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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국민의힘이 우물에 빠진 날

by 무궁화9719 2024. 7. 11.

조선일보 “김 여사, 대통령실·정관계·언론인과 수시 전화 문자설 파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주요 현안마다 김 여사 그림자” 동아 기자 “보이지 않는 손”
동아일보 “VIP가 김계환? 납득하기 어려워…진상 규명해야”

  • 입력   2024.07.11 07:39
  • 수정   2024.07.11 07:56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 9일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으나 한 전 위원장이 무시했다는 논란에 이어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김 여사와 57분간 통화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사과를 하지 못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떠나 김 여사가 각종 현안마다 등장하고 대통령실 정관계 인사, 언론인, 유튜버와 수시로 전화와 문자를 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는 우려의 목소리(조선일보)가 나왔다. 대통령 부인은 공인이지만 국정에 관한 권한은 없기 때문에 과도한 관여시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현안에 등장하는 김건희 여사의 그림자

 

한겨레는 4면 기사 <주요 현안마다 드리우는 김 여사 그림자…민주당 “국정 개입”>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자신의 ‘명품 가방 수수 사과’를 비롯한 주요 현안들에 관해 외부인들과 활발하게 개인적 소통을 벌여왔음을 보여주는 문자 메시지와 증언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김 여사가 대선 전 2021년 12월 허위 경력 논란 사과 기자회견에서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와 달리 최근 드러난 모습은 공적인 사안들에 관해 직접 의견 수렴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해온 쪽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김여사, 대통령실 정관계 언론인 유튜버와 수시로 전화 문자 파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4월 총선 직후 김건희 여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57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이 통화에서 김 여사가 “1월에 사과하고 싶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막았다”고 했다고 썼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사설 <정치 평론가와 1시간 통화했다는 김 여사>에서 “당시 친윤계에서 사과를 막았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김 여사는 같은 시점에 다른 여권 인사에게도 전화해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김 여사는 4월 총선 참패 직후 친윤계 때문에 사과를 못 했다고 하는데, 지금 친윤계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때문에 사과를 못 했다고 한다. 무엇이 진실인가”라고 반문했다.

 

조선일보는 특히 “문자 논란 외에 김 여사가 외부 인사와 이런 문제를 이렇게 장시간 논의한다는 사실도 놀랍다”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김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당시 사정을) 다 공개했을 때 정부와 대통령실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다. 공개된 문자 이외에 밝히면 큰 문제가 될 내용이 더 있다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지금 정치권에선 김 여사가 대통령실, 장·차관, 정치권·문화계 인사, 언론인, 유튜버 등과 수시로 전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어떤 내용인지에 따라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 2024년 7월11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대통령 부인은 공인이지만 공직자가 아니다”라며 “공인으로서 책임만 있고 공적 권한은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에게 조언할 수 있지만 엄격한 선이 있어야 한다. 사소한 말 실수, 경솔한 행동 하나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조심하고 자중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박훈상 동아일보 기자(정치부 차장)도 30면 ‘광화문에서’ 고정칼럼 코너 <텔레그램 뒤의 김여사…사과는 국민 앞에 해야>에서 김 여사가 올해 1월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인 한 후보에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는 손을 두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고 규정했다. 박 기자는 “메시지 내용이 알음알음 추가로 공개되고 있지만 김 여사가 진정 사과 의지가 있었는지, 국정에 간여한 것 아닌지 등으로 논란이 확산되면서 ‘김건희 여사만 남은 전대판’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기자는 “‘댓글팀’ 같은 보이지 않는 손의 의혹도 추가됐다”며 “사실이라면 음지에서의 여론 조작 시도는 범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박 기자는 “국민은 드러난 얼굴로 소통하길 원한다”며 “비공개로 오간 텔레그램이나 SNS에 올린 동영상과 사진만으로 소통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부인의 사과가 간단치 않은 문제라면서도 “제2부속실을 만들어 공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일보도 사설 <야당은 탄핵 추진하는데 여당은 오로지 집안싸움만>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공방을 두고 “온갖 자해적 행태까지 벌어지고 있다”면서 “일단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명품백 문제 사과 여부를 문의한 것 자체가 어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게다가 메시지 내용 중에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을 ‘동지’로 지칭하고, 자신이 ‘댓글팀’을 활용해 한 전 위원장을 비난한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대목도 또 다른 파문을 낳았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친윤 진영에선 한 전 위원장이 법무장관일 때부터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주장까지 흘린다”라며 “만약 사실이라면 사법처리도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VIP 구명로비 정황 통화 녹취록 논란 확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정황 녹취록 보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실과 대통령부부도 전혀 관련 없다. 무분별한 의혹보도”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도 VIP는 대통령 부부나 대통령실이 아닌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라고 해명했으며,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측도 구명 로비 통화 시점의 앞뒤가 안맞다고 반론했다.

 

동아일보는 1면 <‘도이치 공범, VIP 통해 임성근 구명’ 의혹에… 대통령실 “허위사실 유포 강력 대응할 것”>에서 이 전 대표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B씨(경호처 출신)가 내게 전화해서 ‘임성근이 사표 내겠다고 했다’며 한 얘기를 A씨(공익신고자)에게 전언식으로 말해준 것”이라며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대표는 “‘VIP’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뜻한다”고 주장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VIP 구명로비 정황 통화는 격노설 보다 18일 전”

 

이를 두고 한겨레는 1면 <‘VIP에 구명로비’ 통화, 격노설 보도 18일 전이었다>에서 “이 전 대표 등은 ‘구명 로비’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가 브이아이피를 언급한 시점은 ‘대통령 격노설’이 보도되기 한참 전이어서, 구명 로비를 하지 않았다면 이 전 대표가 통화에서 VIP를 먼저 언급하는 게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겨레 2024년 7월11일자 1면
 

한겨레는 공익신고자와 이 전 대표의 대화가 이뤄진 지난해 8월9일은 ‘VIP 격노설’이 불거지기 한참 전으로, VIP 격노설은 지난해 8월27일 MBC 시사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가 박정훈 대령 쪽이 만든 ‘수사 진행 경과’ 문건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VIP가 해병대 사령관? 납득 어려워, 철저히 수사해야”

 

동아일보도 사설 <“VIP에 임성근 구명”… 철저하고 빠른 수사로 사실 여부 밝혀야>에서 이 전 대표가 녹취 내용을 부인하는 취지로 말한 점을 두고 “편집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공개된 내용만 보면 전언이라기보다는 본인 말에 가깝다”며 “VIP가 대통령이 아니라 해병대 사령관을 의미한다는 해명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2024년 7월11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이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 계좌를 관리했고 구명 로비에 관한 언급을 한 이상 의혹을 살 만하다”며 ‘공수처는 구명 로비의 사실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 신속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썼다.

김건희 문자 논란, 진짜 문제는 용산의 전당대회 개입과 ‘댓글팀’

[해설] 보수언론, 전당대회 후보자들 발언으로 공방 위주 보도, 정작 중요한 문제 가려
전당대회 앞두고 김건희 쪽에서 문자 공개 가능성, 전대개입과 댓글팀 활동이 진짜 문제 

  • 입력   2024.07.10 17:31
 
▲ 김건희 여사(왼쪽)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5차례 보낸 문자를 TV조선이 지난 8일 밤 공개했다. 지난 4일 CBS 김규완 논설위원이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이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폭로한 이후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온통 문자 ‘읽씹(읽고 씹었다)’ 논란이 중심이다. 

 

문자 공개 이후 보수언론에선 ‘사적 문자’가 공개됐다는 점을 문제 삼으면서 전당대회에서 후보자들이 한 발언을 중심으로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9일 정치면에서 <김여사의 사적 문자 전문까지 공개…막장으로 가는 국민의힘>, <羅·尹 “문자 무시 사과해야” 韓 “답했다면 국정농단”> 등의 기사를 보도했고, 중앙일보도 정치면에서 여당 내 인사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공방을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10일 1면 <‘金여사 문자’만 남은 與 전대>, 3면 <“다 공개땐 정부 위험” “정치 이전에 인간돼야” 문자 늪에 빠진 토론> 등의 기사를 냈다. 

 

▲ 9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기사
 

전당대회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당내 인사들이 이번 논란에 대해 보이는 입장은 ‘김 여사의 문자에 한 전 위원장이 답을 안 한 것이 잘못이다’이거나 ‘한 전 위원장이 혼자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답을 하기 곤란하다’ 정도다. 다른 말로 ‘친윤’이냐, ‘친한’이냐 문제로 수렴된다. 결국 이들의 발언을 자세히 보도하는 것은 당내 계파갈등을 자세히 파악하는 문제인데,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이번 논란에서 언론이 짚어야 할 진짜 문제는 ‘용산의 전당대회 개입’과 ‘댓글팀’ 존재 여부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둘 사이의 문자를 한 전 위원장이 공개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김 여사 쪽에서 공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여사가 문자를 친윤 인사에게 넘기고 이를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언론에 흘렸다는 추정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8일 이번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은 보수언론에서도 지적했던 사안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대통령실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오래된 주장의 연장선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8일 사설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없다”는 대통령실, 사실인가>에서 “대통령실이나 친윤 진영에서 의도적으로 (문자를) 흘린 것 아니냐”고 했다. 

 

이번 문자 논란에서 새롭게 등장한 사안은 ‘댓글팀’에 대한 이야기다. 김 여사는 한 전 위원장에게 지난 1월23일 보낸 문자에서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김 여사가 관여할 수 있는 댓글팀이 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첫째로 한 전 위원장이 김 여사가 관여하는 댓글팀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고, 둘째로 한 전 위원장은 해당 댓글팀에서 자신을 공격했다고 인지한 상황에서 나온 문자 대화다. 김 여사는 여기서 두번째 내용만 부정하고 있다. 

 

이후 친윤계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등에서 한 전 위원장이 법무부장관 시절부터 사설 여론관리팀을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여권 내 복수의 댓글팀이 있고 특히 김 여사는 유튜버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이 보수 유튜버를 자주 본다는 기존 언론보도나 김 여사가 대선 전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접촉했던 사례가 정황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조선일보는 9~10일 댓글팀 문제를 밝혀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지면에 싣지 않았고, 특히 10일자 지면에는 댓글팀 관련 기사조차 없다. 중앙일보도 9~10일 ‘댓글팀’ 관련 기사는 지면에 없다. 동아일보는 10일 <金여사 언급한 ‘댓글팀’도 논란>이란 기사를 정치면에 실었지만 기사 상당수는 양측의 공방이나 ‘조직적인 댓글팀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담았다. 언론에서 여권 주요 인사들의 공방을 중심으로 사안을 다루는 것은 좀더 근본적인 문제를 가리는 효과가 있다. 

 

이번 문자 논란은 권력 내부투쟁으로 권력자들의 속마음이 드러난 사건이다. 권력자들이 사과를 윤리적 차원에서 결단하는 게 아니라 순전히 정치적 유불리로 한다는 걸 직접 확인한 사건이면서 김 여사가 고가의 가방을 받은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또 김 여사가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정무라인, 당 전략 단위를 건너뛴 채 여당 비대위원장과 직접 소통을 해왔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고 여권 내 인사들의 대화가 당사자들에 의해 직접 공개되는 또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다. 

TV조선 앵커, 김건희 문자 논란 “국힘 갈 때까지 가면 살아 돌아오기 어려워”

SBS 기자 “정부 여당 국민 신뢰 떨어질 수밖에 없어”
김주하 앵커 “비방하고 물고 뜯는 모습만”

  • 입력   2024.07.09 12:54
  • 수정   2024.07.09 13:51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지난 8일 저녁 뉴스9 앵커칼럼 오늘에서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문자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이 갈때까지 가보겠다면 살아서 돌아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이른바 사과 문자메시지(텔레그램) 무시 논란이 연일 거듭하면서 여러 방송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우물에 빠진’ 국민의힘이 갈 때까지 가겠다

면 살아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고, SBS 기자는 “집안싸움이 계속되면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주하 MBN 앵커도 “비전과 미래는 없고 서로 비방하고 물고 뜯는 모습만 보인다”고 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8일 저녁 ‘뉴스9’ ‘앵커칼럼 오늘’ 코너의 <국민의힘이 우물에 빠진날>에서 “국민의힘이 온통 뒤엉켜 뒹구는, 전당대회가 갈수록 가관”이라며 “‘배신의 정치’ 운운하더니, 느닷없는 김건희 여사 문자 공방에 풍덩 빠졌다”고 묘사했다.

 

윤 앵커는 친윤 쪽의 경우 한동훈 후보가 김 여사의 사과 의사를 묵살해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시각이며 ‘배신자’ 낙인과 맥이 통한다며 일부는 연판장까지 준비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한 후보는 문자가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해명하면서 사적인 문자가 이 시점에 유출돼 공격 소재로 쓰이는 경위와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윤 앵커는 “문자가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겠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며 “김 여사가 공적 사안을, 공적 경로를 거치지 않고, 왜 불쑥 여당 수장과 상의했느냐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윤 앵커는 “사과해야겠다면 대통령실에서 논의해 사과하면 될 일이다. 한 후보가 답하지 않아서 사과 못하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라며 “별다른 해명 없이 ‘우리를 끌어들이지 말라’는 대통령실의 으름장이 생뚱맞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윤 앵커는 한 후보에 대해서도 “김 여사 문자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건 아쉽다”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그렇다고 쇄신의 일대 전환점 이어야 할 전당대회가 막가는 드잡이 판이 돼야 하겠느냐”며 “갈 데까지 가보겠다면 이제는, 살아서 돌아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김건희 여사를 향해서도 “김 여사가 정말 사과할 생각이었다면, 지금도 늦지 않는다”며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이른바 사과 문자메시지(텔레그램) 무시 논란이 연일 거듭하면서 여러 방송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우물에 빠진’ 국민의힘이 갈 때까지 가겠다면 살아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고, SBS 기자는 “집안싸움이 계속되면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주하 MBN 앵커도 “비전과 미래는 없고 서로 비방하고 물고 뜯는 모습만 보인다”고 했다.

유인태 "김건희→한동훈 문자, 엄마 보여주려고 쓴 일기 같다"

입력 2024.07.11 10:33 수정 2024.07.11 15:31

"나중에 누군가에게 보여 주려던 것"
공개 염두에 둔 '사전 기획설' 제기
"사과 여부도 대통령실과 상의할 일"

김건희(왼쪽 사진)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스1

 

원로 정치인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김건희 여사가 올 1월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다섯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 "엄마가 볼 것을 예상하고 쓴 일기 같다"고 지적했다. 문자 메시지가 추후 공개될 것을 예상하고 의도적으로 '기획'한 메시지라는 취지다.

 

유 전 사무총장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가) 그렇게 정중하게, 그리고 '백 번, 천 번 제 잘못입니다'라고 했다"면서 "'김 여사에게 이런 면도 있구나'라고 생각이 드는 글을 '전문'이라면서 공개한 것을 보면 (문자 메시지 공개가 김 여사의 이미지를) 굉장히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 전 사무총장은 "다만 일기를 쓸 때는 혼자 쓰곤 하는데, (김 여사의 문자 메시지는) '이걸 엄마가 볼 거야'라고 생각하고 쓴 일기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곤 "'나중에 '내(김 여사)가 이렇게까지, 이런 것까지 (한 후보에게) 보냈다'고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만든 문건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해 5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국민의힘 공부모임에서 특강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다섯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4월 총선을 앞둔 올 1월이다. 김 여사는 당시 문제가 된 자신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싶지만, 사과 기자회견을 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 적이 있었다', '국민의힘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할지 말지 결정을 내려달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후보는 이에 답하지 않았고, 여당 내부에서 한 후보가 영부인을 무시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유 전 총장은 김 여사가 문자 메시지를 보낸 행동과 그 내용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 부인이 여당에 '네(한 후보)가 (사과)하라고 그러면 내가 할게'라는 게 솔직히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서 "(명품백 수수 논란을) 사과하는 게 맞냐, 안 맞냐는 대통령실에서 결정할 것이지, 과거에 아무리 (김 여사와 한 후보가) 가까웠더라도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 문자 관련 논란 일지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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