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소식 (평화란 무엇인가)

굶주린 피란민들, 구호트럭 음식 탈취…가자지구 아수라장

by 무궁화9719 2023. 12. 15.

굶주린 피란민들, 구호트럭 음식 탈취…가자지구 아수라장

송고시간2023-12-15 10:53

 

김문성 기자기자 페이지

전체 주민의 절반 115만명, 굶주림과 전쟁…"빵 조각 구걸"

"폭탄 맞거나 굶주려 죽을 수 있어"…대규모 구호 절실

식량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선 가자지구 주민들

(라파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쪽 라파 주민과 피난민들이 그릇과 냄비, 양동이 등을 들고 식량을 배급받느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가자지구 주민 거의 전체가 생존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2023.11.9 kjw@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2~3일간 한 끼도 먹지 못하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구호 트럭에 실린 음식을 탈취하는 등 시민 질서가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하루하루 생사를 걱정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굶주림과의 전쟁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섬멸을 위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전선을 확대하면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구호품 전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현지 식료품 가격도 폭등해 먹거리 구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굶주린 사람들이 구호 트럭을 멈춰 세우고 그 안에 있던 음식을 가져가 먹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AFP 통신이 전했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이들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배가 고팠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주 사이에 굶주림 문제가 불거졌다"며 "이틀이나 사흘간 먹지 못했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가자지구)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절망적이고, 배고프고, 겁에 질려 있다"며 "시민 질서 붕괴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이집트와 국경이 가까운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서 제한적인 구호품 배급이 이뤄지고 있다. 구호품은 이집트에서 국경을 넘어 반입되고 있으나 급증하는 수요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라파 지역에는 피란민이 몰려 가자지구 전체 주민 230만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현재 이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OCHA는 가자지구의 다른 지역에선 이스라엘의 공격 강화와 주요 도로의 이동 제한으로 구호품 배급이 대부분 중단됐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로 지상전을 확대한 이후 가자지구 주민들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피란민 압델-아지즈 모하마드(55)는 "구호품?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면서 "큰집에 살며 음식이 가득 찬 냉장고가 2대 있었는데 전쟁이 일어난 지 두 달이 넘은 지금은 빵 몇 조각을 구걸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이 우리를 (가자지구 북부) 집에서 쫓아내고 남부로 몰아넣었다"며 "이곳에서 이스라엘의 폭탄을 맞아 죽든지, 아니면 굶주려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피란을 떠나지 않고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 남아 있는 주민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

 

가자지구 북부의 현지 언론인 유세프 파레스는 페이스북에 올린 일기장을 통해 "오늘 아침 빵 한 조각을 찾으러 갔지만 없었다"며 밀가루 같은 주요 식품의 가격이 전쟁 이전보다 50~100배 뛰어 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에게 먹이려고 당나귀를 도살하는 사람도 봤다"고 덧붙였다.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이뤄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의 굶주림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선 대규모 구호품 전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2~3일간 한끼도 못 먹어” 가자지구 백만명이 굶고 있다

등록 2023-12-15 16:48수정 2023-12-15 17:35

이스라엘, 가자지구 남부 공격 확대에
팔레스타인 주민들 ‘식량난 심각’ 상황

14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서 어린이들이 구호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굶주림과의 전쟁이다.” (50대 가자 주민 로이터 인터뷰) “2~3일간 한 끼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필립 라자리니 사무총장)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의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주민들은 굶주림과 싸우는 중이다.

14일(현지시각) 영국 로이터 통신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가자지구 남부지역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이 확대되고 구호품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 중 절반이 굶주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필립 라자리니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세계난민포럼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사람들이 구호 트럭을 멈춰 세우고 음식을 가져가서 먹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굶주리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지난 몇주 사이에 굶주림 문제가 불거졌다”며 “2~3일간 한 끼도 먹지 못했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14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서 어린이들이 구호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섬멸을 위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전선을 확대하면서 부족한 구호품마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식료품 가격이 폭등하며 벌어지는 일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14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 지역에 구호품은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가자지구 외 지역은 이스라엘 공격과 주요 도로 이동 제한 등으로 구호품 공급이 많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구호 트럭이 제대로 도착하지 못하자 가자지구 사람들이 빵을 구걸하고, 콩 한 캔을 50배 가격을 주고 사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남쪽으로 피난 온 압델 아지즈 무함마드(55)는 로이터 통신에 “구호품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집에 음식과 생수가 가득 찬 냉장고가 2대 있었는데, 전쟁이 일어나고 두 달이 지나서 지금 나는 빵 한 덩어리를 구걸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13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 주민들이 구호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가자지구 북부의 한 언론인이 “사탕이나 콩 한 캔 가격이 50배 올랐다. 밀가루는 찾기 힘들고 전쟁 전보다 가격이 50~100배 올랐다. 누군가 가족을 먹이기 위해 당나귀를 도살하는 것도 봤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모든 구호 트럭들은 라파흐 검문소를 통해 가자 지구에 진입하는데, 먼저 이스라엘의 검사를 거쳐야 한다. 유엔 관계자들은 로이터 통신에 케렘샬롬 검문소 등을 통해 더 많은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서 어린이들이 구호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