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세번째 적격 심사 통과…"대한민국 검사로 일할 수 있기를"
- 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메일보내기
- 2023-03-02 20:5
2일 심층심사 받은 임은정
"김학의 승진시킨 시스템에서의 평정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임은정(49·사법연수원 30기)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2일 검사 적격심사를 통과했다.
모든 검사는 임명 후 7년마다 법무부로부터 검사적격심사를 받는다. 이 가운데 직무수행 능력 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검사들은 심층 적격심사 대상으로 분류되고, 절차에 따라 문제가 확인되면 퇴직 명령을 받는다. 법무부는 지난달 20일 임 부장검사에게 적격심사위 출석을 통지했다.
심층 적격심사를 받는 검사는 검찰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적격심사위에 회부된다. 적격심사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이 해당 검사에 대해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의결하면 법무부장관에게 퇴직을 건의하고 장관이 대통령에게 퇴직 명령을 제청할 수 있다. 이날 심사에는 재적 위원 9명 중 6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2001년 임관한 임 부장검사는 올해 22년차로, 이날이 세번째 적격심사다. 지난 2015년에도 심층 적격심사 대상에 올랐지만 이듬해 적격 판정을 받았다. 임 부장검사는 2012년 12월 반공법 위반 재심 사건에서 검찰 지휘부의 '백지 구형' 지시를 따르지 않고 무죄 구형을 했다가 징계받았다.
위원들은 임 부장검사의 낮은 근무평정과 검찰 조직 문화와 수사 문제점을 폭로하는 등 '내부고발자'를 자처한 행동에 대한 소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장검사는 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위원들께 저는 검찰총장이나 검사장, 부장이 아니라 대한민국 검사로 일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저는 검사로서 직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정상 직무를 할 수 없다고는 도저히 할 수 없으니 상식적 판단을 내려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나 (故 김홍영 검사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김모 전 부장검사 등 이런 분들을 다 간부로 승진시킨 시스템에서 이 평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위험성에 대해 잘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흐뭇합니다" 4만명 탄원서 들고 법무부 간 임은정 검사
2일 검사적격심사위 출석 전 SNS에 글 올려... 탈락하면 곧바로 집행정지 신청
![]() |
|
▲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2일 법무부로 출발하기 전 4만여 장의 탄원서를 담은 박스를 들고 서 있다. | |
ⓒ 임은정 페이스북 | 관련사진보기 |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2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리는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한 가운데, 4만3000여 명이 임 검사의 적격 판단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대구지검을 나서며 "4만 명이 넘는 분의 탄원서가 사무실에 날아들었다"며 "이 많은 분의 마음을 상자에 담아 흐뭇하게 과천 법무부로 향한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월 20일 임 부장검사에게 2일 검사적격심사위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검찰총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는 임명 후 7년마다 적격심사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5월, 임 부장검사는 수년간 근무평정 하위점을 받았다는 이유로 심층적격 대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2015년 의정부지검 검사장이 제가 내부게시판에 쓴 글을 이유로 F 평정을 연달아 주었지만 적격심사를 통과했다"며 "그런데도 이번 적격심사에서 지난해 평정을 빼버리고 2015년 받은 F 평점을 다시 반영했다. 이미 심사가 끝난 기간을 삽입한 것은 일부러 나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임 검사는 그동안 검찰 조직 문화와 수사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내부 고발자를 자처해왔다. 지난 2012년 민청학련 사건과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에서 '백지 구형'을 하라는 윗선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무죄를 구형했다.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재직하던 2021년 3월에는 SNS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실에 재배당하는 방식으로 감찰을 방해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임 검사의 탄원서를 작성한 정종훈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임은정 검사는 검사의 치부를 드러낸 강직한 검사로서 존재 자체로 수많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정의로운 검찰을 세우기 위해서 권력의 원천인 국민에게 복무하고자 노력해온 검사"라고 치켜세웠다.
정 교수는 임 검사의 적격심사위 출석 통지에 대해 "임 검사의 검찰에 대한 충정을 부정하고 국민을 외면하는 처사"라며 "임 검사에게 선처를 베풀어달라는 탄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일원으로서 검찰을 곧추세우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검사로 인정하고 적격하게 심사해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검사를 위해 탄원서를 받고 있는 이강태 경북 성주군 별빛공동체 이사는 "임 검사는 올바른 법인식을 가진 대한민국 검사로서 사회정의 실현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흔들림없이 검사직을 수행해 왔다"며 "강한 정의감과 냉철한 판단력, 그리고 건강한 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 검사는 이날 오후 적격심사위에 출석하면서 적격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곧바로 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검사는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희수·민경한·이영기·이선경 변호사, 김용목 목사, 전응섭 씨 등 7명을 특별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임은정 '강제 퇴출' 위기..교수들 "탄원서에 동참해달라"
교수들 "선처를 베풀라는 탄원 아냐..능력과 열정이 있는 검사로 적격하게 심사해달라고 탄원하는 것"
임은정 "정말 자르고 싶나 보다 싶어 이해는 하면서도, 어이없다"
"부적격한 검찰로부터 받은 F 평정은 검사 적격 평정이라는 생각에 담담히 준비"
![]() |
정권에 상관없이 검찰 부패에 대해 지속적으로 내부고발을 제기하면서 검찰 개혁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강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법무부는 지난 20일 임은정 검사에게 다음달 2일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법무부는 내부고발을 이어온 임 검사를 심층적격 대상으로 분류하고 대검 감찰부에 특정 감사도 의뢰했다.
임 검사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3월 2일 검사적격심사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소식을 접한 분들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연락하고 계신다"라며 "2013년 2월 무죄구형으로 잘릴 뻔할 때 그때는 너무 무서웠고, 2016년 2월 적격심사로 잘릴 뻔할 때 그때는 너무 억울했는데, 지금은 좀 화나기는 해도 무섭거나 억울하지는 않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누가 검사인가 검사란 무엇인가 개념 정의가 정면 충돌하는 상황에서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에서 저를 부르지 않는다면 이상하니까"라며 이렇게 말했다.
임 검사는 "2015년 김강욱 의정부지검장으로부터 받은 검사 부적격 F 평정이 2016년 2월 적격심사 때도 저에게 족쇄가 되더니 2023년 적격심사 때도 또다시 족쇄가 되는..."이라며 "이 황당한 현실이 어이없지만, 부적격한 검찰로부터 받은 F 평정은 검사 적격 평정이라는 생각에 담담하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윤석열 총장님이 정직 2개월 징계를 받고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복귀한 후 사표 쓰고 정계에 투신하셨지요"라며 "만약 퇴직명령을 받는다면 저도 당연히 집행정지 신청을 하여 복귀할 테고 윤석열 총장님과는 달리 퇴직명령취소소송과 국가배상소송이 끝날 때까지 검찰에 굳건히 남아 있을 각오"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임 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이번 적격심사 평가 대상기간은 당연히 2016년 2월 적격심사 통과한 이후부터 2022년까지 여야 하는데, F 평정을 받은 2015년부터 시작하더라"며 "정말 자르고 싶나 보다 싶어 이해는 하면서도, 어이없다"라고 윗선의 의도를 짚었다.
한편 정종훈 연세대 교수를 비롯한 김영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박충구 전 감리교신학대학 교수,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등은 지난 21일 <임은정 검사 적격심사위원회 출석 통지에 대한 탄원서>에 동참해 달라고 SNS를 통해 공지했다.
이들은 "임은정 검사는 검사의 치부를 드러낸 강직한 검사로서 존재 자체로서 수많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분"이라며 "임 검사는 검찰 권력 자체에 복무하며 자기 이해관계를 얻어내려 하기보다는 정의로운 검찰을 세우기 위해서 권력의 원천인 국민에게 복무하고자 노력해온 검사"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임 검사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갖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신앙적 결단 아래 부패한 일부 검찰을 향해서 예언자적인 질책을 감당해온 분"이라며 '지금 행세하고 있는 철옹성과 같은 일부 검사들의 권력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을 섬기라고 국민이 위임한 것임은 민주사회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따라서 검사들이란 억울한 국민의 아픔을 해소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자를 처벌하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정의를 세우는 것이 상식적인 책무라고 할 것"이라며 "오늘 우리 민주시민은 일부 검사들이 국민을 위한 봉사자가 아니라 정치권력의 시녀로 처신하고 있다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상식처럼 되었고, 검찰 권력은 정치 권력자와 자본권력자의 상호 비호 아래 그들의 부정부패 비리는 오히려 성역화하여 보호하고 있다"라며 "임은정 검사가 이러한 검찰에 대해서 내부고발을 통해 검찰 본연의 사명을 회복하려는 진정성을 발휘하는 것은 참으로 고귀한 것이고, 검찰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검사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친 운전수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잡으려고 할 때, 임 검사가 그러한 검찰의 내부 사정을 고발하는 것이야말로 검찰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보호하는 노력이라고 여겨진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임 검사가 3월 2일 ‘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라며 "이는 임 검사의 검찰에 대한 충정을 부정하는 처사이고, 임 검사를 신뢰하는 국민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난번 적격심사가 2016년 2월에 통과가 되었다면 적격심사의 평가 기간은 2016년 2월 이후가 되는 것이 마땅한데, 의정부 지검 김강욱 검사장에게 부적격판정을 받은 2015년을 포함한다고 하니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라고 분노했다.
이들은 "우리 민주시민은 임은정 검사에게 선처를 베풀어달라는 탄원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임 검사가 검찰의 일원으로서 검찰을 사랑하고 검찰을 곧추세우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검사로 검찰의 보물임을 인정하고 적격하게 심사해달라고 탄원하는 것"이라고 탄원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끝으로 "우리 민주시민은 3월 2일에 소집될 ‘적격심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할지 두 눈을 부릅뜨고 주시할 것"이라며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하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총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는 임명 후 7년마다 적격심사를 받는다. 적격심사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의결을 거치면 검사의 퇴직을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할 수 있다. 건의를 받은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해당 검사에 대한 퇴직명령을 제청하게 된다.
'종합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MZ가 좋아한다"더니…외면당한 '주69시간'에 尹지지율 출렁 (0) | 2023.03.16 |
---|---|
“‘민족자존과 국민주권’ 실현 위해 나아갈 것을 선언한다” (0) | 2023.03.04 |
김기현 지인, 울산서 도시개발 사업…金 시장때 승인 (0) | 2023.03.02 |
전문가들 “윤 대통령, 3·1절에 저런 기념사를···일본 과거사 면죄부” (0) | 2023.03.02 |
[주간뉴스타파] 대장동 실체 담긴 ‘정영학 녹취록’ 1,325쪽 전문 공개 (0) | 2023.03.01 |
댓글