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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단독] 명태균 "김건희가 권력을 쥐고 있잖아" 녹취 입수

by 무궁화9719 2024. 10. 10.

[단독] 명태균 "김건희가 권력을 쥐고 있잖아" 녹취 입수

구혜진 기자 
2024. 10. 31
 
명태균 씨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6월 중순, 김영선 전 의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지시를 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JTBC가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녹취 파일에서 명씨는 김 전 의원이 다른 의견을 내자, 본인 주장이 '대통령의 오더(지시)'임을 수 차례 강조합니다. 김건희 여사를 '권력 쥔 사람'으로 부르며 김 여사의 지시라고 말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명씨는 "김건희가 권력을 쥐고 있잖아요. 권력 쥔 사람이 오더를 내리는데 본인이 왜 잡소리 합니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늘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는 명씨와 김 전 의원의 관계를 '뒤바뀐 주종 관계'라 표현하며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높은 수위의 욕설을 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한 바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잠시 뒤 저녁 6시 40분에 시작하는 〈JTBC 뉴스룸〉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단독] 김건희 전방위 ‘국정관여’ 의혹…선거·당무개입에 산단 선정까지

명태균 통화녹취로 본 의혹 줄줄이
서울시장 외 선거 전반 챙긴 정황

  • 수정 2024-10-30 23:05
  • 등록 2024-10-30 05:00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 파일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 개입을 뛰어넘어 정권 출범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일반적인 국정 운영에까지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29일 공개된 김 여사발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 여당 당무 개입, 창원국가산업단지 보고서 작성 등은 명씨가 ‘비선’으로 활동하며 김 여사를 보좌했다는 유력한 방증이어서, 철저한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퍼즐 거의 맞춰진 ‘여론조사-공천 거래’

명씨와 관련된 김 여사의 정치 개입 의혹은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했다는 의혹에서 시작한다. 명씨는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총 81차례 대선 관련 여론조사를 했다. 연구소 직원이자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서 여론조사 비용(약 3억7천만원)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명씨가 공천 전날(2022년 5월9일) 강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모(김 여사)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갖고,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데. 그래서 (김 전 의원 공천에 반대하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끝났어”라고 말한 사실이 지난달 공개됐는데, 공천 발표 8일 전(2022년 5월2일)에도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 내보고 고맙다고”라며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한 통화 내용이 28일 추가로 공개됐다. 이런 발언과 정황은 명씨와 김 여사 사이 ‘여론조사-공천 거래’가 사실이라는 데 무게를 더한다.
 

지방선거, 여당 당무에도 개입 의혹

29일 추가로 공개된 “서울시장 선거, 서울에 한번 1천개 (여론조사를) 돌려보세요. 1천개 바로 해서 바로 오늘 달라고 하네. 사모님(김 여사)이 이야기해서 궁금하대요”(2022년 5월30일)라는 명씨 통화 녹음은, 김 여사의 ‘관심’이 보궐선거에 그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그해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최근 언론에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을 의심할 건들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대표가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에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합리적 얘기를 하는데 공관위원장이 듣지 않는다면 외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인데, 당시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정진석 현 대통령비서실장이다.
 
이런 상황들은 명씨가 지난 15일 공개한 김 여사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에도 부합한다. 김 여사가 여기서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며 “전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한다”고 했다. 명씨가 여론조사 등으로 김 여사 환심을 산 뒤, 김 여사와 명씨가 정치적 동반자에 가까운 관계가 됐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신뢰 관계는 지난 4월 총선 직전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명씨와 강씨의 지난해 11월13일 통화 녹음에서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을 두고 “당무 감사 꼴등 했다며?”라며 “위에 윤한홍이 (김영선 등을) 다 제거하라고 하니까 그렇겠지. 내가 여사한테 연락했어. 김영선한테도 여사한테 연락하라고 해놨으니까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라고 말한다. 이어 “내가 마지막 도와주는 거야. 여사한테 구구절절 텍스트 문자로 보냈어. 여사가 도와줄 건데, 마지막으로 도와주는 거야”라고 했다. 4월 총선 공천 정지작업 성격의 당무 감사였는데, 다만 김 전 의원은 실제 공천 과정에서는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창원산단 보고서’ 행정에도 개입?

명씨가 ‘김 여사 보고용’이라며 창원산단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대목은, 김 여사의 영향력이 정치 영역뿐 아니라 행정에까지 미칠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창원산단은 지난해 3월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공식 추진이 확정돼, 이 과정에 김 여사가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에 이어 1조4천억원이 들어가는 창원국가산단 선정에 명씨가 관여한 건 김건희 여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가장 공정해야 할 선거와 국책 사업을 전리품인 양 쥐락펴락한 책임은 특검을 통해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단독] 명태균 ‘김진태 컷오프’ 뒤집힌 날 “사모님 그래 갖고…내가 살려”

김건희 ‘강원지사 공천 개입’ 의혹
김진태 지사 쪽 “사실 무근” 반박

  • 수정 2024-10-31 01:28
  • 등록 2024-10-30 17:08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https://youtu.be/EcDl889zo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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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국정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진태 전 의원이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을 받는 과정에 김건희 여사의 힘을 빌려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나왔다. 김 여사가 명씨를 고리로 김영선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은 물론 지방선거 공천까지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겨레21이 30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명씨와 통화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명씨는 2022년 4월18일 밤 9시57분께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진태 그거 내가 살린 거야. (오늘) 김진태가 김○○(명씨 지인으로 추정)이 갔는데 벌떡 일어나 손을 잡고 내 얘기하면서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손잡고 막 흔들더래요”라고 말한다. 또 “아니, 나 어제 잠도 못 잤어.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내가 막 사모님 그래 갖고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18 망언’의 책임을 물어 김진태 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2022년 4월14일 황상무 전 한국방송(KBS) 앵커를 강원도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하지만 나흘 뒤인 4월18일 갑자기 이를 번복해 ‘망언 사과’를 조건으로 김 전 의원에게 경선 기회를 줬고, 김 전 의원은 당내 경선을 거쳐 강원도지사에 당선됐다. 석연치 않은 과정 때문에 ‘용산’의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는데, 이번 통화녹음 파일은 김 지사 공천 배경에 김 여사가 있음을 시사하는 유력한 정황 증거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진태 지사 쪽은 한겨레에 문자를 보내 “일관되게 밝혔듯,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명씨는 또한 2022년 7월1일 강씨와 한 통화에선 김영선 전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의창 지역의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자신이 기여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투기과열지구가 해지됐다고 좋아하지?”라는 물음에 강씨가 “네, 다들 막 고맙다고 어저께 사람들 막 찾아와서 인사하고”라고 답하자 “그렇지, 왜 그러냐면 거기 전매하고 지금 재개발하고 그런 싹 다 딱지하고 다 거래되고 다 팔고 다 될 수 있어요. 어제 막 수천억을 (내가) 한 거야. 말이 수천억이야. 진짜 지금 건물 짓는 데 지금 전매가 안 되잖아”라고 말한다.

 

당시는 부동산 규제 강화책을 펼친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 어느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될 것이냐를 놓고 전국적 관심이 높았던 때였다. 국토교통부는 명씨와 강씨의 통화 하루 전인 2022년 6월30일 전국 투기과열지구 49곳 가운데 6곳을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하는 조처를 발표했다. 해제된 투기과열지구에는 지난해 3월 신규 창원국가산단 예정부지로 발표된 창원 의창 북면, 동읍 지역이 포함됐다. 명씨는 창원산단 선정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성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거래를 규제하는 정책이라 토지거래가 오가는 창원국가산단과는 큰 관련이 없다. 절차에 따라 문제없이 진행했다”고 밝혔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과 강원지사 선거에 김 여사가 노골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다분하다”며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신규 창원국가산단 선정이 모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단독] 명태균 “김건희 여사, 고맙다며 김영선 공천은 선물이라 해”

입력2024.10.28. 오후 8:20 
 
수정2024.10.29. 오전 12:38
 기사원문

공천 발표 8일 전 명태균-강혜경 통화
김 여사 ‘여론조사 대가 공천’ 주도 의혹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 발표를 약 일주일 앞두고 “여사가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 자기 선물’이라고 했다”고 말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씨가 김건희 여사를 언급한 게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겨레21은 28일 명씨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2022년 5월2일 통화 녹음을 입수했다. 이 통화에서 명씨는 강씨에게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 내보고 고맙다고”라며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알면은 난리, 뒤집어진다”고 보안을 요구했다.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김 전 의원 공천 발표(2022년 5월10일) 8일 전이다.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해 2021년 4월부터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까지 8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 명씨가 그 비용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김 전 의원은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선거운동 비용으로 연구소의 여론조사 비용 채무 일부를 상환하고, 국회의원 세비를 명씨와 절반씩 나눠 쓴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결국 김 전 의원 공천 배후에 관심이 쏠렸는데, 이와 관련한 명씨의 발언은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9일 강씨와 전화 통화에서 “사모(김 여사)하고 전화 해가 대통령 전화해갖고.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했는데’ 이라대. 그래서 (김 전 의원 공천에 반대하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끝났어”라고 말한 게 전부였다. 이날 공개된 김 여사가 명씨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 이를 고마워하며 김 전 의원 공천을 약속했다는 명씨 발언은, 여당 공천에 대통령 부인이 개입했다는 유력한 방증이어서 향후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선 후보를 위해 3억7천여만원을 들여 81차례 여론조사를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명씨 등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지난 25일 미래한국연구소 김아무개 전 소장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27~28일엔 김 전 소장을 소환 조사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 "대선 당일에도 명태균 보고서로 회의했다"

이명선

2024년 10월 27일 10시 00분

https://youtu.be/Ro7qfCX3sLw

 
대통령실과 명태균 씨의 일치된 거짓말이 명백한 증거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지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9일,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작성한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이하 '명태균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전달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당일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명태균 보고서'가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 회의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신 씨는 당시 자신이 받아서 가지고 있던 '명태균 보고서' PDF 파일을 공개했다.  
 
명태균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난 뒤에는 윤석열 후보가 명 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경선이 끝난 건 2021년 11월 5일이다. 따라서 이 해명이 진실이 되려면 윤석열 후보 측이 경선 후에 만들어진 '명태균 보고서'를 갖고 있어선 안 된다. 명태균 씨도 언론을 통해 공표한 여론조사 외에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표 여론조사(명태균 보고서)는 윤 후보에게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공짜로 맞춤형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다면, 이는 윤석열 후보가 명 씨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셈이 된다. 이 때문인지 대통령실과 명 씨 양측 모두 일관되게 '명태균 보고서'의 존재와 전달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윤석열 캠프 핵심 참모 신용한 씨의 폭로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명태균 씨의 해명은 모두 거짓이었다.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대선 당일에 <명태균 보고서> 받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영입 인재 15호로 발탁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2년 전 대통령 선거 때만 해도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과 공약을 만드는 정책총괄지원실장이었다. 신 씨는 직함 그대로 '정책과 공약'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실무 책임자였다면서 당시 자신의 명함을 꺼내 보였다. 분야별 전문가 600여 명의 보고를 받아 취합하고 정리해서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하는 위치였다고 한다. 
 
신 씨는 핵심 참모진 20명 가량이 모이는 캠프 회의에도 참석했다. 아침에는 분야별 실무 책임자가 모이는 '전략조정회의', 저녁에는 '일일상황점검회의'라는 이름의 회의가 대선 당일까지 매일 열렸다. 국민의힘 이철규, 윤재옥, 김은혜, 이상휘, 강명구 의원,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김오진 전 대통령실 비서관 등이 회의 멤버였다. 중요한 회의 결과는 대부분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됐으며, 때로 윤석열 후보가 회의 석상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한다. 
"전략상황(조정)회의에는 각 파트별 일종의 실무 책임자들이 차출됐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공항공사 사장으로 내정되었다고 알려진 김오진 전 (대통령실) 비서관, 국토부 차관도 하신 분이죠. 또 보훈부 장관하던 박민식 장관도 회의 멤버였고. 또 국회의원 하시는 이상휘 의원도 계셨고, 강명구 팀장은 당시에 전체적인 수행 일정을 짜는 일을 했고, 김은혜 의원 등 홍보 공보 쪽 멤버들 대부분 들어와 있었죠."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거의 상시적으로 많이 논의가 됐고, 특히 선거 한 60일 30일 임박했을 때는 여론조사를 놓고 예를 들어 이런 지시를 하죠. 어디 어디가 생각보다 낮게 나온다. 그러니 어디 어디 위원장이나 조직 담당에게 거기에 뭐 뭐를 보강해야 되겠다. 데이터를 보고 긴급하게 동선을 바꾸는 거죠."

"전략상황(조정)회의에서 자주들 얘기를 해요. 제가 불법으로 입수할 길은 없잖아요. 종이는 당연히 봤을 거고, 그 당시에 그 파일을 임박해서는 예를 들어서 급하게 막 회의가 이루어질 때는 미리 주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전략회의에서 그런 논의를 했으니까 제가 그걸(명태균 보고서) 저기를 가지고 있겠죠."
신용한 전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인터뷰 중 

신 씨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2022년 3월 8일자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보고서(명태균 보고서) PDF 파일을 증거로 제시했다. 신 씨는 이 파일을 자신의 외장하드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외장하드에는 자신이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할 때 만들거나 수집한 약 7기가 바이트 분량의 자료가 담겨 있었다. 
 
신 씨는 이 '명태균 보고서' 파일이 대선 당일인 3월 9일,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신 씨는 자신의 외장하드 '전략조정회의' 폴더에 파일을 저장했다. 저장한 시점은 PDF 파일에 '수정한 날짜'로 나오는 2022년 3월 9일 오후 2시 31분이다.
 
그런데 이 PDF 파일의 문서정보값을 보면, 파일이 최초로 만들어진 '만든 날짜'는 3월 8일 오후 6시 20분이다.  미래한국연구소의 강혜경 씨가 '명태균 보고서' PDF 파일을 최초로 만든 시각과 정확히 일치한다. 문서정보값은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 즉 '메타 데이터'라고 부르는데 이를 사용자가 임의로 조작할 수 없다. 외장하드 속 '명태균 보고서'가 신 씨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물증이 되는 이유다.  
 
 
신용한 씨의 외장하드에 담긴 2022년 3월 8일자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보고서(명태균 보고서) 파일. 여론조사 이튿날인 대선 당일,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 신 씨가 외장하드에 이 파일을 받은 뒤 저장한 날짜가 2022년 3월 9일로 확인된다.   

미래한국연구소 보고서 원본과 대조해보니 정확히 '일치' 

신용한 씨의 외장하드에 담긴 '명태균 보고서'는 총 37쪽, 윤석열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는 예측이 주된 내용이다. 뉴스타파는 이 보고서가 실제로 미래한국연구소가 만든 것이 맞는지 추가로 확인해봤다. 강혜경 씨는 지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미래한국연구소가 만든 여론조사 보고서 일체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대선 하루 전날인 3월 8일에 강 씨가 작성한 <2022. 차기 대통령 선거 면밀조사 결과 보고서 9차>가 포함됐다. 
 
강 씨가 만든 보고서를 신 씨의 외장하드에서 나온 '명태균 보고서'와 비교해봤다. 제목과 내용, 분량은 물론 보고서를 PDF 파일로 만든 시각까지 정확하게 일치했다. 위조나 변조, 조작의 가능성은 찾을 수 없었다. 신 씨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명태균 보고서' 파일을 제보한 시점은 강혜경 씨가 국회에 자료를 제출하기 훨씬 전이다.
 
앞서 강혜경 씨는 "매일 윤석열한테 보고해줘야 돼"라고 말하는 명태균 씨의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신 씨의 이번 증언은 명 씨가 말한 그 '보고'가 사실이며, 그 '보고'가 대선 당일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졌던 정황을 가리키고 있다.  
 
 
강혜경 씨가 작성한 미래한국연구소 보고서(좌)와 신용한 씨의 외장하드에 담겨 있던 보고서(우)는 제목과 내용은 물론 파일을 만든 날짜까지 정확히 일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와서 몰랐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

신 씨는 '명태균 보고서'가 캠프로 전달된 경로는 정확히 특정하지 못했다. 신 씨는 캠프 전략기획부총장 이철규 의원이나 선대본부장 겸 상황실장을 맡았던 윤재옥 의원이 여론조사 데이터를 주로 공유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캠프 회의에서 여론조사 데이터는 늘 중점적인 논의 대상이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후보의 일정과 동선이 하루아침에 바뀔 정도로, 여론조사 보고서의 힘은 강력했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캠프에 '명태균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보고 받은 사실이 있을까.
신용한 씨는 참모진 회의에 등장한 '명태균 보고서'의 존재를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와서 몰랐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평소에도 참모진 회의 결과는 대부분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선 하루 전 자신의 승리를 예측한 여론조사 결과를 대통령이 보고받지 못 했을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이를 두고 신 씨는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 씨는 윤 대통령이 정말로 몰랐다면, 참모인 자신이 어떻게 '명태균 보고서'를 파일 형태로 받을 수 있었겠냐는 반문도 덧붙였다. 신 씨는 명태균 씨나 강혜경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더구나 공짜 여론조사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는 자신의 외장하드에 '명태균 보고서'가 있다는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 했다고 한다.
이제 윤석열 캠프에 '명태균 보고서'가 존재했다는 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여론조사에 대한 건 회의할 때 보면 윤재옥 상황실장이나 이철규 의원 등등이 말로 지금 어디가 어떻게 취약한데 이걸 어떻게 보강하면 좋겠느냐 이런 말씀이 있으셨던 걸로 기억이 되고. 데이터는 이철규 의원님께서 전략 쪽이었으니까, 그쪽에서 주로 받아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전체적인 거는 제 기억으로는 이철규 의원님쪽에서 했던 것 같아요."

"최종적으로 윤석열 후보가 보고를 받았다고 저는 추정합니다. 제가 (윤석열 대통령이 보고서를 보거나) 놓는 등의 장면을 보지는 않았어도 그건 당연히 어떤 그런 속에서의 흐름이고 일정이 짜여지고 정책이 바뀌고 막 하니까. 회의 결과도 보고하고 여론조사를 갖고, 하여튼 계속 회의를 한 거니까 윤통이 몰랐다라고 하는 거짓말이지 뭐. 그건 거짓말이지.

"윤통은 이렇게 이제 빠져나가려고 하겠죠. 실무자들이 하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하라는 대로만 나는 어디 가라 하면 가고 이렇게 했다고 말하겠지 본인이 빠져나가는 건 그거겠죠. 현실에서는 그건 있을 수가 없죠. 예를 들어서 아까 좀 순화해서 얘기했지만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은) 짜증 무지하게 잘 내거든. 경남 가기로 했는데 왜 갑자기 인천이야 막 이렇게 하고 이제 막 성질낸단 말이에요. 실무적인 걸 자세히 설명을 했으니까"  
신용한 전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인터뷰 중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

윤재옥· 이철규 "윤석열 캠프는 명태균 혹은 미래한국연구소와 관계없다"

신용한 당시 정책총괄지원실장의 증언을 통해 ▲윤석열 캠프가 '명태균 보고서'를 전달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 보고서를 선거 전략 수립에도 활용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신 씨의 증언은 강혜경 씨의 주장과도 이어진다. 강혜경 씨는 명태균 대표가 여론조사 비용 대신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받아온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강 씨의 주장이 진실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명태균 씨가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를 윤석열 후보 혹은 윤석열 캠프에 전달한 사실이 있어야 한다. 둘째, 윤석열 캠프가 명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명태균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전달됐고, 이를 토대로 회의까지 한 사실이 밝혀졌다. 신 씨의 증언으로 첫째 조건이 확인된 셈이다. 둘째 조건, 즉 윤석열 캠프가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비용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건 공표된 회계 자료를 통해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이에 따라 강 씨의 주장은 진실로 입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대통령실과 명태균 씨가 첫째 조건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강제 수사가 불가피하다. 이번 신용한 씨의 증언은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혐의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단서다. 언론이 공개한 단서에도 검찰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의구심이 커질 것이다.     
 
뉴스타파는 윤재옥 의원과 이철규 의원에게 캠프에서 '명태균 보고서'를 공유하거나 논의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윤재옥 의원은 "명태균 보고서를 본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답했다. 이철규 의원은 "윤석열 캠프는 명태균 혹은 미래한국연구소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신 씨의 주장을 전면 부정했다. 
 
제작진
취재 봉지욱 이명선
영상취재 이상찬 김기철
리서치 차우형
편집 장주영
CG 디자인 정동우
웹출판 허현재

명태균 새 녹음파일 "尹 여론조사 비용, A‧B‧C에게 받으라"

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2024. 10. 17. 16:48

A‧B‧C는 2022년 지방선거 예비후보…공천은 탈락
공천 탈락 뒤 돈 돌려받는 과정에서 김영선이 대신 갚은 정황
검찰 수사 진행 중…강혜경 "김영선, 명태균과 A‧B‧C 거론 말라 했다"

박종민 기자·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
 
명태균씨가 2022년 대선 당시 실시했던 대통령 선거 관련 여론조사의 비용 중 일부를 같은 해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냈다가, 돌려받았다는 증언이 추가로 제기됐다. 돈을 받은 사람은 사실상 명씨인데 비해 돌려주는 과정에선 김영선 전 의원 측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고 한다.
 
한겨레신문은 17일 "명씨가 2022년 3월 대선을 열흘 앞두고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보고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매일 실시했다"며 "그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던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건넨 돈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충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으로부터 제공받은 녹취 파일에는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한 대목이 존재한다. 2022년 2월 28일 통화에서 명씨는 "지금부터 매일 선거일까지 (여론조사를) 돌린다"며 "돈(여론조사 실시 비용)은 모자라면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에게 얘기해서 A와 B, C에게 받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앞선 강씨의 증언에 따르면 명씨는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하기 위해서라며 총 23회의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23회 중 9회는 대선을 열흘 앞두고 3천명의 샘플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면밀조사'였다. 비용 문제가 지적된 조사는 9회의 면밀조사 중 일부로 추정된다.
 
A‧B‧C는 각각 영남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와 광역의회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한겨레는 A와 B에 대해서만 "각각 6천만원씩 총 1억2천만원이 건네졌다"고 보도했다.
 
공천이 실행되지 않자 이들은 돈을 돌려받길 원했다고 한다. 1억2천만원 중 6천만원은 당시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 전 의원이 보전받은 선거 비용에서 충당됐고, 나머지 절반은 김 전 의원이 미래한국연구소에 공보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전달됐다는 것이 강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선거비용 처리를 수상하게 여긴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2023년 5월 사건을 창원지검에 이첩했고, 같은 해 11월 창원지검의 수사가 시작됐다. 현재 검찰은 강씨의 휴대전화 녹취파일 수천 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명태균, A‧B‧C 등의 이름이 수사에서 절대 나와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이와 같은 내용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명씨와 강씨, 김 전 의원 등에게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 thefist@hanmail.net

명태균 또 폭로 "내가 대선 얘기하면 뒤집어져…윤·김 부부와 매일 아침 통화"

[박세열 칼럼] 브로커에 협박당하고 부하에게 '꼴통' 소리 듣는 대통령의 위상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10.12. 05:02:04
 
윤석열 대통령은 통치 불능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권력은 정당성에서 나온다. 대통령에게 정당성이 있다는 믿음 자체가 중요하다. 대통령의 실제 힘이나 능력과는 상관없다. 공직자가 공직에 복무할 수 있는 동인 역시 그 무형의 권위에서 나온다. 막스 베버는 전통적인 권위와 합법적인 권위를 분리했지만, 현대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합법적 권위가 작동하기 위해선 통치자의 '카리스마'가 일정 부분 필요하다.
 
지금 한국 정치에서 대통령이 '비선'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는 것보다 더 문제인 건, 대통령의 권위가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영(令)은 신뢰에서 나온다. 신뢰를 잃으면 영이 서지 않는다. 영이 서지 않으면 대통령직은 무용하다.
 
'명태균 스캔들'이라는 스토리가 어떻게 끝날 지는 알 수 없다. 선거 기술자의 탈법적 마키아벨리즘과, 법망을 뚫는 비선 실세의 활보, 리더를 우습게 아는 공직자들이 얽히고 설킨 이 이야기는 법정 드라마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한 쪽에선 '다소 부적절하지만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할 것이고, 다른 편에선 '탄핵 사유가 차고 넘친다'고 맞설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싸움은 부질없다. 대통령의 신뢰자본이 파산했으니까. 사람들은 이제 어떤 게 대통령의 진짜 모습인지 의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명태균을 두 번 만났다고 해명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최소 네번을 만났다. 거짓말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스토리에 등장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대중들이 상상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명태균은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셀 수도 없이 방문했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이 명태균을 '명 박사'로 호칭한다는 말도 이준석에 따르면 거짓이 아니다. 김종인에 의하면 김건희가 명태균의 전화기로 자기 남편을 만나달라 말했다고 한다. 이 증언들에서 상상되는 건, 부인이 주선한 정체 불명의 선거 브로커 앞에 두 손 공손히 모으고 앉아서 '선거 기술'에 대해 경청하고 있는 초라하고 심약한 초보 정치인의 모습이다.
 
"(나를)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라고 대통령을 향한 협박이 백주대낮에 버젓이 방송을 탄다. 그러나 대통령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 명태균의 사설 업체가 3억7000만 원어치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 상상되는 건, 웬 선거꾼에게 멋 모르는 대통령이 구질구질하게 인질로 잡혀 있는 형상이다.
 
"제가 집사람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중앙일보> 강찬호 9월26일자 칼럼)라고 말했다는 대통령의 모습은 심하게 얘기하면 부두술사에게 사로잡힌 인형의 모습에 다름 아니다. "수석들이 있는 자리에서 김 여사가 대통령에게 민망한 언행을 하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다"(<중앙일보> 이하경 10월7일자 칼럼)는 전언에서 상상되는 건 수석들 앞에서 영부인에게 면박 당하는 대통령의 어리바리한 모습이다.
 
“지금은 저게 지금 꼴통 맞아. 본인이 뭘 잘못했냐고 계속 그러고 있대"(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란 증언에서는 널리고 널린 직장 내 욕받이 상사의 모습이 연상된다. 김대남이 전한 용산의 풍경은 "십상시 같은 몇 사람이" 있는데 "김 건희 여사와 네트워킹이 돼가지고… (대통령실을) 쥐었다 폈다" 하는 곳이다. 청와대를 박차고 들어간 용산은 간신이 드글거리는 구중궁궐이다.
 
선거꾼에게 휘둘리는 허약한 대통령, 부하들이 우습게 보는 대통령, 최소한의 권위마저 땅바닥에 떨어진, 위엄과 신망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민낯들이다. 이런 단편적 이미지 조각들이 기워낸 누더기같은 대통령의 'PI'는 온갖 비선들의 복마전 위에 선 채, 선거 요행이나 바라는 세상물정 모르는 노년의 한 남성이다. 자신의 운명조차 개척할 힘이 없어 보이는 이런 대통령을 받아들여야 할 유권자들의 심경은 어떻겠는가. 참으로 민망하다.
 
'바이든 날리면' 사태에서 MBC를 향해 으르렁대며 방통위원장을 세번이나 탄핵으로 몰아넣은 그 집요한 카리스마는 어디로 갔나. 채상병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을 '항명 수괴'로 몰던 대통령의 기개, '공산 전체주의'에 일갈하던 근원불명의 신념들은, 노조를 '건폭'으로 몰던 자신감은 모두 어디로 갔나. 명태균과 김건희, 김대남 앞에선 왜 그 기개를 보여주지 못하나.
 
대통령이 권위를 잃은 순간 정치 생명은 끝이 났다. 영이 서지 않는 대통령을 따를 공직자는 없다. 스스로 위신을 팽개친 대통령을 존경할 사람은 없다.
 
어느날 에메랄드 시티에 오스카 조로아스터라는 사람이 열기구를 타고 불시착한다.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줄여서 '오즈'라고 불렀다. 그는 서커스단에서 배운 복화술과 여러 조악한 기구들를 이용해 오즈의 사람들을 속이고 스스로 '대마법사'가 돼 에메랄드 시티를 통치한다. 도로시에게 서쪽 마녀를 없애면 '마법'을 사용해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허풍을 치지만 그의 조악한 속임수는 곧 탄로나고 만다. 우린 지금껏 서커스단원 오사카 조로아스터를 오즈의 마법사로 모시고 살고 있었던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영부인 ⓒ연합뉴스

명태균, 거물급 인사들 줄줄이 거론…왜?

2024. 10. 10. 13:30

https://tv.kakao.com/v/450084211

 
■ 방송 : 채널A 뉴스A 라이브 (11시 50분~13시 20분)
■ 방송일 : 2024년 10월 10일 (목요일)
■ 진행 : 황순욱 앵커
■ 출연 : 강성필 민주당 국민소통위 부위원장,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 송영훈 국민의힘 대변인, 윤기찬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
 
[황순욱 앵커]    
 
명태균 씨에게서 여러 명의 거물급 정치인들의 이름이 줄줄 나오고 있죠.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이외에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거물급 인사들의 이름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불똥이 여기저기 튀고 있죠. 일단 대통령실의 해명은 명태균 씨가 집으로 찾아와서 2회 만난 바 있고, 그 이후에는 참모진의 조언에 따라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 해명입니다. 횟수에 대해서는 특정 짓거나 하지는 않은 상황인데 일단 명태균 씨가 친분을 드러내면서 거론한 인사들, 공식적으로 본인들도 입장을 밝혀 확인된 인물들을 저희가 화면에 표로 만들어 보았는데, 야당에서는 그렇게 묻더군요. “과연 주요 정치인 주변에 있는 사람들, 그 많은 네트워크를 관리하기 위해서 조언을 들어야 할 사람이 과연 명태균 씨 하나였겠느냐.” 이 말은 추가로 더 있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물어보는 것인가요?
 
[강성필 민주당 국민소통위 부위원장]
 
맞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드릴게요. 2021년 4월 8일, 그때가 보궐선거 다음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김근식 교수가 찾아와서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바로 통화가 됩니다. 그러고 나서 1주일 후에 만나자고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만나기 하루 전에 돌연 약속이 취소됩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으로서는 기분이 나빴겠죠. 그러고 나서 2달 정도가 흘러서 6월 말이 됩니다. 그때 명태균 씨 전화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게 전화가 옵니다. 명태균 씨 전화를 통해서 김건희 여사께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통화를 하고, 만나서 식사를 하게 되죠. 그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명태균 씨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만나게 됩니다. 그것은 명태균 씨가 한때일지, 아니면 지속적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때나마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가까웠다는 증거로 볼 수가 있는 것이거든요. 만약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하는 것은, 보통 우리가 이상한 사람을 보면 한 가지만 이상하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을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이상한 부분이 있으니까 ‘저 사람은 이상하다.’고 판단을 하거든요. 그러한 차원에서 민주당이 보았을 때 지금 여당의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명태균 씨와 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것은 명태균 씨가 김영선 전 의원과 세비를 절반으로 나누어 가진 것 이외에 다른 혐의와 연루가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선 긋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민주당으로써는 명태균 씨가 김영선 전 의원과의 돈거래 말고도 또 무엇이 있는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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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텍스트는 실제 토크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전체 토크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정리=김태섭 인턴

대통령 부부와 친분' 주장한 명태균…그는 무엇을 손에 쥐고 있나[Q&A]

입력2024.10.10. 오전 7:20  
수정2024.10.10. 오전 7:57
 기사원문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와중에 등장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 역할 주목
대선 전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교류 밝혀져
"내가 입 열면 세상 뒤집힌다" 큰소리

명태균씨 관련 뉴스가 연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으로 시작했던 이 논란은 여론조사를 활용해 정치컨설팅을 한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명씨가 발언한 내용과 관련해 관련자들이 부분적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대목이다. 아예 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과정 논란에서 시작된 이 의혹은 크게는 김 여사가 공천 전반에 개입했는지, 지난 대선에서 명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명씨가 현 정부 국정 전반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이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명씨와 관련된 일련의 논란을 질의응답식으로 풀었다.

명태균은 누구인가

1970년생으로 경남 창원에서 태어난 명 씨는 한때 역술인 등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창원 일대에서 여론조사 업체 등을 운영했고, 정치컨설팅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에는 최근에야 알려졌지만, 그는 지역 정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18년에 설립된 미래한국연구소의 회장을 맡으며 정치권 관여 폭을 넓혀 왔다.

그가 최근 화제가 된 것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을 받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뉴스 속 인물이 된 이후 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원했으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 등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당사자들은 접촉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역할에 대해서는 명씨와 주장과 달리 크지 않다는 식으로 선을 그었다. 다만 명씨는 실제 윤 대통령 취임식 등에도 참석했으며, 윤 대통령이 야인 시절 사저를 방문하는 등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사기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여론조사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 관련 여론조사 등을 해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대선 등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여러 관계자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명씨는 윤 대통령이 국힘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교류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윤 대통령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이른바 치맥회동이나 윤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 등 선거 고비고비 마다 굵직한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명씨가 2021년 윤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 서초동 자택(아크로비스타)을 수시로 방문했다는 주장 등은 과장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명씨는 대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와 현 정부 공직 등을 제안받았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그는 JTBC 인터뷰에서 "입 열면 진짜 뒤집히지. 대선 때 내가 했던 일들이 있어", "내가 들어가면 한 달 만에 이 정권이 무너지겠지"라고 말했다. 실체는 분명치 않지만, 자신이 대선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으며, 당시 수행한 일들은 논란 소지가 있는 일들이었음을 시사하는 주장을 했다.

2021년 7울25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당시 전 검찰총장)이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영선과 명씨와의 관계는?

명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남도지사 출마를 희망한 김 전 의원이 도움을 요청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이후 2022년 보궐선거 당시 김 전 의원의 공천 과정에서 명씨의 역할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들이 있다. 가령 명씨가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미리 알았다거나, 보궐선거 이후 명씨가 김 전 의원 세비의 절반을 받았던 것이 그것이다. 이 금전 거래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 전 의원의 보좌진은 세비를 건넨 사실 등을 인정하고 있는데. 검찰은 공천 청탁에 대한 대가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22년 8월부터 김 전 의원은 명씨에게 6000여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명씨는 선거 전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외에도 김 전 의원측 보좌진 등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총선과 관련해 여권의 험지로 알려진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길 것을 종용했는데, 김 전 의원의 결심이 늦어져 선거 공천 자체가 위태로워졌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도 명씨는 대통령 내외에 ‘다 까발리겠다’며 위협했다고 토로하는 내용 등도 담겨 있다.

이준석 의원은 어떻게 명태균을 알게 됐나

이 의원은 명씨와 관련해 2021년 5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 김영선 전 의원의 소개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가 된 뒤인 2021년 7월쯤 검찰총장을 관둔 윤 대통령을 만났을 때 명씨가 중간에 있었다는 설명도 있다. 다만 이 의원과 명씨의 주장이 차이가 있는데, 명씨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전 만남에 자신이 배석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의원은 세 번째 만남에서만 명씨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사실관계의 차이는 있지만, 윤 대통령과 이 의원과의 만남, 즉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명씨의 역할이 있었다. 이후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 의원은 개혁신당 대표 시절 칠불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의 폭로 문제 등으로 만났지만, 김 전 의원이 폭로 대가로 비례후보 앞순위를 요구해 이를 거절하며 양쪽의 이해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3월3일 윤석열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단일화 기자호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명씨와 윤 대통령은 어떤 관계인가

명씨는 윤 대통령이 사람을 중간에 넣어서 본인을 찾았다고 주장한다. 만남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그는 새 정부 내각 구성 같은 인사 문제서부터 사람을 어떻게 부려야 하는지에 관한 용인술 등에 대해서까지 조언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취임식 이후에는 접점이 없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대통령실의 설명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다만 채널A 등의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검찰이)날 잡으면 한 달 만에 대통령이 탄핵될텐데 감당되겠나, 감당되면 하라’고 묻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그만한 각오는 있어야 자신을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정권이 흔들릴 정도로 자신이 쥐고 있는 것이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이 부분 역시 명씨의 발언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다. 채널A는 해당 발언 후 명씨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해당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고 추가로 밝혔다. 명씨가 "농담 삼아 한 이야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명씨 주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대통령실은 최근 명씨와의 관계를 보다 분명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대선 경선 막바지 이후 명씨와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이준석 지칭하는 듯)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박완수 경남지사를 지칭하는 듯)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나게 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고, 명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후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다"며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관련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의원은 명씨와의 문자 내용 등을 공개하며 자신이 명씨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이 의원이 공개한 메시지에 따르면 명씨는 이 의원에게 "대표님. 내일 오전 8시에 윤 총장님한테 전화하면 된다"고 밝혔다. 대화 맥락상 이 의원이 명씨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한 정황과는 다른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의 해명은 윤 대통령과 명씨와의 관계만 설명했을 뿐 김 여사와 명씨와의 연락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설명이 없다. 이미 언론 보도 등을 보면 명씨는 대선 이후에도 김 여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있다. 윤 대통령과의 연락 여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기보다는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는 정도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나 구속되면 한달 안에 정권 무너져” 명태균 입에 여권 술렁

김기정2024. 10. 9. 00:01
 
명태균
 
경남 창원 지역에서 ‘화백(畵伯)’으로 불리던 이가 있다. ‘여론조사 수치를 잘 그린다’는 의미의 별명이다. 김건희 여사의 ‘경남 창원의창 선거 공천 개입’ 의혹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 명태균씨를 일컫는 호칭 중 하나다. 경남도의원을 지낸 인사는 8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명씨는 여론조사 1등을 만들어 주겠다는 식으로 유력 정치인에 접근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며 “평소에도 인맥을 과시하는 경향이 짙어 그를 경계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명태균 리스크’가 여권을 덮치고 있다. 명씨가 전국적 인지도를 누리게 된 건 지난달 시작된 인터넷매체 뉴스토마토의 집중 보도를 통해서다. 뉴스토마토는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김영선 전 의원의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과, 지난 4·10 총선 지역구 이동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당초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내세우는 명씨의 말에 “정치 브로커의 허황한 주장”(당 관계자)이라며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명씨가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2019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명씨는 이 밖에도 무자격 상태로 여론조사를 실시 및 보도한 혐의, 불법 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수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주원 기자
 
하지만 최근 보도된 명씨의 언론 인터뷰에 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명씨는 6일 진행된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대통령 자택에 여러 번 갔고, 내부 구조도 훤히 알고 있다. 대통령 집을 열어 보면 개 한 마리가 묶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하고 (텔레그램을) 주고받고, (여사와) 수시로 통화했다”며 “(언론엔)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 입 열면 진짜 뒤집힌다. 내가 (감옥에) 들어가면 한 달 만에 이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7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자택에 대여섯 번 방문해 국무총리 인사 추천 등 여러 정치적 조언을 했고, 윤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밤 보도된 채널A 인터뷰에선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라고 검사에게 묻겠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명씨는 그날 밤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에게 연락해 “(하야, 탄핵 발언은) 농담 삼아 한 이야기”라며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 등을 통해 명씨를 두 번 만났다”면서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명씨의 “일종의 벼랑 끝 전술”(신지호 부총장)이란 반응이다.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 전 의원은 이후 명씨에게 매달 자신의 세비 절반을 건네는 방식으로 9000여만원을 건넸는데, 검찰은 이를 ‘공천 대가’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명씨가 입을 열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한 그는 2021년부터 김 전 의원 소개로 윤 대통령 부부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준석 의원 등 보수 진영 유력 정치인과 연을 맺었다고 한다. 한 의원은 “여권은 물론이고 야당의 현역 의원 일부도 명씨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명씨와 관련한 일들로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구태정치를 극복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의 출발”이라고 적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대통령 자택 수시 방문·조언"‥대통령실 '묵묵부답'

김정우2024. 10. 8. 09:37
 

[930MBC뉴스]

 

◀ 앵커 ▶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 씨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자택에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초대 총리를 누구로 임명할지 조언했다"고도 말했는데요.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최측근으로 알려진 명태균 씨는, MBC와의 통화에서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에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어디서 보겠냐"고 반문하며, "매우 자주 들렀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명태균 씨] "그럼 커피숍에서 보겠어요, 대로변에서 보겠어요? (몇 번인지는) 저도 기억이 안 나요. 우리 집에 우편 택배 배달하시면 수시로 오잖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새 정부 첫 국무총리로 임명하라고 조언했다며, 빠른 부처 장악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명태균 씨] "감사원장으로 (부처를) 파악하고 그 문제점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인데…그러면 대통령이 되시면 각 부처를 빨리 장악을 해야 되는데 그 길을 아는 자가 안내하는 거 아니에요?"

자기 말은 모두 사실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명태균 씨] "나를 그러면 대통령실에서 고발을 해야죠. 허위면…"

야권은 일제히 "비선실세들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 거론된 인사들은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몰아부쳤습니다.

 

여권 내에서도 "수많은 보수 정치인이 약점이 잡히고 난리가 났는데, 누구 하나 입도 뻥끗 못하는 상황이 한심하고 수치스럽다"는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다만, 명씨는 수억 원대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은 의혹에 대해선 "무슨 소설을 쓰냐"고 반문했습니다.

"자신은 미래한국연구소와 아무 상관이 없고 공식 회계자료도 아니"라고도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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