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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전협정 70년 그날에 평화협정 서명해야’

by 무궁화9719 2023. 3. 4.

‘정전협정 70년 그날에 평화협정 서명해야’

원탁회의, 3.1절 맞아 임진각-통일대교 ‘비단길 내기’ 행진

  • 기자명 파주=김치관 기자 
  •  입력 2023.03.02 08:41
  •  수정 2023.03.02 08:43

 

평화민족통일원탁회의는 제104주년 3.1절을 맞아 1일 오후 통일대교 앞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분단 70년이 웬말입니까? 이제는 허물어야 합니다.”

 

평화민족통일원탁회의는 제104주년 3.1절을 맞아 1일 오후 2시 분단의 상징장소인 임진각에서 통일대교까지 ‘휴전선 넘어 비단길 내기’ 행진을 벌인 뒤 통일대교 앞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노태구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천도교 전위단체인 동민회, 동학민족통일회가 주도하며 이를 추동하는 동행, 동학시민실천행동이 나섰다”며 “우리는 드디어 임진각 바람의언덕 아래 평화청사, 통일청사, 이름하여 3통청사를 세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일 출범한 평화민족통일원탁회의는 지난달 20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바람의언덕 입구에서 ‘한반도 평화 캠페인 출정식’을 갖고 몽골 텐트를 설치, ‘평화 텐트’로 운영해 왔다. 이제는 아예 ‘청사’라 명명한 것.

 

노태구 평화민족통일원탁회의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오는 7월 27일 정전협정일에 남북 정부가 평화협정에 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노태구 상임대표는 “우리는 남북동포가 하나되고 자유롭게 왕래하기 위한 소통을 위한, 통행⸱통신⸱통상을 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며 “전쟁 반대, 3통 실현, 평화협정 체결 이 3가지 주제를 내세우면서 일로매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늘로부터 7월 27일 정전협정 70년이 되는 그 날은 적어도 양 정부가 중심이 되어서 세계의 양심세력이 협력하고 성원하여 평화협정 체결을 서명하는 그런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오늘 이 출정식을 시작한 것”이라며 “민족의 운명이 바로 여러분들의 어깨에 달려있다. 우리 끝까지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연대사에서 정전 70년을 평화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대장정이 시작됐다고 선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3.1운동 당시 천도교가 앞자리에 섰다며 “104년이 지난 오늘, 또다시 천도교가 중심이 되어서 조국의 자주와 평화를 선언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민족의 자주를 선언한다. 민족의 평화를 선언한다. 남북 공동번영을 선언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정전 70년이 되는 7월 27일을 평화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오늘이 그 첫 자리이다”고 선포하고 “우리 모두 함께 앞으로 7.27 정전 70년을 평화의 원년으로 실현하기 위한 대행진을 함께 시작하자”고 화답했다.

 

한충목 대표는 “한반도는 오늘 당장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한지 10개월 만에 나라가 거덜났다”며 “그래서 바로 천도교가, 우리 시민들이 나서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우리 땅! 우리 평화! 우리 손으로!” 구호를 외쳤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집무실을 도라산전망대로 이전하려다 유엔군사령부에 가로막혀 바람의언덕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한 바 있는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년 3개월 전에 내가 여기서 43일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개성공단 재개 선언과 유엔사 해체를 주장하는 농성을 했다”고 운을 뗀 뒤 “70년 동안 우리도 힘들었지만 북한도 힘들었다”며 “갈라진 조국, 강요된 분단선, 이 70년의 분단을 종식시킬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협정이 이루어지면 제일 먼저 무엇이 이루어지겠느냐”고 자문하고 “미국이 물러간다. 유엔사가 해체된다”고 자답하며 “우리 땅! 우리 평화! 우리 손으로!” 구호를 외쳤다.

 

통일대교 앞에서 진행된 3.1절 기념행사는 3통(통행⸱통신⸱통상) 중 통행을 실현하기 위해 비단길을 내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임진각 바람의언덕에서 풍물패를 중심으로 대동놀이 한 판을 벌이며 휴전선을 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천도교 깃발과 구호도 눈에 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재강 전 부지사는 자신이 들고 행진한 깃발에 동학 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의 ‘비단길’ 글귀가 적혀 있었다며 “이 비단길을 우리가 빨리 열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진과 기념식의 주제가 ‘휴전선 넘어 비단길 내기’이다.

 

수운과 해월의 예언, ‘비단길’
 

묻기를 “어느 때에 현도(顯道)가 되겠습니까.”

 

신사 대답하시기를 “산이 다 검게 변하고 길에 다 비단을 펼 때요, 만국과 교역할 때이니라.”

묻기를 “어느 때에 이같이 되겠습니까.”

 

신사 대답하시기를 “때는 그 때가 있으니 마음을 급히 하지 말라. 기다리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오리니, 만국 병마가 우리 나라 땅에 왔다가 후퇴하는 때이니라.”

 

(천도교중앙총부, 「개벽운수」, 『천도교 경전』, 천도교중앙총부출판부(2012), 334쪽.) 

 

연합풍물패에는 청소년들도 참여해 기량을 뽐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화나무합창단이 '임진강' 등 공연을 선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진향 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이 통일대교는 그렇게 남과 북이 13년간 매일 평화를 만들고 통일을 만들었던 역사의 현장 개성을 드나들었던 곳”이라며 “남과 북이 만나보니깐 그 순간 평화가, 그 순간 통일이 되더라라는 것을 14년 개성공단의 경험 속에서 체험적으로 확인했었다”고 말했다.

 

김진향 전 이사장은 “분단을 극복하는 것은 매우 단순하다. 너무 쉽다”며 “만나기만 하면 된다. 아무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요약하고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 선생들과 함께 새로운 통일평화의 역사를 만들어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국제법 학자로서 “왜 전범국가인 일본은 분단되지 않고 태평양전쟁과 그리고 식민지 희생 국가인 우리 민족이 70년 동안 분단되어야 하는가?”라고 묻고 “일제 시민지를 합법화해주고, 일본의 전범을 면죄부를 준” 1951년 일본과 연합국 사이의 평화조약, 즉 ‘51년 샌프란시스코 체제’에 기원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고,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는 것은 “명명백백하게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의 위반”이라고 짚고, “원탁회의는 바로 국제사회와 우리 국가 제도권을 신뢰할 수 없다”며 “우리 민초들이 똘똘 뭉쳐서 70년 분단의 벽을 무너뜨리자”고 호소했다.

 

가수 백자 자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대표(왼쪽)와 구산하 선전위원장이 ‘한(조선)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한 구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창규 시인이 자작시를 낭송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가수 백자 자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대표와 구산하 선전위원장이 함께 낭독한 ‘한(조선)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한 구국선언문’을 통해 “백여 년 전, 선조들이 죽음으로 외쳤던 자주독립과 평화의 선언을 이제는 남북 동포가 자유롭게 서로 만나고 교류하여 신뢰를 쌓아가는 소통(3통: 통행, 통신, 통상)의 깃발로 하여 앞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나아가 △한(조선)반도의 완전한 종전을 선포한다, △자유롭게 만나고 연락하고 교류하자(DMZ에 생명평화대학, 중립적인 남북민 공동체마을, 세계평화기구 등을 조성하자), △한(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세계 평화로 확산되도록 국내외 동포들과 세계시민이 함께 나아가자고 제시했다.

 

임진각에서 통일대교까지 왕복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비단길 내기 행진에는 숱한 깃발이 등장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종문 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는 연합풍물패의 공연과 김창규, 주선미, 박몽구 시인의 시낭송, 평화나무합창단의 공연 등 문화행사가 곁들여졌으며, 김동원 목사도 연대발언을 했다.

 

주최측은 당초 휴전선을 넘어가는 ‘비단길 내기’ 대행진을 기획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풍물패를 앞세우고 임진각과 통일대교를 오가는 행진을 벌였으며, 통일대교 앞 기념식과 평화누리에서의 풍물 대동놀이 등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한(조선)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한 구국선언문(전문)
 

평화를 사랑하는 9천만 동포와 세계시민 앞에 엄숙히 선언합니다!

1919년 오늘, 일제의 식민 지배에 맞서 선조들은 분연히 떨쳐 일어나 ‘독립 만세’를 외쳤다. 그것은 비단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당시 제국주의 압제에 신음하던 많은 약소 민족에게도 영향을 미쳐 세계적 자주독립 운동의 신호탄이 되었다.

 

이런 자랑스러운 역사에도 불구하고 100여 년이 지난 2023년, 우리는 온전한 독립국이 되지 못한 채 분단 70년을 맞았다. 이러한 개탄스러운 현실 상황에 분노하며 오늘 우리는 선조들이 외친 나라의 자주와 평화 그리고 우리 민족의 통일과 온전한 독립을 위하여 절박한 가슴으로 이 자리에 섰다.

 

민중의 노력으로 민족의 평화와 자주적 통일 염원은 조금씩 진전을 보여왔다.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 2000년 6.15 공동선언,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에 이어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서 잡은 손을 높이 들고 평화와 민족의 화해에 대해 합의했다. 이렇게 소중한 약속들은 거듭되는 군사훈련과 상대를 적으로만 규정하려는 세력들에 의해 휴지처럼 구겨져 버려지고 최근 삼천리 금수강산은 또다시 전쟁의 위험 속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다. 이 얼마나 한탄스러운 일인가?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자는 척양척왜와 나라의 잘못을 바로잡아 민중의 삶을 편안케 하자는 보국안민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동학 선열들의 절실한 염원은 128년이 지난 지금에도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우리의 가슴을 친다. 외세의 군사적 개입과 이에 휘둘리는 위정자들은 지난 70년간 한(조선)반도를 수시로 위험에 빠뜨려왔다. 전쟁의 화약 냄새는 시시각각 어두운 구름이 되어 금수강산을 덮어가고, 민족 간 증오를 부추기는 말들은 도를 넘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기다릴 시간도 없다. 우리 민중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전쟁과 광기의 어두운 구름을 걷어내지 못하면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될 것이다. 백여 년 전, 선조들이 죽음으로 외쳤던 자주독립과 평화의 선언을 이제는 남북 동포가 자유롭게 서로 만나고 교류하여 신뢰를 쌓아가는 소통(3통: 통행, 통신, 통상)의 깃발로 하여 앞으로 나아가자. 우리는 그 목표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안보만을 강조하는 분단국가가 아니라 평화를 강조하는 통일국가를 지향한다! 전쟁상황을 통해 분단을 유지 연장하려는 국내외의 시도를 결연히 배격하며 한(조선)반도의 완전한 종전을 선포한다.

 

하나.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위해 남북의 동포들은 고향방문,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하여 자유롭게 만나고 연락하고 교류하자! 한(조선)반도가 세계평화의 중심지가 되도록 DMZ에 생명평화대학, 중립적인 남북민 공동체마을, 세계평화기구 등을 조성하자.

 

하나.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며, 귀한 우리 함께 잘 살자’는 홍익인간과 동학정신을 가슴에 담고 한(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세계 평화로 확산되도록 국내외 동포들과 세계시민이 함께 나아가자!

 

2023년 3월 1일(단기 4356년)

한(조선)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한 원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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