이유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핵추진 잠수함은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잠수함이 아니라 원자력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잠수함이지만, 민감한 전략무기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월 대선을 앞두고 공약집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넣으려 하다가 고심 끝에 뺐다. 당시 국내 정치권에서 대두한 ‘핵무장론’에 미국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한국이 민감국가로까지 지정된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 설명을 들으면, 핵추진잠수함은 지난 8월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실에서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뒤 미국의 무리한 대미 투자 요구를 받고 관세 협상을 준비하면서, 미국에 주는 것이 있으면 우리도 확보하는 게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논의 끝에 우라늄 농축·사용후 연료 재처리와 함께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연료 공급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공약집에는 못 들어갔지만 어쨌든 캠프 내에서 이런 논의들이 많이 숙성돼 있었고 대통령도 관련 사안을 상세하게 알고 있어서 빠르게 진전이 되었다”고 전했다.
8월 정상회담 때도 트럼프 긍정반응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25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의 우라늄 농축·사용후 연료 재처리와 핵추진 잠수함 건조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한·미 실무진 후속 협의에서 미국 쪽이 여러가지 난색을 보여 진전이 되지 않았다.
결국 ‘톱다운’으로 정상 간 결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재명 대통령이 미디어로 공개되는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직접 해결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전에 이미 지지해주신 거로 이해합니다만 실질적인 협의가 진척될 수 있게 지시해주시면 더 빠른 속도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한 발언은 그런 내막을 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면서, 한화 오션이 인수한 미국 내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콕 집어 이야기한 것을 두고선 우려도 나온다. 미국 내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 가져오는 형식인데, 이렇게 되면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가장 엄격히 보호되는 기술”(AP통신)이란 평가가 나오는 핵잠수함 관련 기술을 미국이 과연 한국에 제공할지, 한국에 제조 역량이 축적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해진다.
중 ‘한국이 대중견제 관여’ 인식할 수도
더 어려운 부분은 미-중 패권 경쟁이 점점 격렬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운영에 나설 경우 대중국 관계에 미칠 함의다. 한국이 미국에 의지해 전략무기인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해 운영한다면, 중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 한국이 더욱 깊숙이 관여하게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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